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죽
좁쌀죽으로 천재가 되고 치매를 막는다
좁쌀은 가장 작은 것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모든 곡식의 낟알 중에서 크기가 가장 작다.
조는 이삭 하나에 5만 개가 넘는 낟알이 달리며 좁쌀 한 알의 무게는 0.002그램으로 천 개의 무게가 겨우 2그램쯤 된다.
그러나 가장 작은 것이 가장 큰 것이다.
낟알의 크기는 가장 작지만 그 효능은 모든 곡식 중에서 가장 크다. 좁쌀은 모든 곡식의 임금이며 가장 위대한 곡식이다.
좁쌀 한 톨로 정승의 사위가 된 이야기
옛날 옛날에 한 총각이 좁쌀 한 톨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
날이 저물자 총각은 주막에 들러 좁쌀 한 톨을 주인한테 맡겼다. 주막 주인은 좁쌀 한 톨을 방 한구석에 던져 놓았는데 쥐가 그것을 먹어버렸다. 다음날 총각이 좁쌀을 돌려 달라고 하자 주인은 쥐가 먹어 버렸으므로 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총각은 그 쥐를 잡아 달라고 했다. 총각은 그 쥐를 갖고 길을 떠났다.
총각은 이웃마을 주막에 들러서 쥐를 주인한테 맡겼다. 그런데 그 쥐를 주막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잡아먹어 버렸다. 총각은 죽은 쥐 대신 고양이를 달라고 하였다. 총각은 다시 길을 떠나서 그 다음 주막에 고양이를 맡겼는데 이번에는 당나귀가 고양이를 밟아 죽여 버렸다. 총각은 당나귀를 달라고 하여 당나귀를 몰고 길을 떠났다.
총각은 다음 주막에 당나귀를 맡겼다. 그런데 주막에 있는 황소가 당나귀를 뿔로 받아 죽여 버렸다. 총각은 당나귀 대신 그 황소를 달라고 하여 황소를 몰고 길을 떠났다.
다음 주막에 총각은 황소를 맡겼는데 주막 주인의 아들이 몰래 정승집에 황소를 팔아 버렸다. 총각은 정승집에 가서 황소를 달라고 했지만 정승은 그 소를 이미 잡아먹어 버렸다고 하였다. 총각은 이번에는 황소 고기를 먹은 사람을 달라고 했다. 정승은 괘씸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 용기를 가상하게 여겨 고기를 가장 맛있게 먹은 딸을 주겠다고 하였다. 총각은 정승의 딸과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
사람은 양기의 힘으로 살아간다. 양기가 떨어지면 늙고 병들고 죽는다.
양기는 따뜻하고 밝은 기운이다. 양기의 근원은 햇볕이며 식물은 햇볕을 영양물질로 바꾸어 씨앗과 뿌리 등에 저장한다.
사람은 영양물질로 바뀐 햇볕의 양기를 식물한테서 얻는다. 사람은 늘 양기를 보충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사람은 대부분의 양기를 음식에서 얻는다. 음식 중에서 양기를 제일 많이 얻을 수 있는 것이 곡식들이다.
곡식 중에서 양기가 가장 많은 것은 좁쌀이라고 할 수 있다.
좁쌀의 효능을 한 마디로 나타내면 대보원기(大補元氣) 곧 원기를 크게 보하는 것이다. 원기는 본디 타고난 기운을 가리키는 말이다.
좁쌀로 원기를 크게 얻는다
좁쌀은 허약한 사람이 원기를 보하는데 가장 좋은 곡식이다.
좁쌀죽을 먹는 것이 산삼이나 녹용 같은 값비싼 보약을 먹는 것보다 훨씬 낫다.
좁쌀은 면역력을 기르고 허약한 체질을 강건한 체질로 바꾸어 주는데 이상적인 곡식이다.
쌀이나 밀 같은 곡식이 산성 식품인 것에 견주어 좁쌀은 보리와 함께 가장 훌륭한 알칼리성 곡식이다.
그러므로 좁쌀은 산성체질을 알칼리성으로 바꾸는데 아주 좋다.
좁쌀은 소화불량을 치료하고 설사와 구토를 낫게 하며 온 몸이 쑤시고 시큰거리며 아픈 것, 위산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생긴 위염이나 위궤양을 낫게 한다.
또 입 안에 있는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여 입 안의 염증과 냄새를 없앤다.
