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트라요가
목 차
탄트라로 가는 길1
1 요가의 역사1
2 요가의 종류2
3 탄트라요가의 의미3
4 탄트라요가 경전4
5 탄트라요가 수행을 위한 조언5
제1장 우주관과 인간론 7
1 아트만7
1) 유일성7
2) 편재하는 우주정신7
3) 영원불변성7
2 세계8
1) 아트만은 브라흐만8
2) 세계의 창조8
3) 세계의 소멸8
4) 세계는 환영8
3 소우주로서의 인간9
1) 척추는 메루 산9
2) 인체 속에서 운행하는 달과 태양9
3) 인체에 거주하는 쿤달리니 여신9
4 기도와 차크라 10
1) 기는 생명의 주체10
2) 기도를 도는 기10
3) 가장 중요한 수슘나 중앙기도10
4) 차크라는 기의 응집소10
5 영혼11
1) 업의 주체인 영혼11
2) 윤회하는 영혼12
6 윤회와 해탈의 길12
1) 윤회의 길12
2) 해탈의 길12
7 해탈의 수단13
1) 세계는 무지의 소산13
2) 환영의 제거13
3) 아트만의 직관13
4) 해탈의 지혜13
제2장 수행 요건15
1 수행의 조건15
1) 스승에 대한 존경15
2) 수행자의 자격15
2 수행자의 종류와 행법 16
1) 하급 수행자 16
2) 중급 수행자 16
3) 상급 수행자 16
4) 최상급 수행자 16
3 수행의 장애16
1) 향락적 장애 17
2) 종교적 장애 17
3) 지적 장애17
4 수행을 위한 계율17
1) 금계18
2) 권계18
5 음식 규정18
1) 부적당한 음식18
2) 적당한 음식18
6 장소와 시간19
1) 장소19
2) 시간 19
제3장 체위법20
1 정화법20
2 체위법의 종류 21
3 방법23
1) 뱀 체위23
2) 활 체위23
3) 등펴기 체위 23
4) 물고기 체위 23
5) 메뚜기 체위 23
6) 공작 체위23
7) 비틀기 체위23
8) 사자좌 24
9) 금강좌 24
10) 길상좌24
11) 영웅좌24
12) 달인좌 24
13) 연화좌25
14) 송장 체위25
제4장 호흡법26
1 호흡과 생명26
1) 기와 생명26
2) 호흡에 의한 업소멸과 초능력26
2 호흡의 원리26
1) 호흡에 의한 기도청소27
2) 호흡과 반다의 관계27
3) 호흡의 주의점27
4) 호흡에 성공한 표시28
3 호흡수행의 단계28
1) 제1 시작단계28
2) 제2 노력단계28
3) 제3 숙련단계29
4) 제4 성취단계 29
4 호흡법의 종류29
5 방법30
1) 교호 호흡30
2) 풀무 호흡30
3) 승리 호흡 31
4) 완전 호흡 31
제5장 무드라32
1 무드라의 종류32
2 방법33
1) 목 반다33
2) 항문 반다33
3) 복부 반다34
4) 위대한 무드라34
5) 위대한 반다무드라34
6) 위대한 관통 무드라35
7) 샤크티 자극 무드라35
8) 태궁 무드라36
9) 공중비행 무드라36
10) 역전 무드라37
11) 금강의 감로 무드라37
12) 공생의 감로 무드라38
13) 불멸의 감로 무드라39
제6장 명상40
1 수행의 권고40
1) 실천만이 성공에 이르는 길40
2) 명상수행의 권고40
2 삼매와 해탈41
1) 삼매41
2) 기와 삼매41
3) 쿤달리니와 삼매41
4) 허공삼매42
5) 무분별지42
6) 해탈42
3 명상법의 종류43
4 방법44
1) 미간응시 무드라 44
2) 코끝응시 무드라 44
3) 공중비행 무드라 45
4) 수슘나 기도에 대한 명상 45
5) 기도 합류점 명상45
6) 신비의 달 명상46
7) 7개의 차크라 명상46
8) 왕중왕 요가 47
탄트라로 가는 길
1 요가의 역사
요가(yoga)라는 말은 인도 고대어의 일종인 산스크리트어이다. 이 말은 본래 ‘말을 마차에 결합시키다’ 또는 ‘말에 멍에를 씌우다’를 의미한다. 명사로는 일반적으로 ‘결합’ 또는 ‘억제’의 뜻으로 사용된다. 한자 발음으로 표기할 때는 ‘유가(揄伽)’라고 하고, 뜻으로 번역할 때는 ‘상응(相應)’이라고 한다.
이 말이 명상을 뜻하는 술어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500-300년경에 이루어진 <우파니샤드>라는 인도의 고대 문헌에서부터이다. 이 문헌에서 요가는 심신을 조절하여 진정한 자아를 자유롭게 하는 방법 즉 해탈을 이루는 수행법이란 뜻으로 쓰였다.
고대 유물을 통해서 추정할 때 요가의 시작은 기원전 2,000-3,000년경에 일어난 인도 고대문명으로 소급된다. 문헌으로 요가의 수행법을 알 수 있는 시기는 기원전 1,000년경인데, 이 때의 요가는 음식, 수면, 욕망 등을 억제하고 호흡을 조절하여 의식을 한 곳에 집중하는 고행적인 행법이었다. 그러나 기원전 500년경부터는 고행과 구별되는 요가 고유의 수행과 철학 체계를 갖추게 된다.
기원전 200년경에는 명상적인 실천 뿐만 아니라 철학적 사색, 윤리적 실천, 종교적 헌신 등이 모두 요가의 범주에 포함되었다. 이러한 사상을 담고 있는 문헌이 <바가바드기타>이다. 이 경전은 인도의 성경으로 불릴 만큼 인도인들에게 많이 읽혀질 뿐만 아니라 인도사상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끼쳐 왔다. 그 때문에 현대 인도사상에서도 요가는 철학 윤리 종교까지 포함하는 해탈을 위한 수행 일반을 의미한다.
이렇게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 요가가 다른 사상과 구별되는 요가 고유의 철학을 갖추게 된 것은 기원후 4-5세기경 요가 경전인 <요가수트라>가 성립되면서부터이다. 이 요가 체계는 이원론적인 형이상학과 불교 심리학을 혼합한 것이다. 수행의 체계는 윤리적인 계율, 육체의 조절, 의식 집중의 단계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정통 바라문 철학에서 말하는 요가 철학은 곧 이 요가 사상을 말한다. 이 요가 경전이 성립된 이후에는 이 경전에 대한 주석적인 연구와 함께 일원론에 근거한 요가 사상도 나타난다.
13-17세기에는 육체적 생리적인 수행을 중심으로 하는 하타요가 또는 쿤달리니요가가 크게 발달하였고, 더불어 에로티시즘이 포함되어 있는 탄트라요가도 이 시기에 발달하였다. 이러한 발달 과정에서 이론이나 실천 행법을 달리하는 여러 유파의 요가가 형성됐다.
그러나 요가의 본질은 인도인들이 추구하는 해탈이라는 인생의 궁극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보편적인 행법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인도의 모든 종파나 학파에서는 자기 학파의 교리에 맞춰서 요가를 수용하였다. 그래서 요가는 요가 학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도의 모든 종교나 철학에서 공유하는 실천 행법이 되었다.
2 요가의 종류
앞에서 말했듯이 요가가 다른 사상보다 유독 여러 유파로 분리되기 쉬웠던 이유는 요가의 본질인 명상을 모든 종교나 철학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가의 이러한 보편성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인도의 모든 종교나 철학에 요가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이러한 주장이 가능한 까닭은 요가가 어떠한 종교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는 수행법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요가는 인도의 다양한 종교나 철학에 수용되었기 때문에 여러 유파로 형성되었다. 요가의 유파를 명확하게 세분하기는 어려우나 일반적으로 현대 인도 철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다섯 유파로 분류한다.
1) 라자요가 : 요가의 고전인 <요가수트라> 사상을 중심으로 하는 요가이다. 이 유파에서는 고뇌의 원인을 마음 작용이라고 보고 심리적인 명상을 통하여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 심리적 요가는 요가의 가장 일반적인 행법이며 동시에 모든 요가의 저변에 깔려있는 왕(rāja)과 같은 명상법이다.
2) 갸나요가 : <바가바드기타>에 근원을 둔 유파이다. 고뇌의 원인을 무지라고 보고 바른 지식(jñāna)을 얻기 위한 철학적 지식의 습득과 철학적 사색을 수행의 중심으로 삼는다. 이 요가의 목표는 이러한 지혜에 의해서 현상적 자아와는 다른 영원한 정신성으로서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이 자아를 구현하는 것이다.
3) 카르마요가 : <바가바드기타>에 근원을 둔 유파이다. 고뇌의 원인을 과거에 행한 자신의 행위(karma, 業)의 결과 즉 업보에 의한 윤회라고 본다. 이 유파는 업보를 행위 자체로 보지 않고 행위 결과를 기대하는 욕망에 의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행위의 동기나 결과에 대한 욕망을 포기하여 업보를 남기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무집착 행위로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완수함으로써 과거의 업을 소멸시키고 또다른 업을 쌓지 않는 실천을 중시하는 이 유파의 사상은 인도의 사회제도와 윤리 속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4) 박티요가 : <바가바드기타>에 근원을 둔 유파이다. 윤회에서 벗어나는 길을 신의 자비에서 찾으며, 신에 대한 헌신(bhakti)을 수행의 중심으로 삼는다. 종교성이 강한 이 요가는 후대의 유신론적인 인도 종교의 일반적인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5) 쿤달리니요가 : 밀교적인 하타요가(haṭhayoga)로서 인간을 하나의 소우주로 생각하는 사상이다. 인체 내에 있는 신비한 힘 샤크티(śakti)를 쉬바신의 아내로 간주하며 이를 쿤달리니라고도 한다. 이 쿤달리니는 우주를 움직이는 에너지이며 동시에 개인의 생명을 유지하는 힘이다. 이것을 일깨워서 인간적인 모든 장애를 태워버리고 쉬바신과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이 이 요가의 목적이다.
이상과 같은 다섯 유파 외에도 주문(만트라)을 염송하는 만트라요가, 육체 단련과 호흡을 중심으로 하는 하타요가, 고행과 주문 그리고 신에 대한 헌신을 중심으로 하는 크리야요가, 명상을 중심으로 하는 디야나요가와 사마디요가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요가수트라>의 8단계 수행체계에 포함되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는 라자요가의 일부 행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밀교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샤크티요가, 안트라요가, 탄트라요가 등이 있는데, 이들은 힌두교의 우주관과 생리관에 따른 요가로서 인체에 신비한 힘 또는 구조 등을 상정하는 쿤달리니요가 범주에 포함된다.
3 탄트라요가의 의미
탄트라(tantra)는 ‘정신적인 지식’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tatri’ 또는 ‘tantri’에서 나온 말이다. 이러한 말들은 본래 피륙을 짜는 ‘날실’과 관계가 있으며 그 어원은 ‘넓힌다’라는 의미의 ‘tan’이다. 그래서 탄트라는 ‘지식을 넓힌다’라는 의미와 함께 ‘경전’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경전을 지칭하는 ‘실’의 의미인 ‘sūtra’와는 다르다. 수트라가 이론을 중심으로 하는데 반해 탄트라는 실천에 더 중점을 두었다. 그래서 수트라와 탄트라는 진리라는 옷감을 짜는데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씨실과 날실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의 탄트라는 7세기경부터 수트라라고 부르던 불교 경전을 탄트라로 부르기 시작하면서부터 널리 사용되었다. 물론 이 시대의 불교는 진리의 설명보다는 진리의 실천에 중점을 두는 밀교였다
탄트라는 본래 종교나 철학을 이론으로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우주와 소우주 즉 세계와 인간이 본래 하나라는 인도의 전통적인 사고로 돌아가자는 실천 운동이다. 또한 어려운 종교 철학의 문제를 이론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인간 본래의 우주적 생명력을 회복시켜 본래의 자기로 돌아가자는 실천 수행법이다. 이러한 까닭에 넓은 의미의 탄트라는 인도인의 역사적인 소산물을 모두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탄트리즘이라고 하면 고대 인도인들의 생활 속에 침잠해 있는 비밀스러운 요가적인 행법, 신들에 대한 찬가 의례 제사의식 등의 종교적인 행위 및 연금술을 비롯한 화학 의학 약학 천문학 등의 자연과학 그리고 요술 주술 강신술 점성술 복점 등의 신비 현상까지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탄트라의 기원은 확실하지 않다. 기원전 1500년경의 <베다> 문헌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분명하나,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기원전 3000년경에 비아리안계의 인도 원주민들이 형성한 인더스 문명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이처럼 탄트라는 인도사상의 근저에 놓여있기 때문에 힌두교는 물론이고 불교와 자이나교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탄트라는 힌두탄트라, 불교탄트라, 자이나탄트라의 세 가지로 크게 나누어진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탄트라요가는 물론 힌두탄트라에 속한다.
