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면역체계 및 NK 세포의 작용과 침술
침술은 신경계와 면역계와의 상호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함으로써 침술에 의한 질병치료의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침술은 음양오행론의 막연한 치료 메커니즘으로 설명이 되면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치료원칙을 정할 수 없다. 과학적으로 그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으면 확실한 치료 방법이 생기며,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신경계와 면역계가 우리의 인체 안에서 수행하고 있는 생리적인 기능을 정확하게 이해했을 때 가능해진다.
우리의 인체는 바깥을 덮고 있는 피부와 안쪽의 표면을 덮고 있는 점막조직이 있다. 이들은 모두 상피세포로 이루어져 있어 병원체라든가 이물질들로부터의 침입을 막아주는 방어벽 구실을 하고 있다. 피부 같은 상피조직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코팅되어 각종 병원균은 물론, 수분과 같은 액체의 이물질들이 절대 침투할 수 없게끔 되어 있다. 피하에 있는 모낭의 피지선은 지방산과 젖산을 분비하여 피부 표면에서 병원체가 잘 자라지 못하게 한다. 피부가 아닌 몸 안의 위장관이나 호흡기, 비뇨기관, 혈관 같은 내부의 표면인 점막은 피부처럼 완벽한 방어벽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병원체나 이물질들이 쉽게 침투할 수 없도록 끈적거리는 점액질로 덮여 있다. 이 점액질에는 당단백질과 각종 효소들이 있어서 이들이 병원체나 이물질들의 침투를 방어하고 있다. 또한 모든 상피조직은 '디펜신'이라는 항미생물 펩타이드를 분비하여 몸 안으로 침투하려는 각종 병원체를 죽이기도 한다. 눈물이나 침 속에는 라이소자임이라는 효소가 병원체를 죽여 입안과 눈을 질병으로부터 보호를 해준다.
인체의 바깥을 덮고 있는 피부는 상처가 나지 않는 한, 병원체가 침투하기란 절대 불가능하다. 그러나 몸 안의 점막은 주위 환경 또는 내부조직과 소통하도록 특수화되어 있어서 병원체가 비교적 용이하게 침투할 수 있다. 몸 안의 내부 표면을 점막이라고 하는 이유는 항상 점액으로 젖어있기 때문이며, 이 점액에는 앞에서 말한 당단백질과 효소들 뿐만 아니라 병원체의 침입을 막기 위한 항체와 백혈구들이 진을 치고 감시를 하고 있다. 피부는 인체를 구성하는 데 30%에 지나지 않으나 몸 안의 점막조직은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체로부터 인체를 방어하기 위한 면역기구들의 역점은 점막조직에 결집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피부에서는 상처가 발생해야만이 상처부위로 침투하려는 병원체를 물리치기 위한 면역세포들의 반응인 염증반응이 발생하지만, 몸 안의 점막조직에서는 상처 뿐만 아니라 병원체가 점막조직에 달라붙는 것으로도 염증반응이 유발되는 것이다. 이 말은 피부에서는 병원체가 달라붙어 있다 하더라도 염증반응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병원체들은 그들이 생존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과 조건을 갖춘 인체의 몸 안으로 침투하려고 하며 그러므로 구강과 연결된 위장관이나 코와 연결된 호흡기는 병원체가 침투하는 길목이 되는 것이다. 특히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는 숙주세포 안으로 반드시 들어가야만 증식이 가능하므로 필사적으로 구강이나 코를 통해서 몸 안으로 침투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툭하면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에 잘 걸리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하찮은 감기가 폐렴과 같은 심각한 질병으로까지 발전되기도 하는 것이다. 코나 입을 통해서 침투한 병원체를 물리치기 위한 최전방의 진지가 있는데 이것이 목구멍의 전체에 원형으로 구성되어 있는 편도선이나 아데노이드로서 이들을 2차림프기관이라고 한다. 2차림프기관에는 병원체를 제거하는 각종 백혈구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이다. 