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巨樹 保護樹 記念物/樹木 圖鑑

찔레나무

초암 정만순 2019. 6. 15. 08:42




찔레나무







찔레라고도 한다.

산기슭이나 볕이 잘 드는 냇가와 골짜기에서 자란다.

높이는 1∼2m이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가지는 끝 부분이 밑으로 처지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5∼9개의 작은잎으로 구성된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타원 모양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길이가 2∼4cm이며 양끝이 좁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잎 표면에 털이 없고, 뒷면에 잔털이 있으며, 턱잎은 아랫부분이 잎자루 밑 부분과 붙고 가장자리에 빗살 같은 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흰색 또는 연한 붉은 색으로 피고 새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작은꽃자루에 선모가 있고, 꽃받침조각은 바소꼴이며 뒤로 젖혀지고 안쪽에 털이 빽빽이 있다.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끝 부분이 파지며 향기가 있다.

열매는 둥글고 지름이 6∼9mm이며 9월에 붉은 색으로 익고 길이 2∼3mm수과가 많이 들어 있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영실()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불면증·건망증·성 기능 감퇴·부종에 효과가 있고 이뇨제로도 쓴다.

한국·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잎과 꽃차례에 선모가 많은 것을 털찔레(var. adenochaeta), 작은잎의 길이가 2cm 이하이고 꽃이 작은 것을 좀찔레(var. quelpaertensis), 턱잎의 가장자리가 거의 밋밋하고 암술대에 털이 있는 것을 제주찔레(R. luciae), 꽃이 붉은 색이고 턱잎의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것을 국경찔레(R. jaluana)라고 한다.

찔레나무와 비슷한 식물로는 왕가시나무가 있는데 이것은 줄기가 옆으로 기며 가시와 선모가 있는 점이 다르다.

왕가시나무는 찔레나무와 섞여 난다.


줄기: 낙엽성의 키 작은 나무로 많은 줄기와 가지를 뻗으며 예리한 가시가 있다.

(비교: 반들가시나무(Rosa wichurana)는 땅바닥을 기면서 산다.)


잎: 어긋나며(), 홀수깃모양겹입()이고, 얇은 편이며 광택이 나지 않는다.

뒷면에 부드러운 털()이 있고, 깃모양()으로 깊게 갈라진 받침잎()은 잎자루와 합착되어 있다.

(비교: 반들가시나무 잎은 반상록으로 약간 두껍고, 반들거린다.)


꽃: 5~6월에 새로 난 줄기 끝부분에서 백색 또는 연한 분홍으로 피고, 고깔꽃차례()다. 향기와 밀원이 풍부하다.

(비교: 반들가시나무는 찔레나무보다 약 한 달 뒤에 피고, 꽃 크기도 약 1cm 이상 더 크다.)

열매: 9~10월에 붉게 익으며, 구형()이다.


용도

장미의 대목으로 좋고 흰 꽃과 붉은 과실은 관상가치가 높아 공원수로 적합하며 산울타리용으로도 좋다.

어린순은 식용하며, 특히 새로 나온 굵은 순은 껍질을 벗겨 날로 먹는다.

과실에는 멀티플로린(multi-florin)이 함유되어 있어 한방에서 약재로 사용한다.

약성은 양(凉)하고 산감(酸甘)하며, 활혈(活血)·이뇨·사하(瀉下)·해독의 효능이 있다.

따라서 소변불리(小便不利)·수종·신장염·각기·월경불순·월경통·변비·창독(瘡毒)·옹종(癰腫) 등의 증상에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숲 가장자리의 임연식생() 가운데 망토식물군락을 대표하는 종은 찔레나무와 칡이다.

특히 찔레나무가 중심이 되는 망토식물군락은 칡이 우점하는 칡군락과는 그 종 조성이 크게 다르다.

찔레나무군락은 다양한 종들로 어우러지는 식물사회다.

 그에 반해 칡군락은 하늘을 울폐()해 빛 환경을 불량하게 하므로 종조성이 극히 단순하다.

학교 울타리에 많이 심는 화훼 외국식물 줄장미를 대신할 수 있는 훌륭한 고유 자원식물이 찔레나무다.