힌두탄트라에 의하면 절대자 브라흐만은 그 자체 안에 남성적 요소와 여성적 요소의 양면성을 가지고 창조와 파괴를 반복한다. 여기서 남성적 요소는 원리적이고 비활동적인 쉬바이고, 여성적 요소는 변화하고 활동하는 샤크티이다. 그래서 현실로 나타난 이 세계는 샤크티 에너지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동시에 인간에 내재하는 이 샤크티는 바로 정신과 육체의 근원적인 생명력이다. 따라서 힌두탄트라가 지향하는 궁극 목표는 자기 속에 내재하는 이 샤크티를 쉬바와 결합시켜 윤회를 멈추게 하고, 본연의 상태인 브라흐만으로 복귀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탄트리즘은 인간의 내면에서 신성을 찾는다. 초월적인 신을 인간 내부에서 찾는 것은 인간 육체에 대한 재평가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종교에서는 인간의 육체를 더럽거나 고통의 원인으로 본다. 그러나 탄트리즘에서는 육체를 신이 거주하는 사원 또는 해탈을 위한 도구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탄트라요가를 통한 해탈은 심리적 또는 관념적인 명상을 통해 도달한 경지보다 더 완전한 경지라고 자부한다. 왜냐하면 탄트라적인 해탈은 육체까지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 경지에서는 신성한 육체의 자각과 함께 현생의 향수를 경험한다.
이 힌두탄트라는 다시 세 종류로 구별된다.
첫째 가장 주도적인 유형은 종교적인 우도 탄트라이다. 이 파는 샤크티 여신을 숭배하는 종교의례에 중점을 둔다. 둘째 일반인들에게 많은 오해와 비난을 사는 좌도 탄트라이다. 이 파에서는 샤크티와 쉬바를 결합시키는 의식으로 인도 전통시회에서 금기하는 술 고기 섹스 등을 수행의 한 방편으로 채택하는 특징이 있다. 셋째 요가수행을 중심으로 하는 유파이다. 이 파에서는 인간에 내재된 샤크티를 각성시키기 위하여 심리적 생리적 에너지를 개발하는 수행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구별법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어느 유파나 다른 유파의 일부 사상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탄트라요가는 이 중에서 셋째 유형에 속한다. 이 파의 일반적인 행법은 하타요가를 포함한 쿤달리니요가와 대동소이하여 엄밀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여기서 굳이 쿤달리니요가라고 하지 않고 탄트라요가라고 한 까닭은 좌법과 호흡법인 하타요가와 무드라를 포함한 명상법인 쿤달리니요가 그리고 비밀 행법인 좌도 탄트라 모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4 탄트라요가 경전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탄트라요가는 하타요가와 쿤달리니요가를 포함하는 행법이다. 그러므로 하타요가와 힌두탄트라 문헌까지 탄트라요가 문헌에 포함시키면 경전의 수는 대단히 많아진다. 그러나 이들 모두를 탄트라요가 관련 문헌이라고 할 수 없다. 쿤달리니샤크티를 각성시키거나 그것의 개발을 위한 보조적인 문헌만을 탄트라요가 경전이라고 한정할 수 있다.
이 범주에 속하는 요가 경전은 현재까지 21개의 <요가우파니샤드>를 비롯해서 약 50여 종이 남아있다. 이 중에서도 탄트라요가 사상을 충분하게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은 이 책의 교재로 사용하는 <하타요가프라디피카>와 <게란다상히타> 그리고 <쉬바상히타> 등 세 권이다. 이 내용을 개관하면 다음과 같다.
1) <하타요가프라디피카>(Haṭhayogapradīpikā) : 이 문헌은 가장 널리 알려진 하타요가 경전이며, 저자는 14세기 중반에 살았던 스바트마라마이다. 4장 389절로 이루어졌는데 분량에 비해 행법의 종류는 많지 않으나 중요한 행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행법의 특징은 호흡법을 쿰바카라고 하며 지식호흡을 강조하고, 망아의 경지에 몰입하기 위해 나다음(심장에서 나는 신비한 소리)에 집중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전은 하타요가의 목적이 보다 차원 높은 라자요가 수행을 위한 보조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볼 때 하타요가를 독립된 하나의 수행체계로 간주하지 않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도 탄트라를 포함한 완벽한 무드라의 체계, 그리고 무드라에 의한 명상법 등을 갖추고 있어서 훌륭한 탄트라요가 경전이라 할 수 있다.
2) <게란다상히타>(Gheraṇḍasamhitā) : 이 문헌은 17세기 후반에 성립된 가장 방대한 하타요가 경전이다. 이 경은 성자 게란다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짜여졌으며 7장 351절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의 형식은 <요가수트라> 8단계 행법을 모방한 듯도 하나, 무드라 제감법 호흡법 등의 순서나 내용 등은 <요가수트라> 체계와는 상당히 다르다.
이 경의 특색은 다양한 정화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점과 선정과 삼매를 행법으로 구분하려는 점 등이다. 특히 당시에 유포되고 있던 하타요가 행법을 백과사전식으로 총망라하여 편찬한 듯 체위법과 무드라 종류를 가장 많이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자세한 설명이 부족할 뿐만이 아니라 필요 없는 듯한 행법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3) <쉬바상히타>(Śivasamhita) : 이 문헌은 17-18세기경에 성립된 가장 탄트라요가적인 경전이다. 요가의 주신인 쉬바신이 요가에 대해 설명하는 형식이며 5장 645절로 이루어졌다. 내용을 보면 <게란다상히타>에서 강조하는 정화법 등을 비난하고 있으며, <프라디피카>와 같은 내용이 많은 점으로 보아 그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이 경은 다른 요가 경전들과는 달리 철저히 불이이원론적인 베단타 철학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장에서는 베단타의 형이상학과 요가수행을 강조하고, 2장은 힌두탄트라적인 인간론을 설명하고 있으며, 3장은 앞의 두 경전에 비해 아주 미미한 내용의 좌법과 호흡법만을 소개하고 있다. 반면에 4장 무드라에서는 좌도 탄트라적인 요소까지 포함시켜 자세히 설명하고 이들 수행을 강조하고 있다. 5장은 대부분 이 경이 성립된 후에 첨가되었거나 아니면 당시에 유포되던 탄트라적인 명상법들을 모아놓은 듯하다. 그러나 5장에서 설하는 차크라 명상법 등은 탄트라요가 명상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5 탄트라요가 수행을 위한 조언
탄트라요가 경전의 내용을 개괄해 본 바와 같이 탄트라요가의 이론이나 행법은 방대하기도 하고 또한 일괄적으로 정리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필자는 이 책에서 먼저 위의 세 경전의 내용을 종합하고 세목별로 분류하여 체계를 세웠다. 또한 그것들 중에서 수행 가치가 있는 것들을 추려내었다.
물론 모든 행법이 수행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행법이 너무 많아서 그것 모두를 수행하여 깊은 경지에 들어가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인도 수행자들이 실천해온 것과 우리 민족의 체질 또는 기후 등을 고려하여 꼭 필요한 것만을 선별해서 실었다.
마지막으로 경전마다 실행 방법이 다르거나 비유적인 설명으로 이해가 곤란한 경우에는 보편적으로 소개된 행법과 필자가 직접 수행하여 체험한 것을 중심 행법으로 채택하였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1부의 내용을 구성하였고, 2부의 내용은 원전을 가능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하였다. 요가에 대한 연구를 좀더 하고 싶으면 2부 원전을 공부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탄트라는 이론이 아니고 실천이다. 실천하여 체험하지 못하면 이론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그러므로 먼저 실천하고 다음에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천 방법은 먼저 2장 수행요건의 준수사항을 지키고, 그 다음 체위법과 호흡법을 중심으로 하는 하타요가를 수행한다. 이 수행요건에서는 요가의 계율과 식사규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소식(小食)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요가를 이상한 동작으로 오해하여 체위법을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체위는 바르게 앉거나 호흡을 하기 위한 예비 동작이기 때문에 좌법이 확실하게 되면 호흡을 중심으로 수행하는 게 좋다. 좌법은 가능하면 달인좌나 결가부좌를 하도록 한다. 역전 무드라 즉 물구나무서기는 무드라에 속하나 체위법에 이어서 실행한다. 요가수행에서 얻은 심신의 실제적인 변화는 주로 호흡으로 인한 것이다. 호흡은 완전 호흡을 제외하고 모두 수행하는 게 좋으나 결코 무리해서는 안된다.
호흡수행이 완숙한 경지에 이르면 무드라와 이에 연관된 명상을 한다. 무드라 수행은 먼저 호흡과 함께 3반다를 하고 3위대한 무드라를 하며, 익숙해지면 호흡에 이어서 샤크티 자극 무드라를 한다. 명상은 공중비행 무드라 또는 태궁 무드라에 이어서 3무드라 명상을 한다.
일반인이 무드라를 이해하거나 혼자 실행하기 어렵고 때로는 위험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스승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드라를 수행하지 않으면 탄트라요가가 아니다. 또한 무드라 수행을 해도 쿤달리니가 각성되지 않으면 이것 역시 탄트라요가가 아니다. 만약 무드라를 수행할 수 없거나 수행하여도 쿤달리니가 각성되지 않으면 다른 요가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수행을 게을리하거나, 수행방법이 잘못됐거나, 너무 늙은 나이에 수행을 시작했거나, 타고난 원기가 아주 부족한 사람들은 탄트라요가보다는 체위와 호흡을 중심으로 하는 하타요가를 수행하는 것이 좋다. 하타요가로 건강을 지키고, 그 다음에 명상법인 라자요가나 염송법인 만트라요가 등 다른 길을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쩌면 탄트라요가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의 축복받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에게서 이 길을 갈 수 있는 능력을 발견하였다면 최선을 다하여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의 소유자는 이 세계의 삶 속에서 선택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탄트라요가의 길에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비밀을 유지하는 것이다. 탄트라의 길이 부도덕해서가 아니다. 물론 좌도 탄트라에서는 당시의 인도사회 통념으로 보면 부도덕한 면도 없지 않았기 때문에 비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 탄트라요가에도 수행의 한 방편으로 받아들이는 섹스에 의한 환정술 같은 것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탄트라 행법을 비밀리에 수행해야 할 이유가 있다. 신심이 없거나 이 수행으로 쿤달리니를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도저히 이 행법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어리석은 자들은 자기 수준으로 이것을 이해하고 심지어 비웃기까지 할 것이다. 더욱이 탄트라 수행에 의해서 일어나는 내부의 미묘한 심리적 생리적 변화나 신비체험을 일반인들에게 설명하거나 이해시킨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며 헛수고일 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수행을 하면 많은 초능력이 생기는데, 만약 부도덕하거나 육체가 정화되지 않은 자가 이러한 능력에만 욕심을 내어 수행한다면 반드시 자신을 망치고 남들에게도 많은 피해를 주게 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전통적으로 탄트라 행법은 일정한 경지에 오른 내밀한 제자에게 스승이 비밀리에 전수하는 것이 관례이다. 탄트라를 불교에서 밀교(密敎)로 번역하고 있는 까닭을 잘 음미할 필요가 있다.