병원체가 코를 통해서 침투를 하게 되면 코의 점막이 자극되어 병원체를 씻어내기 위한 액체가 생성되고 병원체를 불어내기 위한 재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병원체가 목구멍까지 침투하면 목구멍 주위는 대식세포에 의한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병원체를 물리치려는 면역세포들에 의한 염증반응을 선천성면역반응이라고 한다. 한편, 수지상세포라고 하는 백혈구는 병원체를 붙잡아 근처에 있는 2차림프기관인 편도선으로 끌고 가서 림프세포들에 의한 후천성면역반응이 일어나도록 유도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병원체의 침입은 후천성면역반응 단계에서 완전히 종결되어 더 이상의 병원체의 감염은 없게되며 따라서 병원체에 의한 질병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병원체는 폐, 간, 위, 심장 등의 오장육부를 침범하여 죽음으로까지 몰고갈 수 있는 심각한 염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하여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백혈구들로 구성된 면역기구는 우리를 공포스러운 질병으로 부터 보호해주는 장치이기는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허술한 면역계를 이루고 있기도 하며 철통 같은 면역계를 갖춘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완벽한 면역계를 갖추고 있는 사람들은 없다. 왜냐하면 인체를 침투하는 병원체들도 인간이 갖춘 방어장치인 면역계를 무력하게 하거나 회피하기 위한 끊임없는 진화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완벽한 면역계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의 면역계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는 나쁜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을 버리는 등의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함으로써 완벽에 가까운 면역계를 갖출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면역계를 이루고 있는 주역들은 바로 백혈구이다. 백혈구는 대충 5종류로 나뉘며 이들이 하는 역할은 각 백혈구마다 다르다. 대식세포로 알려진 백혈구는 말 그대로 병원체나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는 이물질을 대량으로 잡아먹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백혈구이다. 그래서 대식세포를 청소세포라고도 한다. 대식세포가 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은 어느 조직에 상처가 났거나 병원체가 침투하면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대식세포는 우리 몸의 어느 부위에서나 비활성의 상태인 단핵구로 상주하고 있다. 단핵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진균과 같은 병원체에 감염되면 대식세포로 변하며 대식세포는 병원체를 잡아먹는 등의 선천성면역반응인 염증반응을 유발시킨다. 대식세포는 한편으로는 잡아먹은 병원체를 안에서 조각을 낸 다음 대식세포의 표면에 제2급 MHC클래스 분자를 통해 병원체조각(항원)을 후천성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헬퍼 T 세포에게 제시를 한다. 대식세포가 제시한 항원에 반응 할 수 있는 특이적인 헬퍼 T 세포가 혈관과 림프관을 순환하다 대식세포의 표면에 있는 'MHC-항원복합체'와 헬퍼T 세포의 표면에 있는 특이적인 수용체가 결합한다. 이로써 대식세포 자체는 더욱 효과적으로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한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분화됨과 동시에 헬퍼 T 세포를 중심으로 하는 후천성면역반응이 촉발되어 병원체를 제거하는 치밀한 작전에 돌입하게 된다. 따라서 대식세포는 선천성, 후천성 면역계를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사령관 같은 아주 중요한 백혈구이다.
