파주 황희 정승 묘
거북이 닮은 봉분
방촌 황희(1363~1452) 정승 묘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금승리 탄1(정승로 88번길 23-81)에 위치한다.
황희는 조선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재상의 자리에 머물렀으며 90세까지 장수한 인물이다.
본관은 장수이며 개경에서 태어나 공민왕 1년(1389) 문과에 급제한 후 성균관 학록을 지냈다. 1392년 이성계에 의해 고려가 멸망하자 두문동에 은거했으나, 태조의 적극적인 출사 요청을 받아들여 조선 관직에 나갔다.
정종 대에 형조·예조·병조·이조의 정랑을 거쳐. 태종 때는 형조·병조·예조·이조·호조 판서를 역임했다.
양녕대군이 폐위되고 충녕대군이 세자로 책봉되자 이를 반대했다가 태종에 의해 삭탈관직 되어 교하와 남원으로 유배되었다.
세종은 자신을 반대한 황희의 유배를 풀고 좌참찬에 임명하였다.
상왕으로 물러난 태종이 “황희의 지난 일은 덮어두라. 나라를 다스리려면 이 사람이 없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 때문이다.
이때가 황희의 나이 60세였다.
이후 64세에 우의정, 65세에 65세에 좌의정, 그리고 69세 때인 세종 13년(1431) 영의정에 오른 후 세종 31년(1449)까지 18년간 재임하였다.
세종대왕의 찬란한 업적은 황희와 맹사성이라는 두 명재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희는 성격이 거침없고 분명한 반면, 세 살 위인 맹사성은 어질고 부드럽고 섬세했다.
세종은 황희에게는 과단성과 정확성이 요구되는 병조·이조 등의 일을 맡기고, 맹사성에게는 부드러움과 유연성이 필요한 예조·공조 등의 일을 맡겼다.
황희가 오랫동안 영의정을 하는 바람에 맹사성은 한 번도 영의정을 못해보고 좌의정으로만 마쳤다.
그럼에도 둘은 친했다.
후대 사람들은 황희의 처세술을 두리뭉실로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네 말도 맞고, 네 말도 맞다’는 일화가 이를 말해준다.
황희는 알려진 것처럼 청백리는 아니었던 같다.
실록을 보면 뇌물을 받고 벼슬자리를 주기도 하고, 사헌부에 다른 사람의 감형을 부탁하기도 하고, 개간 작업을 한 공을 내세워 땅 일부를 차지하기도 한다.
사위인 서달의 살인사건을 고을 현감에게 뇌물을 주어 무마하기도 한다.
또 박포의 아내와 내통을 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이 황희를 신뢰했던 것은 탁월한 업무처리 능력이었다.
또 실록의 평가처럼 성품이 지나치게 관대해서일 수도 있다.
황희는 세종대왕이 승하하기 4개월 전까지 영의정으로 일했는데 나이가 87세였으며, 90세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평균 수명이 50~60세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경이적이다.
그런데 장남 황치신(1397~1484)도 88세까지 장수했으니 집안 내력인가 보다.
참고로 세종대왕은 54세로 승하했다.
황희는 벼슬에서 물러나 경기도 파주에 머물렀는데 임진강변에 지어놓은 반구정(伴鷗亭)에서 소일하였다. 갈매기와 짝하며 지내는 정자라는 뜻이다.
묘에서 약10km 거리인 문산읍 사목리 189-1에 소재하며 풍치가 매우 아름답다.
황희 묘의 산세는 한북정맥 도봉산 자락 꾀꼬리봉에서 비롯된다.
앵무봉, 계명산을 거친 산맥은 광탄면에 이르러 순화되며 야트막한 야산으로 변했다.
산세는 순해졌지만 용맥의 변화가 활발하여 기운이 넘친다.
광탄면을 가로지른 산줄기는 월롱면의 주산이라 할 수 있는 월롱산(229m)을 세운다.
월롱산에서 내려온 산맥이 현무봉을 만든 다음 청룡·백호를 만들고, 그 가운데로 나온 맥의 끝자락에 황희 묘가 자리한다.
혈의 결지 방법은 결인속기법이다.
묘 뒤의 입수룡이 잘록하면 그 앞쪽이 볼록하게 기가 모이게 되는 이치다.
묘지가 위치한 혈장은 둥글게 생겼는데 땅이 밝고 단단하다.
양명한 기운이 모여 있다는 뜻이며, 둥글게 생긴 혈장은 황희 정승의 넉넉한 성품을 닳은 듯하다.
봉분은 마치 거북이 등처럼 생겼다.
묘 뒤에는 거북이 꼬리도 달아놓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큰 거북이가 산에서 내려오는 형상이다.
이를 영구하산형(靈龜下山形)이라고 한다.
영험한 거북이는 천년을 산다고 한다.
황희 정승은 장수도 했지만 사후에도 길이 이름을 남기고 있으니 과연 천년지지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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