鍼灸 小考/사암오행침

사암침과 맥에 대한 단상 3. 금수허와 목화토실

초암 정만순 2020. 4. 26. 15:19

사암침과 맥에 대한 단상 3. 금수허와 목화토실

 

 

사람의 형태, 목소리, 성격이 다 다르듯이, 맥도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그리고 이러한 맥은 그 사람의 몸 상태를 가르쳐주는 하나의 힌트입니다.

특별히 손이나 팔을 다치셔서 맥이 잘 안 잡히거나, 손이나 팔에 수술을 하신 경우가 아니라면 맥을 통해 환자의 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부침(浮 뜰 부, 沈 잠길 침),

즉 맥이 떠있냐, 가라앉아있느냐로 이 분의 에너지가 바깥에 치중되어있나 아니면 안쪽에 치중되어있냐를 알 수 있습니다.

맥이 떠있으면(浮)

감기의 가능성이 많으며(外感), 오장육부 중 육부 쪽에 에너지가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부위에 문제가 있는 것이죠.

맥이 가라앉아있으면(沈)

주로 오장육부 중 오장의 문제이고, 에너지가 돌지 못해 막히고, 통증이 있으며, 몸 안이 상했음(內傷)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지삭(遲 더딜지, 數 빠를 삭),

즉 맥이 느리나 빠르냐로 몸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느리면(遲, 1번 호흡에 3번 맥이 뜀. 보통 1분 54번 이하로 맥이 뜀)

몸이 차가워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예외로 운동선수들은 심박출량이 좋고 느리게 심박동을 하므로 몸이 따뜻해도 맥이 느릴 수 있습니다. 심박출량과 심박수 둘의 곱이 열을 결정하죠.).

빠르면(數, 1번 호흡에 6번 이상 맥이 뜀. 보통 1분 90번 이상)

몸이 더워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허실(虛 빌 허, 實 열매 실),

비었냐 꽉 찼냐 또 하나의 중요 요건입니다.

비어있으면(虛)

심장이 적은 양의 혈액을 뿜어내고 있다는 뜻으로, 심장과 몸 모두 약하단 뜻입니다.

그래서 자주 놀라고 정신이 없을 수 있습니다.

꽉 차있으면(實)

한 번에 많은 양의 혈액이 몸을 돌고 있다는 뜻이겠죠? 에너지 순환이 강하게 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기본으로 하고

좌우 촌관척맥을 살핍니다.

예로부터 촌관척맥은 각 오장 육부의 상태를 살피는데 이용되었습니다.

**왼쪽 촌맥은 심, 소장, 관맥은 간, 담, 척맥은 신, 방광,

오른쪽 촌맥은 폐, 대장, 관맥은 비, 위, 척맥은 명문(또는 심포), 삼초를 살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진단의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촌관척을 믿지 않는 한의사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전 맥에 따라 환자분께 문진해보고, 침을 놓아보고 검증하며, 이러한 고대의 맥법이 타당하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중 오른쪽 촌맥(금-폐-대장)과 왼쪽 척맥(수-신-방광)이 약한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허증 - 금수허

방광 정격

맥이 허하고, 부(浮, 떠 있음) 하며 위와 같은 맥상이 나오면 육부의 대장방광이 허약함을 알 수 있습니다.

방광의 허약으로 감기나 변비, 설사, 소변 문제, 열격증(아침에 먹으면 저녁에 토하고, 저녁에 먹으면 아침에 토함), 요통, 뼈의 저림(骨痺)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장의 허약으로 변비, 설사, 요통, 앞쪽 어깨 통증, 어깨를 뒤로 넘기기(백럽, back rub) 힘든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방광 정격을 써줍니다.

상양혈은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의 금혈(金穴)이자 정혈(井穴)이며,

지음혈은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의 금혈(金穴)이자 정혈(井穴)입니다.

이 두 혈을 보하면 금기(金氣)가 보강되어 금생수(金生水)가 되며 허약해져 있던 대장과 방광 둘 다 강해집니다.

상양지음보함으로써 대장과 방광을 동시에 보해줍니다.

족삼리혈은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의 토혈(土穴)이자 합혈(合穴)이고,

위중혈은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의 토혈이자 합혈입니다.

이 두 혈을 사하여 토기(土氣)를 꺾고, 그로 인한 토극수(土克水)작용을 약화시켜 수기(水氣)인 방광과 족태양방광경을 강화시킵니다.

