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약초(ㅂ)

[스크랩] 봉삼(鳳蔘)이라는 약초의 정체

초암 정만순 2014. 2. 26. 19:38

민간에서 봉삼(鳳蔘) 또는 봉황삼(鳳凰蔘)이란 정체불명의 약초가 산삼(山蔘)만큼이나 귀한 약재로 거래되고 있다는 보도다. 한의사 같은 전문가가 아닌 민간요법자나 약초꾼, 민간인들 사이에 봉삼이 마치 만병통치약인 양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만병통치약이란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예를 들어 산삼은 소양인(少陽人)에겐 아무 소용없거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요즘 매스컴에서 만병통치약으로 연일 광고를 해대는 홍삼(紅蔘)도 소양인에게는 독약이나 마찬가지고, 체질과 증상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백선(白鮮)


백선피(白鮮皮)


봉삼이라는 약초의 정체는 무엇일까? 잊을 만하면 뉴스에 등장하는 봉삼이라는 약초에 대해 그 정체를 밝히고자 한다. 봉삼에 대한 정체를 확실히 안다면 돈 버리고 건강도 잃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을 것이다. 


봉삼의 원래 이름은 백선(白鮮, Dictamnus)이다. 백선은 운향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이며, 학명은 Dictamnus dasycarpus Turcz.이다. 자래초, 검화, 백단, 백양(白羊), 백양선(白羊鮮), 지양선(地羊鮮), 금작아초(金雀兒椒), 지양단, 팔규우(八圭牛), 야화초(野花椒), 팔고우(八股牛)라고도 한다. 한국을 비롯해서 만주, 중국, 동부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반그늘이나 햇볕이 잘 드는 습기가 많은 산기슭에서 자란다. 유사종 털백선(Dictamnus dasycarpus Turcz. var. velutinus)은 함경북도 청진에서 자라며, 잎에 털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백선의 줄기와 뿌리는 곧게 자라고, 키는 50∼90cm 정도이다. 잎은 깃꼴겹잎으로 2~4쌍의 작은잎이 마주나며, 중축에 좁은 날개가 있다. 작은잎은 타원형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잔 톱니가 있고, 표면에는 반투명한 유점(油點)이 있다.


꽃은 5∼6월경 줄기 끝에 총상꽃차례로 피는데, 흰색 바탕에 연한 붉은색 줄무늬가 있다. 꽃의 지름은 2.5cm 정도이고, 꽃잎은 5장으로서 긴 타원형이다. 꽃받침은 5장이며 끝이 뾰족한 바소꼴이다. 꽃자루와 포에 강한 향기가 나는 선모(腺毛)가 있다. 수술 안쪽은 작고 검은 돌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8월에 익는데, 갈색으로 된 껍질 안에 검고 광택이 나는 씨가 들어 있다.


백선의 꽃은 향기가 뛰어나고 예뻐서 관상용으로 정원에 심어도 좋고, 꽃꽂이용 절화로 이용해도 좋다. 뿌리가 튼튼하여 토양을 고정시키는 능력이 있으므로 절사면의 녹화용 식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뿌리를 지상으로 노출시켜 초물분재용으로 쓰기도 한다. 


백선의 뿌리껍질을 채취하여 말린 것을 한약명 백선피(白鮮皮)라고 한다. 백단, 백양, 지양선금작아초, 백전(白膻)은 백선피의 이명이다. 그 외 백양선, 백양피(白羊皮), 북선피(北鮮皮), 선피(蘚皮), 야화초근피(野花椒根皮), 지양전(地羊膻), 취근피(臭根皮)라고도 한다. 북부지방에서는 봄과 가을, 남부지방에서는 여름에 채취한다. 채취한 백선피를 깨끗이 씻어 조피(粗皮)와 수염뿌리(鬚根)를 제거하고, 세로로 쪼개서 중심부의 목질부(木質部)를 빼낸 다음 말려서 쓴다.


백선의 선(鮮)은 양의 냄새를 뜻한다. 백전의 전(膻)도 양의 누린내를 뜻한다. 이 약초의 뿌리가 흰색이고, 양의 누린내가 나기 때문에 백선, 또는 백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실제로 백선피를 코에 갖다 대면 독특한 냄새가 매우 강하게 난다.      


한의학에서 백선피는 청열약(淸熱藥) 중 청열조습약(淸熱燥濕藥)으로 분류된다. 백선피에는 Dictamnine(C12H9O2N), Dictamnolactone(C26H30O8), Obaculactone, Limonin, Sitosterol, Obacunnic acid, Trigonelline, Choline, Fraxinellone(C14H16O3), Campesterol, Skimmianin(C14H13O4N), y-Fagarin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Dictamnine은 개구리의 심장을 흥분시키고, 토끼의 자궁평활근을 수축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백선의 신선한 전초를 짓찧어 피부에 붙이면 염증이 유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본초학 교과서에 백선피는 성(性)이 차고(寒) 독이 없으며(無毒), 미(味)는 쓰다(苦)고 나와 있다. 귀경(歸經)은 비경(脾經), 위경(胃經), 방광경(膀胱經)으로 들어간다. 약리작용으로 해열작용과 피부진균억제작용이 보고되었다. 청열조습, 거풍해독(祛風解毒)의 효능이 있어 습열창독(濕熱瘡毒), 황수임리(黃水淋漓), 습진(濕疹), 풍진(風疹), 개선창라(疥癬瘡癩), 풍습열비(風濕熱痹), 황달뇨적(黃疸尿赤) 등을 치료한다. 따라서 백선피는 습열로 인한 피부발진, 피부미란, 가려움증, 마른버짐, 알레르기 피부염, 신경성 피부염 등의 치료에 많이 쓴다. 그 외 습열성 사지마비, 해수, 인후건조, 번갈, 두통, 통경(通經), 구충에도 응용할 수 있다. 이처럼 백선피는 피부습진소양(皮膚濕疹搔痒) 등 피부병을 치료하는 중요한 한약재다.


백선피가 들어간 처방에는 배풍탕(排風湯, 의학입문), 선유량탕(仙遺粮湯, 방약합편) 등이 있다. 성질이 차기 때문에 하부허한증(下部虛寒證)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백선피는 간독성(肝毒性)이 있어서 장기간 복용해서는 안되며, 임산부에게도 복용이 금지되어 있다. 간독성이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백선이 공정생약으로 수재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백선이 FDA Poisonous Plant Database에 Dictamnus dasycarpus Turcz.로 수록되어 있다. 일본에서도 백선은 공정생약으로 수재되지 않았다.


봉삼 또는 봉황삼은 백선이 둔갑한 약초다. 한의사의 처방이 아니면 함부로 쓸 수 없는 약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3. 12. 5.


출처 : 댓잎에 스치는 바람
글쓴이 : 林 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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