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목본 일반

양수와 음수

초암 정만순 2017. 4. 1. 22:12



양수와 음수



나무의 크기나 형태 같은 것으로 양수와 음수를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음수의 잎은 양수의 잎보다 더 짙은 녹색이다. 이유는 더 많은 빛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음수와 양수는 그늘 아래서 죽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저항성으로 판단한다. 즉 얼마나 내음성이 강한가가 기준이다.

내음성이 강한 나무를 음수라 한다면, 그 반대인 것을 양수라 한다. 양수는 응달에서 견딜 수 있는 나무이다.

같은 나무에서도 그늘 쪽에 있는 잎과 햇빛 쪽에 있는 잎은 약간 다른데, 이는 잎이 광합성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적응한 결과다.


나무가 음수인지 양수인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무는 광합성 작용을 위해 햇빛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모든 나무가 같은 양의 햇빛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나무에 따라서 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가 있다. 같은 종류의 나무라도 대개 어릴 때는 강한 햇빛을 싫어하고, 자라면서 햇빛을 좋아한다. 음수도 커갈수록 어두운 것을 싫어하게 되는데, 나무가 오래 될수록 어둠을 견디는 내음성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음수라고 해도 자연적으로 큰 나무가 사라지거나, 인위적으로 나무를 솎아주어 햇빛이 잘 들어오는 환경이 조성되면 더 잘 자라게 된다.

음수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극음수와, 양지에서도 잘 자라지만, 어릴 때는 높은 내음성을 지니는 조건적 음수로 구분된다. 극한 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는 주목, 나한백, 사철나무, 호랑가시나무, 회양목 등이 있으며, 어느 정도의 응달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나무로는 솔송, 너도밤나무, 가문비나무류, 단풍나무류, 서어나무류 등을 들 수 있다. 음수는 대체로 잎 색깔이 짙고 두께가 얇고, 줄기는 길게 뻗으며, 눈에 잘 띄지 않는 꽃을 피우는 경우가 많다. 조금의 빛으로도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다.

어떤 나무는 빛이 많은 곳에서는 잘 자라지만 그늘진 곳에서는 자라지 못하는 성격을 띠고 있는데, 이러한 나무를 양수라고 부른다. 양수는 하루에 3~5시간 정도 직사광선을 받아야 하는 식물로 양지에서 활발하게 자란다. 직사광선과 같은 충분한 광 조건에서는 잘 자라지만, 약 광 조건에서는 생육이 나빠지거나 불가능하다.

전형적인 양수의 잎은 폭이 좁고 미세한 털이 있으며 거의 양엽으로 음엽은 잘 발달되지 않는다. 많은 빛을 반사시켜야 하고, 체내의 수분증발을 억제시켜야 하기 때문에 미세한 털을 만들곤 한다. 물론 털은 작은 생물들이 잎을 먹지 못하도록 방어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개의 1년생 식물이나 재배식물은 양지성이다. 하지만 다년생 수목들에게는 다양한 차이가 발생한다. 수수꽃다리, 무궁화, 배롱나무, 밤나무, 튤립나무, 쥐똥나무, 플라타너스, 층층나무 등은 양수성을 띤다. 생장을 위해 빛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극양수로는 잎갈나무, 버드나무류, 자작나무류, 붉나무, 두릅나무 등이 있다.

그 밖에 음수성과 양수성이 중간정도의 빛을 요구하는 나무들이 있는데, 이들을 반음수 또는 중성수라고 한다. 양지와 음지의 중간 상태의 광선이나 부분적으로 그늘이 지는 광 조건에서 잘 자라는 식물들이다. 우리 주변에서 자주 만나는 잣나무류, 참나무류, 물푸레나무류, 진달래류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한 나무에 있는 잎들도 양엽과 음엽이 있다. 빛을 많이 받는 쪽에 있는 잎이 양엽이라면 그렇지 못한 곳에 있는 잎은 음엽이다. 나무의 위쪽에서 아래로 내려올수록 양엽에서 음엽이 형성되며,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양엽보다 음엽이 더 많아진다. 음엽은 낮은 광도에서 광합성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양엽보다 더 넓고 얇은 것이 보편적이다.

양엽은 높은 광도에서 광합성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적응한 잎으로 엽면적은 작고 두께는 두껍다. 강한 빛에 의해 증산요구가 높아지게 되자 이것을 억제하기 위해서 잎의 표피가 두꺼워지고, 표피 위에 각피(큐티클 cuticle)층과 각피 위에 다시 지질 성분인 왁스wax층이 잎 표면 위에 생긴다. 빗물이 나뭇잎 위에서 구슬처럼 돌돌 말리는 현상은 나뭇잎 표면의 왁스 성분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