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만들기
▲ 홍삼액 두 번 쪄 만든 홍삼을 달인 홍삼액입니다.
ⓒ 김학현 홍삼
홍삼이 인삼(수삼)보다 더 좋은 것은 다들 아시죠? 근데 홍삼은 사서 먹어야만 하는 거라고요?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홍삼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답니다. 제 아내(경숙, 그래서 소위 KS표지요)의 노하우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뭐 특별한 기술이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꽤나 힘들고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게 홍삼일 거라 지레 짐작을 하고 아예 사먹는 걸로 압니다. 이제 사먹지 마세요. 너무 비쌉니다. 그냥 껍질을 까 말린 건삼에 비하면 배나 되는 가격이니까요. 대부분 홍삼제품들은 엑기스니 드링크니 등으로 나오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입니다.
왜 굳이 홍삼을 만들어야 하냐고요?
홍삼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삼을 구입해야 합니다. 이미 제가 "인삼은 이렇게 사는 거예요"에서 밝혔듯이 금산에서는 인삼축제기간인 8월말에서 9월초까지가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때입니다. 다른 곳에서도 많이 캐내는 요즘이 가장 싼 시기입니다.
될 수 있는 대로 6년 근을 사되 형편에 따라 사시면 됩니다. 6년 근은 워낙 비싸니까요. 인삼을 구입하면 잘 씻어야 합니다. 그냥 수돗물에 씻는데 잔가지가 많기 때문에(잔가지가 많아야 좋은 인삼이고요) 씻기가 수월하지 않습니다. 칫솔이나 부드러운 솔을 이용하면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껍질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 몇 번 씻어 헹구어 말립니다.
밭에서 캐낸 상태 그대로인 말리지 않은 상태의 인삼을 ‘수삼’이라고 부릅니다. 수삼은 75%정도가 수분입니다. 이 상태로는 아무리 냉장고에 잘 보관한다 해도 한 달 이상 보관하기가 힘듭니다. 상하거든요. 하지만 말려서 보관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건삼(백삼)이나 홍삼은 오래 보관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입니다. 껍질을 까 말린 게 ‘백삼’이고, 껍질은 벗기지 않고 쪄서 말리는 게 ‘홍삼’입니다. 건삼(백삼)이나 홍삼 300g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삼 1Kg이상이 들어갑니다.
저장의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홍삼을 선호하는 것은 수삼보다 유효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말린 백삼은 보관은 용이한데 유효성분이 홍삼에 비해서는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홍삼을 선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홍삼의 경우 열이 많아 인삼이 몸에 안 맞는 사람도 괜찮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저같이 열이 많은 체질에도 좋습니다. 홍삼이 무엇에 좋다는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겠습니다. 노화억제효과를 비롯하여 혈액순환개선, 항암활성 증대 등등, 잠깐 인터넷만 뒤져도 나올 테니까요.
▲ 한 번 쪄낸 홍삼입니다. 엷은 홍색을 띠기 시작합니다. 꾸들꾸들해지면 다시 한 번 쪄냅니다.
ⓒ 김학현 홍삼
왜 1년 치를 한꺼번에 만드느냐고요?
요샌 홍삼제조기라는 게 흔하기 때문에 인삼을 넣으면 홍삼추출물이 되어 나옵니다. 그렇기에 그때 그때 인삼을 사서 홍삼제조기를 이용해 달여 먹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방법이라면 제가 노하우니 뭐니 하며 글을 올릴 필요가 없겠지요.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1년치 홍삼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적당량 달여 음용합니다. 두 방법을 다 써본 결과 후자가 홍삼원액이 훨씬 진하고 좋습니다. 그뿐 아니라 귀찮을 정도로 인삼을 사러 들락거려야 합니다. 또한 인삼가격이 들쭉날쭉 입니다. 비쌀 때는 쌀 때 가격의 두 배가 넘을 때도 있습니다.
