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寒山)선사, 오도송(悟道頌)
吾心似秋月
내 마음은 가을 달과 같고
碧潭淸皎潔
푸른 연못은 맑아, 희고 깨끗하구나!
無物堪比喩
무엇으로도 견줄 바가 없는데
如何敎何說
어떻게 나를 졸라, 말하라고 하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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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元曉)대사 (617~686) 오도송(悟道頌)
靑山綠水眞我面 푸른 산 푸른 물이 나의 참모습이니
明月淸風誰主人 밝은 달, 맑은 바람의 주인은 누구인가
莫謂本來無一物 본래부터 한물건도 없다 이르지 마라
塵塵刹刹法王身 온 세계 티끌마다 부처님 몸 아니 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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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설(浮雪)거사, 오도송(悟道頌)
共把寂空雙去法
공적(空寂)의 오묘한 법 함께 잡고서
同棲雲鶴一間菴
구름 속에 암자 하나 짓고 사노라
已和不二歸無二
불이(不二)에 화하여 무이(無二)로 돌아갔거늘
誰問前三輿後三
뉘라서 전후 삼삼 물어오는가
閑看靜中花艶艶
고운 꽃 바라보며 한가로이 졸고
任聆窓外鳥남남
창밖에 새소리도 때로 듣는구나!
能今直入如來地
곧바로 여래지에 들어간다면
何用區區久歷參
구구히 오래도록 닦아 무엇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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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능(慧能)선사 (638~713) 오도송(悟道頌)
菩提本無樹 깨달음은 본래 나무가 아니요
明鏡亦非帶 거울 또한 거울이 아니라네
本來無一物 본래 한물건도 없는데
何處惹塵埃 어디에서 티끌이 일어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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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가현각(永嘉 玄覺,) (665~713) 오도송(悟道頌)
絶學無爲閑道人 배움이 끊어진 하릴없는 한가한 노인은
不除妄想不求眞 망상도 없애지 않고 배움도 구하지 않나니
無明實性卽佛性 무명의 참 성품이 곧 불성이요
幻化空身卽法身 허깨비 같은 빈 몸이 법신 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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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벽(黃蘗)선사 (?~850) 오도송(悟道頌)
塵勞逈脫事非常 번뇌를 벗어나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니
緊把繩頭做一場 승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 할지어다
不是一番寒徹骨 뼈 속에 스며드는 추위를 겪지 고서야
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향기를 얻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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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양게(洞山良价)선사 (807∼869) 오도송(悟道頌)
切忌從他覓 결코 남에게서 찾으려 하지 말라
招超輿我疎 점점 자신과 멀어질 뿐이다
我今獨自往 나는 지금 홀로가지만,
處處得逢渠 가는 곳마다 그것을 만나다
渠今正是我 그것은 바로 ''나''이지만,
我今不是渠 지금 나는 그것이 아니다
應須稔磨會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方得契如如 진리에 계합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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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趙州) 선사 (778~897) 오도송(悟道頌)
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아름다운 백화가 만발하고 가을에는 밝은 달이 온천지 비추도다!
夏有凉風冬有雪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 불어오고겨울에는 아름다운 흰 눈이 날리도다!
若無閑事掛心頭 쓸데없는 생각만 마음에 두지 않으면
便是人間好時節 이것이 바로 좋은 시절 이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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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蘇東坡)거사 (1036~1101) 오도송(悟道頌)
溪聲便是長廣舌 시냇물 소리는 바로 부처님의 장광설(법문)이요
山色豈非淸淨身 산 색깔 또한 부처님의 청정신이 아니겠는가
夜來八萬四千偈 밤사이 부는 바람 부처님의 팔만 사천 법문 이니
他日如何擧似人 도대체 이 심경을 어찌해야 보여 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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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無學)대사 (1327~1405) 오도송(悟道頌)
靑山綠水眞我面 푸른 산 푸른 물이 나의 참모습이니
明月淸風誰主人 밝은 달 맑은 바람의 주인은 누구인가
莫謂本來無一物 본래부터 한 물건도 없다 이르지 말라
塵塵刹刹法王身 온 세계 티끌마다 부처님 몸 아니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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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암(漢岩)선사 (1876~1951) 오도송(悟道頌)
着火廚中眼忽明 부엌에서 불을 지피다가 홀연히 눈이 밝았으니
從玆古路隨緣淸 이로 좇아 옛길이 인연 따라 맑네
若人間我西來意 누가 와서 조사의 뜻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岩下泉鳴不濕聲 바위아래 울려대는 물소리는 젖지 않았더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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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金烏)선사 (1896~1968) 오도송(悟道頌)
透出十方昇 시방세계를 철저히 꿰뚫으니
無無無亦無 없음과 없음의 없음이 또한 없구나!
個個只此兩 낱낱이 모두 그러하기에
覓本亦無無 아무리 뿌리를 찾아보아도 역시 없고 없을 뿐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