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가인 김병로 생가
순창 복흥면 가인 김병로 생가, 강직한 성품처럼 기세 좋게 뻗은 용맥
우리나라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1887~1964)의 생가는 전북 순창군 복흥면 하리 519(하리길 160)에 있다.
생가 맞은편 심적산 호남정맥 능선 위에는 대법원 가인연수관이 있다.
생가가 마주보이는 곳에 사법부 독립의 초석을 놓은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자 2010년 건립한 것이다.
휴양지를 겸해 사법연수원의 교육이나 세미나, 워크샵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가인은 울산김씨로 하서 김인후의 15대손이고, 복흥면 자포리 자봉포란형에 묻힌 김창하의 11대손이다.
하서 김인후의 4대손인 김창하는 익서·두서·시서 세 아들을 두었다.
인촌 김성수(1891~1955)는 익서의 8대손으로 신평파이고, 가인 김병로는 시서의 10대손으로 자연당파다. 두 사람은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촌수로 따지면 인촌이 가인의 먼 할아버지뻘 된다.
가인은 사간원 정언을 지낸 아버지 김상희와 어머니 장흥고씨 사이의 3남매 중 외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이 서울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유년시절을 조부 김학수 슬하에서 자랐다.
여덟 살에 할아버지, 아홉 살에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 박씨는 집안에 독서당을 만들 만큼 손자 교육에 열정적이었다.
이 덕분에 가인은 다방면에 걸쳐 독서에 전념하였고 의서와 풍수지리서까지 섭렵할 정도였다.
13세에 연일정씨와 혼인하였고, 17세 때 조선 최후의 유학자로 추앙받는 간재 전우에게서 성리학을 배웠다.
18세 때는 담양 일신학교에서 서양인 선교사로부터 신학문을 접하였다.
19세 때인 1905년 최익현이 의병을 일으키자 합류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이후 유학을 결심 1910년 일본 도쿄로 건너갔다.
니혼대학 법학과에 입학 한 후 야간에는 메이지대학 법학과에 들어가 동시에 두 학교를 다녔다.
1919년 판사에 임용되었으나 1920년 사임하고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는 변호사 개업 후 수많은 독립운동 관련 사건을 무료 변론하였다.
독립운동가들의 가족을 돌보는 일도 앞장서 이인·허헌과 함께 일제강점기 3인의 인권변호사로 평가되고 있다.
이로 인해 13년간 변호사 정직 처분이 떨어지기도 했다.
1945년 해방이 되자 미군정의 사법부장으로 취임하였고, 1948년 정부수립 후에는 1대·2대 대법원장을 9년3개월 동안 역임하였다.
그는 이승만 정권의 압력과 간섭을 뿌리치고 사법독립의 기초를 다졌다.
이승만은 수차례에 걸쳐 사표를 종용했지만 이를 거부하였다.
6.25전쟁 때는 어머니가 공산당에게 처형당하고, 자신도 다리에 부상을 당해 절단되어 의족을 하고 다녔다.
이러한 배경은 그를 반공주의자로 만들었지만 국가보안법은 악법이라며 폐지를 주장하였다.
그는 평소 세상 사람이 다 부정에 빠진다 할지라도 법관만큼은 최후까지 정의를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의 이러한 강직한 성품을 생가 터에서 찾아보고자 하였다.
우선 생가로 이어지는 용맥이 기세가 넘친다.
호남정맥 내장산 추령봉에서 갈라져 나온 산맥이 백방산(667.8m)과 소백산(540.1m)을 거쳐 옥녀봉(530.9m)을 세웠다.
마을 앞에서 보이는 옥녀봉은 그 모습이 단정하고 늠름하여 기상이 절로 느껴진다.
그곳에서 생가까지 내려오는 맥 역시 힘이 넘친다.
생가 앞으로는 틈안들이 넓고 평탄하게 펼쳐져 있으며 들 가운데로는 섬진강의 상류인 추령천이 환포하며 흐른다.
복흥면은 호남정맥으로 둘러싸인 깊은 산중이다.
그럼에도 마을 앞에는 넓은 들판이 있어 평야와 같은 풍요로움을 준다.
생가 주변으로는 산들이 감싸고 있는데 그 모양이 하나같이 귀하다. 특히나 생가 좌측에는 있는 귀인봉은 다정하기 그지없다.
가인은 슬하에 3남1녀를 두었다.
차남 김재열이 변호사이며 그의 아들이 대통령경제수석과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종인이다.
사위인 김문평은 여수 출신으로 제헌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3남 김재옥은 딸만 둘 두었는데 첫째 사위인 윤영철은 헙법재판소장, 둘째 사위인 이택돈은 변호사이며 국회의원으로 신민당 부총재를 역임했다.
후손들 중 딸들이 시집을 잘 간 것은 주산이 여자를 상징하는 옥녀봉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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