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俠小說의 起源과 變遷
1)당대(唐代)
무협소설의 발단은 대체로 당대(唐代) 전기(傳奇)에서 기원한 것으로 봅니다.
그 이전 선진시대(先秦時代) 제자백가서에 협과 검을 거론한 기록은 있으나 단편적일 뿐 소설은 아니었 다.
<참고>; 열자에 비위(飛衛)와 기창(紀昌)이란 사제가 궁술기예를 겨룬 고사(古史)와 한대(漢代) 사마천 의 사기중 유협열전(遊俠列傳)이나 자객열전(刺客列傳)에 주가(朱家), 곽해(郭解), 전제(田諸),섭정(攝政) 등과 같은 유협자객이 묘사되어 있음.
육조시대(六朝時代)에는 주로 귀신이야기를 다룬 지괴소설(志怪小說)이 성행되었으나 호협이야기는 많 지도 않았고 줄거리 구성도 비교적 간단했다.
당대 초,중기의 전기소설(傳奇小說)은 신선과 귀신 및 애정을 주요 소재로 삼아 작품도 많았고 그 성취도 는 극에 달했다.
대표작으로
고경기(古鏡記), 보강총백원전(補江總白猿傳), 침중기(枕中記), 남가태수전(南柯太守傳), 무쌍전(無雙傳), 유의전(柳毅傳), 이규전, 곽소옥전(藿小玉傳), 앵앵전(鶯鶯傳), 유씨전(柳氏傳) 등이다.
당대 후기는 호사협객(豪士俠客)을 표현한 작품이 주종을 이루었는데, 그 이면에는 당대 중엽이후 지방 세력인 번진(藩鎭)의 할거로 정국은 극도로 혼란스려웠고, 신선방술(神仙方術)의 성행으로 현실에 불만 을 느낀 대중들이 강자를 징벌하고 약자를 돕고 정의를 복돋우는 협객들의 얘기에 자신을 의지하고 위안 을 받으려는 성향이 강했던 탓이었다.
대표작으로
두광정(杜光庭)의 규염객전(一名 風塵三俠), 원교(袁郊)의 홍선전(紅線傳), 배형의 섭은랑(攝隱娘), 곤륜 노(崑崙奴) 등이다.
이중 섭은랑은 무협소설의 격식을 가장 잘 갖추었다고 한다.
여도사가 제자를 거두고, 심신유곡에서 검술을 익히고, 약물을 복용하여 몸을 가볍게 하고, 수리와 호랑 이를 상대로 격투를 하고, 간악한 무리를 주살하고, 허공을 새처럼 날아다니며 야밤에 두건을 쓰고 잠입 하는 따위의 요소가 후세의 무협소설에 부단히 반복하고 대동소이하게 출현되고 있다.
그의 전기는 신선도술의 기이한 이야기를 많이 기록하고 있다.
등장인물의 법력은 무한하며 신통력이 대단하여 후세의 신마검협소설(神魔劍俠小設)의 선구가 되었다.
그 이외 주로 남녀간의 애정을 묘사한 전기로 단성식(段成式)의 유양잡조(酉陽雜俎), 강병(康騈)의 극담 록(劇談錄) 등이 있다.
당대 무협전기는 후세 무협소설에 거대한 영향을 끼쳤다.
중국 무협소설의 존재와 발전에 충실한 기초가 되었으니, 무협소설의 비조(鼻祖)란 말이 어울린다 하겠 다.
2)송대(宋代)
송대에는 시장이 번영하고 상업이 발달했다.
시민들의 오락을 위해 각종 잡기와 기예들이 마구 생겨 났다
그중 설화(說話)를 구연하는 연예인의 대본을 화본(話本)이라 하는데 대부분 구어체에 가까운 백화(白話)로 쓰여져 있어 중하층 민중으로 흡수되기 유리했다.
송대 나엽(羅燁)이 편저한 취옹담록(醉翁談錄)에는 화본의 목차를 영괴(靈怪), 연분(烟粉), 전기(傳記), 공안(公案), 박도(朴刀), 곤봉(棍棒), 신선(神仙), 요술(妖術), 기타의 아홉 종류로 나누었는데 , 대부분의 무협 이야기는 박도와 곤봉 두 부류에 속했다.
