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목본 일반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

초암 정만순 2017. 3. 17. 08:05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

저자 박상진

출판 김영사

발매 2004.03.30.

           


나무를 좋아하는 나에게 매우 흥미로운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역사속 숨겨진 나무에 관한 기록을 재미있게 풀어 놓았고,
 나무 관련 상식도 배울 수 있어 읽는 내내 술술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읽고 또 읽었다. 재미있다!

휘발되기 전에 책속의 내용을 정리해 포스팅 해놔야지~

♠나이테
대자연의 하드디스크라고 불리는 '나이테' 나무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
나이뿐 아니라 크로스데이팅(cross-dating) 기법을 이용해 수천 년 전의 기후 까지도 알 수 있단다.
그래서 나이테를 나무 삶의 애환을 기록한 일기장 이라고도 한다.
크로스 데이팅 : 아래 링크 참조
http://lirus.net/220009395001


흔히 우리는 가구를 만들 때 무늬가 예쁘고 화려한 것을 선택 하는데...
삶의 애환이 많은 나무의 무늬는 어떨가?


우리나라가 일찍부터 인쇄문화가 발달한 것은 회양목의 공이 크다.
회양목은 나무질이 균일하고 단단하여 치밀하기까지 하다.
또한 구하기 쉽고 가공도 쉬워 글자를 새기는 데는 상이나 옥에도 뒤지지 않는다.
지금은 조경수 정도로 밖에 쓰이지 않는 나무가 이렇게 중요하게 쓰였다니...

신라시대 천마총에 그려진 천마도를 그린 캔버스가 자작나무 껍질이라고 한다.
자작나무는 (큐틴)천연방부제와 방수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오랜 세월 썩지 않고
잘 보존되었다고 한다.
옛 선조들은 나무의 이런 성질을 어떻게 알고 이렇듯 딱맞게  활용 했을까?



일본의 중요 국보인 반가사유상은 백제인들이 만들어 일본으로 전파된게 분명해~
일본이 가장 우아한 예술품이라고 아끼는 목조반가사유상! 일본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수많은
문화재 중 유일하게 소나무로 만들어졌다.
또한 우리나라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왼쪽 :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오른쪽 : 일본 목조반가사유상


금송은 일본에서 가장 귀한 나무이다.
일본 역사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수염은 뽑아 흩아지게 하니 삼나무로 변하고, 가슴의 털을 뽑아 날려 보내니 편백나무가 되었다.
또 볼기짝의 털은 금송이 되고  눈썹의 털은 녹나무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쓰임새도 정해주었다.
삼나무와 녹나무로 배를 만들고 편백나무로는 궁궐을 지으라고 하였다.
금송은 시신을 감싸는 관재로 쓰라고 일렀다.

이렇듯 일본에서만 자라고 귀하고 귀한 나무가 백제 무령왕 나무관재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대체로 나무 널판지는 20~30년이면 거의 썩어 버린다. 하지만  무령왕릉 발굴당시 관재에
옻칠이 된 밑나무가 조금 썩긴 했지만 나모세포의 기본 모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관재를 일본에서 가져다 쓸만큼 무령왕 시대는 백제가 영향력을 크게 행사했던 것 같다.


천년 왕국 신라는 숯 때문에 망했다.
숯은 석유가 없던 시절 최 고급 연료였다.
무게로 따져도 나무의 1/10에 불과하다.
쇠를 가공하는데도 숯이 중요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신라의 태평성대가 계속되던 헌강왕 때 일반 백성들도 밥을 지을 때 숯을 사용 하였을 만큼
아끼지 않고 사용 하였다고 한다.
당연히 경주 일대의 참나무 숲은 파괴되고 흉년이 들었을 때 중요한 식량으로 사용되던
도토리도 씨가 말랐다고 한다. 나무가 없어진 민둥산은 가뭄을 몰고 왔고  인심마저 흉흉해져
결국 숯으로 대표되던 신라 말기의 호사스런 생활이 송두리째 붕괴되어 버리는 일에  한 가닥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이 책은 쓰고 있다.

숯을 만들 때 온도를 600~700도로 구워내면 흑탄이 된다.
면이 검게 보이므로 흑탄이라고 한다.
숯가마 안의 공기를 막아 불의 끄면 된다.
이에 비해 백탄은 1000도 이상 올려 구운 다음  벌겋게 달아 있는 상태에서 꺼내 흙,
재 등을 덮어 빠른 속도로 식힌 숯이라고 한다.
흑탄은 주로 공업용이나 여과용으로 쓰고 백탄은 두드리면 쇳소리가 날 만큼 
단단하여 열량이 높아 연료용으로 사용된다.
숯은 부패를 막을 목적으로도 사용되며 우리의 전통 민속에서 아기가 태어난 집에 금줄을 다는데,
숯을 끼워 넣는다.


팔만대장경은 영원히 썩지 않는 마법에 걸렸다.
문화재청에서 밝힌 공식 숫자는 8만1,258장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자생하는 산벗나무와 돌배나무로 만들어 졌으며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는 이유는 나무 재료의 우수성 때문이라고 한다.
나무 선택을 잘 했고 잘 말려서 사용했다는 얘기.
그리고 보관 건물은 바람이 잘 통해 습기가 머물 시간을 주지 않도록 설계한 덕분이라고 한다.
수 많은 화재와 임진왜란, 한국전쟁과 같은 위기에서도 무사한 우리의 팔만대장경!!!
정말 알 수 없는 마법의 보호를 받는 것일까?