임산부의 유산을 예방하며 젖을 잘 나오게 한다.
염증을 삭이는 효능이 있어서 여성들의 질염이나 자궁염, 남성들의 전립선염을 예방한다.
좁쌀은 맛이 달고 짜며 성질은 평하다.
염증을 삭이고 갈증을 없애며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잠을 잘 자게 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
명나라의 약초학자 이시진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좁쌀은 구토와 설사를 낫게 하고 단전을 튼튼하게 하며 허약한 것을 보하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한다(小米治反胃熱痢 煮粥食 益丹田 補虛損 開腸胃)고 하였다.
가장 훌륭한 알칼리성 곡식
좁쌀은 영양이 풍부하다.
단백질과 미네랄,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다.
좁쌀에는 단백질이 9-15퍼센트가 들어 있는데 이는 모든 곡식 중에서 콩 다음으로 가장 많다.
지방은 3-4.6퍼센트가 들어 있는데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이며 쌀이나 보리보다 훨씬 더 많다.
전분은 70퍼센트쯤으로 쌀보다 적고 칼슘이나 철분, 인 같은 미네랄과 비타민 A, 비타민 D, 비타민 C, 비타민 B12 등의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다.
그리고 일반 곡식에 들어 있지 않은 카로틴이 좁쌀 100그램에 0.12밀리그램이 들어있고 비타민 B1은 모든 곡식 중에서 가장 많이 들어 있다.
좁쌀의 영양 물질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지방이 쌀의 7.8배가 들어 있는데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산이다. 이 맑고 가벼운 기름이 혈관과 심장, 뇌기능을 좋게 한다.
2. 비타민 E가 쌀보다 4.8배가 더 많이 들어 있다.
3. 식이섬유가 쌀보다 4배 이상 더 많이 들어 있다.
4. 칼륨의 함량이 매우 높고 나트륨의 함량은 낮다.
멥쌀의 칼륨과 나트륨의 비율이 멥쌀은 9:1인데 견주어 좁쌀은 66:1이다. 그
러므로 좁쌀은 심장병이나 고혈압 환자들한테 매우 유익하다.
5. 철은 쌀보다 4.8배가 더 많고 인은 쌀의 2.3배가 더 많다. 그러므로 피를 잘 만들고 뇌기능을 좋게 한다.
불면증이나 우울증에도 좋다
좁쌀은 체질이 허약한 사람과 늙은이와 어린이, 임산부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다.
임신한 여성의 입덧을 없애는 데에도 좋고 산후 조리를 하는 데에도 좋다.
옛날 고구려에서는 미역국 대신 좁쌀죽으로 산후조리를 했다. 산모가 젖이 모자랄 때 좁쌀죽을 먹으면 젖이 잘 나오는 효능도 있다.
좁쌀은 비위를 편안하게 하고 원기를 늘리는 효능이 아주 크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신경쇠약, 우울증, 불면증을 치료하는 데에도 좋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이 저녁에 좁쌀죽을 먹으면 숙면을 취할 수가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좁쌀에는 트립토판(Tryptophan)이 모든 곡식 중에서 제일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트립토판은 수면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Serotonin)을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다.
죽유를 먹으면 바보도 천재가 되고 치매가 낫는다
좁쌀죽은 비위가 약하고 원기가 부족한 사람한테 좋은 음식이다.
좁쌀죽을 끓여서 10분쯤 놓아두면 죽이 밑으로 약간 가라앉으면서 윗면 가운데 기름과 같은 맑고 얇은 층이 생기는데 이것을 죽유(粥油)라고 부른다.
죽유는 좁쌀죽에 들어 있는 가장 순수하고 맑으며 가벼운 성분의 입자들이 위로 떠올라서 모인 것이다.
이 죽유는 뇌기능을 좋게 하는데 으뜸이다.
죽유에는 뇌세포가 활동하는데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그러므로 죽유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고 기억력과 인지력이 좋아진다.
노인들이 죽유를 먹으면 치매에 걸리지 않고 건망증이 없어지며 귀와 눈이 밝아진다.
어린아이들이 먹으면 두뇌가 명석해지고 지능이 높아진다.
젖먹이 아이들이 이유식을 시작할 때부터 죽유를 먹이기 시작하면 뇌세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게 되어 비록 둔재로 타고났다 할지라도 점점 머리가 좋아져서 천재가 된다.
