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목본(마)

물박달나무

초암 정만순 2017. 9. 24. 07:56




물박달나무



분류 참나무목 > 자작나무과 > 자작나무속
꽃색 갈색
학명Betula davurica Pall.
개화기5월




물박달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나무인 ‘박달나무’와 유사하다.

예로부터 박달나무를 신성시하여 건국신화에도 단군왕검이 박달나무 아래에서 신시(神市)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단군(檀君)의 ‘단’도 박달나무라는 의미이다. 박달나무의 학명은 Betula schmidtii이며, 물박달나무의 학명은 Betula dahurica인데, 두 나무의 속명(屬名)이 같으므로 비슷한 종류의 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물박달나무와 박달나무는 나무껍질이 크게 다르다.

물박달나무는 나무껍질이 회백색으로 얇고 불규칙하게 벗겨지는 반면에 박달나무는 나무껍질이 흑갈색이나 회갈색이며 두꺼운 조각으로 불규칙하게 벗겨진다.

물박달나무 껍질은 비에 젖거나 물에 흠뻑 젖어도 잘 타기 때문에 예전부터 불소시개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비가 와서 대부분의 나무들이 젖어 있을 때 산악인이나 군인들이 물박달나무 껍질을 이용하여 불을 피웠다고 한다.

이밖에도 물박달나무는 기구재, 신탄재, 조림수 등으로 활용된다.



분포지역

극동러시아, 몽고, 일본, 중국; 주로 백두대간에 많지만 전국적 분포.


형태

낙엽 활엽 교목.


크기

높이 20m, 지름 40m.

      


잎은 어긋나기이며 달걀모양이고 첨두이며 예저 또는 아절저이고 길이 3~8cm, 폭 3~5cm로서 이중거치가 있으며 표면은 맥 위에 털이 있고 녹색이며 뒷면에는 지점(脂點)이 많고 맥위에 잔털이 있으며 황록색이고 7 ~ 8쌍의 측맥이 뚜렷하고 잎자루는 길이 5~15mm로서 털이 있다.


꽃은 암수한그루이고 5월에 피며 이삭꽃차례로 수꽃차례는 아래로 처지고 수꽃이삭은 길이 6~7cm이며 밑으로 드리운다.

암꽃이삭은 곧게 서고 길이 2~3cm로서 긴 타원형이며 비늘조각은 털이 없고 광택이 나며 윗부분이 얕게 3개로 갈라진다.

포는 갈색으로서 연모(緣毛)가 있고 암꽃차례는 곧추서며 원통형으로 길이 4cm, 폭 1.2~1.5cm이고 포는 갈색이다.

      

열매

과수는 길이 2 ~ 4cm로서 원통형이며 씨앗바늘은 길이와 직경이 각각 8mm로서 씨앗바늘의 중앙열편은 긴 타원형 또는 넓은 피침형이고 측편은 콩팥모양, 달걀모양 또는 원형이며 씨앗바늘은 길이와 폭이 각각 7.5mm이다.

견과는 타원형이고 연한 적갈색이며 길이 4mm, 폭 2mm로서 날개와 더불어 폭 4mm이다.

열매는9월 하순에 익으며 10월에 떨어진다.


줄기

높이가 20m에 달하고 곧게 자라며 나무껍질은 회갈색 또는 회색이고 흰 선점이 있고 잘게 갈라져 얇은 조각으로 떨어지며 물에 젖어도 불에 잘 탄다.

일년생가지는 흑갈색으로서 털이 있으며 지점이 많다.


뿌리

천근성(淺根性)이지만, 넓게 신장하기 때문에 지지력이 좋다.

      

              

 

나무껍질  


나무껍질은 회갈색 또는 회색이고 흰 선점이 있고 잘게 갈라져 얇은 조각으로 떨어지며 물에 젖어도 불에 잘 탄다.


가지 

일년생가지는 흑갈색으로서 털이 있으며 지점이 많다.


생육환경

심산 또는 산간지 산록부나 산복부의 양지 바른 적윤지 또는 다소 건조한 곳에서 잘 자란다.

양수이나 반음지에서도 잘 자라며 내한성이 크다.

공해에 대한 저항성이 적어 도심지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면 바닷가에서도 생장이 저조하다.


용도

• 목재는 기구, 가구, 건축토목재, 기계재, 농기구재, 공예재, 조각재, 합판, 단판재 등으로 쓰인다.
• 조림용, 조경수, 공원수로도 이용 가능하다.
• 껍질은 염료, 벽지 등으로 쓰인다.
• 나무껍질과 이른 봄에 채취한 수액은 약용으로 한다.