족삼리위중을 사함으로써 위가 방광을 억제하는 능력(토극수, 土克水)를 저지하여 방광이 강해지도록 돕습니다.

신정격

맥이 허하고, 침(沈, 가라앉아 있음)하며 위와 같은 맥상이 나온다면 오장의 , 신장의 허약을 알 수 있습니다.

폐가 약해서 천식이 있고, 숨이 차거나 중부혈(폐경의 모혈)의 압통이 있을 수 있고, 라운드 숄더(앞으로 어깨가 굽어있는 경향)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신장의 약화로 인한 하체 순환 부족, 소변 기능 저하, 요통 등이 나타납니다.

또한 복진상 제하 함몰(배꼽 아랫부위가 물렁물렁함), 배꼽 아래의 적(積, 단단한 덩어리), 분돈증(아랫배에서 무언가 치밀어 올라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鬼交증, 유정(遺精, 의지와 상관없이 정이 흘러나옴), 냉복통, 설사, 두통 중 뼈의 통증, 요통 중 허리를 구부리고 필 때 찌르는 듯이 아픈 통증, 하체 냉증, 산증(疝症, 고환이 당기고 아픈 것)이, 뼈의 위약증(骨萎), 이명, 이롱, 눈동자의 병, 가까운 것이 잘 안 보이는 증상(원시), 목구멍 저림(喉痺)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신정격을 써줍니다.

경거혈은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금혈(金穴)이자 경혈(經穴, 이때는 정형수경합 井滎兪經合 중 經입니다)입니다.

부류혈은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의 금혈이자 경혈입니다.

이 두 혈을 보강하여 금생수(金生水)작용이 강하게 하여 폐와 신장 모두 강해지게 합니다.

경거부류보함으로써 폐와 신장을 동시에 보해줍니다.

태백혈은 족태음비경의 토혈(土穴)이자 수혈(兪穴)이며, 태계혈은 족소음신경의 토혈이자 수혈입니다.

이 두 혈을 사하여 토기(土氣)의 작용을 꺾고, 토극수(土克水)작용이 약하게 하여 수기(水氣)가 강해지게 합니다.

그로써 신장과 족소음신경이 강해집니다.

태백태계사함으로써 비장이 신장을 억제하는 능력(토극수, 土克水)를 저지하여 신장과 족소음신경이 강해지도록 돕습니다.

실증 - 목화토실

소장 승격, 담승격

맥이 하고, 떠있으며(浮) 위와 같은 맥상일 경우는 소장, , 가 강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小腸實로 인해 변비가 있거나, 장염이 있을 수 있고,

膽實로 인해 담결석이나 걸을 때 저림(風으로 인한 行痺), 혈압, 분노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胃實로 위염이나 식체, 복통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두 가지 침법이 가능합니다.

膽이 가장 항진되어 있을 경우, 담승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小腸이 가장 항진되어 있을 경우 소장승격을 놓습니다.

이것도 맥을 자세히 봄으로써 어느 맥이 더 강한지를 통해 판별하면 됩니다.

또 胃가 가장 강하되, 胃>小腸>膽의 세기면 소장승격을, 胃>膽>小腸의 순서라면 담승격을 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胃가 강하다고 위승격을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려면 대장이 강해야 하는데 약한 상태이기 때문이지요.)

상양혈은 수양명대장경의 금혈(金穴)이자 정혈(井穴)이며,

족규음혈은 족소양담경의 금혈이자 정혈입니다.

이 두 혈을 보강하여 금기(金氣)를 보강하고, 금극목(金克木) 작용이 강해지게 하여 항진되어있는 목기(木氣)와 담(膽), 족소양담경을 약화시킵니다.

담승격을 놓을 경우는, 상양, 족규음보하여 대장이 담을 더 많이 억제하도록(金克木) 합니다.

양보혈은 족소양담경의 화혈(火穴)이자 경혈(정형수경합의 經穴)입니다.

양곡혈은 수태양소장경의 화혈이자 경혈입니다.

이 두 혈을 사하여 화기(火氣)가 꺾이게 하면, 화기를 만드는 목기(木氣) 역시 함께 약해짐으로써 현재 항진되어있는 담, 소장이 같이 약해집니다.

이러한 원리를 실즉사기자(實則瀉其子)라고 합니다.