이 유형의 무협 격투는 칼, 곤봉, 손발을 위주로 하는 사실적인 기격 형태에 속한다.
또 다른 유형이라면 주술이나 법술을 위주로 한 것으로 , 영괴 유형과 요술 유형에 속한다.
박도와 곤봉의 유형의 화본 중에는 수호지 영웅의 이야기가 적지않다.
뒷날 시내암(施耐庵)이 정리, 가공하여 의협소설(義俠小說) 수호전의 내용으로 구성된다.
송대 필기(筆記)에는 당대의 전기와 유사한 무협이야기가 적지 않다.
오숙(吳淑)의 강회이인록(江淮異人錄)은 도사, 협객, 술사의 이야기를 기록한 총 25편의 책이다.
그 중 홍주서생(洪州書生), 이승(李勝), 장훈처(張訓凄) 3편은 호명인(湖明人)이 검협전(劍俠傳)을 편집할 때 함께 엮어 넣었다.
그 외 손광헌(孫光憲)의 북몽쇄언, 홍매(洪邁)의 이견지(夷堅志)가 있다.
북몽쇄언의 형십삼량(荊十三娘), 허적(許寂), 정수재(丁秀才)등과, 이견지의 화월신문(花月新聞), 협부인 (俠婦人), 해순취부(解洵聚婦), 곽륜관등(郭倫觀燈) 등은 모두 비교적 유명한 무협 필기 단편들이다.
그리고 나대경(羅大經)의 필기집인 학림옥로(鶴林玉露)는 그 내용에 독서 등을 통해 얻은 잡다한 일들이 많은데, 그 중 수주자객(秀州刺客) 1편은 무협소설이라 할 만하다.
이상 8편은 뒷날 명대 검협전에 편입되었다.
3)명대(明代)
명대에는 장편 장회소설(章回小說)이 대단히 성행했는데 그 중 강사연의(講史演義) 방면의 내용이 다수 를 차지했다.
이러한 장편 역사연의 중에서 영괴는 신마소설(神魔小說)이 되고, 호협은 협의소설(俠義小說)이 되는데 모두 강자를 무찌르고 약자를 도우며, 간악한 자를 제거한다.
중국 무협소설은 줄곧 사실과 환상이라는 두 개의 경향을 보이며 무협(武俠)과 검협(劍俠)이라는 커다란 두 유형을 형성했다.
무협이 손발로 기예를 겨루는 사실형이라면 검협은 비검법술(飛劍法術)이 주류를 이루는 황당한 낭만적 인 유형에 속한다.
이 두 유형은 당대 전기부터 줄곧 함께 발전해 왔다. 대표작으로 수호전과 봉신연의(封神演義), 비룡전전(飛龍全傳) 등이 있다.
봉신연의는 은(殷) 주왕(紂王)을 정벌하는 이야기로 황당하면서도 낭만적인 필법을 취하고 있다
신마가 서로 싸우는 장면들, 비검(飛劍), 도술(道術), 선진(仙陳), 요법(妖法)이 충만해 있어 기기묘묘함 이나 환변신이(幻變神異)들은 30년대 촉산검협전(蜀山劍俠傳)의 선구가 된다.
비룡전전에서 무술 싸움의 묘사는 수호전보다 더 세밀해져 태산압정(泰山壓頂)이나 야차탐해(夜叉探海) 등과 같은 무술초식이 묘사된다.
이는 훗날, 협객들의 경전동지할 무공을 묘사한 청대 공안소설(公案小說)을 위한 실험작이 되었다.
비룡전전은 조광윤이 의로운 일을 행할 때는 사실적인 필법으로 묘사하고, 히늘의 명을 받은 천자라는 점 을 두드러지게 묘사할 때는 신비스럽고 황당한 필법을 사용한다.
장편 장회소설이 대량 출현한 것과 동시에 문인들이 화본을 모방해 창작한 단편소설인 의화본(擬話本) 소설도 대단히 성행했다.
