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근골 관절

낙상으로 인한 타박 어혈 " 연교탕"

초암 정만순 2016. 8. 9. 11:50






낙상으로 인한 타박 어혈 " 연교탕"



연교탕’을 쓰면 말끔히 풀어 없어진다


 윤분순/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요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등산을 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이렇게 등산을 하다 보면 산에서 굴러 떨어져 심한 타박상을 입거나 관절의 인대를 다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오늘날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등산하는 사람 중에는 노년층이 많은데, 나이가 들면 순발력이나 근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만큼 등산 중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일이 많아지게 된다.
이렇게 타박상을 입거나 관절 인대를 다치면 양방 병원에 입원하여 화학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깁스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인공 화학적인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으나, 이면적으로는 근본 치유가 되지 않거나 체내에 화학 독소를 쌓이게 함으로써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타박상을 심하게 입어 어혈이 많은 경우, 화학약을 복용하면 화학 독소로 인해 독혈(毒血)까지 겹치게 된다. 그 결과 전신의 신경이 점점 마비되어 식물인간 상태가 되기도 한다.
예전에 우리 선조들은 높은 곳에서 굴러 떨어져 심한 타박상을 입거나 중추신경을 다쳤을 때 부항을 붙여 뭉친 어혈을 신속하게 뽑아내는 한편, 침으로 막힌 기혈(氣血)을 돌려줌으로써 타박통이나 신체 마비를 손쉽게 해결하였다. 여기에다 뜨거운 온돌방에 생 솔잎을 깔고, 환자로 하여금 헐거운 옷을 입은 채 그 위에 누워 20~30분간 땀을 흠씬 내도록 하여 체내의 어혈을 풀어 없앴다. 그리고 ‘당귀수산’과 같은 어혈을 풀어주는 약을 복용시켜 치료에 완벽을 기하였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가 일러준 타박 어혈을 치료하는 처방인 ‘연교탕(連翹湯)’이다. 이 ‘연교탕’를 일러준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다. 하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할배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인데,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도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참고로 할배는 낙상으로 인해 발목 등 관절 인대를 삔 경우에는 개머루뿌리를 찧어 환부에 붙이게 하였다. 방법은 개머루뿌리를 구하여 가운데 심같이 딱딱한 것은 버리고, 절구에 찧는다. 그러면 아교처럼 찐득찐득하게 된다. 이것을 통증이 있는 부위에 붙이고 비닐 랩으로 감는다. 그런 다음 그 위에 압박 붕대를 감아 둔다.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나면 통증이 상당히 사라지는데, 나을 때가 되면 상당히 가렵다. 가렵기 시작할 때 하루나 이틀 정도 더 붙여 두면 완전히 낫는다. 참고로 가렵기 시작할 때 개머루뿌리를 붙인 곳의 피부가 헐기도 한다. 하지만 개머루 뿌리를 제거하고 며칠 지나면 아무런 흉터 없이 아문다.
만약 개머루뿌리를 구하기 힘든 경우에는 치자와 밀가루를 개어 붙여도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방법은 치자를 간 다음, 밀가루와 섞어 물을 붓고 약간 묽을 정도로 반죽한다. 이것을 통증이 있는 부위에 매일 한 차례 정도 갈아붙이고 역시 비닐 랩과 압박 붕대로 감아 둔다.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나면 속에서 어혈이 시퍼렇게 빠져 나오면서 통증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5일 정도 지나면 완전히 낫는다.


◎ 연교탕


▶처방 내용 : 연교 ․ 포공영 각 8그램, 당귀미 ․ 대황 ․ 적복령 ․ 목단피 ․ 감초 각 6그램, 홍화 ․ 조각자 ․ 오약 ․ 향부자 각 4그램, 백작약 ․ 적작약 ․ 치자 ․ 단삼 ․ 도인 ․ 계심 각 3그램
▶복용법 : 하루 3번 식간에 1첩씩 달여 복용한다.
▶처방 풀이 : 상기 처방은 청열해독(淸熱解毒)에 효능이 큰 연교와 포공영을 주된 약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어혈을 풀어주는 데 효능이 큰 당귀미 ․ 홍화 ․ 조각자 ․ 치자 ․ 단삼 ․ 도인을 가미하고, 체내의 어혈을 대소변으로 신속하게 배설시키는 데 효능이 큰 대황과 적복령을 가미하였다. 여기에 뜨거워진 피를 식히는 데 효능이 큰 목단피와 적작약을 가미하였고, 기를 순환시키는 데 효능이 큰 오약과 향부자를 가미하였다. 또 백작약을 가미하여 피를 보하였고, 계심을 가미하여 약 기운을 체내 깊숙한 곳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상기 처방은 타박으로 인한 어혈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