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송
다른 표기 언어 Multistem Japanese Redpine , 盤松 , タギョウショウ多行松
분류 | 소나무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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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 | Pinus densiflora for. multicaulis |
반송은 소나무의 한 품종이다. 품종이란 원래의 소나무 종(種)과 비슷하지만 모양이 조금 다른 것을 말한다. 소나무는 외줄기가 올라와 자라는 것에 비하여 반송은 밑에서부터 줄기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물리적으로도 반송이 생길 수 있다. 어릴 때 소나무의 가운데 새순이 잘려나가면 옆가지가 자라 반송 모양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송은 전체적인 바깥 모습이 둥그스름하거나 부챗살 모양으로 소나무보다 더 부드러운 맛이 나고 정제된 느낌이다.
반송의 생김새나 자라는 모습이 자식에게 유전이 되어야만 비로소 보통 소나무가 아니고 반송이란 품종 이름을 달 수 있다. 그러나 반송은 씨앗을 따다 심으면 극히 일부만 어미의 특징이 나타나고, 대부분은 보통 소나무처럼 자란다고 한다. 자연 상태에서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반송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당대(當代)에 반송의 특징이 끝나고 일부만 유전이 된다는 것은 아직 품종으로서 충분히 고정이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식물학자들 사이에 이럴 때는 품종으로 분류를 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쟁이 붙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반송, 혹은 만지송(萬枝松)이라 하며, 일본에서는 다행송(多幸松)이라 하여 품종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나무의 번식은 꺾꽂이나 접붙이기로 하는데, 소나무 종류는 꺾꽂이보다는 접붙이기를 더 흔히 한다.
반송은 아름다운 모양새 때문에 옛날부터 선비들이 좋아했다. 조선 초기 한양에서 개성으로 가는 길목인 지금의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부근에는 고려 때부터 커다란 반송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그늘이 수십 보를 덮을 만큼 큰 나무라서 길 가는 사람들의 좋은 휴식처가 되었다. 고려시대 어느 임금도 남쪽으로 행차를 하다가 비를 만나 잠시 반송 밑으로 피한 적이 있었는데, 훗날 ‘반송정(盤松亭)’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또 반송은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나 떠나보낼 때 ‘영접과 환송의 장소’로 유명했다. 그래서 문인들의 ‘반송송객(盤松送客)’이란 시가 여럿 전해지기도 한다. 태종 7년(1407)에는 반송정 옆에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모화루를 짓고 서지(西池)라는 못까지 팠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여섯 그루의 반송이 있다.
291호로 지정된 무주 설천면의 반송은 타원형의 모양새가 가장 아름답다. 293호인 상주 상현리의 반송은 탑 모양이 연상된다고 하여 ‘탑송(塔松)’이란 별명이 있으며, 이무기가 살았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357호인 선산 독동의 반송은 부챗살 모양으로 가지 뻗음이 독특하다. 358호인 함양 목현리의 반송은 가지가 아홉 개로 갈라졌다 하여 구송(九松), 399호인 영양 답곡리의 반송은 가지가 수없이 갈라졌다 하여 만지송이라 부른다. 그 외에 292호인 문경 화산리의 반송도 있다.
반송이 자라는 환경은 소나무와 유사하여 북부 고원지대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과 같은 높은 산 정상부를 제외한 전국의 산지에 소나무와 섞여 자란다.
소나무와 같이 배수가 잘 되는 사질토에서 잘 자라며, 건조한 환경을 잘 견디는 내건성 식물이다.
소나무가 햇빛이 잘 들어야 살아가는 극양수임에 반해 반송은 충분한 광선을 필요로 하지만 다소 음지에서도 견디는 중내음성 수목이다.
4∼5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 피며, 열매는 이듬해 9∼10월에 익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