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症別 鍼處方/호흡기계

목감기엔 목부위 경혈 자침이 특효

초암 정만순 2018. 12. 12. 22:30




목감기엔 목부위 경혈 자침이 특효


금년에도 어김없이 감기가 나를 엄습했다. 누구나 모두 그렇겠지만 감기의 초기 증상은 목구멍으로부터 감지가 된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숨을 들이쉴 때마다 입과 코를 통해서 목구멍으로 통과하기 때문이다.

목구멍에는 호흡기를 통해서 침투하는 병원균을 감시하고 소탕시키는 백혈구들의 진지인 편도선이라는 곳이 있다.

입과 코를 통해 목구멍으로 침투하는 바이러스가 발견되면 편도선에 잠복해 있던 백혈구들이 나타나 소탕작전을 개시하게 되며, 이에 뒤질세라 바이러스 또한 몸 속 깊숙히 침투하기 위해 백혈구들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염증이며 처음엔 편도선 부위가 근질거리며 따갑게 느껴진다.

그러다 심해지면 편도선이 부어서 침도 삼키기 곤란할 정도의 통증이 발생한다.

편도선염을 한방에서는 인후종통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흔히 목감기라고 한다.

감기를 나타내는 말에는 목감기 외에 기침감기, 코감기, 몸살감기, 두통감기 등으로 표현하지만 이 증상들은 모두가 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것으로서 제 때에 바이러스를 퇴치시키지 못하면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인플루엔자라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증상은 매우 격렬하게 나타나는데 이를 독감이라고도 한다.

 

인플루엔자가 호흡기를 침투하여 편도선염을 일으켰다면 격렬한 인후종통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옴 몸에서는 열도 심하게 난다. 이와 같은 목감기를 신속하게 물리치지 않으면 바이러스는 금세 온 몸으로 퍼져 몸 전체가 쑤시는 동통이 발생하여 몸져 눕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몸살감기라고 하는 것이다.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일기마저 고르지 못하게 되면 우리 몸은 금방 항상성이 깨지게 된다.

바이러스는 이 틈을 놓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몸 속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한 사실을 한참이나 지나서야 알게 된다.

즉 몸에서 열이나고 사지가 쑤시기 시작했을 때 독감에 걸렸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누구라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침투했을 때의 초기 증상을 감지할 수가 있다.

보통 사람들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의 근질거림을 목구멍에서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럴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독감으로 진행되는 걸 막을 수 있다.

적절한 조치라는 것은 소금물로 목구멍을 자주 씻어내면서 물을 자주 마시고 무엇보다도 휴식을 충분히 취해주는 것을 말한다. 

목구멍이 따가워지고 편도선에 염증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는 적절한 조치도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질환이 다 그렇겠지만 감기인 경우도 초기에 조치를 잘 취하면 진행단계를 중단시킬 수 있게 된다.

감기에 걸렸을 경우 많은 사람들은 감기약으로 해결하려는 아주 편한 생각을 갖고 있지만 대단히 적절지 못한 조치법이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

 

2주 전에 나에게 엄습한 감기는 인플루엔자에 의한 것이었으며 그 때는 불행하게도 나의 목구멍이 매우 따가울 때까지 알아차리질 못했다.

목구멍이 몹시 아프고 몸에서 열이 나며 두통 증상까지 있을 때 나는 이번에는 감기에 된통 걸렸구나 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나는 과거의 병력으로 보았을 때 독감에 걸리게 되면 죽었구나 싶을 정도로 아주 격렬하게 앓아야만 했었기 때문에 2주 전에 찾아 온 감기 증상에 대해서 불안해 했던 것이다.

어떻든 목구멍이 침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한 증상으로 발전했을 때 늦은 감은 있었지만 침으로 치료하기 시작했다.

침을 연구하고 침술을 가르치는 내가 침이 아닌 다른 것으로 치료한다는 것은 나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지만, 감기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지 않은가?

나는 해마다 되풀이 되는 감기의 발병에 침과 비타민C로 위기를 모면하고는 했었다.

다시 말해서 감기에 걸렸다 싶으면 침을 맞으면서 비타민C 1000mg을 수시로 대량 복용하여 감기를 물리치고는 했던 것이다.

2주 전 목구멍이 아팠을 때는 침술의 효과를 검증해 보고 싶어서 비타민C의 복용을 포기하고 침으로만 나의 목감기를 해결해 보려고 시도를 했던 것이다.

처음엔 사관혈과 목부위에 있는 소장경의 천용혈과 대장경의 부돌혈에 자침을 했다.

그러나 한 번의 자침으로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질 않았다. 

12시간 후 꼭 같은 방법으로 두 번째 자침으로 확연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 듯했다.

다시 12시간 후 위장경락의 인영혈과 수돌혈을 추가하여 자침을 한 후 밤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놀랍게도 목구멍의 통증이 완벽하게 사라졌다.

목부위에 있는 천용, 부돌, 인영, 수돌 그리고 사관혈의 3회 자침으로 감기로 인한 목구멍의 통증을 완전히 사라지게 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몸의 열도 없어졌다.  

 

목구멍에서의 통증이 없어지자 기침이 이따금씩 나왔다.

기침을 없애는 데에는 천돌혈이 그만이다.

사관혈과 뒷목의 풍지천돌에다 자침을 했다.