후천성면역반응만을 유발시키는 데 대단히 중요한 백혈구인 수지상세포가 있다. 수지상세포는 모양이 나뭇가지 처럼 생긴 데에서 유래되었는데 움직이지 못하는 대식세포와는 달리 수지상세포는 여기저기를 움직여 다닐 수 있는 이동성 백혈구이다. 가령, 허벅지가 가시에 긁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면 상처난 부위에 상주하고 있던 미성숙의 수지상세포인 랑게르한스세포가 상처부위로 이동하여, 상처부위를 통해 침투한 병원체를 붙잡아서 서혜부 쪽에 있는 2차림프기관으로 가져간다. 2차림프기관에 도착한 랑게르한스세포는 그곳에서 성숙한 수지상세포로 성장한 후 감염부위에서 붙잡아 온 병원체를 조각내어 제1급MHC클래스 분자를 통해 수지상세포의 표면에 조각난 병원체(항원)을 제시한다. 이렇게 제시된 항원과 특이적인 반응을 할 수 있는 세포독성 T 세포가 혈관과 림프관을 떠돌다 2차림프기관으로 들어와 수지상세포의 표면에 있는 'MHC-항원복합체'를 인식하고 자신의 표면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면 세포의 분열이 일어나 더 많은 세포독성 T 세포가 증식하며, 세포분열에 의해 증식된 세포독성 T 세포들은 허벅지의 찢어진 상처로 몰려가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들을 모두 제거해 버린다. 물론, 이와 같은 후선성면역반응이 있기 전에 선천성면역에 의해 병원체가 상당히 감소된 상태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감염부위로부터의 병원체와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의 완벽한 제거는 항상 후천성면역반응에 의해 이루어진다.
후천성면역반응에 의해 대부분의 병원체가 제거됨에도 불구하고 면역반응이 언제나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는 더욱 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체를 물리치기 위한 정상적인 염증반응은 비정상적인 염증인 만성의 염증으로 발전되고 실패만 거듭하는 후천성의 면역반응과 비정상적인 만성의 염증을 되풀이 하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조치라고는 항염증제와 진통제를 투여하여 증상을 억제시키는 일이다.
만성 염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침 자극은 실패한 후천성의 면역반응과 되풀이되는 만성의 염증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이상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 이럴 때 침을 아무렇게나 찔러서 될 일이 아니며, 염증 부위에 침을 찔러 독특한 행침법을 실시하면 대식세포가 흥분하여 정상적인 염증반응을 유발시킨다. 아울러 침의 수기법에 자극된 랑게르한스세포는 자침으로 인한 상처 부위에서 감염된 병원체를 붙잡아 2차림프기관으로 이동한다. 2차림프기관에서 병원체에 감염된 수지상세포를 인식한 세포독성 T 세포가 세포분열을 하여 침 자극으로 상처가 난 부위로 몰려가고, 상처로 인해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들을 제거한다. 이때 이미 존재하는 만성의 염증부위들에서 유래한 병원체에 새로운 후천성면역반응을 유발시켜 실패한 이전의 후천성면역반응을 성공적인 후천성면역반응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어떤 질병이나 만성통증에 대한 침의 자극은 앞에서 설명한 면역기구가 병원체를 물리치기 위한 면역반응을 유발시킨다. 인체에 대한 자침은 백혈구들이 침을 심각한 이물질의 침투로 인식하여 활성화된다. 즉 자침으로 인한 손상된 조직은 실제로 병원체에 감염되었으므로 면역계는 선천성, 후천성면역반응을 유발시킴으로써 활성화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침의 자극으로 질병에 대한 100%의 성공적인 자연치유의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백혈구들의 능력으로 복원이 불가능할 정도로 조직이 손상되었다면 침술로도 안 되는 것이다. 침술은 백혈구들의 자연치유능력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백혈구들에 의한 복원능력 이상으로 조직이 손상되었다면 침술치료는 자제를 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침술치료를 강행했다가는 더 심각한 상태로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면역계의 일차적인 면역반응의 실패로 염증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라면 성공적인 면역반응이 진행되도록 침의 자극으로 유도할 수 있다. 단, 백혈구들이 복원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조직이 손상되지 않았을 때 침술치료는 가능해지며 이것이 바로 침을 맞으면 병이 낫는 이유이다.
침이 어떤 기전으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완화시키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침쟁이들이 없다. 그들은 침이 기와 혈을 원활하게 소통시킬 수 있게 하기 때문이라는 막연한 답변들을 할 뿐이다. 그래서 침으로 자극하는 방법에 관한 모호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며 치료효과에 대해서도 확신이 서 있지 않은 것이다.
