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술 [鍼灸術] 동양의학적 질병치료방법은 크게 약물치료법과 침구치료법 및 물리요법 등으로 나누어진다. 침구라는 말은 침과 뜸이라는 뜻이다. 즉 침은 끝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도구를 의미하는바 인체 표면을 기계적으로 자극하는 데 사용되며, 뜸은 불로 지진다는 뜻이 있는바 쑥잎 등을 짓찧어 만든 솜 모양의 뜸쑥에 불을 붙여 인체 표면에 온열자극(溫熱刺戟)을 가하여 각종 질병상태를 정상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 데 사용된다. 침구술은 동양인들이 수천 년 이래 질병과 싸운 경험의 총괄로 이룩된 것이다. 원시사회의 인류는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고자 주위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뾰족한 돌이나 불의 따뜻한 열기 등을 이용하여 본능적으로 아픈 부위를 자극하거나 찜질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원시적 의료경험이 축적되는 과정에서 어떤 법칙적 현상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예컨대, 신체 표면의 일정 부위를 자극하면 어느 체표(體表) 또는 내장(內臟)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하나하나의 경험들이 축적되어 경락이론(經絡理論)이 형성되었으며 이 이론에 의하여 침구술이 차츰 체계화되었다. 기원전 3, 2세기경에 저작된 동양의학의 원전인 ≪황제내경 黃帝內經≫에 의하면 침은 동방과 남방에서, 뜸은 북방에서 각기 유래하였다고 하였다. 여기에서의 방위는 중국대륙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동방지역은 소금과 물고기가 많이 나는 해안지역이라 사람들이 이를 즐겨 먹음으로써 종기와 유사한 병이 많이 생기니 침[砭石]으로써 그 병을 치료함이 마땅하였고, 북방지역은 고원지역으로 바람이 거세고 기후가 한랭하여 이로 인한 병이 잘 생겨 뜸[灸灼]으로 치료함이 마땅하였다. 우리 나라의 옛 이름이 해동(海東)·동국(東國)이었던 점에 비추어 동방이란 곧 우리 나라를 침의 발상지로 보는 견해도 있다. 침구술의 기초이론은 경락학설(經絡學說)이다. 경락학설은 한의학적 기초이론 중의 하나로 인체의 상하·내외 등 각 부분이 경락이라는 어떤 체계적인 선(線)에 의하여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고 반응한다는 이론이다. 인체 표면의 반응점과 침자극시의 환자에게 나타나는 방사성감각(放射性感覺)과의 상호관계에 기초를 두어 발전된 이론이다. 어느 내장 또는 어느 한 부위에 병이 있을 경우, 인체 표면의 일정한 부위에 압통(壓痛) 또는 피부색의 변화, 결절(結節) 등의 상태가 나타나며 이러한 각종 증후와 치료상 얻어지는 효과를 관찰하여 인체에는 여러 가지 법칙적 현상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내장기능에 병리변화(病理變化)가 발생하면 전신 또는 체표에 여러 가지 상이한 증상과 특징의 반영이 나타나고, 각개 장기(臟器)의 질병은 상호 영향을 미치며, 질병의 전변(傳變)과 발전에도 일정한 과정이 있다는 등의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장기간에 걸친 이러한 의료실천경험의 축적을 통하여 감성적 인식으로부터 이성적 인식으로 발전됨으로써 경락학설이 정립되었다. 경락학설에 의하면 인체에 경락계통이 있으며, 이로써 하나의 질서정연하고 통일된 유기체를 구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락에는 주된 줄기와 가지가 있어서 내부로는 장부(臟腑)에 연속되고, 외부로는 눈·코·입·귀·혀 등 오관칠규(五官七竅:5개의 기관과 7개의 구멍)와 사지백해(四肢百骸)에 분포되어 전신을 그물과 같이 연락하여, 기혈(氣血)을 운행시키면서 체내와 체표에 유주(流注)하고 있다. 경락학설은 인체 각 부분의 연관관계를 설명하여 동양의학의 통합체라는 관점을 구현하고 있다. 침구술의 임상(臨床)에서는, 경락을 변별(辨別)하고 혈위(穴位)를 선정하며 자법(刺法:자극법)을 운용하고 기혈을 조정함에 있어서 경락이론이 그 기초가 된다. 경락은 인체의 이상을 반영하는 작용을 한다. 인체에 만약 어떤 발병 인자가 침입하여 장부의 정상기능이 손상되어 질병이 발생한 경우, 경락은 인체 각 부분과 밀접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경락이 통과, 연락된 체표면의 일정 부위를 자세히 살펴 안압(按壓:손으로 누름)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러 가지 이상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경락은 침입한 발병 인자나 침구자극 등을 전도(傳導)하는 작용을 한다. 경락은 발병 인자의 침입에 대하여 전도작용을 가져, 체표에 침입한 발병 인자는 경락을 통하여 내장으로 전입되고, 내장간의 경락 연관에 의하여 하나의 내장에서 다른 내장으로 전입하는데 이를 ‘병사(病邪:질병의 요인)의 전변(傳變)’이라 한다. 