飮食 漫步/중국요리

혀끝으로 만나는 연변음식-한정삼계탕(蔘鷄湯)

초암 정만순 2016. 9. 26. 11:27



혀끝으로 만나는 연변음식-한정삼계탕(蔘鷄湯)

 





(삼계탕)

 

초복(18일)을 앞두고 삼복철의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삼계탕 맛집—연길의 한정(韓正)삼계탕을 찾았다. 아담한 건물의 2층과 3층에 자리 잡은 한정삼계탕, 건물 1층 입구에 들어서니 벌써 구수한 냄새가 한여름의 열기를 타고 뿜어져나와 콧샘을 자극하며 허기진 배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삼계탕을 만드는 식재료)

 

1997년에 오픈해 올해로 17년째 운영해 오고 있는 한정삼계탕은 중국의 삼계탕 전문음식점의 원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90년대초 한국출국붐이 일던 시기 한국을 방문해 식당에서 억척스레 일하면서 삼계탕 조리법을 익힌 한정삼계탕 한의경 사장은 귀국후 창업해 성공신화를 일궈내며 중국의 삼계탕 전문음식점 경영의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삼계탕을 만들고 있는 한의경 사장)

 

한의경 사장은 일년 중 여름은 계절상 양기가 가장 왕성한 시기지만 체내의 양기는 허해져 속이 냉해지기 쉽기에 위장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음식으로 기력을 되찾아야 하는데, 여러 가지 중약재를 넣어 현대인들의 입맛과 건강에 맞게 개발된 약성(藥性) 삼계탕이 여름철 보양식, 보신제(補身劑)로는 적격이라고 소개한다.

 

인삼, 찹쌀, 마늘, 은행, 구기자, 대추 그리고 한정삼계탕만의 특수한 재료를 가미하여 오묘한 향과 맛으로 미각을 일깨우고 있는 한정삼계탕은 당귀, 황기, 생강, 인삼, 감초 등 여러가지 중약재를 첨가해 육수를 빼고 동시에 엄선된 신선한 영계(童子鷄)를 공급받아 정갈하게 손질한 후 닭에 인삼, 대추, 마늘, 은행, 찹쌀 등을 넣고 육수와 별도로 푹 끓인다.

 

(삼계탕을 만드는 식재료)

 

2시간쯤 지나 푹 익은 닭을 뚝배기에 옮겨 담고 거기에 중약재를 넣어 삶은 육수를 추가해 손님들의 밥상에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기름기가 제거되어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맛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닭 속에 넣은 찹쌀의 진기가 중약재 육수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건강해지는 듯 싶었다. 급히 한술 떠서 맛을 보니 육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질기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감칠 맛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한의경 사장은 일년 사계절 중 삼복철에 삼계탕이 가장 잘 나간다고 하지만 정말 계절 따위가 뭐가 중요한가 싶을 정도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리지 않고 삼계탕을 먹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요리에도 궁합이 있다는데 삼계탕의 주 원료인 닭과 인삼은 그중에서도 최고 궁합을 이룬다고 한다. 삼계탕의 닭고기로부터 풍부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섭취할 수 있어서 땀을 많이 흘려 부족한 체력을 보충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며 닭날개에는 뮤신이라는 성분이 있어 쉽게 스트레스가 쌓이는 직장인과 수험생 그리고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다고 한다.

 

(삼계탕)

 

또 중약재의 대표성 약재인 인삼은 원기회복, 간기능회복, 피로회복, 혈압 조절, 심신 스트레스 해소 등 특효가 있다. 거기에 중약재 중에서 보기(補氣)력이 강한 대표성 약재인 황기, 간을 보호해 눈을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구기자, 폐를 보호해 기관지염이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있는 은행, 모든 부재료의 독성을 중화시켜주는 역할까지 하는 대추 등까지 어우러지니 삼계탕의 보신 효능은 이루어 다 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삼계탕의 이와같은 만능 효능과 한정삼계탕만의 노하우를 소개하는 한의경 사장에게서는 열정과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손님들 또한 연길의 많은 삼계탕 음식점가운데서 한정삼계탕을 삼계탕의 명가로 손꼽고 있다.

 

한민족의 정통음식이라는데서 한정삼계탕이라고 명명했다는 한정삼계탕은 "연변10대 명가", "전통명가", "주 여행국 추천 음식집"으로 선정되었다.

 


(삼계탕을 만들고 있는 한사장)

 

17년동안 깨끗하고 안전한 식품으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그러한 보양식을 만들겠다는 신념 하나를 일관하게 지켜오면서 성공신화를 이루어낸 한의경 사장, 이미 충분한 베테랑이지만 아직도 자기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해마다 새로운 정보를 터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아 연수반에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토록 바쁜 와중에도 한의경 사장은 연변조선족전통요리협회 이사로 활약하고 있으며 한식당 종사자 교육을 받고 한식강사증서를 따내고 연변한식아카데미의 교육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입소문을 듣고 한의경 사장의 성공사례를 카피하기 위해 삼계탕 조리법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로 문턱이 닳을 정도이며 또 전화 문의가 쇄도해서 이젠 아예 한정삼계탕 공식 사이트를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취재:  한창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