제1장 우주관과 인간론
탄트라요가의 우주관과 인간론은 주로 <쉬바상히타> 1장과 2장에 설명되어 있다. 철학적으로는 불이이원론(不二二元論)의 베단타 철학을 철저히 표방하고 있으며, 인간론의 생리관은 힌두탄트라적인 초생리학이다. 본서 제1장의 내용은 철학적으로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탄트라든 요가든 실천적인 입장에서는 그러한 접근 방식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철학은 실천을 위한 이론이거나 실천하여 체득된 후에야 완전히 이해되는 사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서에서는 요가 경전에 나온 내용 이상으로 확대하거나 부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내용이 허무맹랑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것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쿤달리니가 각성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좀더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싶으면 뒤에 실은 원전과 기타 서적을 참고하기 바란다.
1 아트만
1) 유일성
근현대 대부분의 요가 유파에서는 유일의 아트만(ātman)만이 실재한다는 베단타적인 철저한 일원론을 견지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그것이 움직이는 것이든 움직이지 않는 것이든 모두가 아트만으로부터 전개된 것들이다. 만물은 그것의 내부에서 나타나고 또한 그 속으로 사라진다. 그래서 그것은 만물과 떨어져서 존재하지 않고, 만물도 그것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마치 하나의 태양이 물로 가득 찬 수많은 접시 위에 그 수만큼 많은 반영으로 나타나지만 그것들 사이에 아무런 차별도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우주에는 수많은 객체들과 각 개인의 자아가 무수하게 많으나 본질적으로는 모두가 유일한 아트만에 의해서 성립된 것이다. 만물이 본성상 조금도 차별이 없다는 것은 이 이유 때문이다.
2) 편재하는 우주정신
이와 같은 유일한 아트만은 물질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정신성(caitanyam)으로 존재한다.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신들을 비롯한 이 우주의 삼라만상 속에 오직 아트만만이 모든 곳에 빠짐없이 존재한다(sarvagata). 마치 빈 병의 안과 밖이 모두 허공으로 차 있는 것과 같다. 허공이 모든 물질 속에 편재해 있으나 그것들과 혼합되지 않고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아트만은 모든 존재에 편재해 있으나 그것들과 혼합되거나 소멸되지 않는다. 아트만은 허공처럼 유일한 참실재이며, 지혜와 환희로 되어 있고, 완전하여 결함이 없고 비교할 만한 것이 없다. 결국 이 우주 삼라만상은 모두 우주정신인 아트만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태양 빛에 의하여 사물을 볼 수 있으나 태양이 자신을 보기 위해 스스로 비추는 것처럼 아트만은 자신을 스스로 비추는 자기 조명자이다. 이처럼 아트만은 자기 조명자이기 때문에 광명을 본질로 한다.
3) 영원불변성
이러한 아트만은 공간을 점유하는 물질과 달라서 시간과 공간이 없다. 한정되는 성질을 갖고 있지 않으며, 시간에 따라 생성되고 소멸하는 물질원소로 성립된 현상세계와 다르다. 허공과 같아서 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영원하다. 그러나 물질원소의 결합으로 생긴 이 세계나 신들은 완전한 것이 아니다. 오직 물질이 아닌 아트만만이 완전 원만하다. 따라서 아트만은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고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2 세계
1) 세계의 창조
이상과 같이 우주 속에 참으로 실재하는 것은 유일한 아트만뿐이다. 이것을 우주적인 원리로 말할 때 브라흐만(brahman)이라고 한다. 정신성을 본질로 하는 브라흐만이 어떻게 세계를 창조하였는가? 이 해답은 베다 신화의 비유로 설명할 수 밖에 없다. 이 신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태초에 최초의 인간이랄 수 있는 푸루샤(Puruṣa)가 의욕을 갖고 생물을 자기 내부에서 방출하고자 하였다. 그때 무지(無知)가 모든 생물에게서 나타나고 청순한 브라흐만이 이 무지와 결합하였다. 그럼으로써 브라흐만은 여성 원리가 되었고, 그로부터 허공이 처음 나타났다. 그리고 허공에서 바람이 출현하고, 바람에서 불, 불에서 물, 물에서 흙이 출현하였다. 브라흐만으로부터 출현한 이러한 미세원소들은 다시 서로 결합하여 현실세계의 조잡한 원소를 만든다. 허공은 소리를 속성으로 하고, 바람은 감촉, 불은 색, 물은 맛, 흙은 냄새를 속성으로 한다. 냄새는 코, 맛은 혀, 색은 눈, 감촉은 피부, 소리는 귀를 통하여 알 수 있다.
2) 세계의 소멸
세계의 모든 것은 브라흐만 즉 궁극적인 우주의식에서 생긴 것이다. 따라서 분별하는 마음이 있는 경우에만 이들 만물은 존재할 수 있으며, 분별하는 마음이 명상 속에서 사라지면 의식으로 이루어진 브라흐만만이 존재한다. 그래서 분별하는 마음이 사라지면 세계는 전개될 때와는 반대 순서로 브라흐만 속으로 환몰한다. 대지는 부서져 물 속으로, 물은 불 속으로, 불은 바람 속으로, 바람은 허공 속으로 용해된다. 마지막으로 대허공은 무지 속으로 사라지고 무지는 지고한 유일자 브라흐만 속으로 사라진다.
3) 세계는 환영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결국 유일자 브라흐만뿐이다. 그러나 산란하게 하고 참실재를 덮어 버리는 대환영(mayā)의 힘이 무한하기 때문에 이 세계는 고통을 함장한 세계가 된다. 이 대환영은 순수성과 활동성과 암울한 속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물질의 형상을 하고 있다. 이 환영은 참실재를 덮는 은폐력과 그 위에 새로운 대상을 투사하는 투영력이라는 본성에 의해 이 세계를 다양한 형상으로 나타내 보인다. 육체 등의 모든 물질은 물론이고 자재신을 비롯한 모든 신들도 결국은 무지의 다양한 산물이다.
3 소우주로서의 인간
1) 척추는 메루 산
탄트라에서는 인간을 하나의 소우주로 간주하기 때문에 당시 인도인들의 세계관에 따라 인체를 이해한다. 물론 이러한 인체 이해는 인도 전통 의학이론인 <아유르베다>의 의학적 인간 이해와도 다르다. 탄트라의 인간관은 깊은 명상에 의해 체험된 것이기 때문에 신비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힌두 세계관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형이상학적이다.
이러한 인간관에서 세계의 중심이 메루(meru) 산이듯 인체의 중심은 척추이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이 육체 속에도 메루 산이 7개의 섬으로 둘러싸여 있다. 여기에도 하천과 바다, 산과 논밭 등이 있다. 또한 신선과 성자들이 살며, 모든 별과 혹성이 있고, 성지와 신전이 있다. 세계의 창조와 소멸을 담당하는 달과 해의 신이 이 곳에서 운행하며, 허공 바람 불 물 흙도 존재한다. 삼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모두 육체 속에도 존재한다.
2) 인체 속에서 운행하는 달과 태양
인간은 대우주의 축소판이므로 소우주라고 할 수 있고, 대우주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브라흐만의 알(梵卵)’이라 한다. 이 육체 속의 메루 산 정상 바로 아래에는 꿀의 빛을 내는 달(candra)이 있다. 이 달은 아래 쪽을 향해 있으며 밤낮으로 운행하면서 모든 생물에게 불사의 감로(amṛta, soma)를 뿌린다. 이 감로는 두 줄기로 미세하게 흐르는데 이 중에서 만다키니 강물은 왼쪽 이다(Īda)의 길을 통해서 전신에 영양을 공급한다. 또 다른 강은 순수한 우유빛으로 빛나며 기쁨에 젖어 있는 중앙의 수슘나 길을 통해서 창조를 위해 메루 산 속을 흐른다. 또한 메루 산 밑 배꼽 주위에는 태양(sūrya)이 있는데, 바람의 둥근 수레를 타고 전신을 돈 다음 육체의 오른쪽 핑갈라(piṇgalā) 길을 따라서 위로 오른다. 이 태양은 우유빛 달이 방출한 감로와 생명의 원소를 마셔버린다. 오른쪽 길에 있는 이 태양은 소멸의 행위자이다.
3) 인체에 거주하는 쿤달리니 여신
우주와 마찬가지로 세계를 창조하는 쉬바의 왕비 샤크티 여신도 인체에 거주한다. 인체에 있는 이 여신은 뱀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쿤달리니샤크티(kuṇḍalinīśakti)라고 한다. 항문에서 두 손가락 폭 정도 위, 그리고 성기에서 두 손가락 폭 정도 아래, 네 손가락 폭 넓이의 모든 차크라의 토대가 되는 항문 차크라가 있다. 이 차크라 중심에는 모든 탄트라 경전에서 극비로 하고 있는 아름답게 빛나는 삼각형의 태궁(yoni)이 있다. 그 태궁 속에는 번개처럼 번득이는 모양을 한 지고의 여신 쿤달리니샤크티가 뱀의 형상으로 몸을 세 번 반을 감고서 수슘나 기도의 입구에 있다. 이 여신은 세계를 창조하는 힘이며 언제나 세계 창조에 종사한다.
4 기도와 차크라
1) 기는 생명의 주체
우주의 생명력인 기(prāna)는 인체에도 있다. 기는 바람과 같이 운동성을 본성으로 하고 인체 내의 생리적 심리적 활동을 일으키는 힘이다. 그것은 과거의 많은 훈습에 의해 성질이 결정되고, 무시이래 전생에 만든 업을 수반하며, 생명의 주체인 자아의식을 돕고 있다.
기는 그 역할에 따라 프라나 아파나 사마나 우다나 비야나의 다섯 기와 나가 쿠루마 크리카라 데바닷타 다난자의 다섯 기로 나눈다. 각각의 기는 업에 자극받아 체내에서 여러 가지 작용을 일으킨다. 프라나는 심장에, 아파나는 항문에, 사마나는 배꼽에, 우다나는 목에, 비야나는 전신에 퍼져 있다. 나머지 나가 등의 다섯 가지 기는 각각 트림 눈의 깜빡임 기갈 하품 딸꾹질 등의 현상을 일으킨다. 이 첫 다섯 가지 기는 내부에서 흐르고 나머지 다섯 가지 기는 외부에서 흐르는 것이다.
10개의 기 중에서도 앞의 다섯 가지 기가 중요하고, 다시 그 다섯 가지 중에서도 프라나와 아파나 두 기가 더욱 중요하다. 프라나는 넓은 의미로는 모든 기를 총칭하나 좁은 의미로는 상승하는 성향을 가진 기로 호흡을 담당한다. 반면에 아파나(apāna)는 하강하는 성향을 가진 기로서 생식과 배설을 담당한다. 이 두 기는 배꼽 주위에서 결합하여 쿤달리니를 일깨우고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2) 기도를 도는 기
인간의 육체 내에서 생명의 주체인 기는 기도(nāḍī)를 따라서 돈다. 기도는 72,000개가 있다. 이 중에서 14개가 중요하다. 14개 중에서도 이다와 핑갈라와 수슘나가 더욱 중요하다. 이 세 기도는 입구를 아래로 향하고 있으며 연줄기처럼 가늘다. 그리고 척추에 의지하여 있으며 각각 달과 해와 불을 상징한다.
이다 기도는 오른쪽에 배치되어 있으며 중앙의 수슘나 기도를 돌아서 왼쪽 콧구멍으로 올라가고, 핑갈라 기도는 왼쪽에 배치되어 있으며 수슘나 기도를 돌아서 오른쪽 콧구멍으로 올라간다. 이다와 핑갈라 두 기도의 중앙에 있는 것이 수슘나 기도이다. 이 수슘나 기도에 여섯 개의 차크라가 의지하고 있다.
그 밖의 기도는 근본인 항문 차크라에서 시작하여 혀 음경 고환 발 엄지발가락 귀 배 눈 엄지손가락 항문 등 전신으로 퍼진 다음 다시 출발점인 항문 차크라로 들어간다. 이 기도에서부터 순서대로 갈라져서 최종에는 72,000개에 이르며 각각의 구역으로 배치된다. 이 많은 기도는 육체 속에 종횡으로 펼쳐져 있으며 감각을 전달하고 기를 순환시키고 있다.
