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 香氣/시의 향기
산림별곡
강희동
나 지금 맑고 뜨거운 햇살 뚫고
무주로 간다네
덕유 그 넉넉한 품에
얼굴 묻으러 간다네
구천동에 물소리 들리지 않아도
푸른 바람에 찌든 마음
씻으러 간다네
행여 못다한 일 있어도
그만 잊으러 간다네
아름다움이여
미련이여
세심정에 빨래 말리듯
무주구천에 부서지는 개여울
바위에 날 널어두고
돌아오지 못하여도
그만 괜찮을 듯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