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jayun.co.kr/board/data/160620083917.jpg) ■ 자료 제공 : 천산거인
여름에 유례없이 잦은 비로 맥을 못 추던 더위가 뒤늦게 가을을 달구고 있다. 낮에는 덥고 아침저녁은 서늘한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커서 신체의 저항력이 크게 떨어진다. 더구나 찬바람이 불면 음식 보관과 섭취에 마음을 놓게 된다. 여름철보다 가을에 소화불량이나 식중독의 위험이 큰 것은 이 때문이다. 식중독은 상한 음식이나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할 때 발생한다. 구토·설사·복통과 함께 두드러기가 나타나고, 명치를 눌렀을 때 통증이 매우 심한 것이 특징이다. 같은 음식을 여럿이 먹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멀쩡한데, 어떤 사람만 유독 피부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그 사람이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심하게 약화되어 있거나, 지나친 비자연적인 식생활로 인해 인체가 화학 독소나 불순한 음식의 용해물에 의해 오염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조그만 독소도 해소하지 못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두드러기가 생긴 후 2주 안에 없어지지 않고 반복되면 만성화의 단계에 접어든다. 이런 경우 보통 양방 병원에서는 화학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해 준다. 그런데 화학 항히스타민제가 계속 졸음을 유발한다는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또 식욕을 증가시켜 부종을 유발하기도 하고, 화학 항생제나 고혈압약과 함께 복용하면 강한 독성이 생기기도 한다. 식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과다한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써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전통의학에서는 음식물의 독을 해독하고, 소화를 돕는 처방과 함께 독성이 피부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피부의 기운을 보하는 처방을 내린다.
황해도에서 오랫동안 의업(醫業)을 했던 필자의 조부는 식중독에 걸리거나 두드러기가 잘 생기는 환자가 오면 능이버섯주를 먹도록 했다. 보통 능이버섯은 음식 재료로 많이 쓰이지만, 옛날부터 약재로도 이용돼 왔다. 능이버섯주의 재료는 능이버섯 1백 그램과 알코올 도수 30도짜리 소주 1리터이다. 두 가지를 용기에 넣어 잘 밀봉한 뒤 그늘진 곳에 두고 20~30일 동안 충분히 발효시킨다. 능이버섯이 거무스름하게 우러나게 되면 버섯을 걸러낸다. 복용은 매일 아침 공복에 2잔씩 마시도록 한다. 능이버섯주는 급성 식중독과 알레르기성 체질에 효과가 탁월하다. 예로부터 ‘일(一)능이, 이(二)표고, 삼(三)송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열 송이가 한 능이만 못하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능이버섯의 맛과 효능은 일찍부터 잘 알려져 있다. 능이버섯주는 기(氣)·혈(血)·담(痰)·음(飮)·식(食)의 오적(五積)으로 배가 딱딱할 때 오적산(五積散) 대신에 써도 좋다. 이때는 하루 30~40cc씩 3개월 정도 꾸준히 복용하면 된다. 여성들 중에 체지방이 없는데도 비만인 경우에는 능이 200그램을 알코올 도수 30도짜리 소주 2리터에 담가 먹도록 한다. 매일 식전 공복에 30cc씩 한 달 정도 마시면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 능이는 가을에 소나무가 섞인 활엽수 숲에서 많이 모여 난다. 높이가 10~20센티미터이고, 나팔꽃과 같이 퍼진 깔때기 모양을 하고 있다. 갓의 지름도 10~20센티미터 정도 되고, 갓의 중심은 매우 깊게 패여 구멍이 자루 끝까지 이어진다. 어렸을 때는 전체가 담홍색이다가 점차 홍갈색으로 변하여 다 자라면 흑갈색이 된다. 능이의 효능을 살펴보면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혈액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킨다. 특히 단백질 분해 작용이 뛰어나 육류를 먹고 체했을 때 효과가 크다. 옛날부터 고기를 먹고 배탈이 나면 능이버섯을 가루 내어 먹도록 했다. 이것은 오늘날 연구 결과 입증된 것이기도 하다. 프로테아제(Protease)라는 효소가 단백질의 긴 사슬을 분해해서 펩티드라는 작은 조각으로 만든 뒤 다시 단백질의 기본단위인 아미노산으로 분해한다. 능이버섯주가 식중독이나 알레르기에 좋은 것도 바로 이런 작용 덕분이다. 한편 능이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성분도 많아 고혈압·동맥경화·당뇨 등에 좋으며, 암 독소 해독 효과도 뛰어나다. 또 호흡기계통의 질환을 낫게 해 주어 천식을 앓는 사람에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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