飮食 漫步/이맛에 단골

백합구이 - 생고기의 지존

초암 정만순 2017. 3. 6. 17:30



백합구이 - 생고기의 지존




대구 사람들도 잘 모르는 대구 10味 라는 게 있는데...
따로국밥, 소막창구이, 생고기, 찜갈비, 논메기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국수, 무침회, 야끼우동, 납작만두라고 합니다.

요즘은 교통이나 물류가 발달하여 예전과 비교해 향토 음식의 개념이 많이 약해졌지요.
다시 말해, 특정 음식을 먹으려 그 지역에 가는 의미가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어지간한 음식은 서울에 다 있고, 서울에 없다면 찾아가서 먹을 정도의 음식이 아니라는 이야기이고,
대부분의 음식들이 택배로 받아 먹을 수 있습니다.
생선회도 제주에서 택배로 받을 수 있게 된 지가 한참 지났죠.

그렇다면 대구에 가면 어떤 걸 먹는 게 좋을까...?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생고기(=뭉티기=육사시미)입니다.
 서울에도 있고, 광주에도 있고, 대전에도 있는 음식이지만 수준이 다르거든요.

대구에 생고기로 유명한, 대형 업소도 많지만,
생고기는 자고로 도축한 날 먹어야 제맛이니 주말 영업하는 곳은 빼버리고...
'왕백장'만 기억합시다. 왕거미구이, 백합구이, 장원식당

왕거미구이
http://hsong.egloos.com/3447210
백합구이 http://hsong.egloos.com/2962494
장원식당 http://hsong.egloos.com/3262322


그 중에서도 저는 '백합구이'를 최고로 칩니다.
예전에는 MBC 네거리 근처에 있었는데, 수성구 들안길로 옮겼네요.
대구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들안길이 어떤 곳이냐?
대구 요식업계의 최전선이자 최대 격전지로,
자본이 투입되어 어마어마한 규모의 식당들이 수없이 생기고 사라지는 후덜덜한 동네죠.
극동구이, 녹양구이, 묵돌이 같은 대형 생고기 업소들이 자리 잡은 곳이기도 하구요.

택시타고 여길 가는데 생고기 먹으러 간다니까,
20년 동안 이 동네 사셨다는 기사님이 극동구이, 묵돌이를 추천하시더라는...
백합구이는 처음 들어보고 모르신다고... ^^
(평범한 현지인 맛집의 현실입니다.)


이사하기 전의 외관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이렇게 가시성 좋은 간판이 왠지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골목 안쪽에 위치하여 이렇게 큰 간판을 쓰는 듯 합니다.
하지만 평일 저녁에도 자리는 이미 만석이라는...

주말 저녁에는 좀 나으려나요???
아니요. 영업 안 한다니깐... ㅋㅋ




화장실은 유유네요.



10분 정도 기다리니 자리가 나서 입장


8시 이후에는 좀 자리가 나는 거 같은데, 고기가 남아 있을지는 의문이군요.
시간이 좀 늦어질 것 같으면 자리/고기 유무 확인 전화가 필수.


메뉴판


일반인 기준으로 2~3인은 中, 3~4인은 大가 적당할 듯 합니다.


기본 찬


잎새주 좀 마시다가 간만에 참.


작년에는 경상도보다는 전라도 쪽을 좀 더 다녔습니다.
그래도 현재 기준으로 경상도 포스팅은 313개, 전라도는 161개니까 더 분발해야겠네요.


쇠고기 무국



생고기 中


접시가 작아 양이 적지 않을까 했는데,
사실 생고기가 구운 고기 마냥 마구 들어가는 음식은 아니잖아요.
생고기 꽤 좋아하는 두 명이서 충분히 먹었습니다.


참치 아까미를 연상케 하는 강렬한 붉은 빛


접시를 뒤집어도 생고기가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찰기가 예술이죠.
요즘 배송이 워낙 빨라 도축장이 얼마나 가깝고 한 것은 별 의미가 없겠고,
백합구이는 핵심은 바로 한땀 한땀 정성스러운 손질에 있습니다.
서울/전라도에서는 대부분 생고기를 그냥 썰어서 내지 않나요?


묘하게 잘 어울리는 양념장


듬뿍 찍어 먹습니다.


1) 생고기 좋아하는 분들 → 무조건 가보십시요.
2) 생고기 안 좋아하는 분들 → 여길 가보고 안 좋아한다고 하십시요. 
뭐든 그 끝은 경험해봐야 얘기할 수 있는 거니깐.

ex) 에르메스는 깔끔하고 슬림하지만 좀 심심하지 않니?
ex) 난 해산물 별로 안 좋아해. 마라도보다는 짜장면이 낫지.
ex) 녹두장군 블로그 봤는데, 역시 맛집 블로그는 믿을 게 못 돼~


수성구 중동 190-4, 053-743-5852, 토/일 휴무


출처: 녹두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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