대표작으로 풍몽룡(馮夢龍)의 삼언(三言). 즉 성세항언(醒世恒言), 유세명언(喩世明言), 경세통언(警世通言)과, 능몽초의 이박(二拍), 즉 박안경기(拍案驚寄), 이각박안경기(二刻拍案驚寄) 이다.
조태조천리송경량(趙太祖千里送京娘), 이연공궁저우협객(李涓公窮邸遇俠客), 유동산과기순성문(劉東山誇技順城門), 십팔형기종촌주사(십八兄寄踪村酒肆), 정원옥점사대상전(程元玉店肆代償錢), 십일랑운강 종담협(十一郎雲崗從譚俠), 오장군일반필수(烏將軍一飯必酬), 진대랑삼인중회(陳大郞三人重會), 신유기 홍일지매(神愉奇興一枝梅), 협도관행삼매희(俠盜慣行三昧戱) 등은 사실형의 무협단편에 속하고
여동보비검참황룡(呂洞寶飛劍斬黃龍), 양겸지객방우협승(楊謙之客舫遇俠僧), 등은 황당무계형의 무협단 편에 속한다.
<참고>:
명대 4대 기서 - 삼국지연의, 수호전, 서유기(西遊記), 금병매(金倂梅)
4)청대(淸代)
청대는 조설근(趙雪芹)의 홍루몽(紅樓夢)과 함께 협의 공안소설이 주류를 형성했다.
대표작으로 석옥곤(石玉崑)의 삼협오의(三俠五義: 원제목은 忠烈俠義傳)이 있다.
<참고>:
삼협(三俠) - 남협(南峽) 전소(展昭), 북협(北俠) 구양춘(毆陽春), 쌍협(雙俠) 정조란(丁兆蘭)과 정조혜 (丁兆蕙)
오의(五義) - 찬천서(鑽天鼠) 노방(盧方), 철지서(徹地鼠) 한창(韓彰), 찬산서(竄山鼠) 서경(徐慶), 번강 서(飜江鼠) 장평(蔣平), 금모서(錦毛鼠) 백옥당(白玉堂)
이 책은 뒤에 청대의 대학자 유월(兪越)에 의해 칠협오의(七俠五義)로 개정했는데 당초의 판본과 함께 크 게 유행했다고 한다.
<참고>:
칠협(七俠) - 남협, 북협, 쌍협 4인에 소협(小俠) 애호(艾虎), 흑요호(黑妖狐) 지화(智化) 및 소제갈(小諸葛) 심중원(沈仲元)
그 외 대표작으로 칠검십삼협(七劍十三俠), 칠검십팔의(七劍十八義), 영웅대팔의(英雄大八義), 영웅소팔 의(英雄小八義), 유공안(劉公案), 이공안(李公案) 등이 있었다.
5)근대(舊派)
1911년 민국 이래의 구파 무협소설은 1930년대 초기부터 1950년대 말기까지 전성기였다.
위소창(魏紹昌)이 편집하여 싱해문예출판사에서 간행한 원앙호접파(鴛鴦蝴蝶派) 연구자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당시 무협소설가는 170여 명을 헤아렸고 작품수는 무려 680여 부를 헤아릴 정도였다.
출판사는 주로 상해, 남경, 북경, 천진에 집중해 있어 지역들을 근거로 북파(北派)와 남파(南派)로 구분해 불럿다.
대표적 남파 무협소설가로는 평강(平江) 불초생(不肖生)이 가장 유명했고 고명도(顧明道), 문공직(文公直), 강접려(江蝶廬), 하일봉(何一峯), 이접장(李蝶莊), 왕경성(汪景星), 요민애(姚民哀), 강협혼(姜俠魂), 장명비(張冥飛), 서철신(徐哲身), 해상수석생(海上漱石生), 장개농, 진읍취, 욱사악 등이 모두 명성을 날 렸다.
그중 1930년대 초에 쓰여진 평강 불초생의 강호기협전(江湖奇俠傳)은 근대 무협소설의 선구적인 작품으 로 인정을 받으며, 일세를 풍미하며 많은 독자를 확보했다.
