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기초 용어
벌초는 조상에 대한 후손들의 정성 표현이다.
벌초 때가 되면 일가들이 모이는데 보통 8촌 이내다.
법률상 효력이 미치는 혈족의 범위는 8촌까지다.
그러나 오늘날 8촌끼리 교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심지어 6촌은 물론 4촌도 잘 모르고 지내는 시대다. 핵가족화와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자식을 하나 밖에 낳지 않으니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삼촌, 고모, 이모, 당숙과 이들의 자식인 4촌, 6촌, 8촌은 곧 사라질 단어가 됐다.
과연 좋은 현상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연계의 모든 생물은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존재한다.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짝짓기를 하고 죽는 생물이 부지기수다.
환경이 변하면 유전자 변이까지 일으키면서 자신의 유전자를 지키려고 한다.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다. 조상들은 자손이 번창하기를 바라면서 명당에 묘를 썼다.
명당에 묘를 쓰면 유전자가 우수해져 자손 수가 늘고 훌륭한 인물을 배출한다고 보았다.
조상 묘가 명당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4촌, 6촌, 8촌이 서먹서먹하다면
조상 묘 이야기를 해보아라. 금세 동질감을 느낄 것이다.
혹여 명당이 아니면 어떨까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왜냐면 요즘 같은 시대에 일가친척이 모여 벌초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잘 된 집안이라는 뜻이다.
조상 묘 역시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풍수에서는 집터나 묘 터를 분석할 때 용·혈·사·수·향 다섯 가지 요소를 중요시한다.
풍수이론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지리오결’이라고 한다.
어떤 땅이든 용·혈·사·수·향을 살펴서 풍수적으로 좋은 곳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중에서도 용·혈이 중심이고 사·수·향은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용(龍)은 산 능선을 말하며 맥이라고도 한다.
산맥의 흐름이 마치 용과 비슷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용은 땅의 생기인 지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전기에 비유하자면 전선과 같다.
조상 묘 바로 뒤에서 산 쪽으로 올라가면서 용이 연결됐는지를 살펴본다.
분간이 어려우면 비가 왔을 때를 가정하고 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능선 위를 찾으면 된다.
용을 찾았으면 변화가 얼마나 활발한지를 본다.
능선이 구불구불해 변화가 활발하면 대룡이고, 약간 구불하면 중룡이며, 변화가 미약하면 소룡이다.
변화 없이 일자로 쭉 뻗었거나 가파른 비탈길이면 죽은 용이다.
혈(穴)은 용맥을 따라 전달된 지기가 모인 땅을 말한다.
흔히 말하는 명당이란 바로 혈을 말한다.
혈은 대개 산자락 끝에 맺기 때문에 이를 용진처(龍盡處)라고 한다.
과일이 나무 가지 끝에 열리는 것처럼 혈도 산 능선 끝 부분에 있다.
간혹 산 중턱에 혈을 맺는 경우도 있지만 매우 드물다.
왕릉도 보면 대부분 능선 끝부분에 있다.
혈의 크기는 용의 기세에 달려있다.
용의 변화 상태를 보고 대혈, 중혈, 소혈, 비혈로 구분한다.
사(砂)는 혈을 전후좌우에서 감싸고 있는 산들을 말한다.
묘지에서 앞을 바라보고 서서 보면 뒷산을 현무, 앞산을 주작, 좌측 산을 청룡, 우측 산을 백호라고 부른다.
이때 동서남북 방향은 따지지 않는다.
사의 역할은 혈에 모인 지기가 바람으로부터 흩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산방의 산들이 혈을 감싸주고 있어야 좋다.
한 겹보다는 겹겹으로 감싸고 있으면 더욱 좋다.
이때 산들의 모양이 순하고 반듯하게 생겼으면 귀한 인물이 날 터다.
만약 깨지고 부서지고 비틀어져 있으면 흉하다.
이럴 때는 그 방향에 나무를 심어 보이지 않도록 가려주면 된다.
수(水)는 용과 혈의 지기를 보호하고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는 법이다.
모든 산줄기는 강이나 하천은 물론 작은 도랑물을 만나더라도 멈추게 된다.
산이 멈추면 산맥을 따라 전달되는 땅의 생기가 모이게 된다.
땅의 생기가 모인 땅이 곧 혈이다.
그러므로 혈을 맺으려면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물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지형을 배산임수라고 하는 것이다.
묘 앞의 들판이 평탄해 주변 산에서 흘러나온 물들이 모여들면 부자 터가 된다.
풍수에서는 물을 재물로 보기 때문이다.
반대로 물이 흩어지거나 빠른 속도로 흘러나가면 재물이 달아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