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맥 원리
간혹 TV를 보면 손목에서 맥을 보는 장면이 나올 때가 있는데, 왜 손목에서 진단을 할까요? 사실 맥의 박동이 인체의 모든 부위 중에서 잘 느껴지는 곳은 모두 맥을 진단할 때 쓰인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손목에 있는 맥이 제일 잘 느껴집니다. 그래서 손목에서 잡는 맥을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원래 초창기 내경(內經) 시대에서는 손목, 팔목, 목, 턱, 머리 등 여러 부위에서 맥박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난경(難經) 시대부터 손목에서 주로 잡게 됩니다. 이것은 꼭 옛날 시대가 남녀유별(男女有別)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손목에서 잡는 것이 더 간편해서 라고 보는 것이 더 맞습니다.
맥박이 뛰는 힘의 원천은 심장의 박동입니다.
손목과 목의 박동은 심장과 가장 가깝습니다. 다리는 상대적으로 심장에서 더 멀지요. 그래서 이 두 부분의 맥이 제일 잘 느껴지게 됩니다. 그 때문에 기구인영맥법(氣口人迎脈法)이라고 해서 손목과 목에서 맥을 잡아서 진단하는 방법이 내경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목에서 잡히는 인영맥(人迎脈)은 손목에서 잡히는 촌구맥(寸口脈)보다는 그 맥박이 덜 정확하게 느껴집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겨날까요?
심장에서 목 부위의 인영맥(人迎脈)으로 올라가는 것은 중력을 거슬러서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서 맥이 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손목에 있는 촌구맥은 중력 방향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맥이 잘 느껴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손목에서 맥을 주로 잡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맥을 잡을 때는 손목이 심장 높이와 비슷하게 있어야만 올바로 잡힌다고 합니다. 즉 팔을 위로 들어 올려서 맥박을 재면 올바른 맥박이 나오지 않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손목 한 부분에서 인체 전체를 살필 수 있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이 부분은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동양만의 고유한 사고방식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인간을 소우주라고 합니다. 그 말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태어난 우리의 몸 안에는 우주의 모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즉 우주의 작은 일부분인 ‘나’의 안에 우주의 모든 부분의 가능성이 들어가 있다는 말이지요. 이러한 사상은 모든 종교 안에도 스며들어 있을 정도로 동양에서는 아주 중요한 대전제입니다.
이 말을 한의학에 적용하면 우리 인체의 각 부분은 우리 몸 전체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적용시켜보면 손목이라는 작은 부분에 인체의 전체가 투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손목이라는 국소적인 부위를 통해 인체의 전체를 살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식은 그 부모의 외모나 기질을 닮는 법인데, 그것은 작은 정(精) 속에 그 사람과 유사한 기운이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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