음양론적인 경락설에 근거하여 침술 효과의 기전을 이해한다는 것은 애매모호해서 침 시술에 관한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 인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리적인 제반 현상을 과학적인 지식으로 정확하게 이해되었을 때 침술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침술은 과학화 되어야 한다.
NK 세포는 'Natural Killer' 세포라는 말로 자연살해세포를 뜻하며, 우리의 몸을 병원체로부터 방어해주는 백혈구(면역세포) 중의 한 종류이다.
백혈구는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병원체가 우리 몸 안으로 침입하여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 전의 병원체를 잡아 죽이는 백혈구가 있는가 하면, 병원체가 세포 안으로 들어간 상태, 즉 병원체에 의해 감염된 세포를 파괴시키는 백혈구가 있다.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만을 전문으로 파괴시키는 백혈구가 선천성 면역에서는 NK 세포 이며, 후천성 면역에서는 세포독성 T 세포라는 림프구이다.
요즘 건강전문가, 또는 식품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방송에서 자주 NK 세포를 거론하기 때문에 NK 세포라는 말이 낮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런만큼 NK 세포가 우리 몸 안에서 어떻게 병원체로부터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지켜주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 또한 중요하다. 아래의 NK 세포에 관한 글은 되도록이면 이해하도록 쉽게 쓰려고는 했으나 그렇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해를 하는 데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집중해서 서너 번 읽으면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침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침을 사람의 몸에 찔러넣어 NK 세포가 활성화되는 원리에 관해서도 상세하게 기술하였으므로 침술로 병을 고친다는 여태까지의 막연한 이런저런 설들을 불식시켜주리라 믿는다. 내과적인 질환을 침술로 치료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오장육부를 아우르는 모든 내장의 질환은 침으로 자극하여 효과적으로 치유시킬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침 시술자들이 원칙없이 자침을 하거나 또는 가당치도 않은 침구이론을 근거로 하여 시술했을 때 뒤따르는 허무한 결과에 자주 실망을 느끼고는 하는 것이다. 게다가 많은 침 시술자들이 안전하고 시술하기에 용이하다는 이유로 사지 말단의 경혈들을 자침하여 내과적인 질환이 치료되기를 바라겠지만 그 효과는 아예 없거나 미미할 따름이다. 내과적인 질환을 침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복부에 있는 중요한 경혈들에 침을 꽂아야 하며 그것도 아주 깊숙이 자입해야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떤 시술자들은 복부에 있는 경혈에 침을 꽂기는 하는데 그 깊이가 1cm 미만에 불과하여 변죽을 울리는 효과만이 있을 뿐이다. 침으로 복부에 있는 경혈에 자입하여 내과적인 질환이 치료가 되는 원리는 면역학적인 지식을 충분히 이해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의 몸을 방어하기 위한 면역세포들의 70%는 흉복부 안에 있는 장기의 점막에 조직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더구나 음식물이 머물러 있거나 통과하는 위장관은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들이 쉽게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면역세포들(백혈구들)이 진을 치고 있는 림프절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위장관(소화관)들은 상피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피세포의 표면은 점액질로 코팅된 점막으로 형성되어 있다. 면역세포들은 점막이나 점막 밑에서 병원체에 의한 상피세포의 감염을 방어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인체 안의 풍부한 자원을 이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우리의 몸 안으로 침투하려고 한다. 특히 바이러스는 유전자를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사람의 세포 안으로 침투해야만 한다. 사람 세포의 복제장치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삽입하여 복제한 후 자신의 후예들을 번식시키는 것이다. 