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지치

초암 정만순 2018. 5. 2. 08:32




지치


최고의 불로장생약이며 해독약 지치

 

한 겨울철 하얗게 쌓인 눈을 새빨간 핏빛으로 물들이는 풀뿌리가 있다. 바로 지치라는 식물의 뿌리다. 지치뿌리가 있는 주위에는 눈이 빨갛게 물든다. 지치뿌리에서 뿜어내는 붉은 기운이 위로 솟구쳐 올라와서 흰 눈을 핏빛으로 물들이는 것이다.

경험이 많은 약초꾼은 이른 봄철 눈이 녹기 전에 산에 올라가서 잔설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붉은 자국을 보고는 단번에 그 밑에 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괭이질을 해서 지치뿌리를 캐낸다.

지치는 오늘날의 사람들한테는 산삼보다도 훨씬 더 고귀한 약효를 지닌 약초이다. 옛날에는 영양실조로 인해 병에 걸리는 사람이 많았으므로 인삼이나 녹용 같은 보약이 최고의 약이 될 수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음식과 환경에 있는 독소로 인해 병에 걸리는 일이 더 많으므로 오늘날에는 가장 좋은 해독제가 가장 훌륭한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지치는 가장 뛰어난 해독제이므로 오늘날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훌륭한 약초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냄새를 맡으면 뿌리가 썩어 버린다

지치는 그 뿌리에서 보라색 물감을 얻는 까닭에 우리 겨레와는 퍽 친숙한 식물이다. 노란색과 빨간색 물감을 얻는 홍화, 파란색 물감을 얻는 쪽과 함께 우리 조상들이 제일 중요한 염료작물의 하나로 흔히 가꾸어 왔다.

지치뿌리에서 얻은 보라색 물감을 자줏빛, 또는 지치보라라 부르며 특별히 귀하게 여겨서 왕실에 속한 사람들이나 귀족들만 지치로 물들인 옷을 입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치는 염료로서보다는 약용으로서의 쓰임새가 훨씬 더 뛰어나다. 10년 넘게 묵은 야생 지치는 매우 훌륭한 약초다. 아마 단방으로 쓰는 약재로서 지치보다 더 나은 약효를 지닌 약초도 달리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약초를 캐면서 살아온 채약꾼이나 시골노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래 묵은 지치를 먹고 고질병이나 난치병을 고치고 건강하게 되었다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민간에서 지치는 산삼을 훨씬 능가하는 효능을 지닌 약초로 알려져 있다.

지치는 지초(芝草), 자초(紫草), 지혈(芝血), 자근(紫根), 자지(紫芝) 등으로 부르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과 들의 양지바른 풀밭에 나는데 예전에는 흔했지만 요즘은 산속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귀해졌다. 요즈음 야생 지치를 보기 어려워진 이유는 숲이 울창해져서 햇빛을 좋아하는 초본식물들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요즘은 강원도의 영월, 정선, 민통선 부근의 인적이 드문 풀밭이나, 경상북도의 영천, 의성, 경주 같은 곳에서 드물게 난다.

지치는 뿌리가 자색을 띤다. 그래서 자초(紫草)라는 이름이 붙었다. 굵은 자색의 뿌리가 땅속을 파고 들어가면서 자라는데 야생 지치는 나사모양으로 한두 번 꼬이면서 자라고 사람이 재배하는 것은 곧고 가늘고 길게 뻗으면서 자란다. 재배한 것은 뿌리가 연한 보라색이고 야생 지치는 진한 보라색이 나는데 오래 묵은 뿌리일수록 보랏빛이 더 짙어서 검은 보랏빛이 된다.

잎과 줄기에 흰색의 거친 털이 빽빽하게 나있고 잎은 잎자루가 없는 피침꼴로 돌려나기로 난다. 줄기는 연한 녹색이고 잎은 진한 녹색이며 꽃은 5-6월에 피기 시작해서 7-8월까지 계속 핀다. 꽃잎이 피고 난 뒤에는 둥글고 하얀 씨앗이 달린다.

지치는 모든 약초 가운데서 재배하기가 가장 어렵다.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지치는 풀 중에서 제일 오래 사는 것 중에 하나다. 불로장생하는 식물을 먹어야 사람도 불로장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치는 가장 훌륭한 불로장생약 중에 하나로 볼 수 있다. 야생 지치는 수백 년을 자랄 수 있으며 더러 천 년 이상 묵은 것도 발견된다.

그러나 지치를 사람이 밭에 심어 가꾸면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뿌리가 썩어서 죽어 버린다. 산삼이나 지치, 도라지 같은 약초들은 사람의 땀 냄새를 제일 싫어하여 사람의 땀 기운이 닿으면 뿌리가 썩어서 죽는다. 가끔 야생 지치를 캐서 밭에 심거나 화분 같은 곳에 심어 두면 한 해 동안은 잘 자라는 것 같다가 이듬해가 되면 어김 없이 뿌리가 썩어 죽어버린다.

그러나 야생 상태와 다름없이 지치를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먼저 야생 지치의 씨앗을 채집하되, 두꺼운 면으로 만든 장갑을 몇 겹 끼고 씨앗을 따서 모아서 베로 만든 자루에 담아 땅을 파고 묻어 보관한다. 이른 봄에 부숙질이 풍부하고 한 번도 농작물을 재배한 적이 없는 새 땅을 개간하여 밭을 일구어 지치 씨앗을 뿌린다. 씨앗을 뿌릴 때에도 면으로 만든 장갑을 몇 겹 끼고 작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일체의 농약과 비료를 주어서는 안 되고 풀도 뽑아서는 안 된다. 이렇게 씨앗을 뿌리기만 하고 버려 둔 채로 몇 년을 키우면 야생 지치와 다름없는 상태가 되고 10년이 지나면 아주 훌륭한 약재가 될 수 있다. 지치는 10년 넘게 묵은 것이라야 약으로 쓸 수 있다.


 

10년이 넘은 것은 훌륭한 암 치료약

 

지치의 약효에 대해서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여러 지방에서 전해 온다. 글쓴이가 어렸을 적에 같은 동네에 사는 어떤 사람이 산에 올라갔다가 3일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무슨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닌가 하여 온 동네 사람들이 찾아 나섰다가 마침 산에서 내려오는 그를 만났다.

