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 나물요리
우리 한국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고 또 많이 먹는 것이 나물요리다.
산이나 들에 자생하는 산야초나 밭의 작물, 논두렁과 밭두렁에서 자라는 이름 없는 풀들도 우리 조상들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날것 혹은 데쳐서 양념을 해 나물로 먹었다.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자연 속에서 자연을 먹고 자연의 하나가 돼 살아가도록 만들어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인공적인 것들이 가미되고 자연적인 것들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거칠어졌고 각종 공해로 인해 지금과 같은 몹쓸 병이 많이 생겨난 것이다.
나물요리는 재료의 맛과 향을 잃지 않게 하면서 양념이 고루 배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다.
산나물과 냉이 달래 같은 봄나물, 고들빼기 같은 쓴맛이 나는 나물은 식초가 조금씩 들어가야 새콤달콤 입맛을 돋우고 침이 나와 소화가 잘 된다.
또 말린 나물은 소금기가 있는 따뜻한 물에 충분히 불린 다음 데쳐야 한다.
그리고 호두나 아몬드, 참깨, 호박씨, 들깨 같은 씨앗가루와 참기름, 마늘, 양파즙을 약간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완성된다.
씨앗가루를 넣으면 조미료가 필요 없다. 특히 깨는 통깨를 쓰지 말고 곱게 빻아서 나물에 넣어야 비타민의 흡수를 잘 도와준다.
싸리순나물
싸리나무는 높은 산이 아닌 야트막한 야산에서 많이 자란다.
싸리나무는 크게 자라면 베어서 빗자루와 사립문 그리고 지게의 발대를 만드는데 사용하기도 했다.
이 싸리순은 인공재배가 안 되는 완전 야생초다.
그래서 영양가가 매우 풍부한데 예부터 이 싸리순으로 만든 나물은 봄철 산나물의 으뜸으로 쳤다.
하지만 맛은 매우 담백하고 단순해서 어떤 맛인지 제대로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어머니는 이 싸리순나물을 무칠 때마다 ‘에미 애비 맛도 없다’고 말씀하셨다.
에미 애비 맛도 없다는 것은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금도 시골사람들은 잡냄새가 없는 이 싸리순나물을 최고로 치고 있다
▣양념 모으기
국간장, 마늘, 참깨가루, 참기름, 고춧가루 약간
▣만들기
①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싸리순을 살짝 삶아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꽉 짠다.
② 함지에다 국간장과 다진마늘, 참깨가루, 고춧가루, 참기름을 넣어 혼합해 양념장을 만든다.
③ 싸리순을 양념장에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서 손맛을 더해준다.
④ 예쁜 그릇에 나물을 담고 고명인 잣가루로 마무리를 한다.
산벙구나무(음나무, 엄나무)잎나물
산벙구나무는 주로 야산 야트막한 곳에서 자란다.
이파리의 생김새가 뭐랄까, 오가피잎이나 피마자잎, 단풍잎처럼 생겼는데
나무줄기에는 가시가 있고 이파리에도 삐쭉삐쭉한 가시가 있다.
하지만 이 잎의 가시는 데치면 먹기에 좋게 부드러워진다.
산나물 중에서 으뜸가는 나물이 싸리순 나물과 함께 이 산벙구나무잎나물이다.
가을이나 겨울철 산에 갔다가 산벙구나무를 발견하면 눈여겨 봐 뒀다가 이듬해 봄에 가서 꼭
따올 정도로 산벙구잎은 그 만큼 향기와 맛이 좋다.
봄에 나는 산나물이야 하나 같이 영양가와 맛이 최고지만 난 자연의 온갖 정기가 다 담긴 산나물 중의 왕은 이 산벙구나무잎나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양념 모으기
국 간장, 풋마늘, 참깨가루, 고춧가루 약간, 참기름, 잣가루
▣만들기
① 벙구나무 잎을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찬 물에 헹군다.
② 함지에 준비한 양념들을 넣어 골고루 혼합한 다음 물을 꼭 짠 나물을 펼쳐 넣고 조물조물 맛있게 무친다.
③ 상에 올리기 전 접시에 담고 잣가루를 고명으로 얹는다.
질경이나물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나 논두렁 밭두렁 어느 곳에나 자생하고 있는 질경이는 일명 차전초(車前草)라고도 한다.
마차나 수레가 다니는 길에서 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질경이는 사람의 발길에 밟히고 심지어 무거운 짐을 실은 마차나 트럭의 바퀴에 밟혀도 죽지 않을 만큼 생명력이 강한 야생초다.
특히 이 질경이는 약성이 뛰어나 해독작용과 소화흡수 작용, 이뇨작용, 소염작용에 강하며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 지방간에도 좋으며 전천후라고 할만큼 대개의 모든 병에 효과가 있다.
질경이는 이른 봄 잎이 연할 때 나물로 무쳐먹는데 나물 자체는 쓴맛이나 단맛을 느낄 수 없다.
그저 담백하고 단순한 맛이다. 즉 ‘에미 애비 맛도 없는’ 나물인 것이다.
하지만 싸리순나물처럼 특유의 강한 맛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의 밥 수저 위에 넌줄넌줄 나물 이파리를 얹어주면 잘 받아먹는다. 우리 안현필 건강밥상에서는 해마다 봄이면 산과 들에서 뜯어온 질경이나물을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
▣양념 모으기
생된장, 씨앗가루, 참기름, 마늘, 산야초효소 약간
▣만들기
① 질경이를 깨끗이 씻는다.
②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꼭 짠다.
③ 생된장, 산야초 효소, 다진 마늘, 참기름, 참깨로 양념을 만든다.
④ 함지에 데친 질경이를 넣고 위의 양념으로 조물조물 맛깔스럽게 무친다.
민들레나물
민들레는 봄이면 우리 발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초다.
요즘은 민들레도 인공재배하기 때문에 유기농 쌈 재료 코너에 가면 얼마든지 재료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먹거리나 자연 그대로의 토양 위에서 제철에 나는 것이 우리 몸에 좋다.
그 대표적인 것이 민들레일 것이다. 말 그대로 민들레 홀씨 되어 이리 저리 바람에 날리다가 떨어진 땅에서 햇볕과 바람과 비와 안개, 이슬을 먹고 자란 야생의 민들레가 가장 좋다.
이처럼 자연 그대로의 토양 위에서 자연스럽게 자란 것을 먹으면 몸도 마음도 자연을 닮아 건강해진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축복일 것이다.
▣양념 모으기
생된장, 산야초 효소, 참깨가루, 참기름
▣만들기
① 이른 봄에 나는 민들레는 여린 잎과 줄기, 뿌리를 있는 그대로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털어내고 생된장과 함께 먹어도 좋다.
② 끓는 물에 삶기 보다는 살아 있는 효소 그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진한 양념보다 간단하게 요리해서 먹어보자.
③ 생된장, 산야초 효소 약간, 깨 가루에 손질한 민들레를 살짝 무쳐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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