음식에 들어 있는 영양소 중에서 가장 입자가 가볍고 맑은 것은 뇌로 올라가서 작용하고 무거운 것은 내장과 팔다리로 내려가서 작용한다. 죽
유에는 가장 맑고 가벼운 성분이 모인 것이므로 소화흡수가 가장 잘 된다.
그러므로 죽유는 위장의 점막을 보호하고 비위를 편안하게 하는데 아주 좋다. 죽유는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만성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사람들한테 제일이다.
또 원기를 보하는 효능이 인삼이나 녹용 같은 보약보다 낫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죽유를 죽의 정화(精華)라고 하였다.
또 부자들은 값비싼 보약을 먹고 가난한 사람들은 죽유를 먹는다고 하였다.
보약을 지으려면 돈이 많이 든다. 그러나 좁쌀죽을 끓이는 데에는 돈이 별로 들지 않는다.
죽유는 돈은 별로 들지 않으면서도 효과는 보약보다 훨씬 낫다.
비위가 약하고 원기가 약한 사람들한테 가장 좋은 음식이 좁쌀죽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제일 약해지기 쉬운 것이 비위의 기능과 신장의 기운이다.
이 비위와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데 가장 좋은 음식이 좁쌀죽이다.
그러므로 좁쌀죽은 아주 훌륭한 불로장생식품이다. 노
인들이나 체질이 허약한 사람들이 좁쌀죽을 먹으면 위와 장이 튼튼해지고 진액이 늘어나며 근육과 뼈가 단단해진다.
청나라 때의 명의 조학민(趙學敏)이 지은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에 보면 얼굴이 시커멓고 여윈 사람이 죽유를 백 일 동안 먹으면 음(陰)을 자양(滋養)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살결이 희어지고 살이 찐다.
날마다 죽유를 한 공기씩 걷어서 먹는 것이 숙지황을 먹는 것보다 낫다(米油黑瘦者食之 百日即肥白 以其滋陰之功 勝於熟地 每日能撇出一碗 淡服最佳)고 하였다.
또 청나라 때의 의학자 왕맹영(王孟英)이 지은 《수시식거음식보(隨息居飲食譜)》에도 죽유를 인삼탕 대신 먹으면 좋다고 하였다.
좁쌀죽이 산삼 녹용보다 낫다
사람이 50살이 넘으면 원기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원기는 생명의 근원이 되는 순수한 기운을 가리키는 말이다.
원기는 태어날 때 받은 기운으로 신장에 저장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원기가 차츰 빠져 나가서 신장의 기운이 약해진다.
원기가 약한 노인들이나 어린아이, 임산부들은 모자라는 신장의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죽유를 먹는 것이 좋다.
죽유는 빈속에 먹는 것이 가장 좋으며 오직 토판 소금이나 맑은 간장 한 가지만으로 간을 맞추어 먹어야 한다.
이렇게 먹어야 소화 흡수가 잘 되고 비위가 상하지 않는다.
그 뿐만 아니라 짠맛은 신장에 들어가므로 신장의 원기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더욱 세어진다.
《자림단방(紫林單方)》이라는 책에는 성기능이 허약한 남자가 죽유를 먹으면 정력이 세어진다고 하였다.
죽유는 젖먹이 아이들의 이유식으로도 가장 좋다.
좁쌀죽은 약한 불로 천천히 오랫동안 끓여야 하며 끓일 때 다른 어떤 재료나 양념 같은 것을 넣어서는 안 된다.
좁쌀은 반드시 메조를 써야 하며 차조는 당분이 많아서 좋지 않다.
차조를 많이 먹으면 혈액에 기름이 끼어서 혈액이 탁해진다.
그리고 묵은 좁쌀보다는 햇좁쌀을 써야 한다.
좁쌀죽을 끓일 때에는 다음 사항을 지켜야 한다.
1. 좁쌀을 뜨거운 물이나 따뜻한 물로 씻으면 안 된다.
반드시 찬물로 씻되 손으로 비비거나 문질러서 씻지 말아야 한다. 영양성분이 씻겨나가기 때문이다.
2. 오랫동안 물에 담가 두지 말아야 한다. 5분 이상 물에 담가 두지 말라.
3. 좁쌀죽을 끓일 때 중간에 다른 것을 넣지 말아야 한다. 다른 것을 넣으면 비타민 B군을 파괴되어 없어진다.
4. 압력밥솥에 끓이거나 센 불로 끓이면 안 된다. 약한 불로 천천히 오랫동안 끓여야 한다.
