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症別 鍼處方/뇌 신경 정신계

두통에 신기한 효과를 나타내는 '지통명뇌혈' 

초암 정만순 2015. 7. 29. 17:28

 

두통에 신기한 효과를 나타내는 '지통명뇌혈'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이런저런 두통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두통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매일 반복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런 상습적인 두통은 자칫 우울증을 동반할 수 있다. 머리가 맑지 못하고 찌푸드하며 거기에 통증까지 가세한다면 삶의 의욕이 생겨날 리가 없을 것이다. 

누구나 두통을 경험해 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두통을 앓게 되면 만사가 귀찮다못해 심할 경우엔 죽어버리고 싶은 생각만 든다. 죽어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는 것은 우울증으로 이미 발전한 상태인 것이다.

일시적인 두통으로 우울증까지 유발하지는 않겠지만 두통이 여러 날 반복되면 삶의 의욕상실로 이어지고 이 증상은 결국 우울증을 야기시키게 된다. 우울증의 무서움은 자살로 이어지는 것이다. 

 

두통이 있을 경우 진통제를 먹게 되면 곧잘 듣는다. 그러나 약효가 떨어질 때면 다시 격심한 두통이 시작된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두통이 있을 때 진통제를 복용하게되면 두통은 억제되지만 머리가 맑지 못하고 몽롱한 상태가 된다.

그러다 약효가 떨어지면 머리가 빠개지는 듯이 다시 아프기 시작한다.

나의 경우에 두통은 감기를 앓을 때,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못했을 때, 장시간 독서를 했을 때에 흔히 겪는 증상이며 독감을 앓을 때의 두통이 가장 격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든 지금은 나에게 두통이 찾아오면 진통제를 먹지 않고 침으로 해결한다.

두통이 나타날 때마다 침을 가지고 두통에 좋다는 경혈에 찌르기를 반복하면서 기가 막힌 새로운 혈 하나를 발견해냈다.

어떤 두통이 되었든 내가 찾아낸 새로운 혈에 침을 꽂아 몇 번의 자극을 가하면 그 자리에서 통증이 사라진다.

진통제의 복용으로 통증이 억제되는 것과는 아주 다른 양상의 통증 억제 효과가 나타난다.

즉, 침을 꽂아 자극한 다음 유침시킨 후 5분 내지 10분이 경과하면 통증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뇌 속이 맑아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진통제의 복용으로 인한 몽롱한 느낌과는 아주 다른 상쾌한 느낌인 것이다. 

 

이처럼 두통에 특효한 새로운 혈을 찾아내게 된 계기는 나의 본능적인 행동에서 비롯되었다.

몇 년 전에 부산에서 침술을 배우는 수강자들이 많았었다.

그 해에는 한 달에 두세 번씩 새벽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부산을 내려가야만 했었다. 원래 나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이기는 하나 고속버스에서 장시간 동안 꼼짝않고 앉아있다보면 머리가 띵하니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럴 때마다 뒤통수에 있는 풍지혈을 지긋이 누르고 있으면 어느 정도는 통증이 완화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은 머리가 유난히 아파서 풍지혈를 눌러도 별 효과를 느끼지 못했다.

나는 엄지 손가락으로 뒤통수의 여기저기를 누르다 유난히 통증이 심한 곳을 찾게 되었고 그 곳을 반복해서 머릿속까지 찡하는 울림이 나타날 때까지 누르고는 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지끈지끈 아프던 머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게다가 머릿속까지 맑아져 상쾌한 기분을 느꼈던 것이다.

그 후로 머리가 아플 때면 뒤통수의 그 자리를 엄지손가락으로 지압을 하고는 했는데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이 무척 힘이 들었었다. 

그래서 침으로 그 자리를 자극해 보았다.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보다 거의 힘은 들지 않으면서도 자극의 세기는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보다 다섯 배 이상은 강했다.

 

이렇게 우연찮게 발견한 두통에 탁월한 새로운 혈자리에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들을 상대로 수없이 자극을 해본 결과 90% 이상의 실효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 후로 나에게 침술을 배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혈자리를 취혈하는 방법, 그리고 손가락으로 자극하는 방법과 침으로 자극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이 혈자리에 해당하는 경혈이 361개 경혈의 어느 것과도 일치하지 않았고, 경외기혈이나 신혈과도 일치하는 자리가 없어 두통혈로 지칭해 왔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 새로운 혈자리에 내 나름대로의 이름을 하나 지어주었다.

이름하여 '지통명뇌혈(止痛明腦穴)이다. 이름 그대로 '통증을 멈추게 하며 머리를 맑게 하는 혈'이라는 뜻이다.

내가 찾아낸 두통에 탁월한 이 새로운 혈자리 '지통명뇌혈'은 대충 담경락의 뇌공혈과 풍지혈 사이에 있으며, 원래 풍지혈은 두통에 탁월하다고 어느 문헌이나 자료에 나와 있을 정도로 명혈이고 또 사실이 그렇다.

