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형과 해양성 기질
DNA는 35억년전 생물이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 자연조건에 적응하면서 진화했다.
의학계에서도 ‘우리의 질병이 그 진화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협화음의 현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우리의 DNA는 그 진화의 수수께끼를 간직하고 있다. DNA는 환경에 적응한 과거의 기록이다.
이것이 개인적인 성향이나 판단을 결정하므로, 그 사람의 DNA의 궤적을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운명적 선택에 대한 성향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본관이나 출생지나 성장지를 분석하면 큰 틀에서 그 사람의 성향이나 기질을 파악할 수 있다. 묘지·태어난 곳·성장한 곳을 기후지형으로 접근함에 있어서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자신의 풍수적 데이터로 그의 성향을 분석한다는 것이다. 숙명적 선택이었을 수도 있고, 자의적인 판단에 의한 선택했을 수도 있으나, 조상들이 처한 지역적인 환경이 후손들에게는 운명을 결정하는 엄청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풍수학의 거시적인 안목은 대륙성 기후지형과 해양성 기후지형으로 대별한다. 대륙성 기후지형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대륙적인 기질을 갖고, 해양성 지후지형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해양적 기질을 갖게 된다.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대륙적 기후지형과 해양적 기후지형은 반대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대륙적 지형은 대륙성 기후를 만들어낸다.
대륙성 기후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지방이나,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지형에서 나타난다. 기온의 일교차 그리고 여름과 겨울의 한난(寒暖) 차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대륙성 기후지형은 겨울에 매우 건조하고 추우며, 반면에 여름은 기온이 높다. 여름에는 저기압이 발생하여 천둥번개와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한다.
대륙적 성향은 산을 좋아하고(樂山), 뚝심이 있으며 의리형·명분형이며, 물질보다는 정신적 가치가 중요하고, 검약함을 선호하고, 오래도록 잔잔한 즐거움에 처할 줄 아는 여유가 있다. 자기가 옳다는 것에 대해서는 신념이 있으며, 불의에 대해서는 비분강개하는 스타일이다.
농경사회에서는 협동을 해야 하므로 집단적 성향이 강하고, 봄에 씨를 뿌리면 가을에야 추수를 할 수 있으므로 끈기와 인내심이 강하다. 재물보다는 자부심이 더 중요하다. 또한 ‘우리가 남이가’라는 동류의식이 강하다. 이런 성향은 리더를 중심으로 충성집단이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의병활동이나 독립운동에 적극적이지만, 극단적으로는 독재적 지배구조가 만들어진다. 주로 학자나 군인스타일이다.
■ 기질 파악하려면 DNA 궤적 살펴야
해양성 지형에는 해양성 기후가 발달한다.
해양성 기후란 해안가나 섬 또는 해안에서 가까운 평야지대에서 나타난다. 바다의 영향으로 기온의 변화가 적다. 바다와 육지의 기온차로 인하여 바람이 발생하는데, 평야의 경우 바람막이가 없고, 바다의 경우 마찰력이 없어서 바람이 더욱 강하며 비교적 규칙적이다.
해양성 기후지형에 사는 사람들의 성향은 능동적이고 다혈질적이며 도전적인 성정을 지니고 있다. 전반적으로 삶을 실리와 의리로 나누어 볼 때 실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므로 현실을 타개하는 능력과 창의성이 탁월하고,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임기응변에 강하고 난국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있다. 또한 개방성, 다양성, 참신성을 바탕으로 진취적 혁신적 기상을 지니기도 한다.
어로 채취 생활을 위주로 하는 경우, 물때를 알아야 하며, 고기떼가 몰리는 정보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돈을 번다는 것은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본능적으로 타이밍을 잘 잡는다. 현대와 같이 재물이 우선인 시대에 부각되는 성향이다. 조선 말기에 개화파의 대부분이 해양성 기질을 갖춘 사람이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이익을 앞세워 판단이 흐려져서 매국노가 되기도 한다.