사람들이 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더니 산에서 팔뚝만큼 굵은 지치 한 뿌리를 캐서 먹고 쓰러져서 잠이 들었다가 이제 깨어나서 내려오는 중이라고 하였다. 그 뒤로 그 사람은 안색이 대춧빛처럼 붉어지고 한겨울에 홑옷을 입어도 추위를 모를 만큼 튼튼한 몸으로 바뀌어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다.

지치는 열을 내리고 몸속에 쌓인 온갖 독을 푸는데 아주 좋은 효능이 있다. 그리고 염증을 없애고 새살이 돋아나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다. 항암작용이 특히 뛰어나고 갖가지 간질환, 동맥경화증, 변비, 여성의 냉증, 생리불순, 화상 등에 탁월한 치료 효과가 있다. 면역력을 늘리고 빈혈을 치료하며 오래 복용하면 얼굴빛이 좋아지고 늙지 않는다. 지치는 가장 훌륭한 불로장생약 가운데 하나이다.

지치는 암세포를 억제하면서 새살이 돋아나게 하고 염증을 없애며 온갖 병원균을 죽이는 작용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치와 오리를 같이 달여서 암환자를 치료하는데 쓰기도 한다.

집오리 한 마리를 털과 똥만 뽑아내고 솥에 넣어 물 5되를 붓고 푹 끓여서 식히면 기름이 위에 뜬다. 기름을 숟가락으로 걷어내거나 창호지를 띄워서 흡착시켜 걷어낸다. 두세 번 끓여서 기름을 말끔하게 걷어내야 한다. 거기에 지치 2(1.2kg)을 넣고 곡물을 발효해서 증류해서 만든 35도 이상의 소주 1(18)을 붓고 뭉근한 불로 오래 달인다. 6시간 이상 달여서 솥 안의 술과 물이 3분지 1쯤 줄어들면 건더기는 건져내서 버리고 남은 국물을 병이나 오지그릇에 담아 온장고에 보관해 두고 하루에 6-7, 밥 먹기 30분 전과 밥 먹고 30분 후, 그리고 잠자기 전에 한 번씩 소주잔으로 한 잔씩 마신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은 물을 붓고 달여도 괜찮다.

오리나 거위는 구리나 유리를 소화시킬 수 있을 만큼 소화력이 강하고 굳은 것을 삭이는 힘이 있다. 암도 역시 딱딱한 덩어리일 뿐이니 오리나 거위의 몸속에 들어 있는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성분들이 이를 무르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오리나 거위의 피 속에는 산이나 알칼리, 소화효소에도 여간해서는 파괴되지 않는 극미립자의 항암물질이 들어 있다.

중국에서는 위암이나 식도암 환자에게 흰 오리나 흰 거위의 피를 마시게 해서 완치시킨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되어 있다. 지치 또한 막힌 것을 뚫고 생혈(生血), 활혈(活血)하며 옹종을 삭이는 힘이 매우 강한데다가 보중익기 작용까지 겸하였으므로 이 두 가지가 만나면 암을 고치는데 으뜸가는 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미래에 유행할 괴질을 고칠 수 있는 불로장생약

 

또 지치는 남성흐르몬 곧 정자를 죽이는 효과가 있어서 피임약으로 쓸 수도 있다.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이라는 책에는 지치의 잎, , , 뿌리의 추출물이 동물의 생식선자극호르몬을 중화하며 난소의 호르몬 기능을 억제하며 정자를 죽이고 성기관, 가슴샘, 뇌하수체의 무게를 줄이며 성장과 발육을 억제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곧 노화를 억제한다는 말과 같다.

젊은 여성이 생리가 끝나는 날부터 열흘 동안 지치뿌리를 한 번에 밥 숟갈로 하나씩 하루 두 번 아침저녁으로 먹으면 임신을 하지 않게 된다. 또 폐경기에 다다른 여성이 지치를 오래 복용하면 잘 늙지 않는다. 지치가 뇌하수체호르몬, 특히 항체생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여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지치는 전통 동양의학에서보다는 민간에서 더 귀한 약초로 대접을 받아왔다. 50-60년 전만 해도 지치로 약을 만들어서 오래 두고 복용하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특히 전라도 지방의 호족들이나 선비들은 가을 김장은 못해도 지치는 구해야 한다고 했을 정도로 귀한 보약으로 여겼다.

지치는 산중에서 수도하는 도인들이나 수행자들이 비밀리에 환골탈태하는 선약(仙藥)을 만드는 데 쓴다. 불사선방(不死仙方)이라고 부르는 이 약을 오래 복용하면 한겨울에 흩옷만 입어도 추위를 타지 않고 몸이 따뜻해지며 어혈이 생기지 않고 피부가 잘 익은 대춧빛처럼 붉어지며 나이가 많아져도 쉬 늙거나 쇠약해지지 않으며 놀랄만큼 기운이 솟구치게 된다. 이 선약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야생 지치 4(말린 것), 인삼 3(찌고 말리기를 아홉 번을 한 것이 제일 좋은데 이를 흑삼이라고 부른다), 부자 2(경포부자를 오골계 뱃속에 넣은 다음 오골계를 털 채로 황토 흙으로 싸서 불에 구워서 법제한 것), 창출 1(노랗게 볶은 것)을 한데 두고 가루를 내어 한 번에 밥숟갈로 하나씩 하루 2-3번 먹는다.

지치는 어떻게 보면 갖가지 공해와 공해로 인해 생긴 갖가지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오늘날의 사람들을 위해 조물주가 깊이 감추어 두었던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옛 사람들도 이를 알고 지치에 대한 예언을 노래로 남겼으니 곧 조선 선조 임금 때 영의정을 지낸 학자 동고(東皐) 이준경(李浚慶)선생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시절가(時節歌)에 이런 구절이 있다.

무산천(無山川) 갓가오니 무명악질(無名惡疾) 독한 병에 함문곡성(緘門哭聲) 어이할고. 약이야 잇것마난 지초오리 구해다가 소주 한 잔 전복(煎復)하소. 빅씨 하나 살일 손야.’

