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받이
산과 들에서 자란다.
줄기 높이는 3~50센티미터에 이른다.
줄기가 많이 갈라지고 비스듬히 땅을 기며 잔털이 빽빽하게 난다.
뿌리에서 나는 잎은 방석 모양으로 뭉쳐난다.
줄기잎은 어긋나는데 잎자루가 거의 없으며 긴둥근꼴이고 길이 2~3센티미터, 너비 1~2센티미터쯤 되며 끝이 둥글거나 둔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4-9월에 피는데 지름 2-3밀리미터쯤 되며 연한 하늘색이고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려 전체적으로 총상꽃차례를 이룬다.
꽃받침은 5개로 깊게 갈라지고 끝이 뾰족하며 긴 털이 난다.
열매는 네 개로 갈라지고 털이 있으며 꽃받침에 싸여 있다.
조그맣고 혹같은 돌기가 촘촘하게 있다.
잎
근생엽은 모여나기하며 주걱모양으로 로제트를 이루고 줄기잎은 어긋나기하며 긴 타원형 또는 타원형이고 길이 2-3cm, 폭 1-2cm로서 끝이 둥글거나 둔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
꽃은 4-9월에 피며 지름 2-3mm로서 연한 하늘색이고 윗부분의 포 또는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려 전체적으로 총상꽃차례를 이룬다.
총상꽃차례는 길며 끝이 말리지 않고 잎같은 포가 달리며 포는 길이 5-15(25)mm이고 꽃자루는 액생하며 포보다 훨씬 짧고 꽃이 진 다음 밑으로 처진다.
꽃받침은 5개로 깊게 갈라지고 열편은 피침형으로서 과시에는 다소 커지며 끝이 뾰족하고 긴 털이 있다.
꽃부리는 판통이 짧고 끝이 5개로 갈라져 수평으로 퍼지며 후부에 5개의 비늘조각이 있다.
수술은 5개가 판통에 붙어 있으며 암술이 1개 있다.
열매
분과는 타원형이고 길이 1-5mm, 지름 1mm로서 혹같은 돌기가 밀생하며 착생면 주위가 밋밋하고 털이 있으며 꽃받침에 싸인다.
줄기
높이 5-30cm이고 모여나기한다. 밑부분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져 비스듬히 땅을 기며 전체에 잔털이 밀생한다.
꽃받이(꽃바지)는 한해살이풀 가운데 전형적인 겨울형 월년초(越年草)다.
늦가을(10~11월)에 발아해서 이듬해 가을(9~10월)까지 산다. 매서운 추위가 있는 한반도에서 꽃받이가 겨울을 극복할 수 있는 서식처는 드물다.
국지적으로 또는 미지형적(微地形的)으로 온난한 서식환경을 제공하는 밭두렁 아래에서 아주 작은 무리로 산다. 남부지방으로 갈수록 자주 관찰된다.
반면에 해양성기후지역인 일본 열도의 농촌 들녘에서는 아주 흔하다.
꽃받이(꽃바지)와 이름이 비슷한 지치과의 꽃마리와 십자화과의 꽃다지(꽃닫이)가 있다.
한글명 꽃받이2)는 꽃 한 송이 한 송이를 잎 1장이 받치고 있는 모양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명 하나이바나(葉井花, 엽정화)처럼 잎 하나에 꽃이 하나씩 달린다는 의미의 이름이 힌트가 된 모양이다.
꽃받이 꽃은 봄부터 피기 시작해 초겨울 식물체가 고사할 때까지 계속 피며, 생태학적으로 반복생식(iteroparity) 해넘이한해살이로 분류된다.
그래서 꽃받이는 자주 관리하고 간섭하는 밭 같은 경작지 틈바구니에서 종족을 보존하는 일에 전혀 문제가 없다.
꽃받이는 꽃이 생기기 시작하면 줄기의 주축(主軸)이 나뉜다.
꽃이 매달린 줄기 각각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꺾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축을 구분할 수 있는 줄기가 따로 없다.
꽃차례가 달린 줄기는 서로 마주 보듯이 뻗고, 결국은 식물체 전체가 일정 공간에 퍼져서 사는 형상이 된다.
더욱 많은 빛을 이용할 수 있고, 나아가 충매화(蟲媒花)로서 중매쟁이들의 방문을 용이하게 해주는 가장 조화로운 식물의 공간 건축 구조다.
북한말에 ‘받이’라는 말이 있으며, 이것은 서로 마주해서 바라보이는 곳이라는 ‘맞받이’를 의미한다.
마침 꽃바지(꽃받이)의 꽃차례는 줄기에서 서로 마주 바라보는 곳에 꽃이 달리기 때문에 꽃받이 이름이 거기에 잇닿아 있을지도 모른다.
꽃받이는 꽃마리와 닮았지만, 식물체를 문질렀을 때 오이 향이 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속명 보트리오스페르뭄(Bothriospermum)은 종자(sperma)에 작은 구멍(bothrion)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극히 미세한 사마귀 같은 돌기가 많고, 그 사이가 마치 구멍이 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종소명 테넬룸(tenellum)은 부드럽고 섬세하다는 뜻이다.
사이좋게 다소곳이 배열하는 종자 4개나 꽃 속에 제2의 꽃잎이라 할 수 있는 미세한 부화관(副花冠, corona) 10개를 들여다보면 섬세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