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묵
도토리나 고구마를 먹지 않으면 기운이 빠져 나간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데 몸이 몹시 피곤하고 몸살을 자주 앓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밥 먹고 빈둥빈둥 놀고 늦잠을 자고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데 몸이 축 늘어져서 만 근이나 되는 것 같고 몹시 피곤하고 하루 종일 하품을 한다.
남자보다는 여자들한테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요
즘 주부들은 옛날 주부들처럼 힘든 일을 하지 않는다.
방아를 찧을 일도 없고 멧돌질을 할 일도 없으며 밭에 나가서 김을 매거나 개울가에 나가서 빨래를 할 필요도 없다.
힘 드는 일을 전혀 하지 않는 데 어째서 몸이 늘 축 늘어지고 피곤하며 몸살이 나는 것일까?
떫은맛은 기운이 빠져나가지 않게 막아 준다
어째서 빈둥빈둥 놀기만 하는데 몸이 몹시 피곤한가? 이런 증상을 일러 설기(泄氣)라고 한다. 샐 설(洩)에 기운 기(氣)다. 기운이 슬슬 빠져 나가는 것을 설기라고 한다. 설기가 되면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기운이 하나도 없으므로 어떤 일도 할 수가 없다. 기운이 모두 누설(漏泄)되기 때문이다.
설기의 원인은 파슬파슬하게 분이 나는 고구마나 밤 같은 것을 먹지 않기 때문이다. 삶으면 물렁물렁해지는 물고구마는 소용이 없다. 파슬파슬한 밤고구마라야 한다. 고구마나 밤은 떫은 맛이 난다.
땡감이나 고구마, 밤, 보리수 열매 같은 떫은 것에는 질소 성분이 들어 있다. 질소(窒素)의 질은 막을 질(窒)이다. 잘 막아주는 것이 질소다. 둑에 구멍이 나서 물이 새면 흙이나 시멘트로 막으면 되는 것이다.
떫은맛은 기운이 빠져 나가지 않게 막아주는 기능이 있다. 그래서 땡감을 먹으면 목이 심하게 메이고 변비가 생긴다. 땡감은 떫은 맛이 너무 강해서 아무도 먹을 수 없고 먹어서도 안 된다. 땡감을 억지로 먹으면 온 몸의 혈관이 막혀서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이 터져서 아홉 구멍으로 피를 토하고 죽을 수도 있다.
고구마를 먹으면 목이 메인다. 목이 메어서 잘 넘어가지 않는다. 목이 메이는 것을 먹지 않는 사람은 마치 깨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 아무리 좋은 것을 먹어도 몸에 쌓이지 않고 다 빠져 나가 버린다. 가끔 고구마나 밤 같은 것과 떫은맛이 나는 것을 먹어야 기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떫은 것을 먹지 않으면 살이 축 늘어진다
살이 너무 느슨하게 늘어지거나 흐느적거리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달콤한 것을 많이 먹고 떫은것을 먹지 않는 사람이다. 젖통이 축 늘어지고 엉덩이도 축 처지고 볼도 늘어지고 눈썹도 아래로 늘어진 사람은 고구마를 잘 먹지 않는 사람이다.
분이 많이 나는 고구마나 밤 같은 것을 먹으면 혈우병이 낫는다. 옛날에는 임산부들이 아이를 낳다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죽는 일이 많았다. 피가 멎지 않아 피가 모자라서 죽는 것이다. 피가 잘 멎지 않는 이유는 고구마나 밤 같은 것을 잘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옛날 종년들이나 가난한 집안의 여자들은 아이를 낳다가 죽는 일이 없었다. 소나 돼지가 새끼를 낳듯 아이를 쉽게 낳고 여간해서는 탈이 나지 않았다. 옛날에 먹을 것이 별로 없었으므로 상것들의 주된 음식은 도토리였다. 떫은맛은 피를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 떫은것을 잘 먹는 사람은 상처가 크게 나도 출혈이 심해서 죽는 일은 없다.
부잣집 안방 마님들은 도토리를 먹지 않는다. 더러 도토리로 만든 묵을 먹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2-3일 동안 물에 담가서 떫은 맛을 우려 내고 먹는다. 떫은맛을 빼고 먹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요새는 시장에서 도토리의 떫은 맛을 다 빼고 나서 묵을 만드는 원료로 판다. 도토리를 갈아서 떫은 맛을 우려내지 말고 묵을 만들어야 한다.
혈우병은 피가 한 번 나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 병이다. 피가 멎지 않아 몸속에 있는 피가 다 빠져나가서 빈혈로 죽는다. 혈우병은 밤 속껍질로 고칠 수 있다. 밤 속껍질은 맛이 떫다. 밤 속껍질을 칼로 벗겨서 말려 가루를 내어 조금식 먹으면 잘 낫는다. 혈우병은 감꼭지나 도토리, 고구마 같은 떫은 것을 먹으면 쉽게 고칠 수 있다. 밤 속껍질을 말려 가루내어 얼굴에 바르면 주름살이 모두 펴진다. 주름살을 펴는 화장품으로 효과가 그만이다. 그러나 너무 많이 바르면 피부가 당긴다.
도토리묵 세 개로 혈우병을 고치다
충주에 사는 어떤 사람한테 딸 아홉에 아들이 하나 있었다. 마누라를 여섯을 얻어 딸 아홉을 낳고 열 번 째에 아들을 낳았다. 그런데 그 외아들이 혈우병에 걸렸다. 스무 살 때에 군대에 가서 혈우병 때문에 훈련도 못 받고 바로 제대를 했다.