무산천이라는 말은 공해와 개발행위로 자연 환경이 파괴되어 강산이 완전히 망가진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무명악질은 암 에이즈 같은 현대의 여러 괴질이나 전염병, 난치병을 가리키고 함문곡성은 문을 닫고 통곡한다는 뜻이므로 수치스런 병에 걸려 숨어서 혼자 울고 밖으로는 나타내지 못하는 것을 가리킨다. 빅씨 하나 살일 손야란 백 사람 중에 한사람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뜻이다.

이 노래에는 지치와 오리가 에이즈나 신종플루 같은 것을 비롯하여 앞으로 나타날 온갖 전염성 괴질을 고칠 수 있다는 뜻이 감추어져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름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지치를 복용하고 말기 에이즈 환자의 건강이 좋아진 사례가 있다.

지치는 사람의 체질을 바꾸어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해 주는 약초다. 체질에 따라 제대로 쓰면 온갖 질병을 고칠 수 있다.

                                                                                          
                                                                                            

최고의 비만 치료약이면서 온갖 독을 푸는 해독약

지치는 비만증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매우 좋다. 지치를 먹으면 포만감이 생겨 다른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으며 살이 웬만큼 빠지고 나면 다시 음식을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게 된다. 지치는 흔히 적취(積聚)라고 부르는 뱃속에 덩어리가 뭉쳐 있기 쉬운 40대 이후의 여성들에게 가장 좋은 건강식품으로 추천할 만하다.

지치는 해독작용이 온갖 약초 중에서 제일 뛰어나다. 갖가지 약물중독, 항생제 중독, 중금속 중독, 농약중독, 알코올중독 등 갖가지 독에 중독된 사람이 지치를 먹으면 신기하다 싶을 만큼 빨리 독이 풀린다.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도 있어 늘 가슴이 두근거리고 깜짝깜짝 잘 놀라는 사람, 심장에 가끔 따끔따끔하는 통증이 있는 사람, 현기증이 있는 사람한테도 뚜렷한 효과가 있다. 신장기능이 나빠서 손발이 퉁퉁 붓고 방광염에 자주 걸리며 얼굴이나 허리, 아랫배, 허벅지 등에 군살이 많이 붙은 사람도 지치를 꾸준히 먹으면 군살이 다 빠지고 몸이 아주 건강해진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어느 40대 주부는 손목 관절부위에 악성 종양이 생겨 6년 동안을 고생했다. 종양 덩어리는 차츰 자라나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로 자랐고,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다른 곳으로 전이되어 양발의 발목 부위에도 혹이 자라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손을 잘라야 된다고 했으나 민간요법으로 치료하기로 결심하고 쑥뜸으로 손목의 종양덩어리의 윗부분은 태워 버리고 밑 부분의 딱딱하고 횐 비계 같은 것을 칼로 잘라 내었다. 그것은 돌보다도 더 단단하고 질겨서 자르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 뒤에 지치 가루를 복용하기 시작하였더니 그 딱딱하던 덩어리가 차츰 풀리기 시작하여 5개월쯤 후에는 보통 살과 다름 없이 완전하게 회복되었다. 이를 보면 지치가 몸에 붙은 덩어리를 풀어주는 효능이 놀랍도록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치는 훌륭한 욕창 치료약

지치는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특히 염증을 없애고 새살을 돋아나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다. 갖가지 암, 변비, 간장병, 동맥경화증, 여성의 냉증, 대하, 생리불순 등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오래 복용하면 얼굴빛이 좋아지고 늙지 않는다. 몇 가지 옛 문헌에서 지치의 약성을 알아본다.

 

지치는 맛은 쓰고 성질은 차며 독이 없다. 명치 밑에 사기(邪氣)가 있는 것과 다섯 가지 황달을 치료하고 비위를 보하며 기운을 돕는다. 또 막힌 것을 잘 통하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배가 부은 것, 창만한 것, 아픈 것 등도 치료한다. 고약에 섞어 어린이의 헌데와 얼굴에 난 뽀두라지를 치료한다.고방에는 지치를 드물게 썼는데 지금 의사들은 흔히 상한이나 돌림병을 치료하거나 홍역때 발진이 잘 돋지 않는데 이것으로 약을 만들어 쓰고 있다.”<향약집성방>

 

지치는 심포경, 간경에 작용한다. 혈분의 열을 없애고 독을 풀며 발진을 순조롭게 한다. 또한 혈을 잘 돌게 하고 대변을 잘 누게 하며 새살이 빨리 살아나게 한다. 예전에는 홍역의 예방과 치료에 주로 써 왔으나 지금은 홍역이 없으므로 피부 화농성 질환에 주로 쓴다. 또한 융모막상피종, 변비, 오줌누기 장애, 덴데, 언데, 상처, 습진, 자궁경부 미란 등에도 쓴 다. 하루 612그램을 달여 먹는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가루 내서 기름이나 기초제에 개어 바른다, 설사하는 데는 쓰지 않는다.”<동의학사전>

 

지치는 청열해독소염제로서 홍역의 예방과 치료 및 두창, 성홍열, 단독, 패혈증, 옹저, 악창 같은 일체의 급성염증과 화농성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화상, 동상, 습진에도 쓴다.”<신씨본초학>

 

예로부터 지치는 하늘과 땅의 음한(陰寒)의 기운을 받아서 자라는 약초라고 하였다. 옛날에는 습하고 냉한 것 때문에 생긴 병이 많았으나 오늘날에는 공해로 인한 화독(火毒)으로 생기는 병이 많다. 지치는 오늘날 시대에 온갖 화독으로 생긴 질병을 고치는 데 으뜸가는 약초라고 할 수 있다.

지치를 가공하고 법제(法製)하는 방법도 다른 약재와는 사뭇 다르다. 흙에서 캐낸 뒤에 물로 씻으면 보라색 색소 성분이 씻겨 나가서 약성을 많이 잃어버리게 되므로 절대로 물로 씻어서는 안 된다. 안 쓰는 부드러운 솔 같은 것으로 뿌리에 붙은 흙을 털어내고 그늘에서 말리되 하루에 한 번씩 술을 뿜어주면서 말려야 한다. 지치를 옛날에는 주취(酒醉)라고 흔히 불렀고 요즘도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더러 있다. 지치는 늘 술에 취해 있어야 약효가 제대로 난다는 뜻이다.

