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柱命理 風水地理/풍수지리

대구제일중 돌거북

초암 정만순 2021. 1. 21. 14:59

대구제일중 돌거북

 

 

▲ 돌거북에서 바라본 대구 앞산.

겉으론 평온해 보이지만 올라보면 거대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화산이다.

돌거북은 이 앞산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 돌거북. 머리는 남쪽, 꼬리는 북쪽을 향하고 있다.

꼬리 부분에 명당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 진산(鎭山)=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양기풍수(陽基風水)에서 주산(主山) 대신 쓰이는 용어로 음택풍수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마을이나 도시 뒤에 위치하여 그 마을이나 도시를 보호하는 수호신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어느 마을이나 이 진산을 갖는다.

산신사상과 풍수사상이 결합된 것으로 보기도 하나 확실한 어원을 불분명하다.

대부분 그 터에 가까운 뒷산을 진산으로 삼으며, 주산 뒤 더 큰 봉우리를 뜻하기도 한다.

요즘은 주산과 구별하지 않고 혼용하는 추세다.

 

바위로 덮여 있는 형태의 산을 풍수에선 화산(火山)이라 한다.

불꽃이 타오르는 형상으로 화기(火氣)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본다.

대구 주위의 산이 이런 형태다. 대구에 직접 기운을 전달하고 있는 앞산이 그러하고, 앞산에 힘을 실어주는 비슬산이 그러하다.

나아가 북쪽에서 대구를 감싸안고 있는 팔공산 각 봉우리들도 뾰족뾰족한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은 남북으로 관통하는 신천과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금호강이 있다.

하지만 거대한 암군(岩群)으로 이루어진 비슬지맥(琵瑟支脈)과 팔공지맥(八公支脈) 사이의 대구분지에선 역부족이다.

이럴 경우 넘치는 화기를 누르는 것, 즉 진압풍수의 도입이 필요하다.

물을 대신할 수 있는 상징물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물속에 사는 대표적인 동물은 거북이다.

더욱이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신령스럽기도 하다.

 

대구 봉산동에 있는 대구제일중학교(옛 제일여중) 교정엔 오래된 돌거북 한 마리가 있다.

이 돌거북이 넘치는 대구의 화기를 제압하는 진압풍수의 용도로 세워진 것이다.

특히 비슬지맥의 강한 화기를 누르기 위해 머리도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앞산 속의 절집이나 인근 주택가에 언뜻언뜻 보이는 해태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복궁 광화문 앞의 해태가 조산(朝山)인 관악산의 불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세워진 것과 같은 이유로 세워진 것이란 얘기다.

 

한 마을이나 도시의 진산은 힘이 강해야 한다.

그래야 그 산이 품고 있는 지역에다 충분한 기운을 전달할 수 있다.

예전 대구의 진산은 연구산(連龜山)이었다.

지금은 웬만한 아파트보다도 낮은 구릉이지만 한때는 대구를 대표하는 성스러운 산이었다.

 

비슬산에서 시작하는 대구의 주맥(主脈)은 앞산을 거쳐 대구고와 경북여고 뒤쪽 산을 거쳐 제일중, 관덕정 부근까지 이어진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그 흐름은 앞산에서 급전직하로 떨어져, 넓은 들판으로 기어가기 때문에 힘이 다소 약해지는 상태가 된다.

양기든 양택이든 음택이든 혈장(穴場)은 주맥의 힘을 받는다.

따라서 주맥은 무조건 튼실해야 하며, 조금 부족하다 싶은 주맥은 반드시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비보풍수의 도입이다.

 

이 돌거북의 꼬리는 북쪽을 향하고 있다. 대구시가지 방향이다.

앞산의 기운을 입으로 받아 꼬리 방향이 되는 대구로 그 기운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예전 속담에도 거북의 꼬리 부분에 위치하는 마을은 자손과 가업이 번창한다고 했다.

 

'연구산은 대구의 진산이다.

돌거북을 만들어 머리를 남쪽으로, 꼬리를 북쪽으로 하여 지맥을 통하게 했다.'

조선 초기 서거정(徐居正) 등이 펴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나오는 말이다.

이 돌거북의 용도가 풍수 비보물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 돌거북은 2003년 '달구벌 얼 찾는 모임'에 의해 지금의 자리에 정착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