경락 또는 내장이 그 기능을 실조(失調)하였을 때, 체표의 일정 혈위를 침이나 뜸으로 자극함으로써 경락이 그 치료성자극을 관계 있는 부위와 내장으로 전도할 수 있다. 그래서 인체의 기기(氣機)가 조절기능을 발휘하여 기혈의 운행을 원활하게 하고 영위(榮衛:榮血과 衛氣)가 조화되어 질병을 치료하게 된다. 경락은 인체의 내외·상하·좌우를 그물과 같이 서로 연결하여 하나의 조화된 생명현상을 유지시켜 나가고 있으며, 이 경락의 경로상에 있는 치료점, 즉 경혈(經穴)을 침 또는 뜸으로 자극함으로써 경락의 기능을 앙양시켜 치료작용을 나타낸다. 경락은 기혈이 운행되는 통로이고, 기혈은 인체생명활동의 기초가 되므로 침구치료를 통하여 기혈순환을 조정하고 장부조직(臟腑組織)의 활동을 정상화하여 질병을 예방·치료한다. 예로부터 침치료에 사용된 9침(九鍼)이 있다. 9침은 참침(鑱鍼)·원침(圓鍼)·시침(鍉鍼)·봉침(鋒鍼)·피침(鈹鍼)·원리침(圓利鍼)·호침(毫鍼)·장침(長鍼)·대침(大鍼)의 아홉 가지이다. 요즈음에는 이 가운데 몇 가지만 사용하고 있고, 특히 참침·피침 등은 외과용 수술도와 흡사한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외과 절개수술에 사용되었던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참침은 얕게 찌르는 침도구로서 후세인들이 전두침(箭頭鍼)이라 칭하기도 하였다. 원침과 시침은 인체 표면을 안마하거나 안압하는 침도구이다. 봉침은 오늘날의 삼릉침(三稜鍼)이며 사혈(瀉血)하거나 낙맥(絡脈)을 사(瀉:뭉친 기운을 빼냄)하는 데 쓰였다. 피침은 후세인들이 검침(劍鍼)이라 칭하며 외과용 해부도로 썼다. 원리침도 외과용이며 근년에는 형태가 바뀌어 소미도(小眉刀)로 만들어 사혈하는 데 썼다. 호침은 9침 가운데 주체로서 응용범위가 가장 넓으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침요법(刺鍼療法:침으로 찌르는 요법)의 주요 도구이다. 장침은 호침을 길게 한 것이며 후세인들이 환도침(環跳鍼)이라 칭하였다. 대침은 호침을 굵게 한 것이며 가열 후에 자침(刺鍼)하는 것을 화침(火鍼)이라 칭하였다. 침치료법에는 전침요법(電鍼療法)·수침요법(水鍼療法)·기침요법(氣鍼療法)·약물이온혈위도입법(藥物ion穴位導入法)·분구침요법(分區鍼療法)·피부침요법(皮膚鍼療法)·도침요법(陶鍼療法)·시침요법(鍉鍼療法)·피내침요법(皮內鍼療法)·망침요법(芒鍼療法)·자락요법(刺絡療法)·온침요법(溫鍼療法)·화침요법(火鍼療法) 등이 있다. 구치료법(灸治療法)에는 직접구법(直接灸法)과 간접구법(間接灸法)이 있다. 전침요법은 혈위에 감응이 있은 뒤에 침상에 전류를 통하여 전기자극을 이용함으로써 경락혈위(經絡穴位)의 작용을 통해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수침요법은 자침과 약물을 결합시킨 일종의 신요법(新療法)으로 경락학설의 원리에 의하여 관계있는 혈위를 선정하여 자침한 뒤에 약물을 주입함으로써 침과 약물의 동시효과를 노리는 침법이다. 기침요법은 소독한 공기를 주사기로 혈위에 주입하여 그 공기가 흡수되는 과정중 일정 시간의 점위자극(點位刺戟)을 이용해서 경락의 기능을 조정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약물이온혈위도입법은 직류전기의 전해작용과 직류전기에 의하여 생체에 도입된 약물의 작용을 결합시킨 방법이다. 분구침요법은 인체의 어느 한 부분을 이용하여 전신의 장기 및 기관을 각 소분구(小分區)에 대응시켜 치료하는 방법으로 수침(手鍼)·족침(足鍼)·이침(耳鍼)·비침(鼻鍼)·두침(頭鍼)·면침(面鍼) 등의 방법이 이에 속한다. 피부침요법은 동시에 많은 수의 침을 피부에 얕게 자(刺)하는 방법으로 피자요법(皮刺療法)이라고도 한다. 도침요법은 자기편(磁器片) 또는 도기편(陶器片)을 침도구로 하여 인체표면의 특정 부위를 얕게 자해서 치료하는 방법으로 주로 옛날에 많이 사용되었다. 시침요법은 고대의 9침 중의 하나인 시침으로 경락혈위의 피부 표면을 안압하는 데 사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근래에는 추침(推鍼)이라고도 한다. 피내침요법은 고대의 자침유침법(刺鍼留鍼法)에서 발전한 것이다. 피내침은 특별히 제작한 작은 침을 혈위의 피부 내에 자입(刺入)하여 비교적 장시간 방치해두므로 매침(埋鍼)이라고도 칭한다. 망침요법은 고대의 9침 중의 장침에서 발전한 망침을 사용하여 깊게 자입하는 방법이다. 사용 전에 충분한 연습과 국소의 완벽한 해부학적 지식이 요구되며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락요법은 자혈요법(刺血療法)이라고도 하는데, 삼릉침·소미도·피부침 등을 써서 인체 표면의 얕은 혈판을 자파(刺破)하여 소량의 혈액을 방출시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온침요법은 호침을 자입한 뒤 침 꼬리에 뜸쑥을 부착하여 이를 연소시켜 온도를 가하는 치료법이다. 화침요법은 번침요법(燔鍼療法) 또는 수침요법(焠鍼療法)이라고도 칭하는데, 특별히 제작한 굵은 침을 가열하여 일정 부위에 자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직접구법이란 뜸쑥을 피부 표면에 직접 놓고 점화하여 완전히 연소시키는 방법이다. 간접구법이란 생강·마늘·부자 등의 절편(切片)을 매개체로 피부 표면에 올려놓고 그 위에 뜸쑥을 점화시켜 치료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침은 급성질환, 뜸은 만성질환에 더 잘 적용된다. 