3) 가장 중요한 수슘나 중앙 기도
이 세 기도 중에서도 수슘나(suṣumna) 기도가 가장 중요하다. 그 밖의 기도는 이 수슘나 기도를 근거로 해서 인체에 소속된다. 정수리 차크라 바로 밑에는 아래로 향한 입구가 있다. 이곳이 수슘나 기도의 뿌리와 같은 곳이며, 여기에 브라흐만의 동굴(brahmarandra)이 있다. 이 동굴 정상에 감로인 소마를 저장하는 동굴이 있고, 그 속에 아트만이 있다. 여기서 출발한 수슘나 기도는 아래쪽으로 내려가 항문 차크라를 통과해서 회음부에서 멈춘다. 이 차크라 속에 쿤달리니샤크티가 있다.
수슘나 기도의 중심에는 치트리니(citrini) 기도가 있다. 이 치트리니는 오색으로 빛나고 청정하며 생명의 근원을 이룬다. 이 기도는 진리의 종자이고 브라흐만의 길을 제시하여 준다. 경전에서는 이것을 천국에 이르는 길, 영원한 환희의 창조자, 해탈에 이르는 길이라고 한다.
4) 차크라는 기의 응집소
인체에서 기가 응집되어 생명의 원천이 되는 곳이 차크라(cakra)인데 연꽃에 비유한다. 차크라는 해부학적인 기관이 아닌 까닭에 눈으로 볼 수 없고, 오직 삼매의 상태에서 영안(靈眼)으로 자각할 수 있다. 보통 7개가 있다고 하며 그 모양과 위치 및 역할 등이 각각 다르다.
제1 차크라는 생명의 근원인 항문 차크라이다. 항문으로부터 두 손가락 굵기 정도 위, 링가(남근)에서 한 손가락 굵기 아래, 사면이 네 손가락 굵기의 구근류와 같은 태궁이 얼굴을 등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 속에 사마라는 것이 있고, 그 속에 빛나는 뱀의 모습으로 잠자고 있는 쿤달리니가 있다. 이 차크라는 황색으로 빛나며 4개의 꽃잎과 람(lam) 종자와 지(地) 원소를 갖고 있다. 이것은 근본 토대(ādhāra)라는 의미의 물라다라(mūlādhāra)인데 일명 쿨라(kula)라고도 한다.
제2 차크라는 성력의 근원인 단전 차크라이다. 성기의 근처에 있으며 프라나(氣)의 의지처라는 의미의 스바디스타나(svādhiṣṭhāna)이다. 이 차크라는 우유빛으로 빛나며 6개의 꽃잎과 밤(vam) 종자와 수(水) 원소를 갖고 있다.
제3 차크라는 힘의 근원인 배꼽 차크라이다. 배꼽 부위에 있으며 보석의 도시라는 의미의 마니푸라(maṇipūra)이다. 이 차크라는 붉은 색으로 빛나며 10개의 꽃잎과 람(ram) 종자와 화(火) 원소를 갖고 있다.
제4 차크라는 사랑의 근원인 심장 차크라이다. 심장에 있으며 환희의 처소로서 파괴되지 않는다는 의미의 아나하타(anāhata)이다. 진홍색으로 빛나며 12개의 꽃잎과 얌(yam) 종자와 풍(風) 원소를 갖고 있다.
제5 차크라는 이성의 근원인 목 차크라이다. 목에 있으며 청정이라는 의미의 비슈다(viśuddha)이다. 청백색으로 빛나며 16개의 꽃잎과 밤(bam) 종자와 공(空)의 요소를 갖고 있다.
제6 차크라는 지혜의 근원인 미간 차크라이다. 미간에 있으며 명령이라는 의미의 아즈나(ājña)이다. 은백색으로 빛나며 두 개의 꽃잎을 갖고 있고 종자는 옴(OM)이며 모든 초능력의 근원이다.
제7 차크라는 해탈의 근원인 정수리 차크라이다. 이곳은 쿤달리니샤크티가 각성하여 도달하는 수슘나 기도의 마지막 종점으로 여기서 쉬바신과 결합한다. 이 차크라는 정수리 상부 브라흐만의 동굴에 있다고도 하고 머리 위 허공에 있다고도 하는 1,000을 의미하는 사하스라라(sahasrāra)이다. 백색으로 빛나며 천 개의 꽃잎이 있다. 이 차크라에 의하여 해탈에 이르며 파멸되지 않고 영원에 이를 수 있다.
5 업과 윤회
1) 영혼은 업의 주체
이와 같이 구성된 육체 속에 영혼(jivātman)이 두루 퍼져 있다. 영혼은 무수한 윤회를 거치면서 전생의 경험이 현생의 성격으로 나타나는 훈습(vāsānā)과 전생의 행위로 인해 형성된 업(karma)에 의해서 묶여 있다. 마치 훈습이라는 목걸이로 장식되고, 업이라는 쇠사슬에 묶여있는 것과 같다.
영혼은 여러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모든 행위의 원인이 되며, 과거생에 저장된 여러 가지 업의 과보를 맛본다.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업에서 생긴 것이고, 모든 생물은 자신의 업에 따라 과보를 받는다. 선한 행위에 물든 영혼은 항상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외부에서 좋은 것을 얻으며 동시에 자신도 즐거움의 대상이 된다. 반면에 죄악에 물든 영혼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그는 항상 외부로부터 고통을 받는다. 이처럼 인간은 업의 힘에 의해서 즐거움을 누리기도 하고 고통을 받기도 한다.
2) 업에 의한 윤회
인간은 전생의 업에 따라서 태어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 개인의 영혼은 전생의 모든 업을 끌어 모아 다섯 가지 원소로 이루어진 물질적인 육체 속으로 들어간다. 전생업에 따라서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에 모든 존재 속에 머무는 영혼은 업의 과보를 받는다. 그리고 개인 영혼은 자기 업에 따른 물질에 의해서 여러 종류의 생명체로 나뉜다. 다섯 가지의 원소로 이루어진 육체는 근육 골격 신경 뇌수 등으로 이루어지고 거기에 기도가 흐른다. 이러한 육체를 브라흐만의 알이라고 하나 이것은 고통과 쾌락을 받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아름답게 보이는 이 육체는 자신이 전생에 지은 업의 과보를 받기 위한 도구인 셈이다.
이처럼 업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 선행을 하든 악행을 하든 그 행위의 결과는 업이 된다. 이 업이 모든 생물의 물질적인 육체를 만들고, 또한 그 육체의 작용은 행위의 결과인 업을 만든다. 마치 우물에 매달린 두 개의 두레박이 서로 엇갈리며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과 같다. 우물에 매달린 두레박이 끄는 힘에 의해서 오르고 내리는 것과 같이 영혼은 자신의 업력에 의해서 삶과 죽음 사이를 윤회(samsāra)한다.
3) 행위에 의한 속박
인간 행위에는 선행과 악행의 두 종류가 있다. 악행을 하면 반드시 죄가 되며 선행을 하면 공덕이 된다. 행위의 결과에 의해서 도달하는 곳도 두 종류 즉 천상과 지옥이다. 선행의 결과는 천상이고 악행의 결과는 지옥이다. 자신이 사는 세계는 오직 자신의 행위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천상에서는 여러 가지 쾌락을 누리고 지옥에서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따른다. 결국 악행에 의해서 고통이 생기고 선행에 의해서 쾌락이 생긴다. 그러므로 쾌락을 바라는 자는 여러 가지 선행에 힘써야 한다.
그러나 악행이든 선행이든 그 과보가 다하면 어김없이 이 땅에 다시 태어난다. 결국 이 모든 세계는 고통일 뿐이다. 흔히 사상가들은 행위에 선과 악의 두 종류가 있다고 하나, 영혼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선이든 악이든 업의 속박(karma-bandhā)일 뿐이다.
4) 행위의 포기
이처럼 선행도 결국은 윤회의 원인이 된다. 왜냐하면 선한 행위도 과보를 남기기 때문이다. 내세에 윤회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과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현명한 자라면 이러한 행위의 법칙을 깨달아 선악의 모든 행위의 길을 버리고 지혜의 길에 정진할 것이다. 이 지혜의 길이란 진실로 존재하는 것은 오직 아트만뿐임을 아는 것이다. 수행을 통해서 모든 대상으로서의 만물은 사라져 버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고 저 유일자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만상을 보는 지혜를 항상 깨닫고 있는 사람만이 죽음과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6 요가에 의한 해탈
1) 환영의 제거
오직 아트만만이 존재한다면 눈 앞에 보이는 이 세계는 무엇인가? 이는 바람에 의해서 바다 표면에 물거품이 생겼다 사라지는 것처럼, 아트만 표면에 덧없는 윤회의 세계가 출현한 것이다. 바다가 언제나 변함없이 그대로 있는 것처럼, 차별이 없고 평등한 실체인 아트만은 언제나 빛나고 있다. 아트만에 차별이 있다거나 둘이라거나 또는 무수히 많다거나 하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무엇이 아트만과 별개로 존재한다거나 형태가 어떠하다거나 하는 모든 견해는 최고 아트만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세계는 무지(avidyā)라는 분별심에 의해서 나타난 환영이기 때문에 진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새끼줄을 뱀으로 착각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것이 새끼줄이라는 것을 알면 착각으로 일어난 뱀의 환영이 사라지는 것처럼, 아트만을 알면 착각에 의해서 성립된 이 만상에 대한 미혹은 사라진다. 뱀의 정체가 새끼줄이라는 것을 알 때 거기에 뱀은 없는 것처럼 아트만을 알 때 우주만상이 실재한다는 생각은 사라진다. 이 우주만상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는 것처럼 상상력이 덧붙여져서 생긴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새끼줄은 삼세를 거쳐도 뱀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물질적인 속성이 없으며 오염되지 않는 아트만은 결코 우주만상이 되지 않는다.
2) 요가에 의한 아트만의 직관
아트만은 아트만일 뿐이다. 그러나 무지라는 병이 있는 한 세계와 자기를 실재하는 것으로 착각하므로 아트만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무지에 의한 환영이야말로 만물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이것 이외에 세계를 창조하는 원리는 없다. 환영이 소멸하면 만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계 만물이 환영에 의해 비춰진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육체나 재산이나 향락 등이 기뻐할 대상이 아님을 알게 된다. 아트만에 대한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만물이 환영에 의한 착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자기 자신을 아트만 속으로 용해시켜야 한다. 모든 욕망과 허망한 존재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요가에 정진하여 아트만에 의해서 아트만 속에서 아트만을 직관해야 한다. 아트만에 의해서 아트만 속에서 무한한 환희를 본질로 하는 아트만을 직관하였을 때, 인간은 모든 존재를 잊고 삼매의 경지를 맛볼 수 있다.
3) 요가에 의한 해탈의 지혜
그러나 해탈의 지혜는 윤회전생하면서 훈습된 무지로 가려져 있다. 인간은 마치 영혼에 부착된 전생의 훈습이 뿌리가 되고 그것에 합당한 무지가 자양분이 되어 줄기라는 육체를 갖고서 선행과 악행을 거듭하여 마침내 쾌락과 고통이라는 열매를 거두는 것과 같다. 이러한 열매는 항상 또다른 생명을 싹틔운다. 그래서 이 윤회라는 큰 바다를 건너려면 업이 되는 행위의 결과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행위의 결과에 대한 집착을 버려도 진주조개를 은으로 착각하는 것과 같은 오해는 여전히 남는다. 이것은 무지를 근절할 수 있는 지혜가 나타나야만 사라진다. 무지는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주체의 미혹에 기인한다. 주체에 존재하는 미혹은 경험하는 주체가 직관되었을 때 모두 사라진다. 그러므로 요가 수행으로 외부로 향하는 눈을 안으로 돌려 자신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 본질인 아트만을 직관해야 한다.
이처럼 아트만에 의해서 아트만을 본다면 의무마저 완전히 포기해도 아무런 죄가 없다. 욕망 등의 모든 악한 행위는 지혜에 의해서만 소멸된다. 그 밖의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아트만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한 이 윤회의 세계에서 미혹은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아트만에 대한 직관의 지혜가 생기지 않는 한 잡다한 이 세계는 모두 실재하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므로 요가에 정진하여 아트만만이 참실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면 아트만이 대상으로 사라져 버린 곳에 마침내 아트만 그 자체가 드러날 것이다.
