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조미료
사찰음식의 특징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육류나 파, 마늘 같은 재료를 모두 써도 음식 맛을 내기 어려운데, 이마저도 없이 맛깔스런 음식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사찰음식에서 다양한 천연양념이 사용되는 것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자각종색스님은 <치문경훈> ‘귀경문(龜鏡文)’에서 “음식의 맛이 고르지 않으며 청정하고 유연하고 여법하지 않으면 대중을 받드는 것이 아니다(六味不精 三德不給 非典座所以奉衆也)”라고 했다. 여기서 음식 맛은 쓴맛, 신맛, 단맛, 매운맛, 짠맛, 싱거운 맛 등을 말하는 데 이 여섯 가지 맛을 고루 내는 것이 사찰음식의 특징이라 하겠다.
전통적으로 내려온 사찰의 천연양념들은 다양하다.
쓴맛은 씀바귀나 고들빼기, 쑥, 근대, 상추, 익모초 등이 갖고 있고
단맛은 조청과 설탕, 과일, 야채에 함유돼 있는데 칡이나 호박, 양배추, 고구마 등이 좋은 단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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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맛은 소금과 메주, 간장, 된장, 함초 등으로 맛을 낸다.
신맛은 식초 외에 오미자, 산수유, 복분자, 석류 등 약초나 과일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매운 맛을 낼 때는 고추, 고춧가루, 겨자, 생강, 재피잎이나 재피가루를 주로 쓴다. 열무나 샐러리, 갓 등 매운 맛을 주는 잎채소도 있다.
적문스님의 <전통사찰음식>에 따르면
고소한 맛을 내는 데는 참깨와 참기름, 들깨와 들기름을 사용하며, 그밖에 다시마, 표고버섯, 참죽가지말린 것, 무를 흔히 사용하며, 산초, 방아, 들깨즙, 늙은 호박 등을 사용해 맛을 낸다.
표고버섯은 찌개나 국의 국물을 낼 때 사용되는데, 표고버섯을 말려 곱게 빻은 가루는 깊은 맛을 낼 때 쓴다. 햇빛에 잘 말린 표고버섯에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가 함유돼 있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들깨가루는 혈관의 노화를 막고 간과 위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 무침이나 국을 끓일 때 사용한다. 국물도 쓰는데 들깨를 물에 푹 담갔다가 믹서나 맷돌에 갈아서 체에 걸러 찌꺼기는 버리고 즙만 받는다. 이 국물을 고구마 줄기 등 나물 볶을 때 넣거나 탕에 넣는다. 콩가루는 경상도지방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쑥국을 끓일 때나 나물을 무칠 때 사용된다.
다시마는 말려 가루로 만들어 음식을 만들 때 넣는다. 칼슘과 인, 비타민 B와 C가 풍부하다. 독특한 향을 갖고 있는 방아잎은 된장찌개에 넣어 끓이거나 장떡을 만들기도 한다.
쓴맛과 매운맛을 내는 생강가루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데 매작과나 약과 등 한과를 만들 때 사용하고 된장찌개에도 넣는다. 또 겨자를 가루로 빻아 물에 개어 매운 맛을 내거나 잣으로 즙을 내 나물무침이나 죽을 쑬 때 넣는다.
후추와 계피가루도 좋은 향신료다. 사찰에서 오신채 대신 사용하는 게 재피가루와 산초다.
재피가루는 사찰에서 김치를 담글 때 오신채 대신 사용한다. 재피 열매 껍질을 곱게 갈아서 사용하는데 특유의 향 때문에 소량만 사용한다.
산초는 살균작용이 강한데 맛과 향이 강해 파, 마늘 대신 쓴다. 재피잎이나 산초는 장아찌로 담궈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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