어로채취는 농경사회와는 달리 협동의 기간이 짧으며, 소집단 또는 개인적 성향이 강하다. 주로 사업이나 비즈니스 스타일이다.
기후지형이 사람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그 반대로 기후지형의 특징에 적응한 유전자가 미래의 선택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것이 유전자가 갖고 있는 성향이요 기질이다. 이를 토대로 미래를 예언하는 도참사상이 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어떤 사람이 어떤 곳을 선택했느냐 그리고 어떤 집을 선택했는가를 가지고 그 사람의 성향을 알아내는 것이다. 생가와 자택의 지형을 알아내어 분석하면 된다. 그의 부모까지 분석한다면 더욱 정확할 것이다. 사람은 부모의 성향을 일시에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논어를 보면, 요산요수(樂山樂水 : 논어 옹야편)라는 문구가 나온다. 요산요수를 분석하면 인자(仁者)와 지자(智者)로 구분된다. 이것이 대륙적 기질과 해양성 기질을 나타내고 있다.
인자(仁者)는 대륙적 성향에 가깝다. 명분에 합당한 이익만 받아들이며 시대의 변화를 뚫고 나가는 뚝심과 자기의 신념에 반하는 경우 죽음까지 각오한다. 조선시대의 선비정신이 이와 같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지자보다 인자를 더 선호했다.
지자(智者)는 해양성 성향과 비슷하다. 명분보다 실리가 우선하는데 극단적으로는 이익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된다.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며 적응력 강하고 판단력이 빨라서 현대적인 성향을 보인다. 생존을 위해서 신념을 버릴 수도 있으며 이익을 위해서는 비굴하거나 변절이 가능한 성향이다. 그러나 물은 홍수와 같이 재앙을 몰고 오기도 한다. 바닷가나 큰 강가는 이익이 큰 만큼 손해도 크며 위험도 상존한다. 즉 때를 잘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사람이라야 기업가로 성공한다.
■신념에 초지일관… 성공불러
대한민국 역대대통령을 독재시절과 민주화시절로 구분해보면,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 등 독재시절에는 대륙적 기후지형 출신이 많다. 민주화 시대에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등으로 해양성 기후지형 출신이 돋보인다.
공교롭게도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본관과 출생지가 대륙성과 해양성이 혼합되어 있는 윤보선·최규하 두 분은 그 결말이 정상적이지 못하다. 이는 의리명분과 실리추구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중요한 시간을 놓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유전자가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을 겪은 것으로 판단된다. 본관과 출생지가 혼합되면 복은 있으나 길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민들의 지적수준이 낮으며 소득수준이 낮고 집단성이 강한 농경사회가 중심인 시대에는 강력한 지도력이 효율적인 시대였으므로 대륙적인 기질의 지도자가 두각을 나타낸 것이고, 국민 수준이 높고 개인적인 성향이 중시되는 네트워크 시대는 유목민 성향이 강하므로 권력이 분산되어 각 분야가 활발히 발전해야 하므로 해양성 기질의 지도자가 적합하다.
대륙적 기후지형 출신이라고 해서 해양성 성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양성 기후지역에서 출생·성장했다고 해서 대륙적인 기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반도지형이어서 조금씩 혼합되어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친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조상은 대륙지형 출신이지만 자신은 해양성 지형 출신인 경우가 있으며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명심할 것은 대륙적 지형에서 태어났다고 기업가나 부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도저히 기업가적 성향을 지니지 않았는데 억지로 돈을 좇다가는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니 빨리 진로를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 중요한 것은 자기의 신념과 의지대로 초지일관 뜻을 세워간다면 입신양명의 기회는 온다고 생각된다. 봄여름가을겨울과 세월은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지나가는 것이다. 그 속에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자기의 역할에 충실한 사람은 성공하는 삶을 가질 것이다.
<김규순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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