제2장 수행 요건
이 장의 내용은 실제 수행에 들어가기 전에 알아야 할 예비지식과 지켜야 할 사항들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일반 종교의 관념적이고 형식적인 계율에 해당되는 것도 많다. 그러나 여기에 요약하여 소개한 수행 요건들은 요가수행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이것들을 준수하지 않으면 수행의 실효를 거두기 어렵고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다. 세 경전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수행자의 조건
1) 스승에 대한 존경
모든 종교 수행체계와 마찬가지로 요가에서도 스승(guru)에 대한 존경을 강조하고 있다. 더욱이 밀교의 요소를 지닌 요가에서는 스승에 대한 존경 없이는 어떠한 교육도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중요한 계율 중의 하나이다. 경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요가에 빠르게 성공할 수 있고 요가수행에 실패하지 않는 방법은 스승을 존경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제자로 받아준 스승의 직접적인 가르침만이 유력하고 그 밖의 지식은 효과가 없으며 위험할 수도 있다고 알아야 한다. 제자에게 스승은 의심할바 없이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신과 같은 존재이다. 그러므로 모든 제자는 스승에게 최선을 다해 봉사해야 한다. 자신이 선택하고 자신을 제자로 받아준 스승에게서만 자기에게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항상 스승을 공경하고 가르쳐준 지식대로 정진하면 바로 그 지식의 열매를 손에 넣을 수 있다.
2) 수행자의 요건
요가수행에 성공하려면 다음과 같은 수행자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수행자의 조건은 한 마디로 스승에 대해 믿음을 갖고 인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물욕에 집착하거나, 스승을 신뢰하지 못하거나, 너무 많은 욕심을 내거나, 스승을 숭배하는 마음이 없거나, 필요 없는 말을 하거나, 잔인한 말을 하거나, 스승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요가에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요가수행은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신념을 갖는 것
둘째 요가에 대해 신뢰하는 것
셋째 스승을 공경하는 것
넷째 평등심을 갖는 것
다섯째 모든 감각기관을 억제하는 것
여섯째 적게 먹는 것
이상과 같은 수행자의 요건을 알고 스승을 발견하였다면, 스승이 가르치는 방식에 따라서 부동의 결의를 가지고 수행해야 한다.
2 수행자의 종류와 행법
<쉬바상히타>에서는 요가의 종류와 수행자의 자격 요건을 등급별로 구분하고 있다. 요가를 만트라요가와 하타요가 그리고 라야요가와 라자요가로 분류하고, 요가행자의 등급을 하급 중급 상급 최상급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수행자의 등급에 따라 적합한 요가 행법을 다음과 같이 배당하고 있다. 이하의 내용을 통해 자신의 근기를 점검하고 수행 종류를 선택하는데 참고해야 할 것이다.
1) 하급 수행자
야심이 조금도 없고, 우매하고, 구루를 경시하고, 탐욕스럽고, 마음이 악하고, 대식가이고, 남의 아내를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기분파이고, 겁쟁이이고, 병약하고, 의타심이 있고, 잔인하고, 선행하지 않고, 노력이 부족한 사람은 연약한 하급 수행자이다. 이런 사람은 비장한 노력을 할지라도 12년이 지나야 겨우 성취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은 만트라요가가 적합하다.
2) 중급 수행자
관용심이 있고, 인내심이 있고, 선행을 하고, 부드러운 말을 하고, 어떠한 결과에 대해서도 의심없이 평정한 사람은 중급 수행자이다. 이러한 사람은 라야요가가 적당하다.
3) 상급 수행자
강인한 정신을 소유하고, 라야요가에 통달하고, 독립심이 강하고, 용기가 있고, 도량이 넓고, 연민의 정이 깊고, 인내심이 있고, 정직하고, 용맹스럽고, 젊고, 신앙심이 있고, 스승을 존경하고, 요가수행을 즐기는 사람은 상급 수행자이다. 이러한 사람은 6년이면 성취할 수 있으며 엄격한 하타요가가 적합하다.
4) 최상급 수행자
원기가 왕성한 야심가이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고, 용감하고, 경전에 밝고, 수행에 마음을 두고, 맹목적으로 감정이 움직이지 않고, 쉽게 동요하지 않고, 항상 싱싱한 젊음을 유지하고, 항상 소식(小食)하고, 감각기관을 지배하고, 공포심이 없고, 청결하고, 영리하고, 자선을 베풀고, 모든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유능하고, 강직하고, 현명하여 걸림이 없고, 잘 견디고, 심성이 좋고, 경건하고, 자기의 노력을 감추고, 말씨가 상냥하고, 성전을 믿고, 신과 스승에게 봉사하고, 사람들의 모임에 흥미가 없고, 큰 질병이 없고, 최상급 수행자의 계율을 알고, 모든 요가를 수행하는 자는 최상급의 수행자로서 3년이면 성취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은 모든 요가의 적격자이다.
3 수행의 장애
진정으로 해탈을 지고의 목적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세속적인 삶 속에는 장애가 있다. 이런 장애는 세속적인 향락이 주류를 이룬다. 그런데 <쉬바상히타>에서는 쿤달리니 각성에 의한 해탈을 강조한 나머지 힌두교적 종교의례나 다른 유파에서 실행하는 낮은 수준의 요가 행법을 장애의 일부로 취급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을 살펴서 장애라고 취급하는 내용을 이해하고 취사선택해야 할 것이다.
1) 향락적 장애
여성, 침대, 의자, 옷, 재물, 미식, 과식, 마차, 부동산, 권력, 금, 은, 동, 보석, 향수, 목장, 박식, 베다와 경전, 무용, 가요, 장신구, 현악기, 관악기, 북, 코끼리, 말, 처첩, 자녀 등은 모두가 물질의 형태로 장애가 되며 대부분 향락의 대상이다.
2) 종교적 장애
목욕재계, 공양, 재일을 지키는 것, 해탈을 위한 준칙을 지키는 것, 맹서, 참회, 권계, 묵언, 감각의 억제, 묵상 대상, 묵상, 만트라, 보시, 세간의 명성, 우물 연못 저수지 신전 정원을 만드는 것, 제사, 단식, 고행, 성지순례 등은 다르마의 형태로 존재하는 장애이며 대부분 힌두교의 종교의례들이다.
3) 지적 장애
소얼굴 등의 체위를 하는 것, 청소법 등의 정화법, 기도에 기를 통하게 하는 것, 제감을 위하여 감각이나 운동기관을 억제하는 것, 배를 빠르게 움직여서 쿤달리니를 각성시키는 것, 성기를 통해서 우유를 흡수하는 것, 기도를 맑게 하는 여러가지 강력한 행법 등은 다른 유파에서 실행되는 요가 행법들인데, 이것들은 잘못된 수행으로 장애가 된다.
또한 어떤 액체나 음식을 먹어서 삼매를 얻으려는 것도 잘못된 지식으로 장애가 된다. 선인들을 친구로 삼고 악인들을 피하라고 하거나, 숨의 출입에서 무게와 밝기를 관찰하라는 것들도 잘못된 수행 이론으로 장애가 된다. 더욱이 브라흐만이 육체 안에 존재한다거나 형상의 안에 있다거나 형상의 내부에 있으나 형상이 없다거나, 이 브라흐만에서 교의가 확립되고 심정이 편안해진다는 등의 교설은 잘못된 철학이다. 이상은 지식의 형태로 장애가 되는 것들이다.
4 수행을 위한 계율
종교나 수행에는 하지 말아야 할 것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 있다. 이 계율들은 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들을 피하고 상급 수행자로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한 것들이다. 요가에서는 단순한 도덕적인 윤리 뿐만이 아니라 생리적인 준수사항도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금계(禁戒)이고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권계(勸戒)이다.
1) 금계
요가의 실패 요인이 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은 하지 말아야 한다.
도둑질, 살생, 질투, 자만, 음란, 불성실, 무지, 잔인, 과식, 과로, 다언, 잘못된 계율의 고집, 신념의 부족, 변덕스러움, 밤에 음식을 먹는 것, 식후 세 시간 이내에 식사를 하는 것, 자주 단식하는 것, 너무 많이 돌아다니는 것, 긴 여행을 하는 것, 무절제하게 교제하는 것, 악인을 가까이 사귀는 것, 여성과 교제하는 것, 성교하는 것, 이른 아침 찬물로 목욕하는 것, 불을 쬐는 것 등이다.
그러나 수행의 높은 경지에 이르면 이 모든 것들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2) 권계
요가의 성공 요인이 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은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스승에 대한 봉사, 절식, 의지, 인내, 고행, 청정, 절도, 경건, 건강, 인자, 정직, 만족, 보시, 참회, 통찰력, 제사, 열정, 결심, 용기, 참된 지식, 신념, 신에 대한 믿음, 교제의 중단, 입구가 작은 쾌적한 암자에 거주, 바른 경전의 학습, 무집착적인 생활, 신의 이름 찬양, 아름다운 음악의 감상 등이다.
5 음식 규정
일반 종교와는 달리 생리적 변화까지 요구하는 요가수행에서는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 등 음식에 관한 준수사항이 많다. 요가 경전에 소개된 음식들은 우리나라에 없는 것들도 많고 우리의 기후나 체질 등과 달라서 무조건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음식만으로 그 진의를 엿볼 수 밖에 없다.
1) 소식
음식에 관한 규정 중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조금 먹는 것 즉 소식 또는 절식이다. 소식을 하지 않고 요가를 시작하는 사람은 병에 걸리게 되고 어떠한 요가에도 성공할 수 없다. 소식이란 깨끗하고 맛있고 영양이 있고 부드러운 음식만 먹되 위장의 반만 채우고, 나머지 3분지 1은 물로 채우고 그 나머지는 공기가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비워 두는 것이다.
2) 부적당한 음식
수행자에게 부적당한 음식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쓰거나 시거나 짜거나 맵거나 차거나 뜨거워서 지나치게 자극적인 것, 참기름과 참깨, 겨자, 술, 생선, 양고기 등의 육류, 말콩, 아위, 노랗게 익은 호박, 잎채소의 줄기, 쓴 호박, 신 딸기, 신 사과, 개암나무 열매, 아위(阿魏), 마늘 등의 오신채.
응고된 우유나 기름에 튀긴 것, 부패했거나 싱싱하지 않은 것, 나쁜 냄새가 나는 것, 푸성귀의 잎만 먹는 것, 일단 식은 것을 다시 따뜻하게 뎁힌 것, 기름기가 없이 마른 것, 소화가 안되는 것, 일부 나무 껍질로 만든 향료 등을 먹는 것도 바른 식생활이 아니다.
그러나 수행의 높은 경지에서는 이러한 음식을 섭취해도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
3) 적당한 음식
요가행자에게 적합한 음식물은 다음과 같다.
버터, 우유, 맑은 물, 장뇌(樟腦), 쌀 보리 등의 곡물, 물소 버터, 흑설탕, 사탕, 꿀, 말린 생강, 오이 등의 다섯 가지 지정된 야채, 푸른 콩, 사탕수수, 익은 바나나, 코코넛, 석류, 포도 등이다.
자극적인 음식은 수행자에게 좋지 않으나 다음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은 먹어도 된다.
생강과에 속하는 칼다몬, 육두구(肉豆寇)의 씨, 정향(丁香), 라임 열매, 대추야자 등이다. 또한 영양가가 높은 음식으로 버터나 우유가 들어가고 향긋한 맛이 나고 소화가 잘 되며 몸을 서늘하게 하는 것 중에 자기 입맛에 맞는 것들을 적당히 먹는 것은 좋다.
6 장소와 시간
수행에 좋은 도량과 좋은 계절 및 시간이 따로 있다. 그러나 요가 경전에 소개된 장소나 계절은 인도 기후나 습속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1) 장소
요가수행은 마을과 너무 멀리 떨어진 곳, 산림 속, 도시의 중심부, 군중이 많은 곳에서 해서는 안된다. 마을과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자신감이 부족해지고, 산림 속에서는 안전하지 못하며, 군중 속에서는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노출된다. 선량하고 평화롭고 식량이 풍부하고 재해가 없는 지역의 마을에서 알맞게 떨어진 장소에 작은 암자를 짓고 수행한다. 활을 쏘아 화살이 닿을 만한 거리에 바위나 화산이나 시냇물이 없어야 한다.