두 번째로 자침했을 때는 천돌혈의 양방에 있는 기사혈과 기사혈 위의 수돌혈을 추가시켰다.

두 번의 자침으로 기침감기로 진행하는 것을 막았다.

그로부터 1주일 후부터는 코가 막히기 시작했다.

때에 따라서 걸쭉한 콧물이 코 안을 가득 메워 수시로 풀어내느라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다.

그런 불편함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었으므로 그냥 방치해 두었다.

인천에서 나에게 침술을 개인지도 받는 한 아주머니가 있다.

그 아주머니에게 침술을 개인지도 하는 날, 그 아주머니와 마주 앉아 수업을 하면서 자주 코를 훌쩍거리자 그게 신경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그 아주머니는 비통혈에 침을 놓으면 금방 나아질 것이라며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아주머니는 해외로 침술봉사를 8년 동안이나 다녔기 때문에 적잖은 임상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코가 막혀 훌쩍거리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침으로 그 비통혈이라는 곳을 찔러주고 싶은 강한 충동질에 참을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비통혈은 경외 기혈로서 상영향이라고도 한다. 콧날개의 위에 있는 혈로 침으로 사자하여 코 안의 점막을 꿰뚫어야 한다.

효과는 어떨런지는 모르나 무척이나 아픈 곳이다.

그 아주머니는 수업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기어이 나의 코에다 침을 두 개 찔러 넣었다.

자침할 때의 통증은 비명소리를 지를 정도였다.

10분 간 유침 후 발침하고 휴지로 코를 감싸 코를 풀어내니 피가 흥건하게 묻어 나왔다.

그래서인지 막혔던 코는 뻥 뚫렸고 걸죽한 콧물도 많이 잦아들었다.

그런데 너무 아파서 다시는 그런 침 맞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침술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침술의 묘미는 침을 아픈 부위에다 찌르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곳에 찌른다는 점이었다.

병이 위에 있으면 그 반대인 아래에다 침을 꽂고, 병이 오른쪽에 있으면 왼쪽에 침을 놓아서 병을 낫게 하는 것인데 그효과가 신통찮을 때도 있다.

허리에 통증이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침시술을 받는다.

그런데 뚜렷한 효과를 경험하는 환자들은 없다.

침시술자들이 허리통증을 치료할 때 압통점이 아닌 원격부위의 손바닥 끝에 있는 후계, 또는 이마 밑의 미간에 있는 인당, 새끼 발가락 근처의 속골, 발목의 곤륜, 무릎 안 쪽의 위중 같은 곳에 침을 놓게 마련이다.

아니면 허리의 압통점 부위에 침을 꽂기도 하는데 정확하지 않은 경혈에 침을 놓거나 침자의 깊이와 방향이 올바르지 못해서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급성으로 인한 허리통증은 원격취혈하여 적절한 수기법을 가하면 뛰어난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만성으로 인한 허리통증은 국소에 있는 경혈을 효과적으로 이용해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목감기로 목이 견딜 수 없이 따갑거나 아플 때는 원격부위에 있는 합곡, 척택, 어제, 공최를 쓰기보다는 국소에 있는 천용, 인영, 부돌, 천정, 기사 같은 경혈을 자극하는 게 훨씬 더 효과가 뛰어나다.

더구나 목부위에 있는 경혈에 침으로 자극하여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의 종류도 다양하다.

잠을 자고나서 목이 갑자기 뻣뻣해졌을 때 목부위의 경혈에 침을 놓으면 효과적이다.

그리고 갑상선 질환에 인영이나 수돌, 천정에 침을 놓으면 특효하고, 고혈압에는 인영보다 탁월한 경혈은 없다.

인영혈은 뇌로 향하는 목동맥이 지나는 곳이며 여기를 경동맥동이라하여 혈액의 압력을 체크하는 압력수용기가 있는 곳이다.

이 압력수용기가 뇌로 올라가는 동맥혈의 압력을 체크하여 적정한 압력을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인영혈을 침으로 자극하면 이 압력수용기를 자극하여 혈압조절을 촉진시켜는 주는 걸로 예측할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인영혈에 자침을 하면 고혈압은 혈압을 떨어뜨리고, 저혈압은 혈압을 상승시켜주는 걸 관찰 할 수 있는 혈이다.

 

목부위에 있는 인영, 부돌, 천정, 천용, 수돌, 천정, 기사, 천돌 등은 앞에서 말했던 질환 외에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이나 기관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경혈들임에도 불구하고 부위가 해부학상 민감한 곳이기 때문에 이들 경혈에 대한 자침은 신중해야 한다.

즉 침으로 찌를 때의 깊이와 방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 경혈마다의 깊이나 방향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목부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환, 즉 목감기, 갑상선 질환, 항강증, 설근마비로 인한 실어증, 이명, 기관지 질환 등을 치료할 때 목부위에 있는 경혈들은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이곳에서 좀 더 멀리 떨어진 인근 부위의 경혈과 원격 부위의 사지말단에 있는 경혈들을을 배합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면역력을 증강시켜치료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환부의 부위에 있는 경혈을 국소혈이라 하며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혈을 인근혈, 멀리 떨어져 있는 경혈을 원위혈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세 곳의 경혈들을 배합하여 자침하는 것을 3부 배혈법이라고 한다.

배혈법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나 개인적으로는 3부 배혈법을 가장 적절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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