침구술은 ① 중풍졸도·소아경풍(小兒驚風)·간질발작·히스테리 발작·쇼크(shock) 등 각종 구급을 요하는 질환, ② 두통·치통·삼차신경통(三叉神經痛)·요통·좌골신경통(坐骨神經痛)·복통 등 동통(疼痛)을 주로 호소하는 질환, ③ 안면신경마비·사지마비·중풍·반신불수 등 각종 운동 및 지각(知覺)과 신경마비를 주로 호소하는 질환, ④ 식체(食滯)·소화불량·설사 등의 소화기질환을 비롯한 각종 장기질환 및 임상 각과 질환에 매우 광범위한 효능을 나타낸다. 이 중 특히 구급을 요하는 질환이나 동통 및 마비를 주로 호소하는 질환에 있어서 신속하고 탁월한 효능이 있다. 현대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재래 침구술의 각종 침도구와 수기법(手技法) 등이 개량되어 전기나 자기, 레이저광선 등을 이용한 여러 가지 새로운 침구치료법이 개발되어 침구술의 적응범위가 더욱 확대되어 가고 있다. 침구치료시의 부작용은 훈침(暈鍼)·발침곤란(拔鍼困難)·절침(折鍼)·내울혈(內鬱血) 등이 있다. 훈침이란 신경이 극히 쇠약한 사람, 심장질환자, 몸이 극도로 쇠약한 사람, 노인 등에서 종종 나타나며, 침을 맞은 뒤 신경이 지나치게 자극을 받아 일시적으로 뇌빈혈상태를 일으킨 것이다. 가벼운 증상은 어지럼증, 메스꺼움, 구토, 가슴두근거림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심한 증상은 얼굴색이 창백하여지며, 사지가 차가워지고 식은땀이 나며, 맥이 약해져 졸도하게 된다. 발침곤란이란 침시술을 받은 환자가 체위를 이동하여 침이 굴곡된 경우, 침체(鍼體:침바늘)에 상흔(傷痕)이 있어서 근육섬유가 여기에 꽉 끼인 경우, 또는 근육운동신경이 지나치게 흥분되어 근육경련을 일으킨 경우 등에서 종종 나타나는 것으로 발침시에 침이 잘 빠지지 않는 상태를 가리킨다. 절침이란 침체에 상흔이 있거나, 강한 자극으로 근육강직(筋肉强直)을 일으켰을 때 침체가 근육 내에서 부러지는 현상이다. 내울혈이란 혈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경혈 부위를 자침할 때 잘 나타나며 침으로 혈관을 관통하여 내부에 출혈이 일어나 괸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이들 부작용은 시술 전 침도구의 세밀한 점검과 시술자의 기초의학 지식 및 주의에 의하여 대부분이 예방될 수 있으므로 실제 임상진료상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침구치료를 할 때에는 시술자가 주의하여야 할 사항과 시술을 받는 자가 주의하여야 할 사항이 있으나 일반적인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몸이 극히 쇠약한 사람이나 신경이 극히 쇠약한 사람, 노인, 소아 등은 약한 자극을 하여야 하며, 임신부에게는 임신금기혈(妊娠禁忌穴)을 자침하지 않아야 한다. 폭풍우가 있거나 천둥이 있는 등 악천후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크게 노하거나 크게 놀란 후 등 칠정상(七情傷)의 직후, 지나친 기아시(飢餓時) 또는 과식 후 등 음식 전후, 과음으로 크게 취한 후, 지나친 육체적 활동 직후나 범방(犯房:정사) 직후 등에는 잠시 심신의 안정을 취한 뒤에 치료를 하여야 한다. 또한, 크게 출혈이 있는 후나 산후 즉시에는 침구치료를 삼가는 것이 좋으며 혈우병(血友病)으로 지혈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 침치료를 금하여야 한다. 침술은 고대 석기시대의 돌침인 폄석(砭石)에서부터, 구술(灸術)은 인류가 불을 사용할 줄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어, 청동기·철기시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류 과학문명 발달과 더불어 꾸준히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이러한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침 또는 뜸 도구의 발전과 치료방법의 발전으로 나누어진다. 근년에 이르러서는 짧은 침을 피하에 장기간 매장해 두는 피내침(皮內鍼)을 비롯하여, 압정 모양의 침을 귓바퀴에 고정치료하는 이침(耳鍼), 침치료시 수기(手技)에 의한 기계적 자극을 전기 또는 자기의 자극으로 대치시킨 전침(電鍼) 및 자기침(磁氣鍼), 전류를 이용하여 직접 치료부위를 자극하는 전기흥분요법, 약액의 작용과 결합하여 발전시킨 수침요법(水鍼療法), 멸균한 공기를 혈위에 주사하는 기침요법(氣鍼療法)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온의 성능을 이용하여 혈위에 약물을 도입하는 약물이온혈위도입법,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전환시켜 적외선이나 자외선을 혈위에 조사하는 혈위조사법(穴位照射法), 레이저광선의 효능을 침구술에 도입시켜 개발한 레이저침, 외과수술법과 결합시켜 발전된 도침요법(挑鍼療法), 할치요법(割治療法), 혈위천선(穴位穿線)·매선(埋線)·결찰요법(結紮療法) 등 각종 방법이 개발되었다. 한편, 구술 또한 그 연소재료에 따라 또는 구법(灸法)에 따라 개량, 발전되어 뜸쑥을 이용하는 애구(艾灸)를 비롯하여 각종 도구를 이용한 통구(筒灸)·온통구(溫筒灸) 및 일광구(日光灸)·약물발포구(藥物發疱灸) 등 다양해졌다. 