좁쌀 먹고 자식을 못 두는 사람 없다
비위(脾胃)가 튼튼하지 못하면 용(龍)의 고기를 먹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옛말이 있다. 비위의 기능이 나쁘면 아무리 영양이 많고 좋은 음식을 먹어도 건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장은 후천의 근본이며 생명의 근원(脾胃後天之本 生化之源)이라는 말도 있다. 비위는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고 영양분을 저장하고 운반하는 일을 주관하는 기관이다. 비위가 나쁘면 아무리 좋은 약과 건강식품을 먹어도 헛것이 되고 만다.
좁쌀은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데 으뜸
좁쌀은 모든 곡식 중에서 임금이다. 좁쌀은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 데 제일 좋은 곡식이다. 몸을 튼튼하게 하려면 제일 먼저 비위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이 좁쌀을 모든 곡식 중에서 으뜸으로 여겼던 까닭은 좁쌀이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데 가장 좋은 곡식이기 때문이었다. 좁쌀은 비위를 튼튼하게 하여 허약체질을 개선하는데 아주 좋다.
도홍경이 지은 《명의별록(名醫別錄)》에 좁쌀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좁쌀은 맛은 달고 짜며 성질은 약간 차다.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위를 열어주며 소화를 잘 되게 한다.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아서 뱃속에 쌓인 것과 배가 붓는 것, 소화불량, 식욕부진을 치료한다. 또 좁쌀은 입 안에 있는 세균의 생장을 억제하고 입 안에 염증이 생기지 않게 한다. 좁쌀죽에 미나리와 회향(茴香)을 같이 넣어 먹으면 입 냄새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아주 좋다.
小米味甘 鹹 性微寒 能健脾開胃 消食 治療食積腹脹 消化不良及食慾不振. 小米可以減少口腔細菌生長 防止口角生瘡 在小米粥中加入西芹和茴香 預防口臭效果更好.
우리 말에 비위가 상한다는 말이 있다. 마음에 거슬리어 아니꼽고 메스꺼워 속이 상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흔히 역겨운 냄새를 맡거나 몹시 흉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을 때 비위가 상했다고 한다. 비위는 비장과 위장을 가리키는 말이고 비위가 상했다는 것은 비장이나 위장에 탈이 났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비위가 상했다는 말은 본디 의학용어다.
비위가 상했다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몹시 흉하거나 잔인한 것을 눈으로 보거나 고약한 냄새를 맡거나 비린 맛이 나는 것을 먹어서 실제로 비위가 나빠져서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나는 것을 가리킨다. 곧 오감에 역한 자극을 받아 비장과 위장이 뒤집혀서 음식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비위에 맞지 않은 음식을 억지로 먹으면 식욕이 사라지고 속이 울렁거리며 구토가 난다. 비린내나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비위가 상하기 쉽다. 몹시 싱거운 음식을 먹을 때에도 비위가 상한다.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을 때 비위가 상하기 쉽다.
비위가 상해서 만병이 온다
다른 한 가지 뜻은 마음에 거슬리어 아니꼽고 속이 상한 것, 곧 마음이 상한 것 나타내는 말이다. 어떤 좋지 않은 상황이나 기분 나쁜 상대방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낼 때에도 비위가 상했다고 표현한다. 전자는 실제로 비장과 위장이 상한 것을 나타내는 말이고 후자는 마음이 상한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전자는 신체적인 것이고 후자는 정신적인 것이다. 이 두 가지 모두 속이 좋지 않아 구역질이 날 것 같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옛날 사람들은 왜 비위가 상한다는 표현을 썼을까? <황제내경(黃帝內經) 소문(素問)의 영란비전론(靈蘭秘典論)> 편에 비위는 창름(倉廩)을 관장하며 다섯 가지 맛이 나오는 곳(脾胃者 倉廩之官 五味出焉)이라고 하였다. 창름(倉廩)이란 창고를 가리킨다. 비위는 음식물을 저장하고 소화하는 곳이며 여기서 나온 영양분을 저정하였다가 몸 곳곳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비위에 탈이 나면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나는 것이다.
암, 당뇨병, 고혈압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질병은 비위에 맞지 않게 음식을 먹기 때문에 생긴다. 요즘 사람들이 병이 많은 것은 음식을 달고 싱겁게 먹고, 짜고 매운 것을 먹지 않기 때문이다. 비위를 조정하는 것은 짠맛과 매운맛, 신맛이다. 소금과 식초와 매운맛으로 비위를 맞추는 것이다. 비위를 맞추는 것이 양념이다.
