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목본(마)

무화과나무

초암 정만순 2017. 3. 19. 11:12



무화과나무

다른 표기 언어 Fig , 無花果 , イチジク無花果



요약 테이블
분류 뽕나무과
학명Ficus carica


보리수가 부처님과 관련된 나무이듯이 무화과나무는 예수님과 관련된 나무다.

성경에는 “여자가 그 나무를 쳐다보니 과연 먹음직하고 탐스러울뿐더러 사람을 영리하게 해줄 것 같아서 그 열매를 자기도 따먹고 아담에게도 주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벌거벗고 있다는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하였더라”는 창세기의 구절이 언급되었다. 성경에 나온 나무를 조사한 결과 60여 회나 무화과나무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코란 95장에도 “자비로우시고 자애로우신 알라의 이름으로 무화과나무, 감람나무, 시나이산, 메카에 걸어서 인간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창조했다”라고 했다.

무화과(無花果)는 ‘꽃이 없는 열매’라는 뜻이다. 그래서 흔히 사람들은 정말 꽃이 없이 열매가 열리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정말 무화과는 꽃 없이도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는 만고의 진리는 여기에도 적용된다.

무화과는 꽃이 필 때 꽃받침과 꽃자루가 길쭉한 주머니처럼 굵어지면서 수많은 작은 꽃들이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맨 윗부분만 조금 열려 있다. 꽃받침이 변형된 주머니 안에 꽃이 갇혀 있어서 꽃가루가 바람에 날릴 수도 없고, 벌이나 나비를 불러들일 수도 없다.

자연은 참 신비롭다. 무화과나무는 번식을 위해 주머니 안으로 무화과좀벌이란 전용 곤충을 불러들인다. 영양분을 먹으며 자란 좀벌의 암컷들은 열매가 익으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종족보존만이 지상최대의 과제인 수컷들은 오직 짝짓기를 위해 생식기만 특히 발달되어 있으며, 무화과 열매 안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반면 밖으로 나온 암컷들은 이리저리 무화과나무를 옮겨 다니며 여러 수컷들과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다. 이 과정에서 꽃가루를 옮겨 무화과나무의 수정을 돕는다. 그러나 주머니 속에서는 사랑의 행위가 자기네들끼리만 은밀하게 이루어지므로 사람들은 낌새도 못 챈다.

수정이 되고 나면 깨알 같은 씨가 과육 속에 생긴다. 주머니 꼭대기에 작은 구멍이 있기는 하나 너무 작아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다. 그래서 꽃이 피는 것을 보지도 못했는데, 어느 날 열매가 익기 때문에 그만 꽃이 없는 과일로 알려지고 만 것이다.

무화과가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최초의 문헌 기록은 고려 말 문신인 이색이 지은 《목은집》에 “어딘가에서 무화과나무 꽃이 피기만을 기다리면서 공연히 가지를 꺾으려고 치달리지 말 일이다”라는 구절이다. 또 《동의보감》에 보면 무화과는 “꽃이 없이 열매가 열리는데, 그 빛이 푸른 자두 같으면서 좀 길쭉하다. 맛이 달고 음식을 잘 먹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한다”라고 했다. 중국에 들어온 시기가 13세기 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곧이어 들어온 것으로 짐작된다.

무화과나무는 지중해 연안이 고향이고, 이란과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지방에서 예부터 재배했다. 우리나라는 남해안의 따뜻한 지방에서부터 충청도까지 자랄 수 있다.

무화과나무는 키가 3~4미터밖에 안 되는 키 작은 갈잎의 과일나무다. 나무껍질은 연한 잿빛으로 오래되면 회갈색으로 변하고 많은 가지가 나온다. 잎은 두 손을 펴서 합친 만큼이나 크고 넓다. 어긋나기로 달리고 3~5개로 깊게 갈라진다. 잎을 비롯하여 열매와 줄기 등에 상처를 내면 유액(乳液)이란 하얀 물질이 나온다. 알칼로이드 등이 포함되어 살충효과가 있으므로 재래식 화장실에 구더기가 생기면 잎을 깔아 방제하기도 했다. 열매는 8~9월에 흑자색으로 익는다. 1년에 두 번 열리기도 하는데, 가을에 다시 열리는 열매는 크기도 작고 맛도 덜하다.

전남 남서 해안에서는 열매를 날로 먹거나 잼으로 만들기 위해 많이 재배하고 있다. 열매는 작은 달걀 크기이나 요즈음에는 개량종이 많아 거의 주먹만 한 것이 시장에 나온다. 달큼하며 아삭아삭 씹히는 씨앗이 무화과의 매력 포인트다. 그러나 보관성이 거의 없어서 유통에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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