이와 같이 새로운 침구요법의 개발로 현대의 침구술은 점차 그 치료영역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 특히, 침술마취에 대한 보고는 침구술에 대한 가장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 밖에도 금연(禁煙)·비만 등 새로운 침구효과에 대한 보고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동양의학 고유의 침구술이 현금에 이르러서는 전세계적인 관심의 초점이 되어 서양의학의 단점을 보충한 새로운 의학 내지 제3의 의학의 탄생을 겨냥한 활발한 연구가 세계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다. 침과 뜸으로써 인체의 정기(正氣)를 보충하고 사기(邪氣)를 제거하여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보호하는 방법이 침구보사법(鍼灸補瀉法)이다. 일반적으로 침구보사법에서 침은 사기를 제거하는 사법(瀉法)이 되고, 뜸은 정기를 보충하는 보법(補法)이 된다고 한다. 그것은 침이 금속성이고 차가운 것이라면 뜸은 그 성질과 작용이 따뜻한 것이기 때문에 침은 사법에, 뜸은 보법에 적절할 것으로 생각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침에도 보법과 사법이 있으며, 뜸에도 보법과 사법이 있다. 침에 있어서 보사법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수기보사침법(手技補瀉鍼法)은 침을 놓을 때 그 침의 조작방법에 따라 일어나는 강약의 변화로 질병치료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② 오행보사침법(五行補瀉鍼法)은 십이정경(十二正經)의 오수혈(五輸穴)에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오행을 배속시켜 상생상극(相生相克)의 원칙으로 경혈을 선택하여 침을 놓는 방법이다. ③ 시간보사침법(時間補瀉鍼法)은 천지의 운행과 인체의 질병현상이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 일시(日時)의 변화에 따라 일어나는 장부경락(臟腑經絡)의 성쇠를 파악하여 질병치료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④ 사암보사침법(舍巖補瀉鍼法)은 수기보사와 오행보사, 그리고 시간보사를 종합하여 사용하는 방법이다. ⑤ 체질보사침법(體質補瀉鍼法)은 사람의 체질을 태양인(太陽人)·태음인(太陰人)·소양인(少陽人)·소음인(少陰人)으로 분류하는 체질감별의 네 종류로 나누고 각 체질에 따라 치료경혈(治療經穴)을 달리하는 방법이다. 수기보사침법에는 기본수기보사침법과 복합수기보사침법이 있다. 기본수기보사침법에는 영수보사(迎隨補瀉)·염전보사(捻轉補瀉)·호흡보사(呼吸補瀉)·서질보사(徐疾補瀉)·제삽보사(提揷補瀉)·개합보사(開闔補瀉)·구륙보사(九六補瀉) 등이 있다. 이러한 기본 수기법을 혼용하는 복합수기보사침법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서 보법에 쓰이는 것과 사법에 쓰이는 것, 그리고 보법과 사법에 고루 쓰이는 것이 있다. 오행보사침법에는 자경보사(自經補瀉)와 타경보사(他經補瀉), 그리고 자타경겸보사(自他經兼補瀉)가 있다. 시간보사침법에는 자오유주법(子午流注法)과 영구팔법(靈龜八法)이 있다. 사암보사침법은 이상의 세 가지 침법을 합친 종합보사침법이며, 체질보사침법에는 태극침법(太極鍼法)과 8체질침법(八體質鍼法)이 있다. (1) 수기보사침법 ① 기본수기보사:기본수기법 가운데 영수보사에는 침을 놓을 때 침을 비스듬히 뉘어서 그 침 끝이 경맥의 흐름을 따라 가게 하는 보법과 경맥의 흐름과 반대되게 하는 사법이 있다. 염전보사의 보법은 엄지를 앞으로 밀어 침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사법은 엄지를 뒤로 빼면서 침을 왼쪽으로 돌리는 것이다. 호흡보사는 숨을 내쉴 때 침을 찔러서 들이마실 때 뽑는 보법과 숨을 들이마실 때 찔러서 내쉴 때 뽑는 사법이 있고, 서질보사에는 서서히 찔러서 급히 빼는 보법과 급히 찔려서 서서히 뽑는 사법이 있다. 그리고 제삽보사에는 힘주어 찔러서 가볍게 뽑는 보법과 가볍게 찔러서 힘주어 뽑는 사법이 있다. 개합보사에는 재빨리 침을 뽑고 나서 급히 그 침구멍[鍼孔]을 막아주는 보법과 천천히 뽑고 나서 막아주지 않는 사법이 있다. 구륙보사의 보법은 홀수(陽의 數)인 9수로 염전이나 제삽의 횟수를 조작하는 것이고, 사법은 짝수(陰의 數)인 6수로 조작하는 것이다. ② 복합수기보사:이 수기법은 기본수기보사법을 섞어서 사용하는 복잡하고도 경험적인 인식이 필요한 방법으로 운기법(運氣法)·제기법(提氣法)을 비롯한 40여 종류가 있는데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바, 보법에 쓰이는 것과 사법에 쓰이는 것, 그리고 보법과 사법에 고루 쓰이는 것이 있다. 보법에 사용되는 복합수기보사법 가운데 유기법(留氣法)은 구륙보사·제삽보사·서질보사를 혼용하는 것으로 침을 7푼쯤 찔러서 아홉수[九數]로 조작하여 득기(得氣:침을 회전시킬 때 저항감을 느끼면서 환자가 시큰거리거나 찌릿찌릿하는 느낌을 가질 때를 말함)한 다음 다시 3푼을 더 찔렀다가 여섯수[六數]로 뽑는 방법으로 적취(積聚:체증이 오래되어 뱃속에 덩어리지는 병)나 기괴(氣塊)를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창구탐혈법(蒼龜探穴法)은 세 번 찔러서 한 번 빼는 방식으로 침끝을 상하좌우 사방으로 돌리는 방법으로 일체의 반신불수·사지경련·마비에 유용한 보법이다. 