지치는 염증을 삭이고 세 살을 잘 돋아나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욕창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아주 좋다. 참기름 100g을 끓여 그 속에 자초(紫草)1015g을 담가 약의 성분이 우러나게 하여 46시간 놓아 두었다가 유리병에 담아 둔다. 이렇게 만든 것을 자초유(紫草油)라 한다. 욕창(褥瘡) 부위의 겉에 자초유(紫草油)를 매일 26차례 씩 바른다. 대략 1주일에서 2주일 가량 바르면 웬만한 욕창은 잘 낫는다.

환자가 자리에 오래 누워 있으면 몸을 뒤척이지 않아 같은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바닥에 닿은 부위에 기혈(氣血) 순환이 순조롭게 되지 않아서 피부와 근육조직 등이 괴사(壞死)되어 욕창(蓐瘡)이 생기기 쉽다.

욕창은 쇠약하고 여윈 환자가 오래 누워 있을 때, 뇌나 척수의 질환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해 오래 누워 있을 때, 등뼈가 부러졌거나 여러 가지 중독 또는 중한 병으로 오래 누워 있을 때, 열이 높고 대소변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나오게 되어 살이 짓물러서 욕창이 생긴다.

욕창이 처음 생길 때는 살갗이 검붉어지고 때로 물집이 생기다가 심해지면 점차 피부가 꺼멓게 썩어 떨어져 나가고, 살이 떨어져 파인 바닥에는 뼈가 보인다. 욕창이 처음 생길 때는 아픔을 잘 느끼지 못하다가 살이 파인 다음에는 아픔이 느껴져 바로 눕기가 힘들어진다.

지치는 야생에서 10년 넘게 자란 산지치라야 약효가 제대로 나고 사람이 밭에서 재배한 것은 보라색물감을 만드는 데나 쓸 수 있을 뿐 약으로는 가치가 별로 없다. 지치를 여러 가지 질병에 활용하는 방법을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지치를 이용한 치료법

 

1. 상초(上焦)로 열이 몰리고 하초(下焦)가 허약해서 생긴 여성의 냉증에는 지치를 잘게 썰어서 참기름에 넣어 40시간쯤 끓여서 복용한다. 하루 3, 한 번에 밥숟갈로 두 숟갈(10그램)씩 복용하면 여성의 냉증, 대하, 신경통, 무릎이 시리고 힘이 없는 증상 등이 없어진다. 지치는 자궁이 차가워서 임신을 하지 못하는 여성에게도 효과가 크다.

2. 머리에 열이 올라서 머리가 아플 때에는 따뜻한 물로 지치가루를 먹는다. 대개 한 번에 3-4숟갈(15-20그램) 먹는다. 대개 한 시간 안에 머리가 아픈 것이 사라진다.

3. 위장에 탈이 나서 소화가 잘 안 되고 밥맛이 없으며 기운이 없고 몸이 퉁퉁 붓고 복수가 찰 때에는 지치를 날것으로 잘게 썰어 토종꿀에 넣고 40시간쯤 끓여서 한 숟갈씩 수시로 먹는다. 지치를 토종꿀에 끓이는 것은 찬 성질을 없애기 위해서다.

4. 변비, 고혈압, 동맥경화, 중풍으로 쓰러졌을 때에는 지치가루를 더운 물로 한 번에 두 숟갈(10그램)씩 하루 3-5번 먹는다.

5. 어린아이가 경기를 할 때에는 지치를 생즙을 내어 먹이거나 지치를 술과 물을 반씩 섞어 끓여서 먹인다. 아니면 참기름에 지치를 넣고 달여 먹여도 잘 낫는다.

6. 위장이나 뱃속에 딱딱한 덩어리가 생긴 데에는 지치를 가루 내어 따뜻하게 데운 청주(淸酒) 한 잔과 함께 한 번에 한 숟갈씩 하루 세 번 먹는다.

7. 어린아이가 경기를 하거나 어른이 크게 놀라서 병이 생긴 데에는 거름기 없는 좋은 황토에 맑은 술을 부어 반죽한 다음 어린아이 오줌에 하룻밤 담갔다가 꺼낸 지치를 그 진흙반죽으로 싸서 잿불에 구워 가루를 내어 먹는다. 한 번에 한 숟갈씩 하루 세 번 복용한다.

8. 두통이나 소화불량에는 지치로 담근 술을 마시면 즉시 효과가 나타난다. 한 번에 소주잔으로 두 잔씩 하루 세 번 마신다.

8. 비만증에는 지치를 가루 내어 밥숟갈로 하나씩 하루 세 번 먹는다. 대개 5-6개월쯤 먹으면 표준 체중의 몸무게로 줄어들고 다시 살이 찌지 않는다. 지치는 몸속의 중성지방질을 분해하여 밖으로 배출하는 데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 지치는 체중을 줄이는데 가장 이상적인 약초이다.

9. 동맥경화, 고지혈증, 어혈, 신경통, 그리고 타박상으로 멍이 심하게 들었을 때에는 지치와 장뇌삼을 같은 양으로 가루 내어 먹거나 물로 달여서 먹으면 특히 효과가 좋다.

10. 백전증이나 자전풍, 곧 백납에는 지치 가루를 한 번에 한 숟갈씩 하루 3번 복용하고 지치가루를 자신의 침으로 개어 아픈 부위에 하루 세 번씩 바른다. 바르고 나서 한 시간쯤 뒤에 반창고를 붙였다가 다시 바를 때에는 반창고를 떼어내고 바른다. 이렇게 하다 보면 반창고에 흰 가루 같은 것이 묻어나오는데 그것이 더 이상 묻어나오지 않으면 완전히 다 나은 것이다. 완치되기까지는 적어도 2개월 이상이 걸린다.

11. 동맥경화나 고혈압에는 지치가루와 느릅나무뿌리껍질가루를 같은 양으로 하여 한 숟갈(5그램)씩 하루 3번 밥 먹고 나서 따뜻한 물로 먹는다. 3개월쯤 복용하면 낫는다.