세균은 우리 몸 안의 풍부한 영양물질과 그 밖의 여러 가지의 자원을 얻기 위해 굳이 사람의 세포 안으로 침입하지는 않으나 어떤 세균들은 면역세포들로부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세포 안으로 숨어들기도 한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기 위해 사람의 세포 안으로 반드시 침입을 하여야 하는데 이렇게 사람의 세포 안으로 바이러스가 침입한 상태, 또는 세균이 세포 안에 숨어있는 상태를 감염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투하기 전에는 세포 밖의 조직과 혈액 등에 분포하며 세포 밖에 존재하거나 떠돌아 다니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일 먼저 대식세포라는 백혈구가 감지를 하여 잡아먹는다. 그런 다음 대식세포는 호중구라는 백혈구에게 병원체가 침투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이에 호중구는 세포분열을 일으켜 병원체로 감염된 조직이나 혈관으로 몰려들어 무차별적으로 병원체를 잡아먹고는 스스로 죽는다. 병원체를 잡아먹고 죽은 호중구의 잔해를 흔히 고름이라고 하며 이들을 대식세포가 모조리 잡아먹어 주변을 깨끗이 정리를 한다. 대식세포는 호중구에게 병원체의 침투를 알리기도 하지만 적응면역(후천성 면역이라고도 함)의 주역인 T 세포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잡아먹은 병원체의 부스러기 하나를 MHC 분자에 결합시켜 대식세포 표면에 부착을 한다. 병원체 부스러기는 펩타이드이며 펩타이드가 MHC 분자와 결합한 상태를 '펩타이드:MHC 복합체'라고 한다. 대식세포가 자신의 표면에 펩타이드: MHC 복합체를 부착시키는 것을 '항원 제시'라 하며 펩타이드:MHC 복합체에 미경험 T 세포가 자신의 수용체로 도킹하게 되면 T 세포가 활성화되어 적응면역(후천성 면역)이 개시되는 것이다. 이처럼 병원체가 세포로 침투하기 전 대식세포가 적응면역을 유도하기도 하지만, 적응면역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백혈구는 '수지상세포'라는 백혈구에 의해서이다. 수지상세포 역시 대식세포처럼 병원체의 침투를 가장 먼저 감지를 하여 침투한 병원체를 잡아먹은 후 펩타이드:MHC 복합체를 표면에 부착시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림프절로 이동한다. 림프절에서 미경험 T 세포가 자신의 수용체로 수지상세포가 제시하는 특이적인 펩타이드:MHC 복합체에 도킹하여 적응면역을 개시하게 한다. 병원체, 특히 바이러스가 호중구나 대식세포에 의해 제거되지 않고 세포 안으로 침투하게 되면 호중구나 대식세포는 어찌할 방법이 없게 된다. 그렇다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방치할 수도 없다. 만약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방치하게 되면 도미노 현상처럼 모든 세포들이 바이러스에 의해 잇따라 감염이 되며, 그렇게 되면 심각한 병적인 상태가 되어 결국에는 생명까지 잃게 되는 것이다. 인체의 면역계는 그야말로 철두철미하게 병원체의 감염을 억제시킬 수 있는 전략을 갖고 있다. 수지상세포는 병원체의 침투를 감지하여 T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적응면역을 유도함과 동시에 '인터루킨-12'이라는 신호물질을 분비하여 'NK 세포'를 활성화시킨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또한 스스로 인터페론 알파와 인터페론 베타라는 신호물질을 생성하여 NK 세포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자연살해세포로 알려진 NK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또는 암화된 세포 그리고 상처를 입은 세포를 전문으로 죽이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NK 세포가 감염된 세포를 모조리 죽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선천성 면역 동안에 NK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는 동안, 수지상세포와 대식세포에 의해 유도된 적응면역에서의 세포독성 T 세포가 활성화되면 이 세포가 NK 세포의 역할을 인계 받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완벽하게 죽여버리는 것이다. NK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인터페론 감마라는 신호물질을 분비하여 대식세포로 하여금 헬퍼 T 세포와 세포독성 T 세포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촉진시킨다. 한편,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은 스스로가 인터페론 알파와 인터페론 베타를 생성하여 NK 세포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의 부스러기, 즉 펩타이드를 MHC 분자에 결합한 후 세포 표면에 부착시켜 세포독성 T 세포가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NK 세포의 역할을 이어받은 세포독성 T 세포는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을 죽이게 된다. 이것은 NK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서, 세포독성 T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 모두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독성 T 세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펩타이드:MHC 복합체를 가진 세포만을 죽이는 것이다. 