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베개
푸대추나무·헛갈매나무·까마귀마게라고도 한다.
들에서 자란다. 높이 약 7m이다.
가지는 갈색을 띠며, 어린가지와 잎자루 및 꽃이삭에 약간의 털이 난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의 긴 타원형으로 길이 6∼12cm, 나비 2.5∼4cm이며 끝이 매우 뾰족하고 톱니가 있다.
잎자루가 짧고 턱잎이 작다.
꽃은 양성화로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2∼15개가 취산꽃차례를 이루어 노란빛을 띤 녹색으로 핀다.
꽃자루가 짧고 꽃받침잎은 삼각형이며 3개의 희미한 맥이 있다.
꽃잎은 작고 씨방은 2실이다.
열매는 긴 타원형 핵과로 8∼10월에 노란색에서 검은색으로 익는다.
종자는 흰색으로 원통형이며 길이 10mm 정도이다.
원산지가 한국으로 갈매나무과(Rhamnaceae)에 속하는 나엽성 활엽 소교목 또는 관목이다.
내한성이 강하여 서울지방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며 음지와 양지 모두에서 잘 자라나 건조한 곳에서는 생장이 불량하다.
토심이 깊고 비옥적윤한 곳을 좋아하며 바닷가와 도심지에서도 잘 자란다.
한국(전라남도·전라북도)· 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잎
잎은 어긋나기하고 난상 긴 타원형이며 긴 점첨두이고 넓은 예저 또는 원저이며 길이 6~12cm, 너비 2.5~4cm로서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고 표면에 털이 없으며 뒷면은 회록색으로서 맥 위에 잔털이 있고 엽병은 길이 3~8mm이며 탁엽은 작다.
꽃
꽃은 양성으로 2~15개씩 액생하는 취산꽃차례에 달리며 잔털이 있고 화경이 짧으며 꽃부리는 지름 3.5mm이고 황록색이며 꽃자루는 길이 2~4mm이다.
삼각상 달걀모양이고 뚜렷하지 않은 3맥이 있는 꽃받침과 작고 넓은 거꿀달걀모양인 꽃잎은 각각 5수성이며 5~7월에 개화한다. 씨방은 2실이다.
열매
열매는 핵과로 원통상 타원형이고 길이 8~10mm, 지름 3~4.5mm로 처음에는 황색이지만 흑색으로 7~10월에 성숙한다.
종자는 원통형이며 백색이고 길이 10mm로서 잔줄이 있다.
줄기
나무껍질은 암갈색으로 회백색의 반점이 있고 일년생가지에 털이 약간 있다.
용도
관상용 정원수로 가치가 있으며, 국촌 정원에 자생하는 표본식물로 매우 적합하다.
현재 이 나무가 관상용 정원수로 이용된 사례는 별로 없으나 앞으로 유망한 수종이다.
특히 열매가 노란색-빨간색-검은색의 3가지로 조화를 이루며 변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노란색 단풍도 아름답다.
약재로도 쓰인다.
중국(明나라)의 유명한 본초 학자 이시진(李時珍,1518-1593)이 저술한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의하면 ‘ 줄기와 뿌리를 난엽묘유(卵葉猫乳)라 하고 기력(氣力)감퇴 증상을 증진하고, 악성의 부스럼(惡瘡)에 효능이 있다’고 하였다.
국촌 정원 중앙의 소나무(菊村松) 옆에는 10년생 정도의 까마귀베게 나무가 비좁은 바위틈에서 자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 나무에서 뻗어난 뿌리가 바위틈 아래로 2m 정도 떨어진 주변의 평지에 3-4개의 어린 새싹으로 돋아나 자라고 있다.
이 나무는 5-6년 전부터 연한 노란색 꽃을 피우며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나무의 이름도 모르고 보존의 필요성도 느끼지 않아 옆에 있는 소나무의 보호 차원에서 해마다 밑동만 남기고 줄기는 몽땅 잘라 버렸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 지역에 자생하는 나무에 관심을 기울이고 수종별(樹種別) 생태 현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완주군 산림 당국자(최우식씨)의 도움을 얻어 까마귀베개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이 나무를 집중적으로 관찰하며 정원수의 가능성과 보존의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이 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제한적으로 자생하는 희귀성이 있고, 갈매나무과 식물 중 까마귀베개속으로 유일하게 분류되어 보존가치가 매우 크고 국촌 정원에 자생하는 표본식물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열매의 모양이 원통형으로 길고 가운데가 약간 잘록하여 앙증맞고, 그 생김새가 까마귀가 베기에 적당한 크기의 작은 모양으로 베게처럼 생겼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또 열매가 다 익으면 까마귀처럼 새까맣게 되므로 까마귀 베개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
푸대추나무, 헛갈매나무, 까마귀마개라고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까마귀마께, 가마귀오동남, 가메기낭 등으로 불리고 있다.
한자명은 산에서 자라는 열매가 길고 누런색이라는 뜻으로 ‘장실산황(長實山黃)’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난엽묘유(卵葉猫乳) 라고 하였다.
학명은 람넬라 푸랭굴로이데(Rhamnella franguloides) 이다.
이 나무의 속명과 종명의 뜻은 충분히 조사하지 못하여 알 수 없다.
다만 갈매나무과에 속하며 열매로 길이가 길고, 육질의 핵과이며, 잎에 톱니가 있다는 등의 뜻이 담겨 있지 않을까 추정되나 이 또한 알 수 없다.
식물학자 베버바우어(Weberbauer,1871-1948) 가 붙인 이름으로 추정된다.
까마귀베개 열매는 연한 노란색에서 붉은색을 띠다가 검은색으로 익어가며 변하는 모습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갈매나무(까마귀베개)는 희귀하고, 굳고, 정하다고 표현한 한편의 ‘시’가 있다.
즉 천재 시인 백석(白石, 본명 백기행1912-1995)은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이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신의주 유동마을에서 아내와 집과 가족을 모두 잃고 슬프고 외로워하면서 다음과 같은 구절이 시에 포함되어 있다.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