이 밖에도 지치의 약성은 다양하다. 지치는 이름난 민속주 가운데 하나인 진도 홍주의 재료이기도 한데 진도 홍주(紅酒)는 신경통, 위장병, 설사, 복통, 변비, 체증(滯症), 식중독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치로 담근 술을 조금씩 오래 복용하면 정력이 놀랄 만큼 세어지고 심장병, 요통, 어혈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야생 지치를 오랫동안 써 본 결과 여성들의 빈혈, 백혈병, 혈소판감소성자반병, 냉증, 생리불순, 생리통, 자궁근종이나 물혹 등에 효과가 가장 좋았다. 10여 년 전까지 해마다 우리나라 전체의 약초꾼들이 캐는 지치를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해서 불사선방(不死仙方)을 만드는데 썼다. 이제 지치를 다시 모아서 불사선방을 만들어 볼 작정이다.

 

 


지치는 뿌리가 보랏빛이 난다. 초여름에 흰 꽃이 피고 잎에 솜털이 많다.

 

 

① 생태와 분포지 

 

지치는 그 뿌리에서 보라색 물감을 얻는 까닭에 우리 겨레와는 퍽 친숙한 식물이다. 지치는 노랑색과 붉은색 물감을 얻는 홍화, 파랑색 물감을 얻는 쪽과 함께 우리 선조들이 염료식물로 즐겨 가꾸어 왔다. 지치뿌리에서 얻은 보라색 물감을 자줏빛 또는 지치보라라 하여 특별히 귀하게 여겨 왕실이나 귀족들만 지치로 염색한 옷을 입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치가 염료로서보다는 약용으로서의 쓰임새가 훨씬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치는 놀랄 만큼 다양하고 뛰어난 효능을 지닌 약초다. 아마 단방 약재로서 지치보다 훌륭한 약효를 지닌 약초도 달리 없을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약초를 캐며 살아온 채약꾼이나 민간의 노인들을 만나보면 오래 묵은 지치를 먹고 고질병이나 난치병을 고치고 건강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흔히 들을 수 있다. 민간에서 오래 묵은 지치는 산삼에 못지 않은 신비로운 약효를 지닌 것으로 인식되어 있는 것이다.
지치는 지초(芝草), 자초(紫草), 지혈(芝血), 자근(紫根), 자지(紫芝)들로 부르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 나라 각지의 산과 들판의 양지바른 풀밭에 나는데, 예전에는 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산 속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희귀해졌다.
지치는 뿌리가 보랏빛을 띤다. 그래서 자초라는 이름이 붙었다. 굵은 보랏빛 뿌리가 땅속을 파고들면서 자라는데 야생 지치는 나사모양으로 한두 번 꼬이면서 자라고 재배한 것은 곧게  자란다. 오매 묵은 것일수록 보랏빛이 더 짙다. 잎과 줄기 전체에 횐빛의 거친 털이 빽빽하게 나 있으며 잎은 잎자루가 없는 피침꼴로 돌려나기로 난다. 줄기는 연한 녹색이고 잎은 진한 녹색이며 꽃은 5~6월에 피기 시작하여 7~8월까지 계속 핀다. 꽃은 횐빛이며 작아서  거의 볼 수가 없다. 꽃이 지고 난 뒤에 둥글고 하얀 씨앗이 달린다.
지치는 신비로운 풀이다. 겨울철 눈 쌓인 산에 지치가 있는 곳 주변에는 눈이 빨갛게 물이 든다. 지치뿌리에서 뿜어내는 붉은 기운이 하얀 눈을 빨갛게 물들이는 것이다. 또 지치는 하늘과 땅의 음한(陰寒)의 기운을 받아 화생한 약초인 까닭에 여성의 자궁처럼 생긴 장소에 많이 난다.

 

 

② 인공재배법  

 

지치는 모든 약초 가운데서 인공으로 재배하기가 가장 어려운 것이다. 야생 지치는 몇 백년을 묵은 것도 간혹 발견되지만 사람이 재배하는 것은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뿌리가 썩어 버린다. 산삼이나 지치는 사람의 땀 기운이 닿으면 뿌리가 썩어 버린다고 한다. 
그런데 야생상태와 다름없이 지치를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먼저 야생 지치의 씨앗을 채집하되, 두터운 면 장갑을 몇 겹 끼고 씨앗을 따 모아서 베 자루에 담아 땅을 파고 묻어 보관한다. 이른 봄에 부숙질이 풍부하고 한번도 농작물을 재배한 적이 없는 새 땅을 개간하여 밭을 일구어 씨앗을 뿌린다. 이때도 면장갑을 끼고 일해야 한다. 그리고 일체의 농약과 비료를 주어서는 안 되고 풀도 뽑아서는 안 된다. 이렇게 몇 년을 키우면 야생 지치와 다름없는 상태가 되어 10년이 지나면 훌륭한 약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③ 약효와 성분 

 

지치의 약효에 대해서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여럿 전한다. 글쓴이가 어렸을 적에 같은 동네에 사는 어떤 사람이 산에 올라갔다가 3일 동안을 돌아오지를 않아 무슨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닌가 하고 가족들이 찾아 나섰다가 마침 산에서 내려오는 그를 만났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더니 산에서 팔뚝만한 지치 하나를 캐어먹고 쓰러져 잠이 들었다가 이제 깨어나서 내려오는 중이라고 하였다. 그 뒤로 그 사람은 얼굴빛이 좋아지고 한겨울에 홑옷을 입어도 추위를 모를 만큼 튼튼한 체질로 바뀌어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살고 있다.
지치는 한방에서보다 민간에서 더 귀한 약으로 여겨 왔다. 50~60년 전만 해도 지치를 구하여 두고 오래 복용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특히 전라도 지방의 토호나 선비들은 가을 김장준비는 못해도 지치는 구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치를 귀한 보약으로 여겼다. 지금도 간혹 한문을 공부하는 숨은 유학자 중에 지치를 오래 복용하여 얼굴빛이 어린아이처럼 되어 건강하게 살고 있는 분을 만날 수가 있다.
지치는 피임효과가 있어 피임약으로도 쓸 수 있다. 북한에서 펴낸《약초의 성분과 이용》을 보면 지치의 잎, 꽃, 씨, 뿌리의 추출물이 동물의 생식선자극호르몬을 중화하고 난소의 호르몬 기능을 억제하며 정자를 죽이고, 성기관, 가슴샘, 뇌하수체의 무게를 줄이고 성장발육을 억제한다고 하였다. 젊은 여성이 생리가 끝나는 날에서부터 열흘 동안 지치뿌리 가루를 한번에 밥숟갈로 하나씩 하루 두 번 먹으면 임신을 하지 않게 된다. 또 폐경기에 다다른 여성이 지초를 오래 복용하면 늙지 않는다. 지치가 뇌하수체 호르몬, 특히 항체생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여 노화를 방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치는 갱년기 질병의 치료에 매우 좋은 약이 된다.
지치의 약성은 매우 다양하다. 지치로 담근 술을 오래 마시면 정력이 놀랄 만큼 강해지고 비만증을 치료하는 데도 지초를 따를만한 것이 없다. 지치를 복용하면 포만감이 있어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으며, 살이 웬만큼 빠진 다음에는 다시 음식을 마음대로 먹어도 살이 찌지 않게 된다. 뱃속에 덩어리가 뭉쳐 있기 쉬운 40대 이후의 여성들에게 제일 좋은 건강보조식품이라 할만한 것이 지치이다.
지치는 해독효과도 뛰어나다. 갖가지 약물중독, 항생제 중독, 중금속 중독, 농약 중독, 알콜중독환자에게 지치를 먹이면 신기할 정도로 빨리 독이 풀린다.
또한 심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도 탁월하여 늘 가슴이 두근거리고 잘 놀라는 사람, 심장에 가끔 통증이 있는 사람, 현기증이 있는 사람한테도 좋은 효과가 있다. 악성빈혈환자도 6개윌쯤 꾸준히 먹으면 치유되고, 신장기능이 좋지 않아 손발이 자주 붓고 얼굴이나 허리 등에 군살이 붙은 사람도 지치를 꾸준히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④ 옛 문헌의 기록