음식은 간을 맞추어 먹어야 한다. 간만 맞으면 어떤 음식이든지 잘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짜게 먹으면 해롭다고 하는 말에 최면에 걸려 싱거워서 비위에 맞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으니 비위가 상해서 당뇨병, 암, 고혈압 같은 온갖 질병이 생기는 것이다.
비위가 맞지 않으면 먹은 것이 전혀 소화 흡수되지 않고 몸속에 쌓여서 독이 된다. 비위는 먼저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그 다음에는 파, 마늘, 생강, 후추, 고춧가루 같은 양념으로 비위를 맞추는 것이다. 짜거나 매운 맛이 들어가야 비위가 맞는 것이다. 양념은 대부분이 짜거나 맵거나 신맛이 많이 나는 것들이다.
짜고 매운 것을 먹지 않아 비위가 상한다
짜고 매운 것을 먹지 못하게 하면 비위가 상하고 병이 난다.
비장이 나쁘면 먹은 음식이 쌓여서 독으로 변하고 소화 흡수되지 않는다.
비위가 상했을 때 음식을 먹으면 먹은 것이 모두 독으로 변하는 것이다.
비위가 약한 사람을 물건을 살 때 흥정을 못 한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거슬리는 소리를 들으면 그것을 속에서 삭이지 못해 마구 짜증이 나고 화가 나기 때문이다. 아들이 엄마한테 용돈을 달라고 했을 때 엄마가 못 준다고 하면 비위가 약한 아들은 토라지고 삐쳐서 화를 벌컥 내지만 비위가 좋은 아들은 느긋하게 농담을 해 가면서 엄마가 용돈을 줄 때까지 조르고 기다릴 줄 안다.
거지들은 모두 비위가 좋다. 비위가 좋지 않으면 낯선 집 대문 앞에서 각설이타령을 부르면서 천연덕스럽게 밥을 줄 때까지 너스레를 떨 수가 없다. 옛날 거지들은 빈 깡통을 차고 다니더라도 반드시 소금을 한 주먹씩 갖고 다녔다. 동냥질한 음식에 소금을 넣어 먹으면 비위에 맞아서 쉬거나 상한 음식을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다. 음식을 비위에 맞추어 먹기 때문에 거지는 병에 걸리는 사람이 없다. 거지들은 나이가 70살이나 80살이 되어도 아주 건강하다.
거지들이 상한 음식을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 까닭
서울의 제기동에도 한 늙은 거지가 돌아다니는데 쓰레기통에서 다른 사람이 먹다가 버린 음식을 주워 먹고 한 겨울철에도 길바닥에 골판지 한 장을 깔고 누워 잠을 자는 데에도 그 동네에 사는 사람 중에서 제일 건강하다. 나는 십 몇년 동안 제기동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온갖 사람들의 건강상태를 관찰해 보았는데 아직 그 거지보다 건강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비위에 맞게 간을 맞추어 먹기 때문에 거지들이 건강한 것이다. 세상에서 간을 제일 잘 맞추어 먹는 것이 거지들이었다.
예전에 산에 약초를 캐러 다닐 때 오직 왕소금 한 가지만 반찬으로 갖고 다녔으며 주로 노숙을 했다. 밥은 맨밥에 오직 소금으로만 간을 맞추어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나는 지금까지 옛날 산에 약초를 캐러 다닐 때 식은 맨밥 덩어리를 왕소금에 찍어서 먹던 것보다 더 맛있는 밥을 먹어 본 적이 없다.
옛날 비위가 나빠서 먹은 것을 토하거나 구역질을 하면 접시에 왕소금을 놓아두고 맨밥에 소금을 묻혀서 먹게 했다. 몸살이 났거나 병을 앓아서 몸이 허약해졌을 때에도 쌀죽이나 좁쌀죽을 쑤어서 오직 간장이나 소금 한 가지로 간을 맞추어 먹어서 비위를 조리하였다.
좁쌀 먹고 자식 못 두는 사람 없다
좁쌀은 모든 곡식 중에서 낟알이 가장 작고 낟알이 가장 많이 달린다. 좁쌀은 다산과 다수확의 상징이다. 조는 이삭 하나에 5만 개가 넘는 낟알이 달린다. 벼는 2백 개쯤이 달리고 수수는 2천 개쯤이 달린다.
