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水 天下/산 국토 정보

보성 오봉산

초암 정만순 2014. 3. 10. 15:07

오봉산 324m | 전남 보성군 득량면

 

풍요로운 간석평야 끝자락에 우뚝 솟은 큰 오봉산과 작은 오봉산은 비록 낮은 산이지만 원효가 수도했던 곳으로, 특이하고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어우러진 곳이다. 득량만과 저 멀리 다도해의 섬들이 한눈에 보여서 산행 내내 조망의 즐거움도 있다. 지역 주민들은 다섯 개의 봉우리를 가진 두 산을 부를 때 큰 오봉산을 칼바위, 작은 오봉산을 오봉산이라고 한다. 산행시간은 작은 오봉산은 2시간 정도지만 큰 오봉산은 4~5시간 소요된다.


▲ 북릉의 바위절벽길. 득량만 풍경이 절경이다.
큰 오봉산 곳곳에 정교하고 높게 쌓아 놓은 수많은 돌탑이 인상적이다. 돌탑은 총 45개인데 보성군의 예산지원을 받아 기남마을 이장 이춘선씨가 2002년부터 4년에 걸쳐 쌓았다고 한다. 특히 칼바위로 올라가는 좁은 길목에 세워져 있는, 한 사람만 겨우 통과할 만한 좁은 돌탑 문이 인상적이다. 통일신라 때 고승 원효대사가 용추폭포에서 몸을 깨끗이 씻고 칼바위에 올라 수도 터로 삼고 불도를 닦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기암이다.

▲ 흡사 두꺼비처럼 보이는  칼바위. 기묘한 모양으로 솟은 바위다.
오봉산을 대표하는 자연경관은 칼바위다. 그 끝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보는 기묘한 바위들이 장관이다. 칼바위 주변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고 전해 오는 태조바위를 비롯해 개구리바위, 호랑이바위, 버선바위, 책바위 등이 눈길을 끈다. 특히 득량만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능선 길은 동쪽이 천인단애를 이룬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이 스릴 넘친다.

칼바위 동쪽의 감투바위와 서쪽에 위치한 용추폭포도 볼거리다. 용이 승천했다는 용추폭포는 가뭄이 들면 보성고을 원님이 기우제를 지냈다고 전해 온다. 해평저수지에서 용추계곡으로 들어서면 좌우에 높이 30m의 석벽들이 줄지어 있고, 두세 가닥으로 나뉘어 쏟아지는 10여 m의 웅장한 규모의 용추폭포의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하지만 갈수기에는 물이 없는 게 흠이다. 또 용추폭포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면 수많은 돌탑들과 드넓은 다도해와 점점이 떠있는 섬, 그리고 첩첩이 다가오는 수인산, 존제산, 조계산 등이 조망의 즐거움이다.

작은 오봉산은 정상 오른쪽에 툭 튀어나온 책상바위가 눈길을 잡는다. 지역 주민들은 그 바위를 보고 자란 덕분에 인재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특히 철길에서 바라보는 자라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다르게 보인다.

1949년 10월 빨치산 보성지구부대 100여 명이 보성경찰서를 습격하려다 실패해서 오봉산으로 도망쳤으나 군경합동부대와의 전투에서 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뒤 빠져나갔다. 산길 곳곳에 형성된 너덜지대에 쌓여 있는 돌들은 여느 너덜과 다른데 모두가 널찍하고 반듯반듯하다. 한때 이곳 주민들은 이 돌들로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칼바위 쪽으로 힘차게 뻗은 능선자락의 바위다.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를 보여준다. 산줄기는 호남정맥 일림산, 활성산, 봉화산을 지나 남쪽으로 뻗어 나온 암릉에 솟구쳐 있다. 물줄기는 득량천을 통해 득량만으로 흘러든다. 
▲ 들머리인 용추계곡 임도.
이번 취재산행은 광주의 산악인 문귀한씨와 전주 명품산악회 이경림 대장의 안내를 받아 호남지리탐사회가 큰 오봉산의 1코스를 답사했다. 기남마을 안을 통과하는 도로가 비좁아서 대형버스는 겨우 통과할 수 있고, 소형차도 서로 비켜가기가 어렵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은 빈번한 차량통행으로 안전사고가 날까 걱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보성군에서는 탐방객들의 편익증진을 위해 마을 안의 도로를 넓히거나 외곽도로를 넓혀야 한다.