홍삼제조기를 이용하여 그때그때 인삼을 사다 홍삼원액을 만들어 먹을 거냐, 아니면 한꺼번에 인삼을 사다 홍삼을 만들어 놓고 달여 먹을 거냐, 바로 이게 우리집의 고민이었습니다. 우리집은 두 번째 방법을 택했습니다.
이유를 간단히 정리하면, 첫 번째 이유는 값이 쌀 때 구입하여 다시 사러 갈 걱정 안하고 1년 동안 먹을 수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훨씬 진하고 질 좋은 홍삼원액을 달여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거양득인 게죠. 이것이 바로 KS표 노하우를 탄생시킨 이유고요. 강력히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자, 그럼 홍삼제조에 들어가 볼까요?
▲ 홍삼제조기에 인삼을 넣고 7시간가량 찝니다.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 김학현 홍삼제조
어제도 지인이 집에 와 홍삼원액을 내놓으니 '어떻게 홍삼원액이 이리 진하냐'고 하더군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홍삼원액을 내놓을 때마다 듣는 말입니다. 대부분은 인사말입니다. 그럴 땐 아무 말 안하지요. 하지만 정말로 관심이 있어 질문하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홍삼 만드는 거요? 그까이꺼 대충. 쪄서 말리면 돼요."
근데 이 말이 얼마나 웃기는 말인지 모릅니다. 듣는 사람들은 다 황당해하죠. 그러나 실은 그런 걸 어떡합니까. 홍삼은 말 그대로 쪄서 말렸기에 검붉은 색이 나는 인삼을 말합니다. 캐낸 그대로의 수분 75%정도의 수삼이나, 이미 말려 12%정도의 수분을 유지하는 백삼을 가지고 만듭니다.
쉽게 말하면 수증기에 찌는 것입니다. 우리집은 수삼과 백삼의 중간 인삼을 가지고 홍삼을 만듭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수삼을 사와 잘 씻어 꾸들꾸들할 때까지 말립니다. 이 방법은 씻어 말리지 않고 뒀다가 상하는 경험을 한 후 터득한 방법입니다.
홍삼제조기의 용량이 작아 순서대로 홍삼을 찌다 보면 아직 수삼인 상태의 것이 썩고 맙니다. 그래서 일단 모두 씻어 물 잘 빠지는 소쿠리에 담아 햇볕에 말립니다. 일단 꾸들꾸들해지면 상할 염려는 없습니다. 그 상태에서 홍삼제조기에 넣어 홍삼숙성을 합니다.
대개 7시간가량 걸립니다. 홍삼제조기가 아닌 보통 찜기로도 할 수 있습니다. 찜기에 할 경우는 10시간 이상은 잡아야 합니다. 홍삼제조기는 압력 찜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린 이 과정을 두 번 합니다. 그러니까 총 14시간을 수증기로 찌는 것이지요. KS표가 진한 이유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한번 쪄서 내다 말리고, 그것이 마르는 동안 다른 것을 또 찌고 하는 식입니다.
한 번 쪄낸 홍삼과 두 번 쪄낸 홍삼은 색깔부터가 다릅니다. 연한 홍색이 진한 홍색 혹은 거의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두 번 쪄낸 홍삼은 다시 햇볕에 딱딱해질 때까지 말립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대강 말리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홍삼들이 서로 부딪혀 떼그럭 떼그럭 소리를 낼 때까지 말려야 합니다. 완전히 마른 홍삼은 습기가 들지 않도록 비닐 백에 넣어 보관하고 음용할 때마다 적당량을 꺼내 홍삼제조기(그냥 솥도 괜찮습니다)에 넣어 달이면 됩니다. 이상 KS표 홍삼 만들기였습니다.
▲ 두 번 쪄낸 홍삼입니다. 떼그럭 떼그럭 할 때까지 잘 말려 비닐 백에 넣어 보관합니다.
