建康 散步/증상학

[전문가가 알려주는 질환] (1) 어깨

초암 정만순 2016. 10. 11. 10:15



[전문가가 알려주는 질환] (1) 어깨

어깨 질환자 年 200만명 '증가세'
힘줄 염증·파열 치료 미루다간 수술·인공관절 끼우게 될 수도

누웠을 때 통증, 회전근개파열… 뜨끔한 느낌, 석회성건염 의심
안형권 병원장 "경험·전문성 중요"


자영업자 주모(66)씨는 1년 전부터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골프 연습장에서 차 트렁크를 닫다가 트렁크에 어깨를 부딪힌 게 화근이었다. 주씨는 가벼운 타박상 정도로 생각하고 어깨에 통증이 생길 때마다 파스를 붙이거나, 온찜질을 하며 지냈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고, 잠을 자려고 누우면 심한 통증이 생겨 잠을 설쳤다. 결국, 주씨는 팔을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았고, 어깨 힘줄이 파열된 '중증 회전근개 파열'로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바른본병원 안형권 병원장은 "주씨처럼 어깨에 통증이 생겨도 찜질을 하는 등 간단한 처치만 한 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깨 통증은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질환을 제대로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회전근개 파열 초기에는 주사 치료나 체외충격파(조직의 손상된 부위에 충격을 가해 혈관과 조직을 재생시킴)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중증 이상으로 진행되면 힘줄이 끊어지기 때문에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바른본병원 안형권 병원장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회전근개 파열 수술을 하는 모습.
회전근개 파열 초기에는 주사 치료나 체외충격파(조직의 손상된 부위에 충격을 가해 혈관과 조직을 재생시킴)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중증 이상으로 진행되면 힘줄이 끊어지기 때문에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바른본병원 안형권 병원장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회전근개 파열 수술을 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어깨 질환 환자 3명 중 1명은 50代

인구가 고령화되고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주씨처럼 어깨 통증을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어깨 통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2010년 약 171만3000명에서 2014년 약 205만3000명으로 4년 새 20% 늘었다. 어깨 질환은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잘 생긴다. 지난해 어깨 질환 환자 3명 중 1명은 50대였다. 안형권 병원장은 "어깨 관절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약해지기 때문에 고령자일수록 어깨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이 어깨에 통증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환은 '오십견'이다. 정확한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인데 관절을 감싸는 주머니(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면서 주변 조직이 마치 얼어붙은 듯 딱딱해지는 병이다. 어깨에 갑자기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팔을 들어올리기도 어려워진다. 안형권 병원장은 "중장년층에서 생긴 어깨 통증을 무조건 오십견으로 단정해서는 안된다"며 "어깨 힘줄이 끊어지거나 힘줄에 염증이 생긴 것이 원인일 수 있는데 방치하면 수술을 하거나 심한 경우 인공관절을 끼워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전근개 파열·석회성 건염, 원인 달라

오십견 외에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이 '회전근개 파열'과 '석회성 건염'이다. 두 질환 모두 어깨 힘줄에 문제가 생긴 것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다르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힘줄인 회전근개가 과격한 운동이나 교통사고 등 외상, 노화 등으로 찢어져 통증이 생긴다. 반면, 석회성 건염은 어깨 관절의 퇴행성 변화로 어깨 인대에 석회가 돌처럼 단단하게 뭉치는 것이 원인이다.

회전근개 파열과 석회성 건염은 증상도 차이가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보다 누워 있을 때 통증이 심하고, 낮보다는 밤에 통증이 심해진다. 석회성 건염은 초기에 어깨가 무거운 느낌과 함께 활동이 불편해지고, 석회화가 진행되면 팔을 들어 올릴 때 뜨끔한 느낌이 든다. 안형권 병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면 끊어진 힘줄이 말려 올라가면서 지방으로 바뀌어 봉합 수술이 어렵고, 심한 경우 인공관절을 끼워야 할 수 있다"며 "석회성 건염은 비교적 진단과 치료가 쉽지만 목 부위 통증 탓에 목 관절 질환으로 오인해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래픽]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 질환

◇고령자·만성질환자 수술 안전성 높이려 국소마취 하기도

회전근개 파열이나 석회성 건염이 중증 이상으로 진행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1㎝ 미만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으로 진단·치료하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많이 시행된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관절 내부를 직접 관찰하기 때문에 MRI 등으로 알 수 없는 미세 손상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기존의 절개식 수술보다 후유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오십견이나 어깨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에도 시행된다.