청룡파미법(靑龍擺尾法)은 구륙보사를 응용한 것으로 침 끝이 아픈 곳을 향하도록 누인 뒤에 한 번은 왼쪽으로 한 번은 오른쪽으로 마치 키[舵]를 젓는 식으로 아홉수로 세 번 움직이는 방법이며, 관절 부위에 있는 여러 통증 및 중풍 등에 효과적이다. 이 밖에도 소산화법(燒山火法)과 진화법(進火法) 등의 보법이 있다. 사법에 사용되는 복합수기보사법 가운데 운기법은 구륙보사·제삽보사·호흡보사를 혼용하는 것이다. 우선 여섯수로 움직여 득기한 뒤에 그 침끝이 아픈 곳을 향하게 한 다음 환자로 하여금 크게 다섯 번 숨을 들이마시게 하는 방법으로 일체의 동통(疼痛)과 외감병(外感病:고르지 못한 기후 때문에 생기는 질병의 총칭)에 사용한다. 제기법은 제삽보사·구륙보사·염전보사를 혼용하는 것으로 먼저 여섯수로 움직여 득기한 뒤에 가볍게 비비면서 침을 빼는 방법으로 주로 아시혈(阿是穴)에 침을 놓을 때 사용한다. 백호요두법(白虎搖頭法)은 염전보사·호흡보사·제삽보사를 합한 것으로 한 번은 좌측으로, 한 번은 우측으로 노(櫓)를 젓듯이 돌리면서 침의 기운을 앞쪽으로 보내려면 침의 뒤쪽을, 뒤쪽으로 보내려면 앞쪽을 왼쪽 엄지로 눌러주는 방법으로서 중풍·반신불수·사지경련에 쓰인다. 이밖에도 적봉영원법(赤鳳迎源法)과 투천량법(透天凉法), 그리고 진수법(進水法) 등의 사법이 있다. 보사겸용으로 사용되는 복합수기보사법 가운데 자오도구법(子午搗臼法)은 아홉수로 엄지를 전진시키면서 침을 찌르고 여섯수로 엄지를 후퇴시키면서 빼는 방법이다. 처음에 아홉수를 쓰고 그 다음에 여섯수를 쓰기 때문에 먼저 보하고 후에 사하는 침법이 되어 일체의 내상(內傷)질환에 특효가 있다. 통관교경법(通關交經法)은 처음에 청룡파미법을 쓰고 뒤에 적봉영원법을 쓰기 때문에 먼저 보하고 뒤에 사하는 방법이 되어 관절 부위의 여러 통증에 유효하다. 용호교등법(龍虎交騰法)은 엄지를 전진시키면서 침을 왼쪽으로 누이고, 후퇴시키면서 오른쪽으로 누이고 좌우 교대로 아홉수를 세 번하여 득기한 다음 그 침을 병소(病所) 쪽으로 약간 밀어넣고 가볍게 두드리는 방법으로 눈이 충혈되고 부어 있으면서 아픈 증상을 치료하는 데에 특히 효과가 있다. 이 밖에 용호승강법(龍虎升降法)과 자오환기법(子午換氣法) 등의 보사겸법이 있다. (2) 오행보사침법 이 침법은 십이정경에 5개씩 있는 오수혈을 목·화·토·금·수의 오행에 배속시켜 오행의 일정한 법칙에 따라 해당 경혈을 사용하는 침구보사법의 일종이다. 그 법칙은 오행의 상생순서(相生順序)인 목·화·토·금·수에서 가령 금(金)이 허할 때, 금을 생(生)한 토(土)를 보하는 허즉보기모(虛則補其母)의 원칙과, 금이 실할 때 금이 생(生)한 수(水)를 사(瀉)하는 실즉사기자(實則瀉其子)의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예컨대, 십이정경 중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에서 목혈(木穴)은 소상(少商), 화혈(火穴)은 어제(魚際), 토혈(土穴)은 태연(太淵), 금혈(金穴)은 경거(經渠), 수혈(水穴)은 척택(尺澤)이다. 만약 폐경(肺經)이 허할 경우, 폐는 오행 중 금에 속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금을 생하는 토에 해당하는 경혈, 즉 태연을 보하고, 실할 경우 금이 생하는 수에 해당하는 경혈, 즉 척택을 사하는 방법이다. 자경보사는 이러한 원칙으로 자체의 한 경맥에서 그 경혈을 선택하는 방법이고, 타경보사는 이와 같은 원칙을 자체 경맥의 경혈에 적용하지 않고 다른 여러 경맥에 적용하여 경혈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즉, 앞에서 든 예에서 폐경이 허할 때 토경(土經, 즉 脾經)의 토혈인 태백(太白)을 보하며, 실할 때 수경(水經, 즉 腎經)의 수혈인 음곡(陰谷)을 사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자타경겸보사는 자경보사와 타경보사를 합친 것으로 활용도가 더 높다. (3) 시간보사침법 인체의 생리 및 병리적 변화는 천지의 운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것은 일진(日辰)과 시진(時辰)에 나타나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순환으로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인체의 모든 경맥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주(流注)하기 때문에 왕성할 때와 쇠약할 때가 있게 되므로 시간보사법의 중요한 원칙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일어나는 경맥의 성쇠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자오유주법은 인체의 기혈이 십간일(十干日)과 십이시진(十二時辰)에 따라 전신을 순환하는 법칙에 의하여 치료경락과 경혈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자오(子午) 두 글자는 시간의 변화과정에서 나타나는 음양의 성쇠를 의미한다. 다시 말하여 하루 가운데 음기(陰氣)가 가장 왕성한 자시(子時)에 양기(陽氣)가 생기기 시작하고, 양기가 가장 왕성한 오시(午時)에 음기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을 자오 두 글자로 나타낸 것이다. 