그러나 내가 새로이 찾아낸 '지통명뇌혈'은 풍지혈보다 더욱 효과가 뛰어나서 두통이 있을 경우 이 혈자리를 자극하면 통증이 멎을 뿐만 아니라 머리가 맑아져서 이 혈에 대한 침술의 효과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지통명뇌혈'의 정확한 취혈은 침을 꽂아서 어느 정도 자입이 되다가 안에 있는 뼈에 걸려 더 이상 자입이 되지 않는 자리이다. 풍지는 2치짜리 침을 꽂으면 끝까지 자입이 된다. 그러나 내가 찾은 '지통명뇌혈'은 어느 정도 깊게 자입되다가 침체의 일정 부분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안에 있는 뼈에 걸려 더 이상 자입이 안 되는 데 이 상태가 '지통명뇌혈'에 대한 정확한 자침이 이루어진 것이다. 만약에 침을 자입하여 걸림이 없이 마냥 들어간다든지, 또는 조금만 들어가다 걸리든지 하면 정확한 자리가 아니며 침 치료 효과는 반으로 뚝 떨어지게 된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사항은 '지통명뇌혈'에 침을 정확하게 꽂고 자극을 가했을 때의 자통이 두통이 나타나는 경로나 유발점에서 똑 같은 양상으로 촉발됐을 때 진통의 효과나 머리가 맑아지는 상태가 배가가 된다. 이 혈자리는 내가 요통을 치료하는 혈자리를 찾아낸 데 이어 두 번째의 획기적이며 결정적인 특효혈인 것이다.

 

전통침구학에서는 두통을 치료하는 경혈로서 두통의 양상에 따라 달리하고 있다. 전통의학에서는 두통을 크게 외감성 두통과 내상성 두통으로 나누고, 외감성 두통은 다시 풍한두통, 풍열두통, 풍습두통으로 분류한다. 내상성 두통은 간양두통, 담탁두통, 어혈두통, 기허혈허두통, 신허두통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두통에 대한 침 치료 역시 모두 달리하고 있다. 이는 마치 양방의사들이 병증에 따라 약물처방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대증요법이나 다름 없다. 다시 말해서, 전통침구 이론에서는 외감성 두통의 3종류와 내상성 두통의 5종류로 분류하여 이들에 대한 침 치료의 경혈 선택이 모두 다른 것이다. 

이와 같이 전통침구학에서는 두통 하나를 놓고 외감성이냐 내상성이냐를 따지고 거기에서 다시 외감성 두통을 몇 종류로 분류하고 내상성 두통 몇 종류로 분류하여 각기 침 치료의 처방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두통 하나만을 가지고도 복잡하게 분류하여 침 치료를 달리하므로 침술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매우 어려워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복잡한 증상대로 침 치료 방법을 어렵게 배워 막상 임상을 해보면 치료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질 않기 때문에 무척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어떤 질병에 대한 증상을 추상적으로 복잡하게 구분지어 놓았으나 이런 구분법은 인체의 생물학적인 원리와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옛날 사람들은 인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물학적인 현상에 대해 음양과 오행의 사고체계로 짐작해 내려고 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옛날 사람들이 생각했던 인체에 관한 많은 지식들이 지금의 생리학적 지식과는 동떨어지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인체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음양오행론적인 사고의 틀에서 생각했고 치료의 방법도 음양오행의 사고의 틀에서 생각해낸 것이다. 이런 음양오행론의 사고의 틀 속에서 인체에 관한 그릇된 생리학적, 병리학적인 지식들이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해 왔으므로 빼도박도 못하는 사실로 굳혀져 버린 것이다. 이미 고정관념화된 사실들을 떨쳐버리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어떤 고정관념을 깨부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실들에 관한 각인 작업이 수십 년 동안 이루어져야 한다.

 

내가 찾아낸 두통을 치료하는 '지통명뇌혈'은 전통의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어떤 종류의 두통이든 모든 두통에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탁월한 혈자리이다.

물론 이 혈자리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자리에 침을 꽂아서 자극하는 방법은 더 중요하다.

전통의학이 두통을 외감성, 내상성으로 구분하고 이것을 다시 여러 종류로 소분류한 것은 옛날 사람들의 음양오행론에 입각한 허구적인 이론에 불과하다.

현대의학에서도 두통을 신경성  두통, 내장성 두통, 군발성 두통, 편두통, 혈관성 두통, 종양성 두통 등으로 나누고 그 치료에 대한 약물 처방이나 치료 방법이 다르다.

현대의학에서의 치료 방법이 각기 다른 것은 두통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과학적 근거에 의하여 다르게 구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 치료에서는 두통의 종류에 따라 달리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면 침은 약물처럼 두통을 유발시키는 조직에 대한 표적이 없기 때문이다.

인체는 몸에서 유발된 모든 통증에 대한 차단 장치를 가지고 있다.

침은 이들 차단 장치가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스위치를 켤 수 있도록 자극하는 단순한 기능밖에는 없다.

이와 같은 연유로 침을 어떤 질병이든 직접적으로 고칠 수 있는 매개체로 생각하면 정말 곤란하다. 

많은 사람들이 침술은 질병을 직접적으로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침술을 복잡하고 어려운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