암자 구조는 너무 높거나 너무 낮지 않고, 출입구가 작고 창문이 없으며, 쇠똥으로 벽을 바르고 깨끗해야 한다. 침상은 평평하고 구멍이 없으며 높지도 낮지도 넓지도 않아야 한다. 문밖에는 정자나 높은 의자 그리고 우물이 있어야 하고, 집은 울타리가 쳐져 있어야 한다. 앉을 때는 북쪽이나 동쪽을 향해서 앉는다.
2) 시간
쌀쌀한 겨울이나 더운 여름이나 습기가 많은 우기에 요가에 입문하여 수행을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러한 시기에 무리하게 수행을 시작하면 병들기 쉽기 때문이다. 처음 요가를 시작하는 시기로 적당한 계절은 봄이나 가을이다. 이 때는 병에 걸리지 않고 요가에 성공할 수 있다. 하루 중에는 새벽, 해뜰 때, 정오, 해질 때, 자정이 좋다.
제3장 체위법
체위법이란 본래 요가의 ‘앉는 법(āsana, 좌법)’을 말한다. 그러나 하타요가나 쿤달리니요가에서는 좌법은 물론이고 요가 운동법까지도 ‘아사나’라 한다. 이 장의 내용도 좌법과 운동법을 함께 포함한다. 이런 까닭에 ‘아사나’를 문자대로 ‘좌법’이라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운동법’이나 ‘체조법’이라 하기에도 적합한 술어가 아닌 듯하다. 요가아사나는 ‘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아사나’를 ‘체위법(體位法)’이라 한다. 또한 하타요가에 포함되는 정화법도 육체 활동의 일부로 보고 체위법에 앞서 설명한다.
1 정화법
정화법(śodhana)이란 몸을 깨끗히 한다는 의미의 행법이다. 이것은 인도의학의 예방의학적 건강법인데 요가수행의 준비과정으로 수용된 것이다. 정화법은 <프라디피카>와 <게란다상히타>에만 소개되어 있는데 종류와 방법은 서로 약간 다르다. <프라디피카>에는 청소법, 관장법, 코 청소법, 응시법, 복부 요동법, 정뇌 호흡법의 여섯 가지만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게란다상히타>에서는 다음과 같이 세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내장 청소에는 바람 물 불 공기로 하는 방법과 세정법이 있고, 치아 청소에는 치근 혀 귀 미간 청소로 세분하고, 식도청소에는 나무와 천을 이용하는 방법과 토하는 방법으로 나누고 있다.
<종류> <프라디피카> <게란다상히타> <쉬바상히타>
1) 청소법(dhauti) 2. 24-25 1. 13-44
(1) 내장 청소(antardhauti) 1. 14-24
(2) 치아 청소(dantadhauti) 1. 25-34
(3) 식도 청소(hriddhauti) 1. 35-41
(4) 항문 세척(śodhandhauti) 1. 42-44
2) 관장법(vasti) 2. 26-28 1. 45-49
(1) 물 관장법(jalavasti) 1. 46-47
(2) 건조한 관장법(aśvinīvasti) 1. 48-49
3) 코 청소법(neti) 2. 29-30 1. 50-51
4) 응시법(trāṭaka) 2. 31-32 1. 53-54
5) 복부 요동법(nauli) 2. 33-34 1. 52
6) 정뇌 호흡(kapālabhāti) 2. 35 1. 55-60
(2) 호흡 방식(vātakarma) 1. 56-57
(2) 코로 물마시는 방식(vyutkarma) 1. 58
(3) 입으로 물마시는 방식(śītakarma) 1. 59-60
7) 코끼리 동작(gajakaraṇī) 2. 38
이상의 여섯 가지 정화법으로 비만과 점액질의 과잉에서 오는 질병이 치료되고 불결한 분비물 등이 없어진다. 이 정화법을 한 후에 요가를 수행하면 장애 없이 성공할 수 있다. 또한 정화법에 성공하면 몸이 날씬해지고, 안색이 밝아지고, 내부로부터 미묘한 소리(나다)가 들리고, 눈이 맑아지고, 병이 없어지고, 정액의 흐름이 조절되고, 소화력이 왕성해지고, 기도가 막히지 않고, 신비한 힘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화법은 비만 체질과 점액 체질인 사람만 하는 행법이고, 세 가지 체질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사람은 이러한 수행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일부 유파에서는 호흡에 의해서만 모든 기도의 오물이 없어지고 결절이 뚫린다고 주장하며 이 여섯 가지 정화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쉬바상히타>에서는 이러한 정화법을 냉소적으로 비난하며 실천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실제의 행법을 보면 대부분의 정화법은 실행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불가능한 것도 있고 위험 요소도 많다. 더욱이 현대인은 위생 상태가 좋고 요가의 다른 행법으로도 정화법을 대치할 수 있으므로 실행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게란다상히타>에 소개된 청소법 중에 귀를 문지르는 방법과 미간을 문지르는 방법은 중국 도인술의 한 방법과 유사하며, 실제 건강에도 도움이 되므로 수행을 마칠 때 실행해도 좋다. 또한 정뇌 호흡법 중의 하나로 코로 물을 마시는 방법은 축농증이나 감기 등의 질환에 많이 도움이 되므로 코 질환이 심한 사람이 식염수로 이를 실행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프라디피카>에 소개된 정뇌 호흡법과 <게란다상히타>에 소개된 정뇌 호흡은 풀무 호흡과 교호 호흡법의 준비단계로 가치가 있으나, 본문 4장에서 반복 설명되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2 체위법의 종류
<프라디피카>에서는 체위법과 호흡법을 중심으로 수행하는 하타요가를 고원한 라자요가에 도달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보지만, 인생의 고뇌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의지할 수 있는 안식처이기 때문에 요가의 길에 정진하는 사람들을 떠받치고 있는 거북이에 비유하고 있다. 이는 하타요가가 수행자에게 건강과 장수를 가져다 주기 때문일 것이다. 하타요가의 첫 단계는 체위법이므로 여기서 먼저 설한다.
<프라디피카>에서는 쉬바신이 84개의 체위를 설하였으나 이 중에서 중요한 것은 달인좌 연화좌 사자좌 행복좌라고 한다. 특히 달인좌는 가장 중요한 체위로서 언제나 유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하며, 이를 포함하여 15가지 체위법을 소개하고 있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체위법의 종류가 비록 생물의 수만큼 많으나 위대한 쉬바신은 8,400만 가지의 체위법을 설하였고 그 중에 1,600개의 체위법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인간에게는 32가지의 체위법이 적당하다고 한다.
<쉬바상히타>에서는 세상에 84종류의 체위법이 있지만 중요한 체위는 달인좌 연화좌 준엄좌 길상좌 4종류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상의 체위버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종류> <프라디피카> <게란다상히타> <쉬바상히타>
1) 길상(svastika) 1. 19 2. 13 3. 115-117
2) 소얼굴(gomukha) 1. 20 2. 16
3) 영웅(vīra) 1. 21 2. 17
4) 거북이(kūrma) 1. 22 2. 31
5) 닭(kukkuṭa) 1. 23 2. 30
6) 누운 거북이(uttānakūrmaka) 1. 24 2. 32
7) 활(dhanur) 1. 25 2. 18
8) 비틀기(matsendra) 1. 26-27 2. 22-23
9) 등펴기(paścimottāna) 1. 28-29 2. 26 3. 110-114(ugra)
10) 공작(mayūra) 1. 30-31 2. 29
11) 송장(śava) 1. 32-33 2. 19 (mṛta)
12) 달인(siddha) 1. 34-43 2. 7 3. 99-103
13) 연화(padma) 1. 44-49 2. 8 3. 104-109
14) 사자(siṁha) 1. 50-52 2. 14-15
15) 행복(bhadra) 1. 53-54 2. 9-10
16) 해탈(mukta) 2. 11
17) 금강(yajra) 2. 12
18) 보호(gupta) 2. 20
19) 물고기(mātsya) 2. 21
20) 목동(gorakṣa) 2. 24-25
21) 불평형(utkaṭa) 2. 27
22) 곤란(saṅkaṭa) 2. 28
23) 개구리(maṇḍūka) 2. 33
24) 누운 개구리(uttānamaṇḍūka) 2. 34
25) 나무(vṛkṣa) 2. 35
26) 금시조(garuḍa) 2. 36
27) 숫소(vṛṣa) 2. 37
28) 메뚜기(śalabha) 2. 38
29) 악어(makara) 2. 39
30) 낙타(uṣṭra) 2. 40
31) 뱀(bhujaṅga) 2. 41-42
32) 결합(yogāsana) 2. 43-44
이상의 체위법들에 대한 설명이 경전마다 약간씩 다른 경우도 있다. 특히 소얼굴 체위 활 체위 영웅 체위 비틀기 체위는 이름은 같으나 경전에 따라 행법이 완전히 다르며, 등펴기 체위와 송장 체위는 이름은 다르나 같은 행법이다.
실제 수행할 때는 모든 체위를 다하는 경우는 드물고 중요한 것만 골라서 하든지 아니면 자신의 체질에 맞는 것만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현대에는 몇몇 행법은 거의 실행되지 않으며, 때로는 변형시키기도 하고 새롭게 창안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체위법 중에서 현대까지 중요한 행법으로 전수되어 오고 있고 실제로 꼭 필요한 것만 소개한다. 그 중에서 몇 가지는 경전과 약간 다르나 보편적으로 실행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체위법의 순서는 실제 수행할 수 있는 순서에 따른 것이며, 그 효과에 대해서는 경전에 설해진 것을 그대로 요약했다.
3 방법
1) 뱀 체위
발 끝에서 아랫배까지 바닥에 붙이고 두 손으로 바닥을 누르며 머리와 상체를 든다.
<게란다상히타>에만 소개된 방법이다. 이 체위에 의해 쿤달리니가 눈을 뜨기 때문에 뱀 체위라고 한다. 이 체위는 몸에 활기를 주어 모든 질환을 없앤다.
2) 활 체위
엎드려서 등 뒤로 두 손을 뻗어서 두 발목을 잡고 몸을 활처럼 뒤로 제친 상태를 유지한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게란다상히타>에 소개된 활 체위이다.
<프라디피카>의 활 체위는 두 엄지발가락을 두 손으로 잡고 귀쪽으로 당기는 방법으로 <게란다상히타>와는 완전히 다르다.
3) 등펴기 체위
세 경전 모두에 소개된 좌법이다. 바닥에 두 발을 똑바로 펴고 앉아 두 손으로 두 발의 엄지발가락을 잡고 무릎 위에 이마를 대고서 움직이지 않고 참는다.
경전에 설해진 이 체위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이 체위는 모든 체위 중에서 최상이며 기가 등의 중심을 관통해 있는 수슘나를 통과하게 한다. 또한 위 속의 불을 증대시켜 소화가 잘 되게 하고, 허리를 가늘게 하며, 모든 질병을 없애고, 신경을 강화시키며, 육체의 피로를 없애준다. 이 체위를 항상 수행하는 사람은 초능력이 생기고, 호흡수행이 완전히 성취된다.
<쉬바상히타>에서는 준엄좌라고 한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이 체위를 한 상태에서 복부 반다를 하는 것을 연못 무드라라고 한다.
4) 물고기 체위
<게란다상히타>에서는 연화좌를 하고 위를 향하여 누워서 두 팔로 머리를 감싸는 자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물고기 체위는 연화좌를 하고 두 발가락을 잡고 머리를 뒤로 제쳐서 등을 바닥에서 뗀 자세이다. 초보자는 다리를 편 상태에서 하기도 한다.
이 체위는 모든 질병을 치료한다고 한다.
5) 메뚜기 체위
엎드려서 두 팔은 바닥에 대고 두 다리를 공중에 들고 참는다.
이것은 <게란다상히타>에만 소개된 체위이다.