인체는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에 세포가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모두에 반응할 수 있는 개별의 세포독성 T 세포들의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적응 면역에서의 세포독성 T 세포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 세포의 제거는 완벽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설명했던 것들을 간단하게 말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는 전문 세포가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 내재면역(선천성 면역)에서는 NK 세포가 주역이며, 적응면역(후천성 면역)에서는 세포독성 T 세포가 그 주역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이 NK 세포나 세포독성 T 세포에 의해 제거되면 제거된 만큼의 세포들이 다시 생겨나야 한다. 없어진 세포들의 복원은 대식세포나 감마:델타 T 세포가 담당한다.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세포독성 T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식하는 방법은 자신의 수용체로 감염된 세포의 표면에 있는 펩타이드:MHC 복합체를 조사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반해 NK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식하는 방법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의 표면에 발현된 'MIC'라는 분자에 의해서이다. 예를 들어 위장관의 상피세포들이 병원체에 감염되거나 외상을 입게 되면 상피세포의 표면에 'MIC'라는 단백질 성분의 분자를 발현시켜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가 감지할 수 있게끔 한다.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는 그들의 세포 표면에 위장관 상피세포의 표면에 발현된 MIC 분자를 인식할 수 있는 'NKG2D' 라는 수용체를 부착하고 있다.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는 NKG2D 라는 수용체로 병원체에 감염된 위장관의 상피세포가 나타내는 MIC 분자와 결합하여 상피세포가 죽음으로 이르게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건강하지 못한 상피세포를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가 탐색해내어 죽이는 것이다. 위장관의 상피세포는 병원체에 감염되거나 외상을 입었을 때 표면에 MIC 분자를 발현할 뿐만 아니라 암세포로 변했을 때에도 MIC 분자를 세포의 표면에 발현하여 NK 세포나 감마:델타 T 세포와 같은 면역세포들의 표적이 되게 하여 아폽토시스(자살)를 초래한다. 이 과정을 내재면역반응 또는 선천성 면역반응이라고 하며 여기서 실패하면 더욱 치밀한 적응면역의 단계로 넘어가 세포독성 T 세포에 의해 완벽하게 제거가 되는 것이다. 병원체로부터 인체를 방어하기 위한 면역세포들의 면역반응은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가 선천성 면역으로 알려진 내재면역 반응이며 두 번째 단계는 후천성 면역반응으로 알려진 적응면역 반응이다. 내재면역반응은 항상 효과적으로 수행되는 것은 아니다. 내재면역반응에서 병원체의 제거가 실패하면 적응면역 단계의 보다 조직적이고 정교한 제거 작전이 개시된다. 그런데 면역세포들의 전체적인 단계에 의한 방어 작전 또한 종종 실패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면역세포들은 체내로 침투하려는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 조직적이고 정교하게 작동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병원체들 역시 면역세포들의 제거 작전을 교묘하게 피하려는 많은 메커니즘들을 가지고 있다. 흔히 만성적인 질환에서 특정의 병원체(바이러스나 박테리아)들은 면역세포들의 면역반응보다 더욱 빠르게 변신(돌연변이)하여 면역세포들로부터의 공격에서 벗어나고는 한다. 면역세포들이 체내로 침투한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면역세포들 간의 분비된 신호물질(싸이토카인)을 통해, 그리고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표면 분자의 접촉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등 여러 단계의 면역반응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이 빠르게 진화하는 병원체들에 비하면 다소 느리기 때문에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 HIV 바이러스(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는 아예 적응면역반응의 주역인 헬퍼 T 세포를 무력화시켜 '에이즈'라는 무서운 질병에 걸리게 한다. 