인체의 기혈도 시간의 흐름처럼 양에서 음으로, 음에서 양으로 순환 유주하며 이러한 법칙을 치료에 응용하면 마치 물의 흐름을 따라 배가 가는 식으로 신속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오유주법은 모든 병에 널리 사용되는 침법이지만 특히 급성병에 효과가 있다. 자오유주법은 십이정경의 오수혈에 일진과 시진의 운행을 배합하여 치료에 사용할 경맥과 경혈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영구팔법은 기경팔맥(奇經八脈)의 교회혈과 ≪주역 周易≫의 팔괘(八卦)를 배합시켜놓고 일진과 시진에 있는 간지를 모두 숫자로 환산하여 합한 다음 양간(陽干)의 날에는 9로, 음간(陰干)의 날에는 6으로 그 숫자를 나누어 그 나머지 숫자와 상응하는 괘(卦)를 찾은 다음 그 괘에 배합되어 있는 경혈과 그 경혈에 상응하는 다른 팔맥교회혈 하나를 골라 모두 2개의 혈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4) 사암보사침법 이 침법은 수기보사침법·오행보사침법·시간보사침법을 종합하고 다양한 치료경험을 통하여 정립된 침법으로 여러 가지 보사수기법과 오행법칙에 의한 경혈 선택 및 시진에 의한 자침시간(刺鍼時間)의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사암침법(舍巖鍼法, 또는 舍巖道人鍼法)은 기본수기보사법에서 염전보사·호흡보사·영수보사를 사용하고, 아울러 오행보사침법에서 자경보사와 타경보사를 동시에 사용하며, 때로 시진을 가려서 침을 놓는 종합보사침법이다. 일반적으로 오행보사침법에서 경혈을 선택하는 원칙은 정기가 허약하면 자경이나 타경에서 모혈(母穴)을 택하고, 사기가 왕성하면 자경이나 타경에서 자혈(子穴)을 택하는 것인데, 사암침법은 이를 포함한 외에 별도로 독특한 취혈원칙(取穴原則)이 있다. 즉, 어떤 경맥의 정기가 허약하면 항상 그를 제어하고 있는 경혈의 기운을 제거하여 제어력을 약화시켜 부족한 정기의 회복에 도움을 주고, 사기가 왕성하면 항상 그를 제어하고 있는 경혈의 기운을 북돋아 제어력을 강화시켜 왕성한 사기의 제거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는 ≪황제내경≫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보사침법의 원칙에서 밝히지 못하였던 새로운 학설로서 음양오행의 상생상극의 원리에 입각하여 정립된 독특한 보사침법이다. 사암보사는 크게 십이정경의 허실(虛實)과 한열(寒熱), 그리고 기타 잡병에 대한 보사침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로 허실보사(虛實補瀉)는 십이정경의 허실에 따라 자경과 타경에서 허증(虛證)이면 그를 생(生)한 혈(穴)을 보(補)하고 그를 제어하고 있는 혈을 사(瀉)하며, 실증(實證)이면 그가 생한 혈을 사하고 그를 제어하는 혈을 보하는데, 기본수기법으로 염전보사·영수보사·호흡보사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여기에서 십이정경의 허증일 때 보하는 것을 ‘정격(正格)’이라 하고, 실증일 때 사하는 것을 ‘승격(勝格)’이라 하는데 사암침법에 있어서 정격은 보한다는 의미로, 승격은 사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술어이다. 둘째로, 한열보사(寒熱補瀉)는 십이정경의 한열에 따라 자경과 타경에서 한증(寒證)이면 화혈(火穴)을 보하고 수혈(水穴)을 사하며, 열증(熱證)이면 수혈을 보하고 화혈을 사하는데, 기본수기법으로 염전보사·영수보사·호흡보사를 사용한다. 이 방법은 십이정경의 오수혈 가운데 오직 수혈과 화혈만을 사용하고, 수경(水經)의 한증일 때 타경으로 화경(火經)의 수혈을 사하고 화경의 열증일 때 타경으로 수경의 화혈을 사하는 점이 특이하다. 셋째로, 잡병보사(雜病補瀉)는 질병의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로 사암침법을 적용시켜서 정립된 방법이다. 이러한 사암침법은 순전히 우리 나라에서 개발된 독특한 침법으로 사암도인(舍巖道人)은 유정(惟政)의 수제자로밖에 더 알려진 바가 없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그가 석굴 속에서 득도한 승려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한편, 이 침법은 임진왜란을 전후로 일본에 전하여져 오행침(五行鍼)이라는 명칭으로 보급되었고 보법에는 금침을, 사법에는 은침을 응용하는 방법으로까지 발전되었다. (5) 체질보사침법 인체의 장부는 누구에게나 공통으로 갖추어져 있지만 혈액형의 차이처럼 장부의 크고 작음에 차이가 있어 저마다 특이한 체질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이론은 한의학의 가장 오래된 원전인 ≪황제내경≫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이제마(李濟馬)에 의하여 독특하게 사상체질(四象體質) 의학이론으로 정립되었다. 이병행(李炳幸)이 개발한 태극침법(太極鍼法)의 핵심이론은 이제마가 창시한 사상체질론에 있다. 