6) 공작 체위
두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두 팔의 팔꿈치를 배꼽의 양쪽에 대고서 몸을 공중에 띄워 막대기처럼 똑바로 유지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체위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이 체위는 비장비대 등의 질병을 없애고, 체질 이상으로 생긴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한다. 과식한 음식물도 모두 소화시키고, 위에 불을 일으켜서 모든 독성을 중화시킨다.
7) 비틀기 체위
왼발을 오른쪽 무릎 밖에 세워 놓고 오른발을 왼쪽 대퇴부 밑에 당겨 붙이고, 오른손으로 왼 무릎 밖쪽으로 왼 발목을 잡고 상체를 왼쪽으로 비튼다.
<게란다상히타>의 방법은 이 자세에서 오른팔을 구부려서 그 손바닥 위에 얼굴을 올려놓는 자세이다.
경전에 설해진 이 체위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이 체위를 매일 수행하면 소화력이 강화되고 심한 질병도 모두 치료할 수 있다. 또한 쿤달리니의 각성을 촉진하고 달(뇌)을 안정시킨다.
8) 사자좌
두 발의 복사뼈를 음낭 아래 회음의 양쪽에 붙이되 두 발을 교차시켜 오른쪽은 왼발의 복사뼈에 왼쪽은 오른발의 복사뼈에 댄다. 두 손의 손가락을 펴서 손바닥을 각각 무릎 위에 놓고, 입을 크게 벌리며 목을 당겨 수축하고 혀를 길게 밖으로 빼낸 채 정신을 통일하여 코끝을 응시한다. 초보자는 두 발을 교차시키지 않고 앉는다.
이 체위는 3반다의 통합을 가져오며 모든 질병을 치료한다고 한다.
9) 길상좌
세 경전 모두에 소개된 좌법이다. 장단지와 대퇴부 사이에 두 발을 끼우고 몸을 바르게 세워 편안히 앉는다. 이 방법은 일반적으로 편하게 앉는 ‘책상다리’라고 하는 좌법과 유사하다. 이 좌법은 고통스럽지 않기 때문에 안락좌라고도 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체위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이 좌법으로 호흡수행을 하면 육체에 무리가 없어서 호흡수행을 성취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수행자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건강을 증진하는 좋은 좌법이다.
10) 영웅좌
한쪽 발을 다른쪽 대퇴부 위에 고정시키고 그 대퇴부 아래에 반대쪽 발을 둔다.
이 좌법은 <프라디피카>에 소개된 좌법으로 좌선의 반가부좌와 같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밑에 놓인 다리를 밖으로 빼내어 등 뒤로 두는 전혀 다른 자세이다.
11) 달인좌
세 경전 모두에 소개된 좌법이다. 왼발꿈치를 회음부에 대고 오른발꿈치를 성기 위쪽에 단단히 고정시킨다. 턱을 가슴에 닿게 바짝 끌어 당겨 상체를 곧게 세우고, 모든 감각을 외부의 대상에서 거두어 내부로 돌리고, 시선은 미간을 응시한다.
<프라디피카>에서는 두 발 모두를 성기 위에 올려 놓는 좌법도 있다고 한다. 다리를 반대로 하는 경우에는 금강좌(vajrāsana)라고도 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체위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요가를 성취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해탈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좌법이다. 이 좌법에 의해서 요가가 빠르게 성취되기 때문에 체위 중에서 최고라고 한다. 이 좌법은 모든 기도를 청소해주므로 모든 체위 중에서 이것만은 항상 해야 한다. 더욱이 달인좌에 숙달돼서 호흡을 완전 호흡으로 억제할 수 있으면 다른 많은 체위를 할 필요가 없다.
달인좌로 앉는 것이 익숙해지면 노력 없이도 자연히 삼매 상태가 되고 3반다도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것에 의해서 윤회의 세계를 벗어나 지고한 경지에 도달하며, 이 좌법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요가행자는 악업으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에 지상에서 이것을 능가하는 신비한 좌법은 없다고 한다.
12) 연화좌
세 경전 모두에 소개된 좌법이다. 왼쪽 대퇴부 위에 오른발을 얹고, 오른쪽 대퇴부 위에 왼발을 얹는다. 발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고 깊이 엇갈린 두 발 중간에 손바닥을 위로 향해서 두손을 포개 올려 놓는다.
<프라디피카>와 <게란다상히타>에 소개된 좀더 어려운 방법은 등 뒤에서 두 손을 엇갈려 앞에 놓인 엄지발가락을 잡는 방법이 있으나 우리나라 사람의 체형으로는 하기가 쉽지 않다.
턱을 가슴 부위에 대고 혀끝을 앞니 뿌리에 단단히 붙이고 눈은 코끝을 응시한다. 흉곽을 끌어올려 턱을 당기면서 서서히 기를 끌어올린다. 될 수 있는 한 숨은 천천히 깊이 마시고 또 천천히 내쉰다.
경전에 설해진 이 체위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이 좌법은 육체의 부조화를 치료하여 수행자들의 모든 질병을 고쳐주기 때문에 질병의 파괴자라고 한다. 아파나 기를 위로 끌어올리고 흡입한 프라나 기를 아래쪽으로 내리기를 반복하면 곧 쿤달리니가 상승한다. 만약 수행자가 이 좌법을 유지하고서 흡입한 프라나와 아파나 기를 남겨 몸 전체에 가득 채울 수 있다면 해탈할 수 있다고 한다.
13) 송장 체위
마치 죽은 사람처럼 등을 바닥에 대고 전신의 긴장을 풀고 누워있는 것이 송장 체위이다.
이 체위는 요가수행에 의한 피로를 제거하고, 마음의 긴장을 풀어 준다.
제4장 호흡법
호흡(prāṇa)이라는 말은 내쉬는 숨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는 공기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요가 문헌에서는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서 ‘진동하는 힘’이라고 정의한다. 이 점에서 보면 프라나는 동양의 기(氣)와 같은 의미이다.
호흡수행을 중시하는 요가 계통의 호흡법에는 명상에 필요한 심리적 안정을 위한 고요한 호흡 즉 조식법(調息法)만은 아니다. 특히 하타요가 또는 쿤달리니요가에서는 잠든 에너지인 쿤달리니를 깨워 중앙 기도로 인도하기 위한 방법을 말한다. 따라서 멈춤을 중심으로 하는 강렬한 호흡법도 포함된다. 호흡수행(prāṇāyāma)이라는 글자를 분석해보면 ‘prāṇa(호흡)’와 ‘āyāma(연장, 억제)’의 결합어로서 ‘호흡의 멈춤’ 즉 ‘지식(止息, kumbhaka)의 뜻이 담겨 있다. 이처럼 요가의 호흡수행에는 강렬한 지식호흡을 요구한다.
1 호흡과 생명
1) 기와 생명
기는 우주에 가득 차 있는 에너지이며, 생명체는 호흡을 통하여 이것을 얻어 생명을 유지한다. 이러한 기는 무시이래의 전생을 통하여 물든 훈습과 쌓아온 업에 따라 형성된 영혼의 생명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기가 체내에 머무는 동안만 살수 있고 기가 몸을 떠나면 죽는다. 또한 기가 움직이면 마음도 움직이고 기가 움직이지 않으면 마음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처럼 인간은 기를 떠나서 살 수 없다.
그러나 요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부동심이 되기 위해서는 기의 동요를 제지해야 하는데, 기는 오직 중앙의 수슘나 기도를 흐를 때만 동요가 없다. 이렇게 기가 수슘나 기도를 흘러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마논마니(manonmanī) 삼매라 한다. 수슘나 기도 속으로 기가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지식호흡을 해야 한다. 지식호흡을 함으로써 삼매에 이르고 해탈 할 수 있다. 인간은 지식호흡을 수행함으로서 신처럼 될 수 있다.
2) 호흡에 의한 업 소멸과 초능력
호흡 수행을 하면 생명이 증장되고 삼매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기는 전생의 업에 따라 활동하므로 현명한 수행자는 호흡수행에 의해서 전생에 쌓은 업과 현생에서 생긴 업까지도 모두 소멸시킬 수 있다. 이 때에는 먼저 악업을 소멸시키고 다음에 선업마저도 소멸시켜야 한다. 위대한 요가행자는 호흡수행에 의해서 모든 업을 소멸시켜 해탈한다.
수행이 진전되어 약 한 시간 반 정도 지식호흡을 할 수 있으면 모든 기를 통제하여 초능력(siddhi)을 얻을 수 있다. 초능력은 그 행법을 성취하였을 때 얻어지는 능력이다. 이러한 초능력은 예언 능력, 생각대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 멀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 멀리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 미세한 것을 볼 수 있는 능력, 타인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 대소변을 황금으로 바꾸는 능력, 사물을 보이지 않게 하는 능력 등이다.
2 호흡의 원리
1) 호흡과 반다의 관계
모든 호흡법은 항상 반다와 함께 해야 한다. 숨을 마시면서 항문 반다를 하고, 흡식이 끝났을 때 목 반다를 하며, 지식호흡이 끝나고 숨을 내쉬기 전에 복부 반다를 한다. 항문 반다로 아래로 내려가는 아파나 기를 위로 끌어올리고, 목 반다로 위로 오르는 프라나 기를 아래로 끌어내려야 한다. 항문 반다와 목 반다를 한 상태에서 복부 반다를 하면, 기는 중앙의 수슘나 기도 속으로 들어간다.
2) 호흡수행의 주의점
호흡수행은 식사 직후나 지나치게 배고플 때에는 하지 말아야 한다. 수행자는 음식을 조금씩 몇 차례 나누어 먹어야 하는데, 특히 수행의 초보 단계에서는 우유와 버터가 첨가된 음식이 적당하다. 그러나 호흡수행에 숙달되면 이러한 주의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는 서서히 길들여야 하는 것처럼, 호흡수행도 서서이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 이렇게 계속 수행하면 마침내 신체를 조절할 수 있고 모든 병을 물리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무리하면 오히려 병을 얻게 된다. 수행의 강도가 지나치거나 잘못되었을 때 딸꾹질 천식 기관지 두통 귀와 눈의 통증 등 여러 가지 병이 생기고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천천히 숨을 내쉬고 천천히 마시면서 숨 멈추기를 조금씩 늘려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요가의 목적을 탈없이 달성할 수 있다.
호흡수행으로 생긴 땀은 물이나 수건 등으로 닦지 말고 손으로 문지르는 것이 좋다. 그러면 부작용이 없고 신체가 건강해지고 경쾌해진다.
3) 호흡에 성공한 표시
호흡수행에 의하여 기도가 청소되면 몸이 경쾌해지고, 혈색이 좋아지며, 숨을 마음대로 멈출 수 있게 된다. 소화기능이 활발해지고, 비음(秘音)이 들리는 등의 외부 증상도 나타난다. 호흡에 성공했다는 신호는 다음 여러 증상으로 나타난다.
몸이 날씬해지고, 안색이 밝아지고, 비음이 분명히 들리고, 눈이 맑아지고, 병이 없어지고, 정액의 흐름이 조절되고, 소화력이 왕성해지고, 기도가 막히지 않는 등이다. 이 때 완전한 건강을 찾을 수 있다.
3 호흡수행의 단계
<프라디피카>에서는 호흡수행 단계에서 다음과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호흡수행의 최초 단계에서는 신체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고, 제2단계에서는 떨림이 일어나며, 상급의 호흡에서는 기가 브라흐만의 동굴에 이른다. 하타요가에서는 이 브라흐만의 동굴에 기가 들어가서 지속되는 시간에 따라 라자요가의 명상단계인 제감 · 응념 · 선정 · 삼매 상태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므로 삼매를 통한 지혜와 해탈을 얻기 위해서는 기의 억제를 위한 지식호흡을 수행해야 한다.
<쉬바상히타>에서는 다음과 같이 호흡수행을 단계별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1) 제1 시작단계
호흡의 최초 단계에서는 신체에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땀이 나면 그것을 신체에 문질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 속의 진액이 없어진다. 제1 단계에 이르면 신체 균형이 잡히고, 체취가 향기로우며, 자태가 아름다워지고 사랑스러워지며, 식욕과 소화력이 왕성해지고, 상쾌해지며, 팔 다리가 아름다워지고, 큰 용기와 과감한 기상과 강한 힘 등이 생긴다.
