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간 담

간경화와 식체에 의한 부종 ‘곽령탕’

초암 정만순 2016. 8. 6. 10:47


간경화와 식체에 의한 부종 ‘곽령탕’


간경화와 식체에 의한 부종 ‘곽령탕’을 복용하면 부기 쏙 빠진다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부 종(浮腫)은 수분 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몸이 붓는 증상이다. 처음엔 눈 주위나 발등이 붓고, 더 심해지면 팔다리와 배 등 전신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식욕부진, 피로, 가슴 답답함, 구역질 등의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그러다 부종이 더 심해지면 요산독으로 인해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부종은 몸 안에서 수액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비장과 폐, 신장, 간의 기능이 저하됐을 때 발생한다. 그 증상과 원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간 기능 저하로 인한 부종은 복수 형태로 나타난다. 간의 기능이 악화되었을 때 복수증이 생기는 이유는 간이 소설기능(疏泄機能)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소설기능이란 기혈순환이나 신진대사 등 인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소통을 총칭하는 개념인데, 간이 그 중심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간이 악화되면 소설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간의 경락을 따라 배에 물이 차게 된다. 황달이나 간경화 등 간 질환이 악화되었을 때 복수증이 나타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비장은 섭취된 음식물이 용해되면, 이것을 기화(氣化)시켜 폐로 올리게 된다. 그런데 비장 기능이 저하되거나, 육류를 비롯해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등 서구식 비자연적인 식생활을 하여 비장이 상하게 되면, 음식의 용해물이 기화되지 않고 비장에 그대로 머물게 된다. 이를 식체(食滯) 또는 위기허(胃氣虛), 담음(痰飮) 현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위장과 비장의 경락을 따라 음식의 용해물이 퍼지게 되어 얼굴과 팔다리, 그리고 복부가 붓게 된다.
폐 기능 저하로 인한 부종은 대개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肺水腫)의 형태로 나타난다. 화학 약의 복용과 비자연적인 식생활로 인해 폐에 화학 독소 등이 차서 폐가 상하게 되면 심한 기침과 함께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폐렴과 폐결핵 등 각종 폐 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인공 화학요법 등 그릇된 처치와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 등 그릇된 식생활로 폐가 계속 손상될 경우 폐에 물이 차서 생명이 위독하게 된다.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부종은 복수(腹水)와 다리 수종의 형태로 나타난다. 피와 체액을 걸러 주는 역할을 하는 신장의 사구체(絲救體)가 퇴화되거나 막히면 수분 대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신장의 경락을 따라 배와 다리에 물이 차게 되면서 부종이 발생한다.
전통의학에서는 부종을 음허(陰虛), 양허(陽虛), 혈허(血虛), 기허(氣虛) 부종 등 4가지로 나눈다. 따라서 이들 부종에 대한 허증을 없애거나, 보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치료를 한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서 약을 잘 짓던 할배가 일러준 간경화와 식체에 의한 부종 치료법이다.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할배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이처럼 할배의 처방이 큰 효험을 발휘한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이다.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했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다.



곽령탕(藿湯)

▶처방 내용 : 곽향·택사·적복령·저령 각 6그램, 소엽·백지·대복피·백복령·백작약·후박·백출·창출·진피·반하·길경·산사·신곡·빈랑·지실·공사인·맥아·시호·목통·차전자 각 4그램, 육계·구감초 각 2그램, 생강 3쪽
▶법제법 : 반하를 생강 달인 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말리기를 9번 반복한다. 백출과 창출은 쌀뜨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말리고, 맥아와 차전자는 볶는다.
▶복용법 : 위의 약재를 물로 달여서 하루 3번 식후에 복용한다.
▶처방 풀이 : 상기 처방은 ‘곽향정기산’과 ‘오령산’을 합방(合方)한 것이다. 외감(外感)이나 소화기 장애로 인한 설사와 부종에 쓴다. 특히 간경화와 식체에 의한 부종을 치료하는 묘방이다. 주약인 곽향은 약성이 폐경(肺經), 위경(胃經), 비경(脾經)에 작용한다. 기(氣)를 잘 통하게 하고, 비위(脾胃) 기능을 강하게 한다. 또 서습(暑濕)을 없애고, 위액 분비를 촉진하여 각종 부종을 치료한다. 택사는 습열(濕熱)을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신장성 부종, 자종(子腫), 복수, 방광염 등에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적복령은 습열(濕熱)을 없애고, 복신(茯神)은 진정 작용을 한다. 두 가지 약재가 결합해 비허로 인한 부종에 효과를 발휘한다. 저령은 약성이 신경(腎經)과 방광경(膀胱經)에 귀경(歸經)하여 부종과 복수, 배뇨 장애 등을 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