유사종

• 자작나무 : 나무껍질이 백색이다.
• 사스래나무 : 나무껍질은 회적갈색, 일년생가지는 털이 있으나 차차 없어진다.

잎은 삼각상 달걀모양 또는 삼각상 넓은 달걀모양, 길이 5-10㎝이다.
• 좀고채목 : 잎은 달걀모양,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으며 길이 5-10㎝, 뒷면 맥에 털이 있다.



나무를 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이나 열매를 본다. 다른 나무와 구별 하기에 가장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박달나무만은 다르다. 이 나무를 알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나무껍질을 보는 것이다.

굳이 고갤 들어 올려다보거나 나뭇잎 속에 숨어있는 꽃이나 열매를 찾아 숨바꼭질 할 필요 없이 편하게 눈높이의 나무줄기만 봐도 안다. 어린 시절 학교 다닐 때 청소시간에 허릴 굽혀 빗자루질을 할 적에 친구들 발만 봐도 누구인지 알아맞힐 수 있었다.

그런 필자를 친구들은 신기하다 말하며 함께 알아맞히기 놀이를 했는데 이 나무는 그런 느낌이다.

마치 나무줄기만 보이며 “내가 누구일까 알아맞혀봐”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너무 쉽다.

물박달나무의 줄기는 껍질이 여러 겹으로 겹쳐져 있다. 줄기 껍질이 얇은 종잇장을 겹쳐놓은 듯 너덜너덜하다. 마치 크로와상이나 페스트리 빵을 한입 베어 먹고 바라봤을 때의 느낌이다.

비슷한 껍질을 가진 나무로 자작나무가 있다. 자작나무와 물박달나무는 비슷한 점이 많다.

둘 다 나무를 분류하는 기준 중에 자작나무속에 속해 있기도 하고, 껍질이 너덜너덜한 것도 비슷하다. 자작나무가 더 하얀 껍질을 가졌다면 물박달나무는 회색에 가깝다.

또한 자작나무는 껍질이 옆으로 벗겨져 말려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가 하면 물박달나무 껍질은 조작조각 나뉘어져 켜켜이 쌓여있다.

또한 두 나무 모두 나무껍질에 흰색 기름점이 있는데 기름 덕분에 불에 잘 붙는다.

신랑신부가 결혼 할 때 ‘화촉을 밝힌다’라는 말이 있는데 자작나무를 화라고 부르며 나무껍질을 태워서 신혼방을 밝혔다는 유래에서 왔다고 한다.

또한 물박달나무는 젖어도 잘 탈정도로 기름이 많이 나온다.

나뭇잎 모양도 비슷하고 암꽃과 수꽃 모양도 비슷하다. 또한 두 나무 모두 이른 봄에 나무에 상처를 내 수액을 채취하는데 고로쇠나무처럼 골다공증에 좋다고 해서 많이들 마신다.

물박달나무 껍질

물박달나무는 박달나무 중에 물가에 산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실 박달나무는 사는 곳을 특별히 가리지 않는 편이다.

햇빛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도 좋아하고 음지에서도 잘 살며, 높은 곳에서도 낮은 곳에서도 잘 산다.

다만 공해에 약해 공기가 깨끗하지 못한 곳에서는 잘 살아가기 힘들다.

공원에 정원수로 심어 놓은 곳이 많던데 시름시름하다고 나무만 탓할 게 아니라 주변 환경을 먼저 둘러봐야 하겠다.

이외에 박달나무 이름이 들어간 나무에는 까치가 산다고 해서 까치박달나무, 박달나무에 비해 키도 작고 잎도 작고 열매도 작다 해서 개박달나무 따위가 있다.

박달나무 종류는 단단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각종 목재로도 많이 쓰이고 단단한 생활기구를 만드는 데도 많이 사용됐다.

박달나무는 물에 거의 가라앉을 정도로 무겁고 단단해 홍두깨와 야구방망이로도 많이 이용되었다. 이밖에 가구재, 조각재, 곤봉, 수레바퀴 등으로 많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박달나무를 신성시해 건국 신화에도 단군왕검이 박달나무 아래에서 신시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단군(檀君)의 ‘단’도 박달나무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민족은 모두 박달나무의 자손이 아닌가! 박달나무처럼 단단해지고 속이 옹골찬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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