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 香氣/한시 한마당

詠竹(영죽)

초암 정만순 2018. 1. 17. 21:45



詠竹




             鄭知常

 

              脩竹小軒東(수죽소헌동) :   작은 집 동쪽에 늘어진 대나무

              蕭然數十叢(소연수십총) :   소연히 수십 떨기 서 있구나

              碧根龍走地(벽근용주지) :   파란 뿌리는 용처럼 땅에 널려 있고

              寒葉玉鳴風(한엽옥명풍) :   차가운 잎새에는 구슬처럼 울리는 바람

              秀色高群卉(수색고군훼) :   빼어난 빛은 온갖 풀보다 고상하고

              淸陰拂半空(청음불반공) :   맑은 그늘은 공중을 스치는구나

              幽奇不可狀(유기불가상) :   그윽하고 기이하여 나타낼 수가 없으니

              霜夜月明中(상야월명중) :   서리 내리는 밤에 달 밝은 가운데 서있도다.





눈을 맞은 대나무 아래에서 깊은 생각에 빠져들면 들린다.

귓가에 맴도는 감미로운 소리가 그대로 전해진다.

사각사각 속삭이는 댓잎의 노래는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화음을 이루면서 들려오는 대나무 소리는 울림이 되어 영혼에 그대로 전해져 온다.

백팔번뇌가 나직하지만 위엄 있는 대나무의 노래 소리에 하나씩 소멸되어진다.

세진(世塵)의 끈기도 그 힘을 잃어버린다.

욕심으로 인해 버릴 수 없는 수많은 고통이 가볍게 떨어져 나간다. 멜로디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

둔탁한 소리는 조금도 없고 청아한 소리가 영혼을 맑게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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