조는 씨앗을 만들어내는 능력 곧 생식 능력이 가장 강한 곡식이라고 할 수 있다. 씨는 씨로 들어가서 작용한다. 사람의 씨앗은 정자와 난자이다. 사람의 생식 능력은 콩팥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좁쌀은 콩팥의 기능이 약하여 자식을 낳지 못하는 사람들한테 가장 좋은 곡식이다. 좁쌀을 주식으로 먹으면 자식을 아주 많이 낳는다. 옛날 사람들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었는데도 자식들을 열 명 넘게 주렁주렁 낳을 수 있었던 것은 좁쌀을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좁쌀은 남자와 여자를 가릴 것 없이 불임증에 가장 좋은 곡식이다. 옛말에 좁쌀 먹고 자식 못 두는 사람 없다는 말이 있다. 좁쌀은 남자보다는 여자의 불임증에 더 좋다. 남자들의 불임증은 정력 부족 곧 양기가 모자라서 발기가 잘 안 되거나 정자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고 여자들의 불임증은 생리가 불순하면 배란이나 착상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씨가 많은 것 중에서 끈적끈적한 성분이 많은 새삼씨 곧 토사자나 구기자, 질경이씨 같은 것이 더 좋고 여자들한테는 좁쌀이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좁쌀을 먹지 않아서 불임증이 많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의 다섯 쌍 중에 한 쌍이 불임증이라고 한다. 요새는 불임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난임이라는 말을 쓴다. 그래서 인공수정으로 자식을 얻으려고 하지만 그것도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좁쌀은 생식력과 생명력이 가장 왕성한 곡식
그런데 아프리카에는 식량이 모자라서 한 해에 수십 만 명이 굶어죽지만 생식 기능이 좋아서 자식을 아주 많이 낳기 때문에 인구가 줄어들지 않고 갈수록 늘어난다. 반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선진국에서는 잘 먹어서 영양이 넘치지만 자식을 낳지 못해 인구가 갈수록 줄어든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프리카에서는 좁쌀이 주식이기 때문이고 선진국에서는 고기, 쌀, 정제한 밀가루 따위의 생명력과 생식력이 없는 음식이 주식이기 때문이다.
조는 생명력이 매우 강한 식물이다. 낟알이 가장 많이 달릴 뿐만 아니라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빨리 자라고 아주 잘 자란다. 병충해에도 강하여 벌레가 먹거나 병이 드는 일도 거의 없다. 가뭄과 온도,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 곧 면역력이 아주 강한 식물인 것이다. 면역력이 강한 식물을 먹으면 내 몸도 면역력이 강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좁쌀은 면역 결핍으로 오는 온갖 질병과 면역 이상으로 오는 갖가지 질병 곧 대상포진, 아토피 피부병을 비롯한 여러 가지 피부병, 갖가지 부스럼, 종기, 종창,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
옛날에는 머리에 버짐이나 부스럼이 나는 사람이 많았다. 머리에 나는 부스럼에 좁쌀을 먹으면 잘 듣는다. 요즈음에는 아토피 피부병을 앓는 아이들한테 좁쌀죽을 먹이면 좋은 효과가 있다.
옛날 사람들은 정월 대보름에 오곡밥을 지을 때 팥을 제일 적게 넣고 좁쌀을 제일 많이 넣어 밥을 지었다. 그렇게 지은 밥을 그릇에 담을 때 좁쌀이 제일 많이 들어 있는 부분을 떠서 그 집안의 며느리가 먼저 먹게 하였고 그 다음에는 대추나무나 감나무, 밤나무 같은 과실나무의 줄기가 갈라진 곳에 떠 놓는 풍속이 있었다. 좁쌀이 씨앗이 제일 많이 달리므로 그것을 과일나무한테 거름을 주면 덩달아 과실이 달릴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좁쌀을 닭이나 비둘기 같은 새 모이로 많이 썼는데 새한테 좁쌀을 먹이로 주면 알도 잘 낳고 새끼를 잘 까기 때문이었다.
