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林 江湖/의권

의권 훈련의 과학성

초암 정만순 2016. 9. 24. 09:02




                                                              

의권 훈련의 과학




의권 역시 기타 운동과 마찬가지로 인체 활동의 과학이다. 이것을 위해선 반드시 과학적인 이론으로 지도를 해야 하며, 과학적 이론의 끊임없는 검증 하에서 일상적인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의권은 운동생물역학, 인체해부학, 운동심리학 및 심리학 등으로써 훈련 이론의 근거를 삼았다. 과학적 이론과 훈련의 실천을 서로 결합할 것을 견지해 왔고, 자신을 속이고 남을 기만하는 일체의 근거 없는 이론을 제거하였다. 이것이 바로 의권이 학술상 과학적 태도를 고수해 온 점이다. 

어떠한 인체운동도 신경계통의 지배하에 있는 것으로, 근육의 수축 운동이 골격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 바꾸어 말해서 골격을 지렛대로 삼고 관절은 중추(中枢)로 삼고 근육의 수축은 동력(动力)으로 삼아 인체가 각종 활동을 실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볼 때 신경계통의 지배가 인체운동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신경계통은 시종 정신 의지(精神意志)의 통제와 영향을 받는 것으로, “ 의(意)는 힘의 사령관이다. ” 라고 하였으니 이 말은 이러한 이치를 잘 설명한 것이다. 

의권에서 항상 말하고 있는 “의(意)”자는 권술의 이름으로 삼았으니, “의념활동(意念活動)”이 권술 훈련 중에서의 중요성을 나타낸 것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의 의(意)는 이미 글을 쓰기 전에 있는 것이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가슴에서 이미 그림을 이루니, 모두가 권리(拳理))와 동일한 법으로 하나와 같으니, 의념의 인도를 떠난다면 힘의 운용을 말할 수 없다. 

권술은 정신과 신체 사지가 고도로 통일된 활동으로 사지의 운동형식이 없다면 정신은 곧 공상(空想)이 된다. 정신의 작용이 없다면 사지의 운동 역시 맹목적인 운동에 불과하다. 어떠한 권술가도 절대로 자발공 형식으로 기격상의 승리를 바란다고는 감히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옛날 고사에 이광이라는 장수가 괴석(怪石)을 맹호(猛虎)로 착각하여 화살을 쏘았는데, 그 화살이 바위를 뚫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이광이 자신이 쏜 것이 호랑이가 아니라 바위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단 한 발도 바위를 뚫지 못하였다. 여기에서 우리는 의와 힘의 관계를 알 수 있는데, 의(意)의 경지가 다른 정신 상태는 힘의 표현에 있어서도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왕향재 선생이 말한 "의(意)는 곧 힘(力)이다" 라는 것이니, 의가 없다면 힘도 없는 것이다. 

어떠한 운동의 표현 형식도 모두가 근육의 운동이며, 근육의 운동은 의념의 인도를 떠날 수 없다. 

운동생리학적으로 말하자면,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힘의 대소(大小)는 근육의 해부학적 횡단면의 크기와 관계가 있는 것이며, 더욱 중요한 점은 근육의 생리적 횡단면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생리적 횡단면계는 신경의 지배 및 근섬유의 능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한 덩어리의 근육은 수 많은 근섬유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체의 크고, 작고, 뚱뚱하고, 날씬한 것과 관계없이 동일한 덩어리의 근육에서 근섬유의 수량에는 커다란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황에서 수 많은 근섬유들은 신경의 지배를 받지 않고 있으며 신체의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오직 단련을 통해서 신경이 근섬유를 지배할 수 있으며, 개선과 향상을 도모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더욱 많은 근섬유가 동시에 운동 활동에 참가하고 수축(收缩)할 수 있도록 동원할 수 있게 된다. 

의권은 의권만의 독특한 연공 방법을 통해서 의념의 지배를 강화시켜 운동 중에 본신(本身)이 갖고 있는 에너지와 잠재된 힘을 충분하게 발휘하도록 할 수 있다. 왕향재 선생은 비록 신체가 작고 왜소하였으나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의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이러한 원인이었던 것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의권은 단지 의념의 활동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물질의 운동이다. 어떤 사람들은 의권이 “공경(空劲)”을 발휘하여 상대방의 신체에 접촉하지 않는 상태에서 적을 제압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의권에 대한 오해 이다. 

운동생리학에서 운동기능의 형성은 모두가 조건반사의 형성으로 본다. 권술 상에서 추구하는 ‘힘을 사용하는 방법’은 힘을 쓰는 방식에 있어서 일상적인 노동과 생활 중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힘과는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훈련과정을 통해서 만이 비로서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조건 반사의 구축과 운동기능의 형성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3단계 과정을 거치게 된다. 3단계 과정은 즉, 범화(泛化), 분화(分化), 자동화(自动化) 이다. 

범화 단계란 처음으로 동작의 형태를 배우는 것으로 요령을 알 수 없는 단계이다. 분화 단계란 어떤 때는 되고, 어떤 때는 잘 되지 않는 단계로, 심지어는 잘못 연습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상태이다. 자동화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서 운동기능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생각을 하지 않아도 손이 가는대로 목적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태가 되어야만 비로서 응용(应用)을 말할 수 있다. 

의권은 참장공을 중요한 훈련 수단으로 삼는다. 상대적인 정지상태에서 단련을 해야만, 정신을 고도로 집중할 수 있고, 의념의 유도(誘導)를 더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확한 조건반사를 끊임 없이 강화할 수 있으며 약점(弱点), 즉 힘이 도달하지 못하는 곳을 찾아내고 그것을 보강하고 운동기능의 형성을 가속화 할 수 있고, 기격상의 목적을 위하여 정형화 할 수 있게 된다. 

참장(站桩)의 강화 훈련이 없다면, 강한 상대를 만나 서로 부닥치게 될 때 권법을 잊어 버리게 된다. 체육 운동의 교학 훈련에서도 이러한 점은 증명되었으니, 어떤 코치라도 빠른 성과를 얻고자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나의 새로운 동작을 배우게 되면 먼저 천천히 연습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빠르게 연습하는 것에 이르고,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시작하여 움직이는 것에 이르는 것이니, 이것은 권술의 훈련 과정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다. 

권술을 학습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생리(生理), 해부(生理) 등의 방면의 지식을 이해하고 있어야만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역학(力学)에서 말하는 지렛대, 나사, 도르래, 삼각, 사면, 마찰, 힘의 평형, 힘의 대칭 등의 방면도 연구를 해야 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훈련을 한다면 의권 상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을 쌓을 수 있게 된다. 총괄적으로 말한다면, 의권의 학습은 과학적인 이론으로 훈련을 해야만 성과를 볼 수 있게 되니, 끊임없이 경험을 축적해야 비로서 자신의 기예도 높일 수 있고, 배우는 사람도 나날이 늘어 나게 된다. 이상으로 의권 훈련의 과학성을 간단하게 언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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