대형버스는 득량남초교~서부산림청 보성양묘사업소~기남마을~용추교와 해평저수지 주차장까지 갈 수 있다. 승합차나 소형차는 해평저수지 위 오봉산주차장까지 갈 수 있다. 해평저수지에서 20분쯤 걸어서 오봉산주차장에 닿으면 등산안내도와 동쪽 칼바위로 가는 지름길이 있다. 하지만 칼바위 지름길로 가면 산행코스가 짧아 서쪽 임도를 걸어 용추계곡으로 오르는 것이 좋다. 천연의 요새지로 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용추계곡의 사방댐 주변에는 편백나무숲이 울창하다. 양측 산등성이에는 진안 마이산을 방불케 하는 암벽과 돌탑들이 즐비하다. 나무다리를 건너 돌무더기가 많은 비탈길로 접어들면 산꾼들이 마치 차마고도를 걷는 수행자들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 정상 오름길. 섬세하게 쌓은 돌탑이 많다.
용추폭포를 둘러보고 남쪽으로 오르면 돌탑의 세계에 와 있는 듯한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마이산의 돌탑이 다소 거칠고 웅장하다면, 오봉산의 돌탑은 요염한 여인의 자태처럼 곱고 섬세하다. 오름길 삼거리에 닿으면 서쪽은 건너편 능선, 동쪽은 내곡, 정상은 북쪽이다. 숲길을 오르면 돌탑은 더욱 많아지고 마치 부처님 세계에 와 있는 것 같다.

곧이어 오봉산 정상에 서면 득량만과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오며 가슴이 탁 트인다(해평저수지 주차장에서 1시간20분 소요, 오봉산주차장에서 1시간 소요).

바위 길을 내려오면 지금까지 너덜지대와 달리 소나무와 잡목이 어우러진 실크로드가 전개된다. 동쪽은 득량만, 북쪽은 칼바위, 해평저수지와 용추계곡이 한눈에 보인다.

칼바위 전위봉에 올라서면 득량만의 품에 안겨 있는 창암마을이 한눈에 잡힌다.

오봉산의 매력 포인트인 칼바위를 가려면 산 중턱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와야 한다. 능선에서 보면 마치 남쪽 하늘을 향해 꽂아 놓은 칼, 또는 하늘로 승천하려고 울부짖는 이무기의 형상으로 다가오는데, 칼바위 아래까지 다가가면 두꺼비의 입모양처럼 생겼다.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 칼바위 아래는 전쟁 때마다 주민 수백 명이 피난했다는 커다란 석굴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오봉산에서 1시간 소요).

칼바위 옆에는 책을 켜켜이 쌓아 놓은 듯한 거대한 바위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서 있다. 너덜길을 오르면 전망이 좋은 암봉. 득량만과 구룡마을을 내려다보며 북릉을 걷노라면 동쪽은 한결같이 천인단애를 이룬 바위절벽이라 오금을 저리게 한다. 북릉에도 누구인가 정교하고 섬세하게 돌탑을 쌓아 놓았다.

능선 삼거리에서 서쪽으로 내려서면 대나무 숲을 지나 용추교 옆 해평저수지 주차장이 나온다. 북릉을 계속 걸으면 189봉을 지나 득량남초교 앞 851번 도로가 나온다(칼바위에서 1시간30분 소요). 작은 오봉산은 산줄기가 큰 오봉산과 연결되지 않으므로 연계산행은 어렵다. 작은 오봉산은 2시간 정도 별도의 산행을 해야 한다.


산행길잡이

해평저수지 주차장~(1.0km)~오봉산주차장~(2.5km)~오봉산-(2.5km)~칼바위-(1.5km)~능선삼거리~(2.0km)~득량남초교 <총 9.5km, 4시간20분 소요:식사시간 포함> 

해평저수지 주차장~(1.0km)~오봉산주차장~(2.5km)~오봉산~(2.5km)~칼바위~(1.5km)~해평저수지 주차장 <총 7.5km, 3시간40분 소요:식사시간 포함>

교통

승용차
호남고속도로 서순천나들목~2번국도~순천~벌교~군두4거리에서 좌회전~845번 도로 진입~득량~오봉 제1교에서 좌회전~851번도로 진입~득량남초교 앞~서부산림청 보성양묘사업소-기남마을~용추교(해평저수지 주차장)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나들목~2번국도~강진~장흥~보성~군두4거리에서 좌회전~845번도로 진입~득량~오봉 제1교에서 좌회전~851번도로 진입~득량남초교~서부산림청보성양묘사업소~기남마을~용추교

대중교통(지역번호 061)

광주에서 보성행 버스가 광주 광천터미널에서 06:10~21:40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1시간30분 소요). 보성에서 득량을 거쳐 득량남초교 앞에 정차하는 군내버스 1일 6회 운행(06:00, 08:00, 10:15, 12:50, 17:20, 19:40). 득량남초교 앞에서 보성으로 들어가는 군내버스가 1일 5회 운행(06:40, 09:10, 11:15, 13:45, 18:10). 보성택시로 득량남초교까지 이용할 경우 1만3,000원 정도다. 보성교통(852-2777), 보성택시(852-2525).

먹을거리

거시기꼬막식당(061-857-7028)은 남해안에서 잡은 꼬막정식이 주 메뉴다. 득량만휴게소(852-5015)는 한식뷔페가 주 메뉴다.

'雲水 天下 > 산 국토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불꽃놀이   (0) 2014.03.10
고령 미숭산  (0) 2014.03.10
[스크랩] 北漢山(2008.5.5, 津寬寺∼碑峰∼文殊峰∼大南門∼舊基洞)  (0) 2014.03.10
구미 냉산  (0) 2014.03.08
청도 화악산  (0) 201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