박치기의 명수 거북선의 비밀
우리의 자랑 거북선은 참나무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참나무는 1cm²에 500Kg의 압축 강도를 견딜 만큼 단단하고 질기다.
이에 비해 일본의 배는 일본에서 주로 나는 삼나무와 편백나무로 제작 되었다 .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향은 좋지만 정말 무르고 약한 재료이다.
이렇게 약한 재료로 만들어지 일본의 배가
참나무로 만들어진 견고한 거북선과 어찌 맞장을 뜰 수 있겠는가!
백전백승의 비밀은 바로 참나무?


자단(rose wood)
같은 나무를 두고 동양 사람들은 색깔로 이름을 붙였고, 서양 사람들은  냄새로 나무를 나타낸다고 한다.
그 예로 자단(rose wood)을 들 수 있다.
나무속이 진한 보랏빛을 띤다.
그러나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장미꽃 나무로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나무에서 장미향기가 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일 뿐,
우리가 잘 아는 장미꽃나무와는 이무런 관련이 없다.

나무들도 벼슬을 받는다!
법주사 입구의 정2품송 소나무!
세조 14년 한 소나무 밑을 지나가려 할 때 임금이 타던 가마가 아래로 늘어진 가지에 걸렸다.
신하들이 황공해 할 즈음, 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가마를 통과 시켰다는 전설이 있다.
세조와의 인연과 아름다운 맵시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정2품송 소나무여 영원하라!


나무의 영원한 사랑, 연리지
연리는 두 몸이 하나가 된다 하여 흔히 남녀간의 사랑에 비유된다.
나무가지가 서로 이어지면 연리지,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이다.
연리목은 흔히 나무를 심을 때 가까이 심은 탓에 세월이 지남에 따라 지름이 굵어진 줄기가
맞닿아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나 연리지는 매우 드물게 생기는 현상이다.
가지는 햇빛을  많이 받도록 서로 피해 뻗으니 우선 가지끼리 맏닿을 기회가 적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3~4그루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럼 지금까지 내가 산에서 봤던 연리지라고 했던 것들이 모두 연리목이었구나!
산에 다닐 때 잘 찾아 봐야겠다.

하지만 나무 수종이 다르면 아무리 맞닿게 한다고 연리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절대 한 몸이 될 수가 없다.

        

괴로운 나무살이(나무속에 또 나무)
늙은 나무는 흔히 가운데가 잘 썩는다. 그래서 가운데가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데...
이 부분에서 다른 나무가 자라는 현상이다.
신흥사 배롱나무 속 소나무 이야기
어느 날 배롱나무의 썩은 부위로 씨앗 하나가  떨어진다.
빈 통으로 감싼 배롱나무의 뱃속은 양분도 많고 수분도 많다.
바람막이로 아늑하기까지 하니 더 바랄 것이 없는 자람 조건이다.
마음씨 좋은 배롱나무는  찾아온 손님을  어미처럼 너그럽게 보듬어 준다.
자기의 씨앗이 아니라고 학대하는 옹졸함은 없다. 어미나무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소나무는 신나게 자란다. 어미나무가 지름을 키워 뱃속을 더 넓혀갈 시간 따위는 계산해
보지도 않고 제 몸만 자꾸 키운다. 이제 어미 배를 가득 채워 버린다.
그래도 자꾸  굵어지겠다고 욕심을 부리니 결과는 빤하다.
어미나무가 배를 갈라주는 수밖에 없다. 남의 자식을 뱃속에 키우다가 이제 배롱나무는
자신의 생명까지 위태로울 지경에 이르렀다.

책의 저자는 두 나무 모두에게 괴로운 일이라고 한다.

책속의 이야기가 참 재미 있지만 슬프다.
수종이 같다면 연리가 일어나 한 몸이 될터인데...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

                
괴로운 나무살이ㅠㅠ

분재에 대해...
분재는 화분에 나무를 심고 줄기나 가지를 다듬어 자람을 억제하여 인위적으로 자연의 축소판을 만든 것이다.

온갖 정성과 재배 기술로 키워낸 분재는 작은 공간의 나무를 통해 연출하는 예술작품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분재를 당하는 나무의 입장에선 '차라니 죽는 것' 이 낫다.
한 뼘 남짓한 작은 통 속에 갇혀 삶의 기원인 뿌리부터  제자리 돌림으로 얼기설기 엮여야 겨우 생명을 부지한다.

나무가지도 이리 잘리고 저리 잘려 모양을 연출해야 한다.
이 책을 읽고부터 분재에 대한  나의 태도가 바뀌었다.
분재는 예술이 아니라 나무에 대해 죄를 짓는거다!!!
이제 더 이상 분재를 보며 감탄하지 않으리~


참나무
우리나라 산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넓은잎나무는 참나무다. 한 종의 나무를 두고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의 6종을 일일이 구분하지 않고 합쳐서 이를 때 쓰는 말이다.


갈등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툼이 생기면 '갈등' 이 생겼다고 한다.
이때의 갈(葛)은 칡이며 등(藤)은 등나무라를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나무나라의 얌체족의 대표주자들이라고 한다.
덩굴로 나무를 완전히 덮어 어미나무의 광합성을 방해하거나 줄기들을 다른 나무에 휘감아 결국은 목졸라 다른나무들을 죽게 만든다.
은혜도 모르는 나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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