<참고>: 강호기협전은 불타는 홍련사(火燒紅蓮寺)란 제목으로 영화화 됨.
그외 작품으로 근대협의영웅전(近代俠義英雄傳), 옥결금환록(玉抉金環錄), 반야비두기(半夜飛頭記), 강 호괴이전(江湖怪異傳), 연화여협(烟花女俠), 염탑기(艶塔記) 등 모두 13부작의 작품을 남겼는데, 특히 근 대협의영웅전은 대도왕오(大刀王五), 곽원갑(藿元甲), 조옥당(趙玉堂), 산서노동(山西老童), 농경손(農勁蓀), 손록당(孫祿堂) 등 모두 역사상 실존햇던 인물들을 작품 속에 등장시켜 사건의 80 - 90%의 사실성을 무술가로 부터 인정 받았다.
당시 남파 무협소설가는 인재가 넘쳐날 정도로 많은 상황에 비해 북파 무협소설가는 수적인 면에서 열세 였으나 그 영양력은 오히려 남파를 능가 하였다.
대표작가로 조환정(趙煥亭), 정증인(鄭證因), 주정목(朱貞木), 왕도려(王度廬), 백우(白羽), 환주루주(還珠樓主) 등이 있다.
조환정은 초기의 작가로 불초생과 함께 남북 양웅으로 일컬어졌는데, 대표작 기협정충전(奇俠精忠傳)은 당시 강호기협전과 쌍벽을 이루었다.
정증인은 다작으로 명성이 높아 총 88여 부를 창작했는데, 대표작은 응조왕(鷹爪王)을 들 수 있다.
작가는 기격에 정통하고 강호에서의 처세술, 방규(幇規), 절구(切口:암호) 등에 익숙하여 그 묘사가 대단 히 사실과 부합되어 있다.
환주루주는 황당무계하고 기묘하며 환상적인 필치로 초특급 장편대작 촉산검협전(蜀山劍俠傳)을 창작하 여, 전대미문의 놀라운 상상력을 독자에게 선보였다.
이 소설은 형상이 기이하고 색채가 다양하며, 기상천외하고 기기묘묘한 곡절이 환상적으로 그려지고 있 어 가히 변화무쌍함의 극치라 이를 만했다.
그 신기히고 황당무계한 정도는 서유기와 봉신연의를 능가하여, 이 작품을 신마검협소설(神魔劍俠小說) 중 전인미답의 경지를 개척한 최고봉으로 평가받게 했다.
그가 펼친 상상력은 위로는 하늘에 이르며 아래로는 땅속까지 파고들며, 신비한 법보(法寶)와 괴이한 요 물(妖物)들은 사람을 놀라게 한다.
실로 근세의 황당무계한 낭만형 무협소설의 일대 걸작이 아닐 수 없다.
십이금전표로 한때 이름을 날렸던 백우는 본래 무협소설을 혐오했던 사람이었으나 생계 때문에 입문하여 뜻하지 않게 유명한 작가가 되어 버렸다.
백우의 작품은 비교적 인간들의 삶에 충실하다.
무림의 은원을 소재로 인간세태와 인정에 대한 감개무량한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어, 그 뜻하는 바가 심 오하여 특히 후세에 많은 칭찬을 받았다.
백우는 특히 작품 속에 협객을 비웃는 장면이나 무림고수가 음모와 계략에 빠져 죽고 마는 험한 장면을 묘사함으로써 무림고수도 결코 초인이 아니면 또 무공이 제아무리 고강해도 음모와 계략에는 당할 수 없 음을 잘 보여준다.
백우의 무협소설은 알렉산드 뒤마와 돈키호테를 지은 세르반테스의 수법을 빌리고 거기에다 근대소설의 기교를 운용하여 창작에 임해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냈는데, 훗날 홍콩과 대만에서 출현한 신파(新派) 무협소설의 선구자가 되었다.
무협을 통해 인간의 정을 잘 표현한 왕도려의 작품은 언정무협소설(言情武俠小說)로 분류된다.
