診斷學/촉진

복진(腹診)

초암 정만순 2016. 9. 11. 15:56



복진(腹診)

 

 

 

 

  맥진과 동등한 비중을 지닌 중요한 진찰법이다. 한방과 양방에서 모두 쓰인다.

현대의학에서는 복부 내 장부기관(臟腑器官)의 상태나, 종양 같은 것을 촉진하고, 또한 근성방어(筋性防禦), 압통점의 반응 등을 알아보는 것이 주안점이 된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복진의 유래를 옛날로 소급해서 서지학에서 보면 《팔십일난경(八十一難經)》 《황제내경(黃帝內經)》 《상한론(傷寒論)》 등 고전에에서도 언급되어 있다.


   한방의 복진은 복부 전체를 보아서 허(虛) ·실(實)을 가려 장부의 이상을 직접 판정하는 복증(腹證)의 기본을 말한다.  

즉, ① 복벽의 경연(硬軟:긴장도 ·탄력성, 특히 복직근의 긴장상태), ② 경결압통(硬結壓痛), ③ 내부의 상태,

복부대동맥의 박동항진의 유무 또는 그 정도 등을 감별하며, 심하비(心下) ·흉협고만(胸脇苦滿), 소복급결(小腹急結) ·불인(不仁) 또는 각 장부경락의 허실(臟腑經絡의 虛實 ; 募穴의 이상반응의 유무), 상복부와 하복부의 비교 등을 본다.

또한, 복진 중에는 흉부의 진찰도 포함되며, 심장부의 동계(動悸)나 흉부 늑간부의 상태도 동시에 진찰한다. 





◇복부진찰의 방법◇
 복부를 진찰하려면 우선 환자로 하여금 옷을 벗고 침대에 똑바 로 눕게한 다음 하지는 펴고 상지는 옆구리 옆에 놓거나 손을 가슴 위에 얹게 한다. 이러한 자세를 취할때 환자는 전신의 근육이 이완되고 흉복부가 편안하게 된다. 베개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복벽이 긴장하므로 머리는 몸보다 약간 높게 베개를 조절 하는 것이 좋다. 의사는 환자의 좌측 혹은 우측에 서서 진찰한다. 먼저 위장에서 진수음(振水音)이 들리나 확인하고, 복직근의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무릅을 2~3차 구부렸다 폈다 한뒤 무릅을 세우게 하고 진찰을 진행한다. 만약 심하부나 협늑부의 복증을 검사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환자로 하여금 좌위(坐位) 를 취하게 하여도 무방하다. 복진시 의사는 손을 너무 차게 하지 말 것이며, 사전예고없이 급작스럽게 필요 이상의 압력으로 세게 누르지 말아야 한다. 특히 복통환자나 신경이 예민한 환자는 복근의 긴장을 유발할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복진방법은 아래와 같은 두 종류가 있다.

1)복수압안법(伏手壓按法)

의사는 우선 오른쪽 손바닥을 펴서 환자의 흉복부에 얹어 놓고 다섯 손가락을 약간 들고 가슴부위를 2~3차례 가볍게 문질러 준다. 다음 환자의 호흡에 따라 손바닥을 환자의 복부로 이동하여 장압을 조정하면서 좌에서 우로 손바닥을 돌리면서 서서히 복강내의 상황과 피부의 활삽(滑澁) 및 윤조(潤燥) 상태등을 검사한다. 의사가 우수를 사용 하거나 좌수를 사용 하는것은 기본적으로 복진에 하등의 영향이 없으므로 각자의 습관에 따르면 된다.

2)삼지심안법(三指深按法)

오른손의 제2, 제3 및 제4지 세 손가락만을 이용하여 복부의 표피를 서서히 눌러 가며 진찰하는 방법인데 주로 응체(凝滯)되거나 결취(結聚)된 부위를 검사 할때 활용된다. 복진을 진행하다가 만약 깊은곳의 결취(結聚)부위를 확인하거나 결취 부위의 대소 및 동통 등을 판별하기 위하여서는 때로 가운데 손가락 만으로 국소를 눌러 보기도 하고 세 손가락을 곧게 세워서 깊게 눌러 보기도 한다.

<복증의 유형>

1)흉협고만(胸脇苦滿)

환자의 양쪽 옆구리에 무엇인가 가득찬감을 느끼는 일종의 자각증상과 타각증후도 나타난다. 즉 의사의 엄지손가락으로 늑골하연에서 흉강내를 향하여 상방으로 눌러보면 현저한 저항감이 촉지되고, 이때 환자는 숨이 차며 통증을 느끼게 된다. 흉협고만은 양측에서 동시에 출현할수도 있고 어느 한쪽에서만 나타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우측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간담경(肝膽經)에 병변이 있을때 나타나는데 흔히 시호탕류(柴胡湯類)의 방제가 적용된다.