ⓒ 김학현 홍삼
▲ 완성된 홍삼을 4뿌리 정도 넣고 7시간 가량 달이면 진한 홍삼액이 됩니다.
ⓒ 김학현 홍삼액
“홍삼 만드는 거요? 그까이꺼 대충”이란 기사를 올리고 나니 빗발치는 문의쪽지가 당도했습니다(좀은 과장인 거 아시죠?). 저도 깜작 놀랐습니다. ‘어느 날 눈 뜨고 보니 유명인사가 되어있더라’는 식의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그런 건 아니지만 이렇게 홍삼 만들기에 관심을 둔 분들이 많이 계신지 미처 몰랐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KS표 홍삼 만들기 노하우 2탄’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2탄은 순전히 제 의도가 아니라 기사를 읽으신 분들의 성화라는 걸 밝혀드립니다. 지난 번 기사가 너무 두루뭉수리였던 것 같습니다.
하긴 기사 제목이 그렇잖아요. “홍삼 만드는 거요? 그까이꺼 대충”, 그래요. 그냥 쉽게 생각하고 제가 너무 대충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제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아주 자상하게 KS표 홍삼 만들기 코치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실은 제 노하우가 아니라 제 아내 노하우이니까요.
좋은 인삼을 고르는 법
원래 홍삼은 6년 근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중에 나오는 6년 근 인삼을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물론 인삼을 취급하시는 분들은 6년 근이라고 하지만 제가 인삼 농사를 짓던 자형을 가까이서 지켜 본 결과 6년 근을 얻기가 그리 쉬운 게 아니란 생각을 했습니다.
농사를 짓는 분들은 값이 좋아 6년 근 인삼을 생산해내기 원하지만 중간에 썩는 경우가 많아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굳이 6년 근을 고집하지 않는 게 현명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 우리 집은 5년 근을 주로 삽니다. 어떤 때는 씨알 좋은 4년 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몇 년 근인가는 뇌두의 개수로 결정됩니다. 두 개의 뇌두는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4개의 뇌두가 보인다면 6년 근입니다. 3개의 뇌두가 보인다면 5년 근이 되겠지요. 쉽지 않지만 몇 번 유념하여 사다 보면 보입니다.
인삼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사항은 잔뿌리입니다. 잔뿌리가 많고 사람모양을 한 인삼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물론 씨알이 굵을수록 좋은 것이겠지요. 겉에 반점이나 흠이 없이 통통한 것을 고르시기 바랍니다. 가끔 심이 박힌 것도 있습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황토냐 아니냐를 보고 고른다고 합니다. 인삼에 묻은 흙의 색깔을 보면 토질을 금방 알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토질을 가지고 금산 삼이니, 강화 삼이니, 풍기 삼이니를 구별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방법은 아닙니다.
다만 중국산이 아닌지를 잘 관찰할 필요는 있습니다. 겉으로 구별하기가 그리 쉽지 않지만 대강 말씀드리면, 국산에 비해 중국산은 전반적으로 가늘고 길며, 다리도 1-2개 정도가 고작입니다. 제일 쉬운 방법은 가지가 2-4개로 많고 잔뿌리가 많은 제품을 사면 됩니다.
중국산은 수삼보다는 백삼이나 홍삼제품이 많습니다. 국산이라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섞여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전반적으로 고른 것을 사시기 바랍니다.
▲ 인삼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사항은 잔뿌리입니다. 잔뿌리가 많고 사람모양을 한 인삼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물론 씨알이 굵을수록 좋은 것이겠지요.
ⓒ 김학현 인삼
홍삼 제조 더 자세히
인삼(수삼)을 홍삼으로 만드는 것은 고급기술에 속합니다. 그렇다고 집에서 할 수 없는 기술은 아닙니다. 우리 집에서 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선별하여 구입한 수삼은 뿌리에 흙성분이 남지 않도록 몇 번 잘 씻어 볕에 말립니다.