한국적 정서에 딱 맞아 떨어지는 장미라는 뜻이다.

찔레나무는 기본적으로 흰 꽃이 핀다.

약간 응달진 곳에 사는 집단에서는 이따금 연분홍빛 꽃을 만나게 된다.

“찔레꽃 붉게 피는······”이라는 노래 가사 속의 찔레꽃은 찔레나무가 아니다.

적색 꽃이 피는 해당화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찔레나무는 아까시나무 꽃이 피고 질 때쯤 꽃이 피기 시작한다.

이 시기의 찔레나무 꽃은 모든 생물들이 본격적으로 한 해 살림살이를 시작하는 하나의 생태 신호가 된다.

더 이상 꽃샘추위와 같은 험악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완연한 늦봄이란 뜻이다.

찔레나무 꽃은 새 가지() 끝에 다발을 이루어 피며, 종소명 물티플로라(multiflora)의 의미다.

한글명 찔레나무는 처음 imagefont메나무, imagefont네나무6)로 기록되었으며, 만지면 찔리는 데에서 유래한다.

가시가 많아서 손을 다치기 십상이다.

일본명 노이바라나 한자명(, 야장미)은 들판()에 야생하는 장미()란 뜻이다.

우리 이름이 동북아 삼국 가운데 가장 실용적 명칭이다.

우리나라 식물이름에는 이처럼 오랫동안 경험하며 저절로 생겨난 고유 명칭이 많다.

속명 로자(Rosa)는 장미를 일컫는 라틴어다.


아까시나무의 강렬한 향기에서 기대할 수 없는 토속적이고 풀뿌리적인 찔레나무 꽃향기, 그래서 찔레나무에 대해서는 수많은 설화가 있다.

이른 봄 찔레나무 어린 줄기의 새순을 뜯어먹고, 붉게 익은 가을 열매를 채취해서 상약()으로 사용했다.

찔레나무 열매는 가을에 익은 채로 이듬해 봄까지 매달려 있다.

그래서일까, 사라진 풍속이지만, 일본에서는 무로마치() 시대부터 정월이 되면 어른들께 불로장수를 축하하는 재료식물이 열매 달린 찔레나무였다고 한다.

 한겨울, 열매달린 찔레나무를 찻 자리 화병에 꽂아 두면, 한 순간 안온하고 온유한 평화가 찾아온다.


찔레꽃의 향기는 매우 짙고 신선하다. 우리 조상들은 찔레꽃을 따다가 증류시켜서 화장수를 만들어 즐겨 사용하였다.

이것으로 몸을 씻으면 예뻐진다고 믿었다.

찔레나무의 연한 새순은 먹을 것이 별로 없었던 시절에는 어린이들에게 매우 맛있는 간식거리가 되었다.

그 시절에는 이것도 중요한 영양원이 되었으며 자라는 어린이의 성장 발육에 큰 도움이 되었다.


고려시대에 우리나라는 힘이 약해서 몽골족에게 일 년에 한번 씩 예쁜 처녀를 바쳐야만 했다.

찔레라는 이름을 가진 마음이 착한 예쁜 소녀가 있었는데, 그는 다른 처녀들과 함께 몽고로 끌려가서 그곳에서 살게 되었다.

몽골에서 그나마 착한 사람을 만나 고생을 덜 하고 살았는데, 그래도 부모님과 동생들의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가 그만 병이 들고 말았다.

찔레의 병이 점점 심해져서 보다 못한 주인이 찔레에게 고향의 가족을 찾아가도록 허락을 했다.

찔레는 고향집을 찾아갔지만, 부모님과 형제들은 어디론가 떠나고 만날 수가 없어서 여기저기 산 속을 헤매다가 고향집 근처에서 그만 죽고 말았다.

다음 해에 찔레가 부모와 동생을 찾아 헤매던 곳곳마다 찔레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 우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

1941년 일제 강점기에 나온 이 노래는 광복과 한국동란을 거치면서 고향을 떠난 수많은 사람들의 향수를 달래는 노래로 유명해졌다.

시작 부분인 ‘찔레꽃 붉게 피는’이란 구절은 식물학자의 눈으로 보면 맞지 않는 표현이다.