2)복근구련(腹筋拘攣)

복벽의 심층에서 발작한 경련 현상이 복벽상에서 촉지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통칭하여 이급(裡急)이라고도 한다. 인체내부에서 발생한 변화가 복직근 혹은 복벽상에 나타나는 반응으로서 복진을 해보면 배꼽양방에서 마치 팽팽하게 조여진 거문고 줄을 만지는것 같은 감이 느껴진다.복직근 경련이 심할수록 현저하게 출현한다. 비록 복직근의 경련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복부가 유연하면서 무력하고 만약 장관의 윤동작용이 항진하면 소위 피기(皮起)라 하여 복부에 단단한 경결이 생기고 상하로 통증이 심하여 만질수없는 상태가 되는데 이러한 현상도 일종의 복근구련 혹은 이급증(裡急證)에 속한다고 할수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에서는 변비증상을 동반하여도 사하약(瀉下藥)은 사용할수없고 소건중탕(小建中湯)이나 대건중탕(大建中湯)을 사용하여 연급현상 을 완해(緩解)시켜 주어야 한다.

3)심하비(心下비) 및 심하비만(心下비滿)

심하비는 검상돌기 하단을 정점으로 하고 양측 유선과 계늑궁이 교차하는 지점을 연결한 선을 저변으로 한 삼각부위에 나타나는 복증이다. 심하비는 위의 삼각형 심하부위 에 무엇인가 꽉막혀서 답답함을 느끼는 자각 증상으로서 타각적으로 저항감이나 압통감이 촉지되지 않음을 특징으로 하는 복증이다.심하비만은 대부분 허증에 속하며 인삼탕류(人蔘湯類)의 방제를 적용하는데 임상에서는 영계출감탕 혹은 반하후박탕(半夏厚朴湯)등으로 치료한다.

4)심하비경(心下비經)

심하비경이 나타나는 부위는 심하비와 동일 하지만 다만 심하비경은 심하부의 복직근 긴장을 수반한다.복진시에 모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으로 심하부를 탐색하면 탈력성의 저항감이 촉지 되는데 압통은 없다. 심하비경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흉협고만증과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사기가 반표반리에 침습 하였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허실의 구분이 있다. 허증이 분명하면 삼황사심탕에 가감하여 활용하고 만약 흉협고만을 동반하면 시호탕류(柴胡湯類)를 합방 하여 활용한다.


심하비경의 진단에는 다음의 세가지 문제에 대해서 유의해야 한다.
첫째, 피하지방이 과다한경우(예; 중년여성)에서 더러는 복벽표면이 유연하고 저항감이 없으나 만약 심부에서라도 저항감이 확인되면 심하비경(心下비經)이라 할수있다.
둘째,복벽이 자연상태로 이완이 되지않아서 복직근이 긴장되어 있으면 마치 심하비경(心下비經)과 유사하다.이것을 감별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복진을 진행하면 복직근이 경련을 일으켜 마치 판자모양으로 굳어진다. 이런경우에는 우선 환자로 하여금 무릅을 굽히게 하여 복직근이 이완 되도록 한 후 다시 진찰하면 감별이 용이하다.
셋째,배꼽주위가 광범하게 팽만하면서 저항감이 있으면 심하비경이 아니고 복만증(腹滿證)에 해당한다.

6)복만(腹滿)

복만은 자각적으로 느끼는 경우와 전복부가 팽만하여 타각적으로도 확인되는 두 종류가 있다.<금궤요략>에 "복만증환자의 배를 눌러서 통증이 없으면 虛에 속하고 통증이 있으면 實에 속하니 설하약(泄下藥)을 쓸수있다"라 하였듯이 복만은 虛와 實의 구분이 있다. 그러나 복만의 허실(虛實)은 단지 통증의 여부로 구별할 수는 없다.실증은 배가 부르면서 긴장감이 있어서 복벽을 누르면 저항감을 느낄수 있다.
허증은 복벽이 이완 되어 긴장감이 적고 긴장되어 있어도 눌러보아 저항감이 없으면 허증에 속한다.또한 복만에 변비를 겸하면 대부분 실증이고 설사를 겸하면 허증이고 복수를 동반하여도 허증인 경우가 많다. 허증에는 계지가작약탕(桂枝加芍藥湯),사역탕(四逆湯),소건중탕(小建中湯) 등을 선용하고, 실증에는 대승기탕(大承氣湯),대시호탕(大柴胡湯), 인진호탕(茵蔯胡湯) 등을 활용한다. 설사를 시킨후 허만한 경우는 후박반하감초인삼탕(厚朴半夏甘草人蔘湯)을 적용한다.