이제마의 저서 ≪동의수세보원 東醫壽世保元≫은 사상이론(四象理論)의 시초가 되는 책으로 사람의 체질을 태양(太陽)·태음(太陰)·소양(少陽)·소음(少陰)의 4체질로 구분해 놓고 있다. ‘사상의학(四象醫學)’으로 불리는 그의 의학체계에 있어서 태양인은 폐대간소(肺大肝小)하여 금성체질(金性體質)이고,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하여 목성체질(木性體質)이며, 소양인은 비대신소(脾大腎小)하여 토성체질(土性體質)이고,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하여 수성체질(水性體質)이다. 이병행은 이 이론을 침법에 적용하여 이른바 ‘태극침법’을 개발한 것이다. 먼저 태극의 의미는 사상과 마찬가지로 ≪주역≫에서 비롯되었지만, 이 이론에서의 태극은 심(心)을 가리킨다. 오행 가운데 사상에 속하지 않고 화(火)에 해당하는 심(心)은 오장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장기이기 때문에 사상에 속하지는 않으나 역으로 사상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심경(心經)의 4혈로 4체질을 감별하고 실제 치료에 이용하는데, 그 방법은 예컨대 태양인에게 심경의 화혈(火穴)인 소부(少府)를 보하여 태양인의 금기(金氣)를 화(火)로써 조절하고 2차적으로는 태양인이 폐대간소하기 때문에 폐경의 원혈(原穴)을 사하고 간경(肝經)의 원혈을 보하여 체내의 편향되어 있는 기혈을 조절하는 것이다. 실제로 태극침법은 4체질에 따라 심경의 4혈과 십이원혈(十二原穴)에 염전보사·구륙보사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내상·외상을 막론하고 적용할 수 있는 침법이다. 권도원(權度沅)이 개발한 팔체질침법(八體質鍼法)은 사상체질을 다시 음양으로 나누어 각기 상이한 8개의 상황(그는 이것을 體質場이라고 부름)에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보사침법(그는 이 처방을 場方이라고 부름)을 연결시킨 방법이다. 그가 분류해 놓은 팔체질장(八體質場)에는 금양체질(金陽體質)·금음체질(金陰體質)·토양체질(土陽體質)·토음체질(土陰體質)·목양체질(木陽體質)·목음체질(木陰體質)·수양체질(水陽體質)·수음체질(水陰體質) 등이 있고, 여기에 사용하는 장방(場方)에는 기본방(基本方)·활력방(活力方)·살균방(殺菌方)·마비방(痲痺方)·정신방(精神方)·염증방(炎症方) 등이 있고, 각각의 장방에는 팔체질방에 쓰이는 각기 다른 경혈과 보사법이 실려 있다. (6) 뜸의 보사법 뜸으로 보하는 방법은 그 불을 입으로 불지 않고 저절로 타기를 기다렸다가 꺼지면 그 자리를 눌러주는 것이고, 사하는 방법은 그 불을 입으로 불어서 빨리 태운 다음 꺼진 뒤에 그대로 놔두는 방식이다. |
『사암도인침구요결(舍岩道人針灸要訣)』은 사암침법(舍巖鍼法)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최초로 활자화(活字化)되고 역주(譯註)를 달아 출판되었다. 사암도인의 용약법(用藥法)과 침처방(鍼處方), 그리고 임상례들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사암도인침구요결』은 사암침법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책이다. 원저자(原著者)인 사암도인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임진왜란 때 승병으로 큰 공을 세운 사명당(四溟堂)의 수제자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사암침법이라는 것은 사암도인이 사용한 침법이라 하여 사암침법이라고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없어 후대의 사람이 사암도인의 이름을 빌려 쓴 내용이라고 주장하는 가설도 널리 퍼져있다. 제1강 실제편(實際編)과 제2강 준비편(準備編)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편에서는 제1장 중풍문(中風門)을 필두로 하여 제42장 치질문(痔疾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질환을 병인(病因)에 따라 분류하고 겸하여 사암침법 응용과 한약처방 및 사암의 경험례로 이루어져있다. 준비편에서는 제1장 사암결(舍巖訣)의 신효(神效)와 그의 효험으로 시작하여 제9장 사암오행정리신침가(舍巖五行正理神鍼歌)를 통해 사암침법의 탁월하고 신효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처방들을 열거해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제10장 낙랑노부시침가(樂浪老夫施鍼歌)는 침구시술(針灸施術)의 기본원리와 바른 자세까지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암침법은 12경맥(經脈)의 오수혈(五輸穴)을 이용하여 사용하는 침법으로 보법(補法)에 해당하는 정격(正格)과 사법(瀉法)에 해당하는 승격(勝格)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침의 구성 원리에서 오행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克)의 원리를 이용하여 오수혈의 혈성(穴性)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침법이다. 