원래 찔레꽃은 백옥같이 하얀 꽃이며, 토양조건이나 개체에 따라 연한 분홍색을 띠는 경우가 드물게 있을 뿐이다.

남쪽나라는 통상적으로 남해안을 말한다.

해안 백사장에는 어김없이 붉은 꽃이 피는 해당화가 자랐고 지방명도 찔레다.

작사자가 본 찔레는 해당화였다.

그러나 문학작품이나 노래가사에 등장하는 식물이름이 틀렸는지 맞는지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노릇이다.

그대로의 분위기를 느끼고 즐기면 그만이다.

찔레꽃은 다른 어떤 나무보다 해맑은 햇살을 좋아한다.

그래서 숲속 그늘의 음침한 곳에서는 잘 만날 수 없다.

숲 가장자리의 양지 바른 돌무더기는 찔레가 가장 즐겨하는 자람 터다.

개울가의 무넘기도 잘 찾아가는 곳이다.

긴 줄기를 이리저리 내밀어 울퉁불퉁한 돌무더기를 포근하게 감싼다.

그런 다음 5월의 따사로운 햇빛을 잘 구슬려 향긋한 꽃내음을 만들어낸다.

다섯 장의 꽃잎을 활짝 펼치고 가운데에 노란 꽃술을 소복이 담아둔다.

꽃의 질박함이 유난히도 흰옷을 즐겨 입던 우리 민족의 정서에도 맞는 토종 꽃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야장미(野薔薇), 우리말로 들장미다.

합창곡으로도 귀에 익은 〈들장미〉가 있고, 만화 영화 〈들장미 소녀 캔디〉도 많은 사람들이 어린 날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서양의 들장미는 우리의 찔레꽃처럼 하얀 꽃이 아니라 붉은 꽃이 많아 우리가 느끼는 정서와는 다르다.

동양의 찔레꽃 이야기는 중국의 《시경》 〈용풍〉 편에 〈담장의 찔레꽃(牆有茨)〉이란 시 한 수가 있고, 일본의 《만엽집》에도 찔레꽃 노래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찔레꽃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가를 찾을 수 없다.                   

                

찔레꽃은 옛사람들에게는 아픔과 슬픔을 알려주는 꽃이기도 했다.

찔레꽃이 필 무렵은 모내기가 한창인 계절이다. 안타깝게도 이 중요한 시기에 흔히 가뭄이 잘 든다.

그래서 특히 이때의 가뭄을 ‘찔레꽃가뭄’이라고도 한다.

또 배고픔의 고통을 예견하는 꽃이었다.

 찔레 꽃잎은 따서 입에 넣으면 아쉬우나마 배고픔을 잠시 잊게 해주었다.

이어서 돋아나는 연한 찔레 순은 껍질을 벗겨서 먹으면 약간 달콤한 맛까지 있다.

가을철에 열매는 굵은 콩알만 한 크기로 빨갛게 익는다.

열매는 영실(營實)이라 하여 약으로 쓴다.

《동의보감》에는 “각종 종기와 성병이 낫지 않는 것과 머리에 나는 부스럼과 백독창(白禿瘡) 등에 쓴다”라고 했다.

뿌리 역시 “열독풍으로 종기가 생긴 것을 치료하며, 적백이질과 혈변으로 피를 쏟는 것을 멎게 하고, 어린이가 감충(疳蟲)으로 배가 아파하는 것을 낫게 한다”라고 했다.

찔레란 이름은 ‘가시가 찌른다’라는 뜻에서 온 것으로 짐작된다.

《동의보감》에는 열매를 ‘딜위여름’, 《물명고》에는 ‘늬나무’라고 했다.

찔레는 전국 어디에서나 자라며 키가 2미터 정도이고 가지가 밑으로 처져서 덩굴을 만든다.

또한 작은 잎 5~9개가 모여 겹잎을 이룬다.

빗살 같은 톱니를 가진 턱잎은 잎자루와 합쳐져 있다.

새하얀 꽃이 가지 끝에 5~10여 송이씩 모여 핀다.

빨간 열매는 겨울까지 남아 배고픈 산새나 들새의 먹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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