鍼灸 小考/사혈 부항

치질 - 부항과 연고로 완벽하게 해결

초암 정만순 2016. 8. 10. 10:44





치질 - 부항과  연고로 완벽하게 해결

 


극심한 치질의 고통,

글: 윤분순/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치질은 항문에 혹과 같은 종기가 생긴 질환이다. 이것은 항문 주위에 어혈과 독가스가 차 항문의 근육과 말초혈관이 부풀어 올라 굳어진 현상이다. 이렇게 부풀어 오른 종기를 치핵(痔核)이라 하는데, 치핵이 항문 내부에 생기면 내치질이라 하고, 항문 외부에 생기면 외치질이라 한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치질을 간단하면서도 완벽하게 고칠 수 있는 방법들을 고안하여 사용하였다. 그 중 외치법으로 효과적인 방법이 부항요법과 결찰요법(結紮療法)이다. 이 부항요법과 결찰요법은 부작용 없이 치핵을 신속하면서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양방의 절제 수술을 이용하면 치핵을 더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양방의 절제 수술은 인체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위험성과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항문 내에 울체된 어혈과 독가스는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핵이 다시 생기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부항요법과 결찰요법은 인체에 손상을 주지 않고 치핵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항문 내에 울체되어 있는 어혈과 독가스까지 빼냄으로써 치질이 재발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부항을 이용하여 치핵을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면, 일단 환자를 무릎 꿇은 상태로 엎드리게 한다. 그러고 나서 항문에 건(乾) 부항을 30~40분간 붙여 놓는다. 그러면 항문의 근육과 혈관에 찼던 독가스가 빨려 나와 부항기가 뿌옇게 되고, 어혈이 표피 가까이 모이게 된다. 항문의 근육 세포와 말초혈관에 어혈이 심하게 차 있거나 치핵이 큰 경우에는 항문이 나팔 모양으로 뒤집히기도 한다.
어쨌든 30~40분간 항문에 부항기를 붙였다가 뗀 다음, 환자로 하여금 한 손으로 최대한 항문을 잡아 벌리도록 하고, 시술자 역시 한 손으로 최대한 항문을 잡아 벌린다. 그리고 치핵 주변에 얽혀 있는 검붉거나 푸른 어혈 줄기들을 삼릉침으로 하나하나 딴 다음, 다시 부항기를 3~5분간 부착하여 어혈을 빨아낸다. 이렇게 하면 항문의 근육과 말초혈관에 찼던 어혈과 독가스가 제거되어 치핵이 점차 사라지게 된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한 번의 시술로 해결되는데, 일주일 후 동일한 방법으로 부항기를 붙여 치핵 주변에 어혈 줄기가 있으면 사혈을 해 준다.
상기의 부항요법에 이어 2단계 방법으로 결찰요법을 겸하는데, 결찰요법이란 가느다란 실로 치핵을 묶어 놓는 방법이다. 시술 방법은 상기의 부항요법을 마친 후에 치핵을 핀셋으로 잡아당겨 밑 부분을 명주실 등 가느다란 실로 꽉 묶어 놓는다. 그러면 점차 치핵 밑 부분에 정상적인 세포가 생성되면서 자연히 치핵이 분리되어 떨어지게 된다.
결찰요법은 우리 전통의 절제 수술법으로 치핵을 떼되, 절제 부위를 아물게 하면서 치핵을 떼는 방법이다. 따라서 절제 부위가 아물게 할 틈도 없이 칼로 치핵을 잘라내는 서양의 수술법에 비한다면 안전하면서도 부작용 없는 수술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치질 상태가 심한 경우 치핵을 묶어 놓는 동안 통증이 수반되는데, 4~5일 정도 진통제를 복용하면 무난히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1단계와 2단계의 시술이 끝나면 3단계로 치질 연고를 환부에 발라 주면 더욱 완벽한 치료를 기할 수 있다. 치질 연고 만드는 방법은 먼저 재료로 어성초, 덜 익은 무화과, 구인, 마치현, 호장근을 같은 양으로 준비한다. 그러고 나서 이들 재료를 한 데 넣고 은은한 불로 달인 다음, 건더기를 걸러 내 버린다. 이 약물에 송진과 산초기름을 적당량 넣어 은은한 불로 졸이면 연고가 된다. 만약 연고를 만들기 힘든 상황이면 어성초나 덜 익은 무화과의 생즙을 환부에 발라도 좋은 효과가 있다.
이상의 치질 치료 방법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가 일러준 것이다. 이 치질 치료 방법을 일러준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다. 하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할배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인데,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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