또한 『난경(難經)』에 나오는 “보기모 사기자(補其母 瀉其子)”의 원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더해서 한격(寒格)과 열격(熱格)이라는 경락(經絡)의 한열(寒熱)을 조정하는 침법도 있으며, 이외에 구체적인 임상에서 사용된 혈자리가 함께 구성되어 있어서 실제 한의학의 임상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사암도인침구요결』이 출판된 이후에 사암침법에 대한 여러 가지 책들이 나오게 되었는데 그 종류는 『사암침구정전(舍巖鍼灸正傳)』, 『사암도인침구요결(舍巖道人鍼灸要訣)』, 『사암침법의 체계적 연구』, 『음양오행침구총론(陰陽五行鍼灸總論)』, 『사암침법 임상강좌』, 『교감사암도인침법(校勘舍巖道人鍼法)』, 『교감도해사암도인침법(校勘圖解舍巖道人鍼法)』 등이 있다. 침구학(鍼灸學)에서 한국의 침술은 중국과 구별되어 독자적으로 발전해왔다.『사암도인침구요결』은 그 구성이 오행의 구성에 맞추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임상례도 다양하여 구체적으로 혈자리를 어떻게 구성하였는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임상서적으로서 의의가 크다. |
실즉사기자 [ 實則瀉其子 ] 또 실자사기자(實者瀉其子)라고도 일컬음. 실증(實證) 치료 원칙의 하나. (ㄱ) 오행침(五行鍼)에서 실증 처방[승격(勝格)]을 구성하는 원칙의 하나. 해당 경맥의 오행 속성을 중심으로 하여 그 아들격에 해당한 혈(穴)에 사법(瀉法)을 쓰는 것과 아들격에 해당한 경맥에서 그 경맥과 같은 속성을 가진 혈에 사법을 쓰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폐경[肺經: 금(金)]에 병이 있을 때 폐경에서 아들격인 수(水)에 속하는 척택혈(尺澤穴)과 폐경의 아들격에 해당하는 신경[腎經: 수(水)]에서 수에 속하는 혈인 음곡혈(陰谷穴)에 사법을 쓰는 것 등이다. 승격(勝格)의 항을 참조. (ㄴ) 오행 상생 관계에서 장부의 실증 때에 아들격에 해당한 장부를 사(瀉)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폐[肺: 금(金)]가 실(實)하면 금생수의 관계에 의하여 아들격에 해당한 신[腎: 수(水)]을 사(瀉)하는 것, 간[肝: 목(木)]이 실할 때에 그의 아들격인 심[心: 화(火)]을 사하는 것 등이다. 승격 [ 勝格 ] 오행 침법에서의 사법(瀉法)에 쓰는 처방. 오행 상생상극 이론에 의하여 실(實)하면 자혈(子穴)을 사(瀉)하고 극아자(克我子)를 보하는 원칙에 따라 4개의 오수혈(五腧穴)들로 처방을 구성한다. 해당 경맥에서는 자혈(子穴), 자경(子經)에서는 그 경맥의 오행 속성과 같은 혈에 사법을 쓰고 해당 경맥의 극아혈(克我穴)과 극아경(克我經)에서 그 경맥의 오행 속성과 같은 혈에는 보법(補法)을 쓴다. 오수배혈법(五兪配穴法)의 항을 참조. |
허즉보기모 [ 虛則補其母 ] 또 허자보기모(虛者補其母)라고도 일컬음. 자모보사(子母補瀉)의 하나. 오행의 상생 및 모자 관계 이론으로 오장의 허증(虛證) 때는 해당 장기뿐 아니라 그 어미격인 장기도 보하는 원칙을 말한다. 예를 들면 간목(肝木)이 허할 때 간을 보할 뿐 아니라 그 어미격 장기인 신수(腎水)를 보하는 것 등이다. 침치료에서도 허증 때는 자기 경맥과 그 어미격인 경맥의 수혈(水穴)에 보법을 쓴다. 예를 들면 간허증(肝虛證) 때는 신경(腎經)의 수혈(水穴)인 음곡(陰谷)이나 간경(肝經)의 수혈인 곡천(曲泉)에 보법을 쓰는 것 등이다. 정격 [ 正格 ] 오행침법(五行鍼法)에서 보법(補法)에 쓰는 처방. 오행의 상생 · 상극 이론에 의하여 모혈(母穴)을 보하고 극아자(克我子)를 사(瀉)하는 원칙에 따라 4개의 오수혈(五腧穴)들로 처방을 구성한다. 해당 경맥에서 모혈, 모경(母經)에서 그 경맥의 오행 속성과 같은 속성의 혈(穴)은 보법을 쓰고 해당 경맥의 극아혈(克我穴)과 극아경(克我經)에서 그 경맥의 오행 속성과 같은 혈에는 사법(瀉法)을 쓴다. 십이경맥(十二經脈)의 정격 처방은 오수배혈법(五腧配穴法)과 같다. |
사암침법 [ 舍岩鍼法 ] 사암침법의 원리는 자경보사(自經補瀉)·타경보사(他經補瀉) 그리고 허즉보기모(虛卽補其母)·허즉억기관(虛卽抑其官)·실즉사기자(實卽瀉其子)·실즉보기관(實卽補其官) 등이다. 자경보사는 치료하고자 하는 부위의 경락에서 혈을 선택하여 기운을 보태거나 덜어주는 것이고, 타경보사는 해당 경락 외의 경락에서 혈을 선택하여 기운을 보태거나 덜어주는 것이다. 허즉보기모·허즉억기관·실즉사기자·실즉보기관 등은 동양 오행이론의 상생상극이라는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치료시 구성 요소들 간의 관계를 고려하는 방법이다. 타경오행보사침법 [ 他經五行補瀉鍼法 ] 허즉보기모(虛則補其母), 실즉사기자(實則瀉其子)의 원칙에 따라 허증(虛證)에는 모성(母性)경(經)의 모혈(母穴)을 보(補)하고 적성경(賊性經)의 적성혈(賊性穴)을 사(瀉)하며, 실증(實證)에는 자성경(子性經)의 자혈(子穴)을 사(瀉)하고 적성경(賊性經)의 적성혈(賊性穴)을 보(補)하는 방법. 자경오행보사침법 [ 自經五行補瀉鍼法 ] 허즉보기모(虛則補其母), 실즉사기자(實則瀉其子)의 원칙에 따라 허증(虛證)에는 자경(自經)의 모혈(母穴)을 보하고 적성혈(賊性穴)을 사(瀉)하며, 실증(實證)에는 자경(自經)의 자혈(子穴)을 사(瀉)하고 적성혈(賊性穴)을 보(補)하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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