어깨수술은 대부분 전신 마취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안형권 병원장은 "만성질환자나 고령자 등은 전신마취를 하면 마취 시간동안 자발적으로 호흡을 못해 심폐 기능 저하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국소마취를 통해 관절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소마취는 신체 특성 부위의 신경을 화학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별도의 마취 기구가 필요하지 않고, 합병증 위험이 낮다.

다만, 국소마취의 경우 마취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경험 많은 전문의가 정확한 부위에 마취한 뒤 1시간 이내에 모든 치료가 끝내야 수술이 안전하고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바른본병원은 국소마취 시 발생할 수 있는 두통이나 어지러움, 무호흡 등 부작용에 대비해 숙련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상주시키고, 응급 키트 등 여러가지 기구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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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령별 어깨 질환 다른 이유]

    대한견·주관절학회 조사
    10대는 골절, 20·30대는 건염… 환자 수 봄철에 가장 많아

    어깨 질환 환자가 봄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견·주관절학회에서 2010년부터 2013년까지의 계절별 어깨 질환 환자 수를 분석했더니, 3~5월이 1424명, 6~8월 1233명, 9~11월 1199명, 12~2월 1229명이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조남수 교수(대한견·주관절학회 홍보위원)는 "겨울에 신체 활동을 잘 안 하다가 봄에 날씨가 좋아지면서 야외 활동을 갑자기 시작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때 신체 중에서도 많이 움직이는 부위인 어깨에 무리가 많이 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연령별로 잘 생기는 어깨 질환 달라

    어깨 질환은 연령별로 잘 발병하는 질환이 다르다. 조사에 따르면, 10대는 어깨 탈구·골절 같은 외상에 의한 어깨 질환이 61%로 가장 많다. 농구, 축구 같은 과격한 운동을 하다가 탈구가 되는 것이다. 20~30대 젊은층은 스마트폰·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고개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를 많이 취한다. 그러면 어깨 주변 근육에 힘이 과도하게 많이 들어가서 염증이 생기는 건염을 잘 겪는다.

    어깨 스트레칭법 그래픽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김충민 기자
    40~50대는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남성은 회전근개 파열이 36%, 여성은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이 30%로 가장 많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무리하게 움직여서 어깨 관절을 감싸는 네 개의 힘줄이 파열되는 질환이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관절이 경직돼 움직이는게 힘들어지는 병이다. 조남수 교수는 "남성은 신체 나이에 맞지 않는 강도로 헬스·테니스 같은 어깨 관절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갑자기 시작해서 어깨 질환이 잘 생긴다"며 "중년 여성은 가사일로 어깨를 많이 쓰는 반면에 스트레칭 등 운동에는 소홀해서 어깨 관절이 쉽게 경직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60대 이상의 44%는 회전근개 파열로 인한 관절염이 어깨 통증의 원인이다. 중·장년 때 파열된 회전근개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관절이 틀어지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방치하면 수술 받아야 할 수도

    대표적인 어깨 질환 그래픽
    통증이 처음 생겼을 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깨 탈구는 재발이 잘 된다. 특히 봄철에 활동량이 늘면서 습관성 탈구로 이어지기가 쉽다. 어깨 주변의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운동치료·물리치료를 받으면 이를 막을 수 있다. 건염은 휴식을 취하거나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완화된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를 맞기도 한다. 회전근개파열의 경우 봉합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치료받지 않고 5~10년 정도 방치해 봉합이 불가능해지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한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거나 물리치료를 받는 등 간단한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통증이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증상이 심해진다. 조 교수에 따르면, 병원을 찾는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의 5% 정도는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병이 악화돼 있다.

    어깨 스트레칭 꾸준히 하면 도움

    평소에 꾸준히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깨 질환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그래픽 참조〉. 봄에는 특히, 겨울 동안 많이 안 움직여서 경직돼 있는 어깨가 풀리도록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는 게 좋다. 각 동작을 10회씩 하루에 세 번 하면 된다. 헬스, 테니스, 수영 등 새로운 운동을 시작한다면 무리하지 말고 약한 강도부터 하고, 운동 전에는 어깨를 앞뒤로 돌리는 동작을 해서 어깨 근육을 풀어야 한다. 만약 운동 중 어깨에 통증이 생기면 2~3주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하며, 그 이후에도 낫지 않으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