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와사
'토박이 의술자'의 완치 비방
요점: 극문혈에 구룡초와 놋동우 찧어 붙이면 나아
견정혈에 쌀알만한 쑥뜸을 3~4회 뜨면 나아
안면 전체를 옷솔 등으로 두드려도 효과적
발병한 지 오래 된 병은 낫기까지 시간 걸려
다음은 와사풍 치료에 능하기로 소문난 '토박이 의술자'로부터 채록한 치료방법이다.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방법은 진양에 사는 고문수(1993년 12월 취재 당시 82세) 옹으로부터 취재한 것이다. 방법은 입이 돌아간 방향 팔뚝의 극문혈에 구룡초와 놋동우(개구리자리)를 같은 양으로 찧어 붙인다. 이들 약초를 팔뚝에 붙여 놓으면 며칠 후 물집이 생긴다. 물집이 자연적으로 터질 때까지 놓아두면 입이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일부에서는 이 치료법을 근거 없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전국 여러 곳에서 대대로 물려져 내려올 만큼 생명력을 지닌 의술이다. 효과를 내는 이유로는, 극문혈은 심장을 감싸고 있는 경맥과 이어져 있는 혈인데 물집과 함께 심장에 막혔던 기혈이 터졌기 때문이다.
주의점은 약초를 쓸 때 산에서 바로 채취한 것을 써야 한다. 놋동우는 겨울철에도 이파리를 약으로 써도 되나, 구룡초는 우수·경칩이 지나면 이파리를 쓰고 한로·상강 지나면 뿌리를 파 가지고 써야 한다. 그리고 왼쪽에 약을 붙여 놓았으면 오른쪽 팔뚝 같은 자리에다도 약을 사분의 일 정도로 붙여 놓아야 입이 돌아올 때 더 돌아오는 걸 방지할 수 있다. 물집은 대개 24시간 정도 지나면 잡히는데, '살성'이 좋은 사람은 물집이 잘 잡히지 않아 2~3번 붙여야 한다. 물집이 잡히면 통증이 따르고 짓무르게 된다. 그럴 때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한다고 고약 붙이거나 연고를 발라서는 안된다. 약초를 붙이고 와사증이 낫기까지는 열흘 걸리는 사람도 있고, 보름 걸리는 사람도 있고 한 달까지 걸리는 사람도 있다. 병이 난 지 오래 된 사람은 낫기까지 힘이 드는데, 남자는 3개월이 지나면 낫기가 쉽지 않다. 반면 여자는 1년 정도 돼도 나을 수 있는데, 생리 끝나는 날을 이용해 약초를 붙인다. (고문수 옹의 민간의술은 본 홈페이지 '향토명의'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다음은 강원도 거진에 살던 윤형근(1992년 3월 취재 당시 92세)의 치료방법으로 견정혈에 쑥뜸을 뜨는 것이다. 주먹을 힘껏 쥐고 팔을 옆으로 벌리면 어깨에 움푹 들어간 곳이 견정혈이다. 견정혈이 속해 있는 경맥은 안면의 눈자위부터 시작하여 귀를 감싸면서 뒷덜미로 내려와 어깨와 몸통과 다리를 거쳐 셋째 발가락에 이어져 있다. 이 견정혈에 쌀알 만한 쑥뜸을 뜨는데, 입이 돌아간 반대쪽에 한 차례에 3~4장 뜬다. 이전에 침을 맞은 사람은 보름 간격으로 서너 차례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한 차례만 해도 시술 후 3~4일만에 입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윤 옹은 이 방법으로 스물다섯 살 때부터 수천 명의 와사풍환자를 고쳤다고 한다. 방법이 간단하니 누구든 시도해볼 만하다.