또한 많은 암세포들은 면역세포들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MIC 분자를 단백질가수분해효소로 없애버린다. MIC 분자는 정상세포가 병원체의 감염 또는 외상을 입었을 때와 종양세포로 바뀌었을 때처럼 비정상의 세포로 변했을 경우 표면에 발현하여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의 NKG2D 라는 수용체에 의해 감지가 되게끔하여 아폽토시스로 죽게 만드는 것이다. 만성의 내과적인 질환에 대한 복부의 경혈자극은 내재적인 면역반응과 적응면역반응을 신속하게 촉진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염으로 인한 위장질환은 복부에 있는 주요 경혈들을 침으로 깊게 자입하여 치료할 수 있다. 위에서 염증이 발생했다는 것은 위점막의 상처나 또는 병원체의 감염으로 내재적인 면역반응의 주역들인 대식세포나 호중구라는 식세포들이 염증을 일으켜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한 상황에 이미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활동하는 면역세포들의 세력은 약해서 빠르게 변신하는 병원체들을 추적하여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때에 긴 침으로 목적하는 부위까지 자침을 하면 면역반응의 상승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즉 침의 심자는 위의 점막이나 상피세포의 상당부분에 부상을 입히게 되며, 침 끝에 묻은 소량의 이물질과 병원체들이 위의 조직을 감염시켰을 것이다. 위의 상피세포는 이에 대해서 표면에 MIC 분자를 발현시켜 자신이 외상을 입었거나 병원체에 감염되었음을 NK 세포나 감마:델타 T 세포에게 감지하게끔 하는 것이다. 아울러 방어면역에서의 지휘자인 대식세포나 수지상 세포와 헬퍼 T 세포들이 침의 자극으로 빠르게 증식하고 분화가 촉진된다. 즉 침의 자극으로 세력이 강하고 신속하게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전혀 새로운 면역시스템의 활성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복부의 경혈에 침을 깊게 자입한 후 10여 분이 경과하면 복강 내에서의 유의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환자가 느낄 수 있다. 이는 면역세포들의 활발한 면역반응에 의한 변화이다. 뿐만 아니라 암세포에 대한 침의 자극은 면역세포들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암세포들이 스스로 없애버린 MIC 분자를 다시 발현될 수 있도록 촉진시킨다. NK 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는 부상을 입었거나 병원체에 감염된 위의 상피세포들을 제거한다. 그리고 손상된 부분에는 새로운 세포가 생성될 수 있도록 대식세포가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감마:델타 T 세포가 '섬유모세포 성장인자'라는 물질을 분비하여 세포의 재생을 촉진시킨다. 이처럼 대식세포는 세포에 감염되기 전의 병원균을 잡아 죽이거나 적응면역을 유도하고 조직의 재생에 간여한다. 그리고 감마:델타 T 세포는 건강하지 못한 세포들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포를 생성시키는 복원기능을 갖고 있기도 하다. 허리디스크로 인한 허리의 경혈에 대한 자침은 허리의 통증도 완하시켜 줄 뿐만 아니라 대식세포와 감마:델타 T 세포에 의한 손상된 디스크 조직을 복원시켜 주도록 자극하기 때문에 침술이 허리디스크를 치료할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설명되는 것이다. 과거 한국의 전통침술이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던 이유는 현재 대부분의 침 시술자들이 시술하는 방법과는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이었다. 즉 한국의 전통침술로 내과적인 질환을 치료할 경우 복부의 적정한 경혈에 긴 침으로 자입하여 자극을 가했다. 선조들은 침의 심자로 왜 질병이 낫는지를 정확하게 이해는 못했지만, 경험적으로는 심자가 효험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들의 중요한 원칙으로 여겼던 것이다. 침술은 제대로만 시술한다면, 만성의 내과적인 질환에서 현대의학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하는 훌륭한 대체의술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에 복부에 대한 정확한 심자법을 익히지 않았다면 함부로 침을 깊게 자입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복부의 심자로 복부동맥과 외상을 입혀서는 안 될 중요 장기들에 대한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복부에 대한 심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에 따라 심자하는 정확한 시술법을 충분히 터득해야만 함을 주지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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