모공이 약해서 몸에 있는 털이 가볍게 건드리기만 하면 빠지고 빠진 자리에서 피가 나서 멎지 않는다. 수염을 면도기로 깎다가 수염이 한 가닥이라도 뽑히면 피가 나기 시작해서 멎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수염이나 머리칼을 가위로 잘라야 했다. 머리카락을 가위로 깎으면 머리가 가지런하지 않고 들쑥날쑥하게 된다. 그래서 머리가 늘 지저분한 상태로 돌아다녔다.
면도를 하다가 수염이 한 가닥이라도 뽑히면 털구멍에서 피가 뚝뚝 떨어진다. 머리도 늘 박박 깎아야 한다. 머리털을 길러 빗질이라도 한 번 하다가 머리털이 한 올이라도 빠지면 모공에서 피가 나기 시작하고 온 몸의 피가 다 나오기 전까지는 멎지 않는다. 머리털 한 올이라도 뽑히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피부가 약해서 모공이 머리털을 붙잡고 있지 못한다. 면도날로 수염을 깎으면 면도날이 닿았던 자리에 피부병이 생겨서 여러 날 동안 진물이 난다고 했다. 가볍게 긇히기만 해도 살가죽이 벗겨져서 염증이 생기고 진물이 멎지 않는다. 피부가 약한 사람이 혈우병이 생긴다.
혈우병에 걸린 젊은이한테 물었다.
“이 놈아! 일생 동안 못 먹어 본 것이 있지?”
“없는데요.”
“네가 먹기 싫어하는 것이 있지?”
“물론 있지요.”
“고구마를 먹으면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지?”
이런 사람은 먹으면 숨이 막혀 목구멍으로 안 넘어간다.
“고구마를 잘 못 먹지? 밤도 잘 못 먹지?”
“그런데요. 그게 무슨 문제가 있나요?”
“도토리묵을 한 번도 못 먹어봤지?”
“그런 것을 어떻게 먹어요?”
그 젊은이는 고구마나 밤 같은 것을 먹으면 몸에서 거부반응이 생긴다고 했다. 떫은 것을 먹지 않아서 혈우병에 걸린 것이다.
그 젊은이의 혈우병을 도토리묵 세 개를 먹여서 고쳤다. 도토리 묵을 하루에 한 모씩 3일 동안 먹이고 나서 면도기로 수염을 깎아보게 하였더니 수염이 빠지지 않았다. 머리칼도 면도기로 밀어 보게 했더니 머리털도 전혀 빠지지 않았다. 모공이 수염을 꽉 물고 있어야 하는데 그 무는 힘이 약해져서 생기는 병이 혈우병이다. 살가죽의 모공이 튼튼하면 수염을 잡아당겨도 빠지지 않는다.
중병을 고치고 나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
러시아의 황제 니꼴라이 2세의 황태자 알렉세이가 혈우병을 앓다가 열 네 살에 죽었다. 니꼴라이 2세는 황태자의 혈우병을 고쳐 주는 사람한테 러시아 땅의 절반을 주던지 황실에 있는 보물의 절반을 주겠다고 했으나 아무도 고치지 못했다.
혈우병은 고치기 쉬운 병이다. 도토리묵이나 감꼭지, 참나무 가지, 감잎, 고구마 같은 것만 먹어도 잘 낫는다.
혈우병을 병원에서 치료하려면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 10년 전에 어떤 환자가 혈우병을 치료하기 위해 주사약을 하루에 두 번씩 맞는데 오전에 맞는 주사약의 값이 7백만원이고 오후에도 꼭 같이 7백만원이라고 했다. 이것도 입원비를 포함하지 않은 값이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돈을 날마다 1,400만원씩을 내야 주사를 놓아 준다고 했다. 그것도 반드시 선금을 내지 않으면 주사를 놓아 주지 않는다고 했다. 1,400만원 곱하기 365일은 얼마인가? 51억이다.일 년에 51억원이 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에 혈우병 환자 가족을 위한 모임이 여러 개 있다. 회원이 많은 곳은 6천 명이 넘는다.
10여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한 부부가 혈우병에 걸린 일곱 살 짜리 아들을 데리고 왔다. 병원에서 3년 동안 하루에 1,400만원 짜리 주사를 맞고 있다가 왔다고 했다. 집안에 중병 환자가 있으면 갖고 있던 돈이 몽땅 없어져야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운이 열리는 법이다.
제법 많던 재산을 다 팔아서 아들 약값으로 쓰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오갈 데가 없어 아이 어머니의 언니 집에 얹혀서 살기로 작정을 하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700만원 월세 보증금을 빼서 오후에 주사약값으로 주고 동전 한 푼도 없는 상태에서 오후 늦게 아이를 데리고 온 것이다.
그 아이의 혈우병을 도토리 한 되로 완전히 고쳤다. 도토리 한 되를 사서 집에 갖고 가서 따끈한 물에 담가서 껍질을 까서 물에 몇 시간 담가서 우려내어 그 물을 조금씩 마시게 했다. 도토리를 우린 물을 먹고 오래 지나지 않아서 혈우병이 완전히 나았다.
아이의 어머니가 혈우병을 고친 이야기를 혈우병 환자 가족들 모임에 알려 주겠다고 하였다. ‘어림없는 소리 하지 말라. 다른 아이 하나를 살리면 당신 아들이 죽는다. 남의 목숨을 살리려면 내 목숨을 내어 주어야 한다. 속명(續命)이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을 살리려면 다른 한 사람이 죽어야 한다는 뜻이다. 절대로 아무한테도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여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