대표작으로 와호장룡(臥虎藏龍), 철기은병(鐵騎銀甁), 보검금차, 학경곤륜(鶴驚崑崙), 자전청상(紫電靑霜)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격렬하고도 긴장된 무협이야기를 빌어 우여곡절한 남녀의 정을 묘사하고 있는, 자기만의 특색이 대단한 작품들로 무협소설의 새로운 국면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정목의 작품은 정증인과 비슷하여 모두 기격무협소설에 속하지만, 그 문필이 활기있고 산뜻하다는 점 에서 정증인을 앞지른다.
대표작으로 칠살비(七殺碑), 나찰부인(羅刹夫人), 호소용음(虎嘯龍吟), 묘강풍운(苗疆風雲) 등이 있다.
위에서 말한 남파는 작가는 많았지만 작가와 작품의 영향은 북파만큼 크지 못하고, 유명도에 있어서도 남 파의 불초생과 고명도는 북파의 환주루주와 백우에 미치지 못했다.
대학자 장경생은 최근 무협소설을 무림기격소설, 신마검협소설, 사회무협소설, 언정무협소설로 분류하면 서 대표적인 작가로 정증인, 한주루주, 백우, 왕도려를 들었는데 네 사람 공교롭게도 모두 북파에 속한다.
홍콩과 대만의 무협소설은 모두 이 네사람의 영향을 조금씩 받고 있다.
홍콩 신파 무협소설의 대가인 양우생은 초기 자신의 무협소설에 영향을 준 사람은 백우라고 고백하였고, 대만 무협소설가의 대표적 작가인 고룡(古龍)은 왕도려와 정증인으로 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걸로 알려져 있다.
6)근대(新派)
1950년대 중반 들어서면서 무협소설은 대륙에서 소리 없이 자취를 감추고 대신 홍콩에서는 새로운 번영 기를 맞이하는데 오늘날 사람들이 말하는 신파 무협소설의 형성이다.
신파 무협은 새롭게 구소설의 진부한 언어를 털어내고, 새로운 문예수법을 구사하는 일면, 외국소설 중에 서 새롭고 참신한 기교를 흡수하여 무협, 역사, 언정의 3자를 결합시켰다.
전통적인 공안과 현대 추리를 일체화함으로써 무협소설을 참신한 경지로 진입케 한 것이다.
신파 무협소설의 특징은 늘 그 스토리의 전개가 기구하고 곡절이 많으며, 인물의 성격은 선명하게 부각된 다. 게다가 인물의 심리묘사에 정통하고, 주변 환경이나 분위기를 잘 묘사하여 독자를 끌어 당긴다.
기상천외한 필치로 파란만장한 줄거리와 쉴새없이 변하는 기교, 그리고 읽는 이의 마음을 흔들었다 가라 앉혔다 하는 호흡조절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 잡고 황홀한 경지로 몰아간다.
고대 협객들의 고사를 사실과 환상이 뒤섞인 광활한 역사의 배경 속으로 몰고 가는 데 아주 능하며, 그 속 에서 다양한 풍토와 인정, 제도와 문물, 불경과 도교 경전, 시와 노래, 글과 그림, 음울과 악기, 장기와 바 둑, 의원과 점복가, 점성술사와 관상가 등등의 내용으로 잡다한 삼교구류(三敎九流)의 인물과 다양한 물 색(物色)을 동원하여 독자의 눈을 현란스럽게 사로 잡는다.
또 우여곡절도 많은 남녀간의 애정으로 빚어지는 갈등을 수시로 삽입시켜, 무협소설을 그저 단순히 죽고 죽이는 살벌한 분위기의 과거 무협소설과 차원이 다르게 바꿨다.
운치있는 정감이 흐르는 수준으로 끌어 올려, 당당하게 문학의 전당 한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신파 무협소설은 구상과 수법이 새롭고 스토리가 변화무쌍하며 언어구사의 기교가 뛰어나서 각계각층의 독자를 끌어 들일 수 있었다.
일반 소시민 뿐만 아니라 박식있고 품위있는 전문가와 학자, 심지어는 정부의 요인들도 흥미진진하게 읽 는 애독자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 무협소설은 이미 통속적인 읽을거리에서 벗어나 아속(雅俗)을 함께 감상하는 것으로 변했다.