양보, 양곡하여 소장이 기운이 덜어지도록 하여 쓸개도 족소양담경도 함께 기운이 덜어지게(實則瀉其子) 합니다.

족통곡혈은 족태양방광경의 수혈(水穴)이자 형혈(滎穴)이고,

전곡혈은 수태양소장경의 수혈이자 형혈입니다.

이 두 혈을 보강하여 약해져있는 수기(水氣)를 보강하면, 수극화(水克火)작용이 강해지며 항진되어있는 소장과 그 경락이 약해집니다.

소장승격을 놓을 경우는, 족통곡, 전곡보하여 방광이 소장을 더 많이 억제하도록(水克火) 합니다.

양소해혈은 수태양소장경의 토혈(土穴)이자 합혈(合穴)이고,

족삼리혈은 족양명위경의 토혈이자 합혈입니다.

이 두 혈을 사함으로써 토기(土氣)를 사하고, 그렇게 되면 이를 만드는 화기(火氣) 역시 약해지며 항진되어있는 소장과 위 둘 다 약해집니다.

양소해, 족삼리를 사해 역시 위가 약해짐으로써 소장도 약해지도록(實則瀉其子) 합니다.

심승격, 간승격

맥이 하고, 가라앉아있으며(沈) 위와 같은 맥상일 경우는 심장, 간, 비장이 강한 경우입니다.

심장의 항진(心實)으로 중풍시 벌레가 한 쪽에 기어가는 느낌, 열이 치성하고 붓고(급성 염증, 熱脹), 곽란이 일어나고, 웃음이 멈추지 않을 수 있고, 가슴이 답답할 수 있습니다.

간의 항진(肝實)을 통해 스트레스, 어지럼증, 놀람, 눈이 뻐근함, 어깨 뭉침 등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또한 흉협부위의 경결(흉협고만)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죠. 맥에 현맥(弦脈, 활시위와 같이 단단하고 곧은 맥)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췌장과 지라의 항진(脾實)로 열담(열성 담음), 췌장염이나 설사, 복통, 구토 등 증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심승격이나 간승격이 가능합니다. 맥을 더 자세히 보아 어느 부위가 가장 강한지를 봅니다.

순서가 좌촌>좌관>우관 순서면 심장이 가장 강한 것으로 심승격을, 좌관>좌촌>우관 순서면 간이 가장 강한 것으로 간승격을 놓으면 됩니다.

또 우관>좌촌>좌관일 경우는 심승격을, 우관>좌관>좌촌일 경우는 간승격을 놓습니다(비장이 강하긴 하나 그렇다고 폐를 사하는 비승격을 놓으면 약해져 있는 폐가 더욱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음소해혈은 수소음심경의 수혈(水穴)이자 합혈(合穴)이며,

음곡혈은 족소음신경의 수혈이자 합혈입니다.

이 두 혈을 보강함으로써 약해져있는 수기(水氣)를 보강하고, 수극화(水克火)작용을 강화시켜 강해져있는 화기(火氣)를 제어합니다.

이로써 신장과 그 경락은 강해지고 심장과 경락은 약해지며 균형을 맞춥니다.

맥이 좌촌>좌관으로 심승격을 놓아야 될 경우 음소해, 음곡을 보함으로써 신장을 보강하는 동시에 심장을 더욱 억제하도록(水克火) 만듭니다.

신문혈은 수소음심경의 토혈(土穴)이자 수혈(兪穴)이며,

태백혈은 족태음비경의 토혈이자 수혈입니다.

이 두 혈을 사하여 토기(土氣)를 억제시키면, 이를 만드는 화기(火氣) 역시 함께 약해집니다.

그로써 항진된 심장과 비장이, 또 그 경락이 같이 억제됩니다.

신문, 태백을 사하여 비장이 약해지게 하면서 심장도 같이 약해지도록 돕습니다(實則瀉其子).

경거혈은 수태음폐경의 금혈(金穴)이자 경혈(정형수경합의 經穴)이고,

중봉혈은 족궐음간경의 금혈이자 경혈입니다.

이 두 혈을 보강하면 금기(金氣)가 보강되며 금극목(金克木)이 강해져 항진되어있는 목기(木氣)가 억제됩니다.

이로써 약한 폐와 수태음폐경은 보강이 되고 항진된 간과 족궐음간경은 억제가 되어 평형을 이룹니다.