7)심하지결(心下支結)

심하지결은 상복부의 복직근이 경련을 일으켜 심하부에 두갈래의 경결이 생긴 복증의 한 유형이다. 촉진을 해보면 극소의 긴장감을 촉지 할수있으나 하복부는 유연하다.이러한 복증에는 일반적으로 시호 및 작약합제가 적합한데 예를 들면 시호계지탕(柴胡桂支湯)이 좋다.

8)흉복동계(胸腹動悸)

동계(動悸)는 하대동맥의 박동(搏動)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조동 현상으로 몸이 마른사람은 육안으로도 복부 표면에서도 볼수있고, 촉진에 의해서도 감촉되는 타각 증상이다.만약 진찰자는 감지할수없고 환자만 느끼는 경우는 悸라하는데 悸는 곧 가슴이 뛰고 불안한 자각 증상을 말한다. 동계의 부위는 병정에 따라 심하계(心下悸),제하계(臍下悸).혹은 신동계(腎動悸)등으로 구분된다. 정상인은 배속 깊숙한 부위에서 동맥이 박동하여 사람이 감촉 할수 없지만 일단 질병상태가 되면 자각적으로나 혹은 타각적으로 동계가 감지된다. 동계(動悸)는 모두 허증에 속하므로 치료에 있어서 발한(發汗) ,최토(催吐), 및 공하법(攻下法)은 금기로 되어 있다. 동계(動悸)는 부위에 따라 처방도 달리 하는데 가령 심중계(心中悸)에는 자감초탕(炙甘草湯)을 쓰고 심하계(心下悸)에는 복령감초탕(茯笭甘草湯) 및 영계출감탕을 쓰며 제하계(臍下悸)에는 오령산(五笭散)을 쓰고 제방계(臍旁悸)에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과 팔미환(八味丸)을 쓴다.

9)소복만(少腹滿) 및 소복경만(少腹硬滿)

소복만이란 하복부의 팽만을 말하고 소복경만은 소복만에 저항감을 겸한 증후를 말한다. 소복만은 자각증인 경우와 타각적인 경우가 있고 양자를 겸한 경우가 있는데 양자를 겸한 경우는 대부분 허증에 속한다. 소복경만은 水證과 혈증(血證)의 구분이 있는데 수증은 소변이 불리하고 혈증은 소변이 자리(自利)한다. <상한론>에 "소복경만(少腹硬滿)이 소변불리(不利)하면 혈증(血證)이 아니고, 소변이 자리(自利)하고 광증(狂症)을 나타내면 혈증(血證)이다"라 함이 바로 이것이다.

10)소복구급(小腹拘急) 및 소복현급(小腹弦急)

소복구급이나 소복현급은 모두 하복부의 구련(拘攣) 증상에 속하는데 배꼽에서 치골결합에 이르는 복직근의 경련이 원인이다. 이러한 증상은 하초의 허증에서 흔히 볼수있다. 소복구급과 소복현급은 기본적으로 같은 병증이지만 병정면에서 후자가 전자에 비하여 중증에 속한다.

11)소복급결(少腹急結)

좌측 소복부에 삭조상(索條狀)의 물체가 촉지 되는 복증의 한 유형으로서 힘을 주어 문지르면 급박성의 동통을 유발한다.이러한 복증은 특히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복진시는 환자로 하여금 두다리를 곧게 펴게 한후 손가락 끝을 피부에 가볍게 대고 배꼽부위에서 장골쪽을 향하여 신속하게 문질러 본다. 이때 소복급결이 있는 환자는 급작스러운 동통 때문에 반사적으로 무릅을 굽히게 되고 만약 의식이 혼미한 환자라도 눈살을 찌뿌리거나 의사의 손을 뿌리치려는 등의 반응을 나타낸다.
소복급결이 아니면서도 안압시에 동통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는데 가령 세균성 이질로 인한 S상결장의 경련은 소복급결이 아니면서 동통이 있으므로 감별이 요구된다. 소복급결은 어혈(瘀血)에 속하므로 치료는 도핵승기탕(桃核承氣湯)을 적용한다

12)소복불인(小腹不仁)

소복불인이란 소복마비(小腹麻痺)의 뜻으로 소복이 무력하고 공허한 증상을 말한다. 소복불인은 소복구급과 같이 신허가 원인이며, 신허(腎虛)로 인하여 원기(元氣)가 부족 할때 나타나는 복증 이다. 여기서 불인 혹은 마비(麻痺)라함은 기능장애로 감각이 둔한 상태를 말한다. 임상적으로는 의식이 혼미한 환자, 사지마비증 혹은 복부수술후 대소변기능이 회복 되지 않은 상태의 환자에서 소복불인(小腹不仁)의 증후를 흔히 볼수있다. 팔미환(八味丸)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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