마지막은 방대문(2000년 7월 취재 당시 82세) 옹의 치료방법이다. 이 방법은 누구나 노력만 하면 할 수 있는 아주 간이한 것으로 인중·승장·천주·풍지·예풍 등의 혈을 중심으로 안면과 머리 전체를 옷솔 등을 이용하여 두드려 자극을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아주 단순하고 원시적이라 가볍게 여길지 모르지만, 약 5천 년 전부터 동양에서 내려오는 도인 양생법의 기본방법을 원용한 것이다. 물론 예전에 옷솔을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예전의 도가 수련인들은 밤새 자고 일어난 후라든지 기혈이 울체 되었슴을 느꼈을 때 정자세의 상태에서 전신을 손으로 문지르고 두드리는 것을 심신수양의 아주 중요한 방법으로 실천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밤새 정체 되었던 기혈을 풀고, 몸의 기혈순환을 촉진시키고, 나아가 정신의 안정을 도모하였다. 오늘날 쓰이고 있는 지압·마사지·침술·기공·단전호흡 등도 결국은 도인 양생법의 응용된 형태이다.
아무튼 인체의 모든 표피점은 어느 곳 하나 혈자리가 아닌 곳이 없고 신경선이 와 있지 않은 곳이 없다. 때문에 옷솔 등을 이용하여 자극하면 막혔던 기혈이 풀리고, 혈행순환이 촉진되는 탁월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옷솔에 촘촘히 박힌 '침'은 한 번 두드릴 때마다 수많은 혈자리를 자극하기 때문에 요혈만을 골라 놓는 침술만큼의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 솔이 없는 상황에서는 손을 이용하여 문지르고 자극을 주어도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한다는 게 필요할 뿐이다.
옷솔로 와사풍을 고친 실례를 여담 삼아 한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그는 30대의 젊은 남자로 하룻밤 찬 데서 자고 난 후 구안와사증이 생겼다. 그는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여기저기 한·양방 병원도 다녀보고 침도 맞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그러다 미국에 가면 고칠 수 있을까 싶어 미국으로 치료 받으러 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병을 전혀 고치지 못하였다. 결국 귀국하여 치료방법을 모색하던 중 방대문 옹에게 옷솔로 치료 받게 되었다. 처음엔 대단한 기구도 아닌 옷솔로 치료하기에 하찮게 생각하기도 하고, 옷솔로 안면을 치기 때문에 거북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치료를 받으면서 점차 얼굴이 바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간단한 방법으로 3개월 여 만에 자신의 병을 완치하였고, 기념으로 그 옷솔을 절반 잘라 갔다.
이처럼 의술이란 요란하지도 어렵지도 멀리 있지도 비싸지도 않은 것이다. 만약 사람의 건강을 되찾는 길이 누구나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 멀리 있다면 인류는 벌써 멸종했을 것이다. 의술이 이론적으로 장황하고 어렵게 되면 될수록 의술은 사람을 떠나 특정인에게 독점되고, 특정인을 위한 경제적 수단으로 이용되는 현상만 낳을 뿐이다.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자연성을 이해하고 그 순리에 따라 자연적인 방식을 강구한다면, 누구나 능히 와사풍 뿐만 아니라 자신의 어떤 병이라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관절염과 구안와사 고치는 구룡초
구룡초는 물가에 더러 자라는 미나리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개구리자리 또는 놋동우라고 하며 그 즙액이 살갗에 닿기만 해도 물집이 생길 정도로 센 독성이 있다. 그러나 이 독성을 잘 이용하면 류마티스 관절염, 안면신경마비 등에 좋은 치료약이 될 수 있다.
구룡초로 안면신경마비를 치료하는 민간의사들이 예전에는 꽤 여럿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없어졌고 자세한 치료법도 전해지지 않는다. 경남 사천에 계시던 김씨 할아버지, 그리고 경북 달성군 현풍면에 계시던 제갈씨 할아버지 등이 모두 구룡초로 안면신경마비를 치료했는데 그 치료효과가 100%였다. 30년이나 40년 동안 안면신경이 마비되어 얼굴이 일그러지고 한쪽 눈을 감을 수도 크게 뜰 수도 없으며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도 구룡초로 치료하면 7일에서 20일 안에 틀림없이 나았다. 여기에 그 자세한 치료법을 적는다.