맥이 좌관>좌촌으로 간승격을 놓아야 될 경우 경거, 중봉을 보함으로써 폐를 보강하는 동시에 간은 억제되도록 만듭니다(金克木).

행간혈은 족궐음간경의 화혈(火穴)이자 형혈(滎穴)이고,

소부혈은 수소음심경의 화혈이자 형혈입니다.

이 두 혈을 사함으로써 화기(火氣)를 약화시키고, 이를 만드는 목기(木氣) 역시 자연스레 약해집니다. 그로써 항진된 간과 심장 그리고 경락이 억제됩니다.

행간, 소부를 사함으로써 심장이 약해지게 하며 간도 같이 기운을 덜어냅니다(實則瀉其子).

이러한 경우는 모두 맥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맥박 40-80번/1분), 환자도 추위나 더위를 크게 타지 않는 경우입니다.

맥이 심하게 느리거나 빠를 경우 - 한격, 열격

사암침 열격의 기본. 소부 보, 음곡 사

그런데 맥상이 느리고(***54번/분 이하), 환자가 추위를 극히 많이 타는 경우라면? 사암침 열격을 놓아주어야 합니다. 보화, 사수의 치료법을 써야 하죠.

소부를 보하고, 음곡을 사하며 필요한 경락의 화혈은 보하고, 수혈은 사하면 됩니다.

사암침 한격의 기본. 음곡 보 소부 사.

반대로 맥상이 빠르고(****108번/분 이상), 환자가 더위를 극히 많이 타고 싫어하면 사암침 한격을 놓아주어야 합니다. 보수, 사화의 치료법으로 열을 끄는 것이죠.

위의 경우

음곡을 보하고, 소부를 사하며 다른 필요한 경락의 수혈은 보하고, 화혈은 사하면 됩니다.

 

한열(寒熱) 조절의 중요성

* 이 글은 한의대생들에게 한의학이 공부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 기본 개념에 대해 쉽게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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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격, 열격과 관련된 것은 위의 링크 "한열 조절의 중요성"을 보시면 더욱 이해가 잘 가실거에요.

여기까지 쭈욱 풀어 설명드리다보니, 조금 글이 길어졌습니다.

차근차근 보시다 보면, 맥진과 사암침이 연결이 되실거에요. 맥진이 사암침과 연결된다면 훨씬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다음 글에는 수목허, 화토금실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림 출처 : App. 한의틔움 경혈도감.

출처.

* 李梴, <醫學入門ㆍ診脈 諸脈主病> "浮風芤血滑多痰,浮主風者,風氣浮蕩也。… 實主氣,實有熱,血隨氣行,氣血俱熱候也。… 沉為氣鬱疼痛。… 遲為陽虛裡寒,外見冷症,… 虛乃氣血俱虛,故多恍惚驚悸。… 數則心煩大病進,數亦熱極脈也,主心煩發狂。"

** 李梴, <醫學入門ㆍ診脈 臟腑定位> "左心小腸肝膽腎,右肺大腸脾胃命。心與小腸居左寸,肝膽同歸左關定。腎脈元在左尺中,膀胱是腑常相應。肺與大腸居右寸,脾胃脈從右關認。心胞右尺配三焦,此為初學入門訣。… 心與小腸為表裡,旺於夏,而位左寸,沉取候心,浮候小腸。肝與膽為表裡,旺於春,而位左關,沉取候肝,浮候膽。腎與膀胱為表裡,旺於冬,而位左尺,沉取候腎,浮候膀胱。肺與大腸為表裡,旺於秋,而位右寸,沉取候肺,浮候大腸。脾與胃為表裡,旺於四季,而位右關,沉取候脾,浮候胃。命門與三焦為表裡,寄旺於夏,而位右尺,沉取候命門,浮候三焦。"

*** 李梴, <醫學入門ㆍ諸脈體狀> "遲脈一息剛三至". 1분 호흡수 평균 18번. 18*3=54

**** 李梴, <醫學入門ㆍ諸脈體狀> "數來六至一吸呼". 1분 호흡수 평균 18번. 18*6=108

 

참고 문헌 : 사암도인 원저 <사암도인침구요결>, 김달호 편저 <도해교정 사암도인침법>, 김형관(이재원) 저 <사암오행침구총론>

작성자 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