 

지치는 약성이 차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특히 염증을 없애고 새살을 돋아나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다. 갖가지 암, 변비, 간장병, 동맥경화증, 여성의 냉증, 대하, 생리불순 등에도 효과가 있으며 오래 복용하면 얼굴빛이 좋아지고 늙지 않는다. 몇 가지 옛 문헌에서 지치의 약성을 알아본다.
 "지치는 맛은 쓰고 성질은 차며 독이 없다. 명치 밑에 사기(邪氣)가 있는 것과 다섯 가지 황달을 치료하고 비위를 보하며 기운을 돕는다. 또 막힌 것을 잘 통하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배가 부은 것, 창만한 것, 아픈 것 등도 치료한다. 고약에 섞어 어린이의 헌데와 얼굴에 난 뽀두라지를 치료한다.… 고방에는 지치를 드물게 썼는데 지금 의사들은 흔히 상한이나 돌림병을 치료하거나 홍역때 발진이 잘 돋지 않는데 이것으로 약을 만들어 쓰고 있다."<향약집성방>   
 "지치는 심포경, 간경에 작용한다. 혈분의 열을 없애고 독을 풀며 발진을 순조롭게 한다. 또한 혈을 잘 돌게 하고 대변을 잘 누게 하며 새살이 빨리 살아나게 한다. 예전에는 홍역의 예방과 치료에 주로 써 왔으나 지금은 홍역이 없으므로 피부 화농성 질환에 주로 쓴다. 또한 융모막상피종, 변비, 오줌누기 장애, 덴데, 언데, 상처, 습진, 자궁경부 미란 등에도 쓴 다. 하루 6~12그램을 달여 먹는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가루 내서 기름이나 기초제에 개어 바른다, 설사하는 데는 쓰지 않는다."<동의학사전>
 "지치는 청열해독소염제로서 홍역의 예방과 치료 및 두창, 성홍열, 단독, 패혈증, 옹저, 악창 같은 일체의 급성염증과 화농성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화상, 동상, 습진에도 쓴다."<신씨본초학>

 

⑤ 항암효과  

 

지치를 중국에는 암 치료약으로 널리 쓴다. 특히 혀암, 위암, 갑상선암, 자궁암, 피부암 등에 지치와 까마중을 달여 복용하게 하여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도 갖가지 암과 백혈병 치료에 지치를 쓰고 있다.
지치는 암 치료에 성약(聖藥)이다. 강한 거악생신작용, 소염, 살균작용으로 암세포를 녹여 없애고 새살이 돋아나게 한다. 
지치로 암을 치료하는 민간처방을 소개한다. 오리 한 마리를 털을 뽑고 내장에 들어 있는 똥을 빼낸 다음 야생지치 2근을 넣고 거기에 소주 1말(18리터)을 붓고 뭉근한 불로 12시간 이상 달인다. 오래 달여서 건더기는 건져 버리고 달인 술 물을 한번에 소주잔으로 하나씩 하루 세 번 먹는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은 물을 붓고 달여도 된다. 오리는 집오리를 쓰면 되고 지치는 반드시 야생 지치를 써야 한다. 오리에는 농약독, 공해독, 화공약독을 푸는 기능이 있고, 지치 역시 갖가지 공해로 인한 독과 중금속독을 푸는 치고의 약재이다. 이 두 가지가 만나면 약성이 극대화되어 기적과 같은 치병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오리와 거위는 구리나 유리를 소화시킬 수 있을 만큼 굳은 것을 삭이는 힘이 있으니 딱딱한 종양덩어리도 녹여낼 수가 있는 것이다. 또 오리나 거위의 핏속에는 산이나 알칼리 효소에 파괴되지 않는 극미립자의 항암물질이 들어 있다. 지치 또한 막힌 것을 뚫고, 생혈(生血),활혈(活血)하며 옹종을 삭여내는 힘이 지극히 강한데다가 보중익기(補中益氣)하는 작용까지 겸하였으므로 이 두 가지가 만나면 암 치료에 으뜸가는 약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양ㅇㅇ씨는 손목 관절부위에 악성 종양이 생겨 6년 동안을 고생했다. 종양세포는 차츰 자라나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로 자랐고,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다른 곳으로 전이되어 양발의 발목 부위에도 혹이 자라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손을 잘라야 된다고 했으나 민간요법으로 치료하기로 결심하고 쑥뜸으로 손목의 종양덩어리를 위 부분은 태워 버리고 밑 부분의 딱딱하고 횐 비계 같은 것을 칼로 잘라 내었다. 그것은 돌보다도 더 단단하고 질겨서 자르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 후에 지치 가루를 복용하기 시작하였더니 그 딱딱하던 덩어리가 차츰 풀리기 시작하여 5개월쯤 후에는 보통 살과 다름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보면 지치가 몸에 있는 딱딱한 덩어리를 풀어주는 힘이 놀랍도록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⑥ 이용법  