그야 말로 대아(大雅)의 전당에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김용은 홍콩의 베스트셀러 작가 예광(倪匡)으로 부터 '동서고금에 이런 예가이전에도 없었고 앞으 로도 없을 것이다(古今中外 空前絶後)" 란 극찬을 받았고 대만에서는 김학회(金學會), 즉 김용학회가 설 립되었는가 하면, 김학연구총서까지 출간되었다.
60년대 대만에서는 고룡이란 이색적인 작가가 새롭게 등장하여 무협추리소설이란 또 다른 깃발을 꽂음으 로써 김용, 양우생과 함께 정립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고룡의 문장은 자유분방하며 간결한 것이 그만의 일가를 이룬다.
손에 땀을 쥐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있고 스토리의 전개에 있어서 변화가 풍부하며 통상 결말은 읽는 사람 의 의표를 찌른다.
그는 특히 등장인물의 창출에 아주 신경을 쓰고 무협미스테리물을 빚어내는데 아주 능했다.
내용이 참신하고, 필법이 새롭고, 형식 또한 신선해, 스토리는 늘 긴장하고 복잡다변했다.
특히 대표작 초류향(楚留香)은 영화와 TV 연속극으로 개편되어 그 영향이 대단했다.
그 외 대표작가로 소일, 와룡생, 사마령, 제갈청운, 동방옥, 온서안, 주우 등이 있다.
그들의 작품은 전개에 있어서 영웅과 미인이 등장하고, 협객과 표사, 화상과 도사, 혼군(昏君)과 간신, 효 웅(梟雄)과 악패(惡覇), 탕녀와 음부, 간사한 자와 소인, 풍진이사(風塵異士) 등등의 인물로 점철된다.
뿐만 아니라 무공 대결, 복수, 권력쟁탈, 역용술, 지혜 대결, 소인배 척결 등의 스토리가 끼어들며, 거기에 여러 가닥으로 얽힌 애정으로 인한 갈등까지 겹쳐 선혈이 낭자하고 욱감적인 장면들이 연출되어 읽는 이 들을 흥분시킨다.
훗날 피차간의 경쟁 때문에 저마다 괴초(怪招)가 백출하고, 기묘한 싸움박질이 만연하여 스토리와 무공 이 갈수록 괴상해졌다.
이야기의 내용이 그에 따라 황당무계해지고 등장인물의 성격도 과팍스러워진 것은 지극히 당연했다.
신화와도 같은 우연과 기연(奇緣)이 적지 않게 안배 되었으며 겹겹이 복선과 암시가 널려져 잇엇다.
그 때문에 소설의 흥미는 고조되고 긴장과 자극이 충만했다.
그러나 일정한 공식과 상투적인 수법에서 벗어나지 못해 무협소설에 익숙한 독자라면 몇 페이지를 읽어 도 그 뒤의 결말과 변화상은 어렵지 않게 유추해낼 수 있었다.
이러한 무협소설은 역사적 배경이 대부분 모호했고 어떤 작가는 전통문화에 대한 소양이 부족하여 제도 나 문물, 시가, 종교, 민속, 오행사상 등에 대해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바람에 소설 속의 인물 이 시를 읆조리는 장면에서 왕왕 그 실수를 드러내곤 햇다.
이런 무협소설은 전체적으로 쭉 훓어보면 새롭고 기이하기도 하지만 그 정도를 지나쳐 잠꼬대 같기도 하 며, 읽으면 읽을수록 공허한 허구를 느끼게 되어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요인이 크게 감소하는 것이 다.
또 이런 소설들은 대부분 기기묘묘한 무협세계를 짜맞추는 데 온 힘을 기울이는 바람에 재미는 있으나 그 의미하는 바가 크지 못해, 인생문제를 심각하게 표현하고 있는 김용의 작품과 비교해 크게 손색이 나고, 그 성취와 영향도 훨씬 거리가 멀다.
(참고) 양수중 저, 안동준/김영수 역, 무림백과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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