구룡초 뿌리와 잎을 짓찧어 작은 병뚜껑이나 작은 조개껍질, 도토리깍지 같은 데 넣어 마비된 쪽의 반대쪽 얼굴 뺨 한가운데 붙이고 떨어지지 않도록 반창고로 고정한다. 조금 지나면 붙인 부위가 열이 나고 욱신욱신 쑤시고 아프다. 12시간이 지난 뒤에 떼어내면 붙인 자리에 물집이 생긴다. 물집을 바늘로 찔러 터뜨린 다음 하루에 6~15번 물집이 생긴 부위에 침을 바른다. 그러면 진물이 계속 흘러나오는데 7~10일이 지나면 진물이 더 이상 흘러나오지 않는다. 진물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마비가 차츰 풀리기 시작하여 상처가 아물면서 완전히 회복된다. 뺨에 남은 흉터는 3~4개월 지나면 아무 흔적도 남지 않는다. 백발백중의 치료효과가 있는 완전무결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달성의 제갈씨 할아버지는 50년 동안 이 방법으로 구안와사 환자를 수백 명을 치료하여 단 한 사람도 못 고친 예가 없었다고 한다.
마비된 쪽의 반대편 뺨에 붙이는 것이 효과가 가장 좋지만 몇 달 동안 흉터가 남기 때문에 흉터를 보이지 않게 하려면 마비된 쪽의 반대쪽 손목이나 허벅지 한가운데 또는 어깨의 견정혈(肩井穴)에 붙이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뺨에 붙이는 것보다 치료율이 약간 낮아서 8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구룡초는 관절염에도 치료효과가 크다. 구룡초를 아무 철에나 뿌리, 잎, 줄기를 채취하여 깨끗하게 씻은 다음 날것으로 즙이 나올 때까지 부드럽게 짓찧어 무릎을 130。로 구부렸을 때 무릎뼈 왼쪽 아래 오목한 곳과 오른쪽 아래 오목한 곳, 무릎뼈 안쪽 모서리 위와 바깥쪽 모서리 위 이렇게 네 군데에 한 곳에 4g을 두께 2~3mm 폭 2~3cm 되게 붙이고 테이프를 붙여 둔다. 24시간 뒤에 떼어내면 1~2일 뒤에 물집이 생기는데, 물집이 생긴 부위를 소독하고 침이나 바늘로 약하게 찔러 물을 빼낸 다음 솜을 대고 반창고를 붙인다.
이렇게 한 번 붙이고 낫기까지 12~14일이 걸린다. 한 번 해서 효과가 신통치 않으면 한 번 더 하고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한 번 더 하도록 한다.
한 번만 해도 대부분 증상이 없어진다. 이 방법은 만성관절염 치료에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부작용도 없고 나은 뒤에는 재발하지 않는다. 3번까지 하면 90% 이상 치유가 가능하다. 구룡초에는 배당체와 나눈쿨린, 프로토아네모닌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프로토아네모닌은 독성이 있어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며 세포를 괴사시키는 작용이 있다.
다른 한 방법으로는 5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구룡초 전초를 짓찧어서 반으로 쪼갠 도토리깍지 속에 넣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한테는 독비혈(犢鼻穴)이나 중봉혈(中封穴)에, 신경근염 환자는 중봉혈과 곤륜혈(崑崙穴)에 날마다 20~22시간씩 붙여 둔다. 붙이는 기간과 떼어내고 나서도 2~3일 동안은 통증이 심하고 열이 나고 저리다. 구룡초를 붙였다가 뗀 자리에는 밤톨만한 물집이 생긴다. 물집을 침으로 찔러 터뜨려 물이 밖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한다. 좌골신경통, 요통, 다리가 당기고 아픈 것 등의 여러 증상이 없어진다. 15~30일 동안 계속한다. 이 방법은 75~80% 치료효과가 있다.
'症狀別 民間療法 > 오관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청 (0) | 2016.10.28 |
---|---|
풍치 (0) | 2016.10.09 |
목(咽喉)에 관한 병 (0) | 2016.10.09 |
치주염과 초피액 (0) | 2016.07.25 |
충치와 풍치의 민간 요법 (0) | 2016.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