 

지치는 산중에서 수도하는 사람이나 절간의 스님들이 비밀리에 환골탈태하는 선약(仙藥)을 만드는 데 쓴다. 불사신방(不死神方)이라고 부르는 이 선약을 오래 복용하면 한겨울에 홑옷만 입어도 추위를 타지 않고 몸이 따뜻해지며 어혈이 생기지 않고 피부가 잘 익은 대춧빛처럼 붉어지며 출지 않으며 놀랄 만큼 기운이 솟구치게 된다. 이 선약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지치 4근(말린 것), 인삼 3근(말린 것), 부자 2근(경포부자를 오골계 뱃속에 넣은 다음 오골계를 털 채로 황토 흙으로 싸서 불에 구워서 법제한 것), 창출 1근(노랗게 볶은 것)을 한데 두고 가루를 내어 한번에 밥숟갈로 하나씩 하루 2~3번 먹는다.
지치는 갖가지 화공약독, 공해독, 농약 독으로 갖가지 난치병이 창궐하는 오늘날을 위해 조물주가 지금껏 감추어 두었던 약이다. 옛사람도 이를 알고 지치에 대한 예언을 노래로 남겼으니 곧 조선시대 중기의 대학자이며 영의정을 지낸 동고(東皐) 이준경(李浚慶) 선생이 지은 시절가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무산천(無山川) 갓가오니 무명악질(無名惡疾) 독한 병이 함문곡성(緘門哭聲) 어이 할고. 약이야 잇것마난 지초오리 구해다가 소주한잔 전복하소 빅씨하나 살일손야."


여기서 무명악질은 암, 에이즈 같은 현대의 난치병을 가리키고, 함문곡성은 문을 닫고 통곡한다는 뜻이며 '빅씨하나 살릴 손야'는 백 명 중에 한 사람은 살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에이즈 같은 수치스런 병에 걸렸으니 숨어서 혼자 울고 밖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약성가에서 지치와 유황오리가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다는 뜻이 감추어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밝히기 어렵지만 실제로 에이즈 환자가 앞에 쓴 지치와 유황오리 처방으로 거의 완치에 가깝게 회복된 사례가 있으며 이에 대해서 더 깊이 연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지치야말로 사람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온갖 질병을 치료해 주는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지치를 여러 질병에 활용하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몸의 윗부분에 열이 있고 아랫도리가 허해서 생긴 여성의 냉증에는 지치를 잘게 썰어 참기름에 넣어 40시간 이상 끓여서 복용한다. 하루 3번, 한 번에 밥숟갈로 두 숟가락씩 복용하면 여성의 냉증, 대하, 신경통, 무릎이 차고 힘이 없는데 등에 특효가 있다.


 * 상초(上焦)의 열로 인한 두통에는 지치가루를 따뜻한 물로 먹는다. 한 번에 밥숟갈로 하나씩 하루 3~4번 먹는다.


 * 위장에 탈이 생겨 소화가 잘 안되고 밥맛이 없고 기운이 없으며 몸이 붓고 복수가 차거나 할 때에는 생지치를 잘게 썰어 토종꿀에 40시간 이상 끓여 한 번에 한 숟갈씩 하루 3~5번 먹는다.


 *변비, 고혈압, 동맥경화, 중풍에는 지치가루를 더운 물로 한 번에 밥숟갈로 두 개씩 하루 3~5번 먹는다.


 * 어린이 경기에는 지치 생즙을 먹이거나 지치를 술과 물을 반씩 섞은 데에 넣고 끓여서 먹인다. 아니면 참기름에 지치를 넣고 달여 먹여도 좋다.


 * 위장에 딱딱한 덩어리가 생긴 데는 지치가루를 술과 함께 한 번에 밥숟갈로 하나씩 하루 세 번 먹는다.


 * 어린이 경기나 어른이 놀라서 생긴 병에는 거름기 없는 황토에 술을 부어 반죽한 것으로 어린아이 오줌에 하룻밤 담갔던 지치를 싸서 잿불에 구워 가루 내어 먹거나 말린 지치를 가루 내어 그냥 먹는다. 그냥 먹을 때에는 한 번에 밥숟갈로 하나씩 하루 3번 더운 물로 먹는다.


 * 두통이나 소화불량에는 지치를 술에 담가 마시면 즉시 효과가 있다. 한 번에 소주잔으로 두 잔쯤을 하루 세 번 마신다.


 * 비만증에는 지치가루를 한 번에 밥숟갈로 하나씩 하루 3번 먹되 5개월쯤 먹으면 정상체중으로 살이 빠지고 다시는 살이 찌지 않는다.


 * 동맥경화, 어혈, 신경통, 타박상에는 지치와 장뇌삼을 같은 양으로 복용하면 특효가 있다.  

 

 * 백전풍, 자전풍에는 지치가루를 한 번에 밥숟갈로 하나씩 하루 3번 복용하고, 지치가루를 자신의 침으로 개어 환부에 하루 3번쯤 바른다. 바르고 나서 한 시간쯤 뒤에 반창고를 붙였다가 다시 바를 때에는 반창고를 떼어내고 즉시 바른다. 이렇게 하면 반창고에 횐 가루 같은 것이 묻어 나오는데 그것이 더 이상 묻어 나오지 않으면 완치된 것이다. 완치되기까지 대략 2개월쯤이 걸린다.


 * 동맥경화, 고혈압에는 지치 가루와 느릅나무뿌리껍질가루를 같은 양으로 더운물로 먹는다. 3개월쯤 복용하면 낫는다. 한 번에 밥숟갈로 각각 하나씩 하루 3번 먹는다.

 

 

⑦ 가공법제법 

 

지치를 가공 법제하는 법도 다른 약초와는 다르다. 지치는 물로 씻으면 약성을 잃어버리게 되므로 절대로 물로 씻어서는 안 된다. 부드러운 솔 같은 것으로 뿌리에 붙은 흙을 털어 내고 그늘에서 말리되 하루에 한 번씩 소주나 청주를 품어주면서 말려야 한다. 따뜻한 방안 같은데서 말리면 좋다. 지치는 10년 넘게 자란 야생 지치라야만 약효가 있고 사람이 재배한 것은 약효가 거의 없다. 재배한 지치는 물감을 만드는 데나 쓸 수 있을 뿐 약용으로는 가치가 전혀 없다.
 지치는 그 상서로운 보라빛 빛깔처럼 신성한 약초이다.