좁쌀은 생식력과 생산력, 번식력이 제일 뛰어난 곡식이므로 자식을 낳게 하는데 제일 좋고 세포의 생산 능력 곧 새살이 돋아나게 하는 데에도 아주 좋다. 이를테면 지나치게 말라서 살이 몹시 여윈 사람이 좁쌀을 주식으로 먹으면 비위의 기능이 좋아지고 기운이 나면서 몸무게가 차츰 늘어난다. 거구생신 곧 낡은 것을 없애고 새살이 돋아나게 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상처가 나면 새살이 잘 안 돋아나는 사람들한테 쓰면 새살이 빨리 돋아난다. 살이 새로 돋아나는 과정을 잘 살펴보면 먼저 좁쌀 같은 모양으로 자라나면서 옆으로 퍼져서 한 층씩 자라서 살이 차서 올라온다.
좁쌀차를 마시고 10년 만에 아들을 낳은 이야기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다.
어떤 젊은 부부가 결혼한 지 10년이 넘었으나 자식이 없다고 하면서 자식을 낳게 해 달라고 찾아왔다. 병원에서 자세한 검사를 받아보았으나 남편과 부인 모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임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것저것 몸 상태와 음식 습관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서 진단을 해 보았으나 부부가 모두 신장 기능이 허약한 것 말고는 생식 기능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그들 부부한테 좁쌀을 껍질 채로 연한 밤색이 날 때까지 볶은 것 100그램에 물 3리터를 붓고 두 시간쯤 달여서 두고 물이나 차 대신 날마다 마시라고 해 주었다.
젊은 부부는 돈이 별로 들지 않고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며 맛이 좋으므로 시키는 대로 열심히 볶은 좁쌀로 차를 달여서 마셨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젊은 부부는 위장이 튼튼해지고 신장의 기능이 왕성해져서 1년 반쯤 지난 뒤에 드디어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다.
독일의 한 동물학자가 생식력이 매우 강한 동물인 흰 제비와 흰 비둘기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좁쌀의 껍질을 벗기고 알곡만 흰 제비의 먹이로 주었더니 흰 제비의 생식력이 낮아졌다.
알을 훨씬 적게 낳고 부화도 정상 수준보다 훨씬 낮아졌다.
또 껍질을 벗긴 좁쌀을 흰 비둘기에게 주었더니 흰 비둘기가 허약해져서 나는 힘도 약해졌고 앞가슴 부분의 살이 점점 빠져서 뼈만 남았으며 알도 적게 낳고 부화도 잘 되지 않았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도 작고 허약하였다.
이번에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좁쌀을 먹이로 주었더니 제비와 비둘기 모두 생식력이 강해지고 신체도 매우 튼튼해졌다.
알도 잘 낳고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도 모두 건강하였다.
그 동물학자는 좁쌀 껍질에 생식력을 촉진하는 물질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좁쌀죽으로 심장병을 고치다
일본의 한 의사가 중국 서북지방의 여러 도시와 농촌을 돌아다니며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여행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중국 서북지방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좁쌀죽이 주식이었다. 좁쌀죽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먹었으며 그 밖에 다른 부식이나 고기 같은 것은 거의 먹지 않았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좁쌀죽이 주식이었다. 다른 영양이 될 만한 것을 먹지 않는데도 모두 신체가 강건하여 아픈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아이들도 정상적으로 튼튼하게 자랐으며 영양실조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신체검사를 해 보면 나이가 많은 늙은이들도 심장이 튼튼했다.
그 일본인 의사는 여행을 마치고 일본에 돌아와서 좁쌀에 들어있는 영양분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좁쌀은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내장 기관의 작용에 활력을 주는 필수적인 특별한 호르몬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스스로 좁쌀죽을 끓여 먹는 것으로 주식을 바꾸었다. 그랬더니 힘이 생기고 지구력도 강해지고 심장이 튼튼해졌다. 그 의사는 좁쌀이 심장병환자에게 가장 훌륭한 약이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아 낸 것이다.
곡식이나 과일의 겉껍질이나 바깥 부분에 생식력을 촉진하는 물질이 들어 있다.
특히 좁쌀은 껍질이 아주 중요하다.
좁쌀을 껍질이 붙어 있는 채로 연한 밤색이 날 때까지 볶아서 달여서 물이나 차 대신 날마다 마시면 온 몸의 장부와 기능이 아주 건강해진다. 특히 신장의 기능이 왕성해져서 정력이 세어지고 기운이 나며 자식을 잘 낳을 수 있게 된다.
물론 남자들의 전립선염이나 전립선 비대, 양기부족을 치료하고 여자들의 생리불순, 냉증, 자궁무력증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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