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새우

초암 정만순 2018. 4. 28. 05:05




새우



쓰레기통을 뒤져서 만든 최고의 정력제

    

옛날에 한 떠돌이 약장수가 있었다. 그는 약보따리를 둘러메고 이 고을 저 고을로 떠돌아다니며 약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어느 날 고개를 넘다가 도적을 만나서 지니고 있던 돈과 약을 모두 빼앗겼다.

거지꼴이 되어 돌아다니던 중에 한 고을에서 옛날에 사귀던 한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사정 이야기를 듣고 여비를 좀 보태 주었다. 떠돌이 약장수는 그 돈으로 무엇을 할까 하고 이것저것 곰곰이 생각하다가 한 가지 꾀를 생각해 냈다.




그는 곧 시장으로 나가서 식당 근처의 쓰레기통을 뒤져 새우 대가리와 새우 껍질, 죽은 새우, 게껍질, 생선 비늘, 그리고 누룽지 같은 것들을 모아서 여관으로 돌아왔다. 그는 여관의 주방장한테 쓰레기통 속에서 주워 온 것들을 깨끗하게 씻어 큰 가마솥 안에 넣고 노릇노릇하게 볶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는 바삭 바삭하게 볶은 것들을 갈아 가루로 만든 다음 꿀을 약간 섞어서 반죽하여 알약을 만들었다. 시험 삼아 먹어 보니 맛도 좋았다. 이것을 사람들한테 팔 생각을 하니 양심에 가책을 느꼈으나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그 알약을 자루에 넣어 시장으로 나갔다. 그는 사람이 제일 많이 모인 시장 한가운데 서서 신효막측한 정력제를 사세요! 여기 특급 비방으로 만든 정력제가 있습니다! 효과가 좋고 값이 아주 쌉니다.”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로 앞을 다투어 그 알약을 샀다. 저녁 무렵이 되자 그 가짜 정력제 알약이 거의 다 팔렸다.

날이 어두워져서 여관으로 돌아 온 돌팔이 약장수는 한편으로는 돈을 많이 벌었으므로 몹시 기뻤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 알약을 사간 사람들이 엉터리 가짜 정력제를 팔았다고 해서 돈을 도로 돌려달라고 몰려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는 날이 밝는 즉시 그 고을을 떠나 멀리 도망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고을을 떠나기 위해 짐을 챙겼다. 짐 보따리를 싸서 막 여관 문을 나서는데 체격이 건장한 사내 다섯 사람이 들이닥쳤다.

큰일 났다! 무슨 변명을 해야 빠져나갈 수 있을까.’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는 그에게 체격이 제일 건장해 보이는 한 사내가 말했다.

벌써 떠나시려고요당신이 만든 정력제는 진짜 효과가 최고였습니다. 우리는 그 약을 더 사기 위해서 아침 일찍 찾아왔습니다. 그 약을 더 구할 수 없습니까?  돈을 많이 드릴 터이니 갖고 있는 약을 모두 우리한테 파십시오.”

! 뭐라고 하셨습니까?”

 

새우는 아주 훌륭한 보신장양약이다. 새우 머리는 몸통보다 보양효과가 더 강하다. 새우 대가리는  음위(陰痿)와 조루를 치료하고 성욕을 돋우어 준다. 생선비늘과 누룽지는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허약한 체질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새우껍질에는 칼슘이나 아연 등을 비롯한 미네랄과 키토산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미네랄 성분들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골수를 충실하게 하며 면역력을 늘리고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한다. 그러나 미네랄 성분들은 몸에 잘 흡수되지 않는 단점이 있는데 쓰레기통에 버린 지 며칠이 지나면 부패하고 발효되어 입자가 쪼개져서 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바뀐다.

새우살이나 껍질이 부패하면서 독이 발생하는데 떠돌이 약장수는 그것을 물로 깨끗하게 씻은 다음 은은한 불로 노릇노릇하게 볶아서 독성의 90퍼센트 날려보냈다.

돌팔이 약장수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렇게나 만든 약이지만 우연하게 이치가 절묘하게 들어맞아서 가장 훌륭한 정력제가 되었던 것이다

 

그 뒤로 떠돌이 약장수는 아무도 몰래 쓰레기통을 뒤져서 새우 대가리와 껍질, 생선비늘, 누룽지로 정력제를 만들어 팔아서 돈을 많이 벌었고, 그 쓰레기로 만든 정력제는 최고의 보신장양약(補腎壯陽藥)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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