 

 

전문처방

 

피임
자초 12그램, 녹두 5그램을 보드랍게 가루 내어 반죽하여 한 알이 6그램 되게 빚는다. 이 약을 생리 직후에 한 번에 한 알씩 하루 3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9일을 한 치료주기로 한다. 거의 100퍼센트 효력이 있다.

 

어루러기(전풍)
털구멍에 따라 작은 얼룩이 생기고 점차 커져서 흰 쌀 도는 손톱 크기의 경계가 뚜렷한 잿빛, 황갈색, 붉은 밤색 등의 얼룩으로 나타나며 표면에는 쌀겨 모양의 비듬이 생긴다. 가끔 가려우며 가슴과 목, 어깨에 잘 생긴다.
자초 유기노(절굿대) 목단피 위령선 각 25그램, 초하거(권삼) 단삼 부평초 각 50그램, 천궁 호박 지룡 각 10그램을 한 첩으로 하여 하루 한 첩을 물에 달여 하루 2번에 나누어 먹는다. 한 달을 한 치료주기로 하여 3치료주기까지 쓴다. 

 

두드러기
피부와 점막의 일정한 부위가 갑자기 두드러지면서 몹시 가려운 병이다. 찬바람, 찬물, 더위, 햇볕 등의 물리적 원인, 벌레나 식물의 독 같은 화학적 원인, 조개, 물고기, 고기, 알, 젖 등 식이 요인, 약물성 원인 꽃가루, 먼지, 양털 같은 것이 코로 들어가서 생기는 수도 있다.
피부에 갑자기 콩알 또는 수수알, 때로는 손바닥만한 두드러기가 나타나는데 빛깔은 희거나 붉다. 몹시 가렵고 열이 나며 배가 아프고 토하거나 설사를 할 수도 있다. 심하면 안절부절하며 잠을 자지 못한다.
계지 10그램, 자초 8그램, 감초 8그램, 백작약 10그램, 금은화 8그램, 건강 10그램을 하루 한 첩 양으로 하여 달여서 하루 두 번에 나누어 먹는다. 증상에 따라 물리적 요인일 때에는 방풍 8그램을 화학적 요인일 때에는 백강잠 6그램을 식이성 원인일 때에는 사간 8그램을 약물성 요인일 때에는 연교 8그램과 홍화 4그램을 더 넣어 쓴다.

전갈 조협 고삼 형개 선퇴 각 6그램, 조각자 위령선 각 12그램, 백질려 괴화 각 15그램, 지실(볶은 것) 자초 각 9그램, 백선피 30그램을 하루 분으로 하여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25일 동안 복용한다. 10일쯤부터 가려움증이 줄어들고 피부가 윤택해지기시작하면서 차츰 낫는다.

 

원형탈모증

석웅황 1그램, 파두상 0.5그램, 자초 5그램을 가루 낸 다음 백선피 10그램으로 엑기스를 만들어 한 데 섞어서 바셀린에 개어서 연고를 만든다. 이것을 하루 한 번씩 원형탈모증이 생긴 부위에 0.1-02센티미터 두께로 바른다. 독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하퇴궤양
정강이가 헐어서 패이고 잘 낫지 않는 정맥류성 궤양이다. 만성적인 정맥의 울혈을 바탕으로 하여 조직의 영양장애 만성염증이 일어나서 궤양이 생긴다. 대부분이 변막불성 1차상 정맥류이며 오래 서서 일하거나 반복임신 등이 주요 원인이다. 궤양은 정강이의 아래 앞, 또는 안쪽에 생기고 변두리는 곧고 도드라져 있으며 밑바닥은 뼈로 되고 미끈하며 농태로 덮이거나 검붉은 빛깔의 무력한 새살로 깔려 있다. 궤양 주위의 피부는 피얼룩이 지고 붉은 색 또는 푸른 색을 띠며 딱지가 앉았다가 다시 생긴다.
만성 하퇴궤양에 쓴다.
자초 10그램, 쌀기름 100그램
자초기름 100그램, 황랍 30그램, 라놀린 5그램
자초 뿌리를 골라내어 찬물에 씻고 50-60도에서 말린 다음 가루낸다. 자초기름은 자초 가루를 쌀기름에 넣고 보통온도에서 48시간 동안 두었다가 천으로 거른 다음 마른 병에 넣고 100도에서 30분 동안 살균하여 만든다. 이렇게 만든 자초기름은 보라색의 걸쭉한 기름용액이다.
자초고약은 자초기름을 덥히고 황랍을 넣어 녹인 다음 라놀린을 넣고 식을 때까지 고루 젓는다. 이것은 붉은 보라색의 고약이다.
궤양 부위를 깨끗하게 소독하고 궤양이 깊은 데는 자초기름을 적신 솜을 넣어 주고 다른 곳에는 자초기름을 적신 솜을 대어 준다. 아픈 부위가 깨끗하게 되면 자초고약을 발라 준다. 아랫다리의 만성궤양, 음부궤양 환자들한테 잘 듣는다. 특히 양약으로 낫지 않는 만성궤양환자들한테 효과가 좋다.

 

화상

금은화 500그램, 황백 대황 지유 각 2,000그램, 오적골 1,000그램을 부드럽게 가루 내어  고압 멸균하거나 자외선 멸균한다.
부드럽게 가루 내어 멸균한 자초 100그램을 식물성 기름 1,000밀리리터에 5일 동안 담가서 우려낸다.
위의 가루를 기름에 25-30퍼센트를 넣고 개어서 멸균한 붕대나 셀로판지 등에 바르고 기름종이나 비닐조각을 대어 화상 부위에 붙인다. 4-5일에 한 번씩 갈아 붙이며 붕대가 마르면 기름을 떨어뜨린다.
약을 붙이면 처음에는 쓰리고 아프다가 차츰 상처에서 진물을 빨아들여서 고름이 생기지 않고 아문다. 1도 화상은 5일, 2도 화상은 6-10일, 3도 화상은 15-30일이면 아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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