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症別 鍼處方/근골격계(요 상지)

찬죽혈로 요통 치료

초암 정만순 2016. 8. 11. 10:37


찬죽혈로 요통 치료




90 년대 초 북경 중의연구원 소속 광안문병원 원장은 북경시내에 있는 병원 중 유일한 조선족(朝鮮族) 박병규(朴炳奎) 원장이었으며 이 병원 안에 근무하는 한의사 만 1 천 5 백 명인데 그 중 여덟 명은 북경에서 유명한 의사로 손꼽혔다. 중국에서 유명한 의사란?  책을 많이 출간해 내고 논문을 많이 쓴 의사를 일컫는다.


 고립산(高立山) 교수는 여덟 명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내가 북경에 체류하는 동안 광안문 병원에서 약 1 개월 동안 인턴쉽을 할 때 고립산 교수는 나의 지도교수였다. 광안문 병원 안에는 한의사도 많지만 양의사도 또한 많다.


 병원 복도에 이른 아침 새벽부터 치료받으러 온 환자가 구름떼 처럼 몰려와 복도에 즐비하게 앉아서 순번을 기다리기 때문에 사람들을 피해서 걸어다니기도 힘들다. 중국 사람들은 원래 시끄러운 민족인데다가 치료받는 순번 때문에 걸핏하면 모가지를 잡고 복도에서 싸움을 하기 일수이다. 병원에 치료받으러 왔다가 얻어맞아 코피가 터지고 오히려 병을 더 얻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환자들도 많다.


또 일년 내내 목욕 한 번도 할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침을 놓을 때 알코홀 스펀지로 침점을 문질러 먼저 닦아내야 되는데 알코홀 스펀지가 한 번 닦으면 시커먼 색깔로 변하기 때문에 꼭 두 세번씩 닦아내고 침을 놓아야 한다. 보통 등짝에 침을 열개를 놓을 경우 환자의 등짝에 흡사 열개의 배꽃이 활짝 피어있는 것 처럼 보인다.


고립산은 급성요통을 치료할 때 찬죽혈을 사용해 보라고 나에게 귀띔해 주었다. 찬죽혈이 요통을 치료한다는 이론은 옛날부터 책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립산 교수와 한담(閑談) 중에 안약으로도 요통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상스런 말을 나에게 해줌으로써 관심을 끌게 되었다.


고립산 교수는 나의 지도교수로 있을 때 캐나다 왕복 여비와 캐나다에 머무는 동안 숙식만 제공해 주면 나를 따라 캐나다에 와서 나의 진료실에서 환자를 치료해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고립산교수는 급성요통에 찬죽혈을 사용해보면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고 나에게 말했다.


안약을 정명혈(睛明穴)에 떨어뜨릴 경우 안약이 정명혈을 자극시켜 줌으로써 족태양 방광경의 기(氣)를 통하게 해준다고 나는 생각해 보았다. 찬죽혈은 족태양 방광경 상에 있는 침점이며 정명혈과 가장 가까운 방광경상의 침점이다. 그러므로 정명혈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찬죽혈은 요통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금원의가(金元醫家) 4 대가 중 한 사람 이동원(李東垣)은 "자정명찬죽이선설태양지열(刺睛明?竹以宣泄太陽之熱)" 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정명과 찬죽혈에 침자하면 태양경의 열을 내려준다." 는 뜻이다.


70 세 노인이 아침 일찍 일어나 대문밖에 있는 공중변소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 홀연히 온 몸에 한기를 느꼈다. 이윽고 심한 요통이 생겨 변소에 앉았다 일어설 수 없었다. 집안 식구들이 70 세 노인을 광안문병원으로 모시고 들어왔다. 이 노인은 평상시 혈압도 정상이며 두통도 없었다. 현재 말도 똑똑히 잘하며 두 팔은 정상적으로 잘 움직였다. 다만 허리와 양다리에 통증이 심하여 움직일 수 없었다. 노인의 맥은 현(弦)이며 설질은 담홍(淡紅)이고 설태는 박백(薄白)이었다. 대소변도 정상이었다.


고립산교수는 노인이 아침 새벽에 일어나 변소에 갈때 주리(주理)가 아직 닫히지 않았으며 기와 혈이 기표(肌表)에 충만하지 못한 상태에서 풍한을 만났기 때문에 경근(經筋)에 통증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립산 교수는 즉시 찬죽혈에 직자(直刺)하여 1, 2 분 동안 유침하는 동안 환자에게 통증을 참고 천천히 걷게 하였다. 그리고 나서 발침했다. 또 다시 5 분 동안 침자한 후 발침하고 또 다시 1 분 동안 침자하고 나니 과연 요통은 사라졌다. 환자는 병상위에서 스스로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집안 식구들은 고립산교수의 찬죽혈 일점(一点) 침자로 요통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고 찬탄을 금치못했다.


다만 환자는 하지에 힘이없는 느낌이다고 호소했다. 고립산 교수는 다시 환자를 병상위에 눕혀놓고 질변(秩邊)과 족삼리(足三里)에 침자했다. 환자는 요통은 사라지고 다리에 힘도 생긴다고 말했다. 고립산 교수는 풍한(風寒)으로 인한 급성요배퉁(急性腰背痛)에 찬죽혈을 빼놓지 말고 침자하라고 나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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