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산서원 형국사진을 촬영한 지점에서 병산서원을 관산 하여 보고 그 다음은 병산서원 정면에 서 보자.
사진에서 보듯 일시에 모든 것이 사라지고 오직 '만대루'만 웅장하게 보인다.
강당은 물론 동재 서재까지 아니 서원 모든 것이 '만대루' 뒤에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식이다.
그렇게 보면 병산서원 중 병산(屛山)이라는 명칭도 걸린다.
병풍산이라는 것이다. 병산서원 배산은 화산이며 서원 앞에 있는 산이 병산이다.
배산이 아닌 앞산을 서원 명칭으로 삼는 것은 옥산서원에서도 보았기에 그럴 수도 있다.
그래도 병풍산이란 의미가 자꾸 걸린다.
이러한 의문 중 단연 압권은 서원 정문인 솟을삼문이다.
원래 저 자리에 있지 않았다. 원래 서원 측면에 있었던 것을 1921년 이곳으로 이전시켰다.
전통서원 정문이 측면에 있는 것은 이곳 이외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이러한 의문들을 갖고 병산서원 경내로 들어가서 살펴보면 그것들을 일시에 풀어버리는 풍수원리가 있다.
하회마을 닮은꼴 풍수가 그것이다.
서원 경내에서 전면에 걸쳐있는 병산벼랑들을 보면 하회마을 부용대에서 내 뿜는 산살(山殺)을 연상케 한다.
하회 사람들은 이러한 산살이 마을에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에서 부용대와 마을 사이에다 만송정이라는 소나무를 심었다.
이러한 풍수 불견처리가 이곳 병산서원에서 그대로 재현되어 닮은꼴 풍수를 보여주고 있다.
병산벼랑과 서원 사이에 있는 만대루는 병산산살을 막아주는 풍수불견(不見)용도에서 조성 된 만송정과 닮은꼴 풍수를 이룬다.
그러자 병산이라는 풍수화두에는 이런 것도 추정된다.
병풍산이라는 그 자체도 닮음꼴 풍수지명이였던 것이다.
이럴 때 현행지도에도 표기되어 있는 병산이란 명칭은 적어도 병산서원 이전에는 없었다는 추정까지 할 수 있다.
원래는 그냥 앞산 정도로 불러졌을 것이다.
서원이 들어서고 앞산 살기를 막기 위해 만대루와 함께 병산서원이란 명칭이 생겨나자 기왕이면 너도 임호산 불견지명처럼 병풍을 처라는 살기벼랑에다 병산을 붙였다는 추측 또한 성립된다.
만대루, 병산서원, 병산벼랑은 모두 풍수불견 조성물이며 명칭들이다.
이 같은 불견 이유에서 병산서원 대문(북례문)은 정면에 조성시킬 수가 없었다.
만대루로 병산 살기를 막아 놓았는데 또다시 그 방향으로 문구멍을 내어 살기를 들어오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원래 있었다는 복례문 자리를 살피면서 그쪽 방향의 산을 쳐다보니 서로 지척에 두고서도 언제 그랬느냐는 것처럼, 살기라곤 전혀 없는 산형과 산세를 보여주고 있다.
앉음새마저 옥녀처럼 단정한 동편 봉우리를 향해 병산서원 대문을 그곳에 매김할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