요즘 같은 날씨면 하루 정도면 꾸들꾸들해 집니다. 이것을 홍삼제조기(쉽게 말하면 훈증으로 찌는 기능을 하는 압력솥 제품)에 넣고 7시간가량 찝니다. 이 상태의 홍삼을 하루 말린 후 다시 한 번 7시간을 찝니다. 그리고 딱딱해질 때까지 말려 비닐 백(더 좋은 것은 지퍼 백)에 넣어 실온 보관합니다.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압력기능이 없는 찜기나 보통 솥에는 총 10-14시간 정도 쪄야 합니다. 그런데 죽 한 번에 쪄내는 게 아니라 두 시간 쪄서 두 세 시간 말리는 방법으로 하는데, 이것을 7번 정도 해야 합니다. 이 일은 참 번거로운 일입니다. 될 수 있으면 압력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하는 게 시간이 덜 걸립니다.
조심해야 할 사항은 이때 물에 잠기게 찌는 게 아니고 물은 밑에 붓고 겅그레를 놓고 그 위에 인삼을 얹어 수증기로 찝니다(중탕). 말리기와 찌기를 반복하는 횟수와 시간에 따라 인삼은 그 붉기를 더하다가 나중에는 거의 검은 색깔이 됩니다.
우리 집에서는 인삼의 크기에 따라 인삼을 반으로 쪼개 사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잘 마르고, 둘째는 달일 때 잘 우러납니다. 인삼을 쪼개는 일이 더해지니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 다음 일들이 더 수월해지는 이점이 있습니다.
집에서 홍삼을 만들 때 한계도 있습니다. 그것은 시중 홍삼 제품처럼 맑고 투명한 색깔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홍삼 성분에 대하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1년치의 양과 복용 양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모든 양이 결정되리라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아침과 저녁으로 2회를 복용합니다. 이때 양은 100ml입니다. 우리는 부부가 사니 두 명이면 하루 400ml이 됩니다. 이렇게 따져 계산을 하면, 2인 가족 기준으로 1년 치는 20-24차입니다.
한 차는 750g입니다. 미타법이 법정화 되었지만 아직도 인삼을 사려면 차(혹은 채) 단위로 산다는 것 잊지 마시고요. 우리는 한 차에 12뿌리 정도 되는 인삼을 즐겨 사용합니다. 인삼의 굵기에 따라 그 양을 가감하면 되겠지요.
만들어 놓은 홍삼을 3-4뿌리 정도 한꺼번에 끓입니다. 홍삼을 만들 때와는 달리 물을 붓고 끓입니다. 끓여놓으면 홍삼액의 양이 20,000ml정도 됩니다. 이 양은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홍삼제조기(압력 훈증기)의 양이며, 우리 두 식구의 한 달 치는 두 차 정도입니다. 냉장고에 보관하고 먹습니다.
여기서 우리 집만의 노하우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사포닌으로 말하면 인삼 뒤지지 않는 더덕 한 뿌리를 같이 넣어 끓인다는 겁니다. 기호에 따라 넣을 수도 안 넣을 수도 있습니다. 더덕을 넣었을 때는 쓴맛이 더하다는 걸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홍삼을 직접 만들어 먹을 때의 장점은 가격이 엄청나게 저렴하다는 겁니다. 홍삼을 만들어 먹으면 두 식구가 한 달에 인삼 두 차 정도 먹는데, 요즘처럼 가격이 저렴할 때는 5만여 원이면 한 달간 좋은 보약을 먹는 셈이지요. 많은 분들이 이용하여 건강해지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 홍삼을 3-4뿌리 정도 넣고 7시간가량 끓입니다. 우리 집만의 노하우는 더덕 한 뿌리를 같이 넣어 끓인다는 겁니다. 몇 번 끓여 먹은 양을 합쳐 다시 한 번 끓여 먹을 수도 있습니다(재탕).
ⓒ 김학현 홍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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