이 단계의 호흡수행이 성취되면 수면시간이 단축되고 대소변의 양이 줄어든다. 진리를 직관한 수행자는 병이 없고 근심도 없어진다. 또한 땀이나 침 등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육체를 구성하는 삼원소가 조화를 이룬다. 이 단계에서는 지나치게 과식을 하거나 소식을 하여도 괴롭지 않기 때문에 식사에 관한 권계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요가행자는 수행의 힘에 의해서 공중부양의 초능력을 얻을 수 있다.
2) 제2 노력단계
보다 높은 단계인 노력 단계의 경지에 이르면 이 윤회하는 삶 속에서 성취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도 없게 된다. 노력단계는 프라나 기와 아파나 기, 나다와 빈두, 지바아트만과 파라아트만이 만나서 합일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세 시간 동안 기를 멈출 수 있으면 틀림없이 감각기관을 억제할 수 있다. 이러한 요가행자는 어떠한 것을 지각하더라도 그것을 모두 진정한 자아라고 생각하며, 어떤 감각기관을 통해 지각된 감각이라 할지라도 극복할 수 있다. 호흡수행의 결과 세시간 동안을 완전히 한 번의 지식호흡으로 유지할 수 있을 때, 또는 기가 움직이지 않을 때, 그는 솜처럼 가벼워져서 자신의 엄지손가락만으로도 자신의 몸을 세울 수 있다.
3) 제3 숙련단계
호흡수행을 더 계속하면 숙련단계에 도달한다. 이 경지에서 기는 이다와 핑갈라 기도를 떠나서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된다. 기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란 회음으로 모아진 기가 수슘나 기도로 들어가 모든 차크라를 통과하여 올라갈 때이다. 이러한 숙련단계의 경지에 도달하면 아트만을 육체에 속박하는 업의 세 가지 속성을 바로 직관할 수 있다. 이 때 요가행자는 이 업을 옴(OM)의 염송으로 소멸시키거나, 현생에서 업의 과보를 모두 맛보는 수행을 해야 한다.
4) 제4 성취단계
이러한 방법으로 수행을 계속하면 마지막으로 성취단계에 이른다. 이 단계에서는 무시이래의 과거에서부터 생긴 업의 종자를 초월하여 불사의 감로를 마실 수 있다. 수행자가 마지막 업의 작용을 완성하고 삼매의 완성에 도달했을 때, 그는 현생에 해탈하여 완전히 고요하고 평화로운 경지에 이른다. 이러한 완성의 경지에서는 기가 이미 모든 차크라를 통과하였고, 지혜가 발현되며 삼매가 저절로 일어난다.
4 호흡법의 종류
호흡법은 <프라디피카>와 <게란다상히타>에 다음과 같이 11종류가 소개되어 있다. <쉬바상히타>에는 호흡에 의한 기도 청소법 이외에는 호흡법의 명칭이나 행법이 명확하지 않으며, 앞의 두 경전 이상의 내용도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소개하지 않는다.
<종류> <프라디피카> <게란다상히타> <쉬바상히타>
1) 기도청소 호흡법(nādīśodhana) 2. 7-11 5. 33-45 3. 24-29
2) 태양관통 호흡(sūryabheda) 2. 48-50 5. 58-68
3) 승리 호흡(ujjāyī) 2. 51-53 5. 69-72
4) 싯소리 호흡(sītkārī) 2. 54-56
5) 냉각 호흡(sītalī) 2. 57-58 5. 73-74
6) 풀무 호흡(bhastrika) 2. 59-67 5. 75-77
7) 벌소리 호흡(bhrāmarī) 2. 68 5. 78-82
8) 자아상실 호흡(mūrcchā) 2. 69 5. 83
9) 부상 호흡(plāvinī) 2. 70
10) 완전 호흡(kevalī) 2. 71-75 5. 84-96
11) 결합 호흡(sahita) 5. 47-57
이 중에서 태양관통 호흡은 오른쪽 코로 숨을 마시고 왼쪽 코로 내쉬는 호흡 형태로 몸에 열이 나게 한다. 싯소리 호흡과 냉각 호흡은 입으로 마시고 코로 내쉬는 호흡 형태로 몸의 열을 내리게 한다. 이 세 호흡법은 체질의 불균형이나 이상이 있는 경우와 특수한 기후 상황에서 하는 것이므로 대중적인 호흡법은 아니다. 이러한 불균형이나 질병 치료는 교호 호흡만으로도 충분히 대치할 수 있다. 또한 벌소리 호흡 자아상실 호흡 부상 호흡은 명상과 결부되거나 승리 호흡 또는 완전 호흡의 부분적인 내용이다.
5 방법
1) 교호 호흡
<기도청소 호흡>
기도에 오물이 차 있으면 기도가 막히는 결절(grathi)이 생겨서 기가 자유롭게 순환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호흡수행이 불가능하고 기가 중앙의 수슘나 기도로 흘러 들어가지 못한다. 또한 건강 증진은 물론 삼매 상태에 이를 수 없고 해탈이라는 요가 목적도 달성할 수 없다. 오물로 가득 찬 기도가 완전히 청소될 때 비로소 기를 조절할 수 있는 달인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기도는 물론이고 중앙의 수슘나 기도 속에 있는 오물이 깨끗이 없어질 때까지 끊임없이 정화법을 실행해야 한다.
이 기도 정화법에는 호흡으로 하는 방식이 있다. 이 기도청소 호흡법(nādīśodhana)은 세 경전 모두에서 설하고 있는 중요한 행법이다. 방법은 평평한 바닥에 동쪽 또는 북쪽을 향해서 연화좌를 하고 이다(왼쪽 코)를 통해서 숨을 천천히 깊이 마시고 그것을 자신이 참을 수 있을 때까지 몸 안에 유지한 후 핑갈라(오른쪽 코)로 천천히 내쉰다. 다음에는 오른쪽 코로 숨을 마시고 앞에서와 같이 유지한 후 왼쪽 코로 내쉰다. 이렇게 숨을 내쉰 쪽의 코로 마시고 최대한 숨을 멈춘 다음에 반대쪽 코로 천천히 내쉰다. 즉 왼쪽 코로 마신 경우에는 그것을 유지한 후 오른쪽 코로 내쉬고 오른쪽 코로 마신 경우에는 그것을 유지한 후 왼쪽 코로 내쉰다.
경전에는 바람이 태양에 들어갔을 때 수행자는 식사를 하고 바람이 달에 들어갔을 때 수행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 한다. 바람이 태양에 들어갔을 때란 오른쪽(핑갈라) 기도로 호흡하고 달에 들어갔을 때란 왼쪽(이다) 기도로 호흡하라는 것을 이르는 말한다. 오른쪽 코로 호흡하면 소화를 돕고 왼쪽 코로 호흡하면 수면을 돕는다. 이다와 핑갈라 기도는 인간 생리의 상반된 두 요소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또는 동양의 음양원리와 일치한다. 이 호흡은 심신의 균형을 바로 잡아준다.
<쉬바상히타>에서는 이른 아침 낮 저녁 한밤중 모두 4번에 걸쳐서 20회씩 이 호흡을 수행하고, 날마다 조금씩 늘려 나가 마지막에는 각 80회에 이르게 해야 한다고 설한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방법은 같으나 종자 만트라를 숨을 마시고 멈추고 내쉴 때 각각 16번, 64번, 32번씩 염송하라고 한다. 이와 같이 좌우의 코를 통한 호흡수행을 계속하면 3개월 이내에 기도가 깨끗해진다.
<결합 호흡>
<게란다상히타>에만 나오는 호흡법이다. 이 결합 호흡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옴(OM)을 염송하면서 하는 염송 호흡법이고 다른 하나는 옴의 염송 없이 하는 무염송 호흡법이다.
염송 호흡법은 동쪽 또는 북쪽을 향하여 길상좌로 앉아서 왼쪽 코로 아-(A) 음을 16번 염송하면서 숨을 마신다. 흡식을 마치고 복부 반다를 하고 우-(U) 음을 64번 염송하면서 숨을 멈춘다. 다음은 ㅁ-(M) 음을 32번 염송하면서 오른쪽 코로 숨을 내쉰다. 같은 방법으로 오른쪽 코로 마시고 멈추고 왼쪽 코로 숨을 내쉰다. 숨을 마시고 난 후 멈출 때는 양쪽 콧구멍을 막는데, 왼쪽은 약지와 무명지로 막고 오른쪽은 엄지로 막는다. 이러한 순서대로 호흡하는 것이 염송 호흡법이다.
무염송 호흡법은 염송없이 하는 것으로 <프라디피카>와 <쉬바상히타>의 기도청소 호흡법과 동일하다. 마시고 멈추고 내쉬는 시간의 비율은 마시는 숨의 길이를 기준으로 1 : 4 : 2가 되도록 한다. 상급의 호흡법은 마시기 20초 멈추기 80초 내쉬기 40초 정도가 된다.
경전에 설해진 이 호흡법의 효과는 이렇다.
이 호흡에 성공하면 세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하급의 호흡에서는 땀이 나고, 중급의 호흡에서는 척추에 진동이 생기고, 최상급의 호흡에서는 공중부양 현상이 일어난다. 이 호흡에 성공하면 공중부양 능력이 생기고 모든 병이 치료되며, 쿤달리니샤크티가 각성되고 마논마니 삼매가 생긴다.
이상과 같이 기도청소 호흡과 결합 호흡은 행법이 동일하다. 따라서 이 두 가지 호흡법의 명칭을 이다와 핑갈라를 교대로 사용하여 하나로 균형있게 결합(sahita)시킨다는 의미에서 교호 호흡이라 명명한다.
이 두 호흡법은 기도를 청소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생리적인 불균형을 바로잡기 때문에 모든 심신의 불균형이나 체질 이상에 의한 질환을 치료하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
2) 풀무 호흡
연화좌로 앉아서 입을 다물고 배를 힘주어 당겨서 두 코로 숨을 내쉰다. 내쉬는 숨이 심장과 목과 머리까지 닿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배를 불리며 빠르게 마셔서 숨이 심장에 이르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이와 같이 반복하여 숨을 내쉬고 마시는 방법은 정화법의 정뇌 호흡과 같으며, 마치 대장간에서 풀무질을 하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하여 육체가 피로를 느낄 때 빠르게 오른쪽 콧구멍으로 숨을 마신다. 숨이 온몸에 가득 찼을 때 둘째와 세째 손가락을 제외한 손가락으로 두 코를 막고 호흡을 최대한 멈춘 다음 왼쪽 코로 숨을 내쉰다. 그 다음에는 같은 방법으로 두 코로 풀무 호흡을 하고 왼쪽 코로 마시고 멈춘 다음 오른쪽 코로 내쉰다. 또다른 방법은 한쪽 코로 빠르게 숨을 쉬다가 그 코로 숨을 깊이 마시고 멈춘 다음 반대 코로 숨을 내쉬는 방법이 있다. 어느 방법이나 좌우를 교대로 균형있게 한다.
이상은 <프라디피카>의 방법이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이러한 규정 없이 두 코로 20번 급격히 호흡하고 마지막 한 번을 깊이 마시고 지식호흡을 하라고 설한다. 이 방법이 일반적으로 실행되나 <프라디피카>의 방법도 강력한 효과가 있다.
경전에 설해진 이 호흡법의 효과는 이렇다.
이 풀무 호흡은 체질 이상으로 생긴 질병을 없애고 소화력을 증강시킨다. 또한 기도를 빠르게 청소하고 수슘나 기도의 입구를 막는 점액 등의 장애물을 제거하며 쿤달리니를 각성시킨다. 더욱이 이 호흡법의 지식호흡은 수슘나 기도 속에서 쿤달리니 상승을 가로막는 완고한 결절을 파괴하기 때문에 특별히 많이 수행해야 한다. 현명한 자는 이 풀무 호흡을 세 번만 해도 모든 고통과 질병에서 벗어나서 매일 건강하고 원기왕성하게 살 수 있다.
3) 승리 호흡
입을 다물고 두 코로 숨을 천천히 마신다. 이 때 숨이 목에서부터 심장에 이르듯이 기도에 스쳐서 ‘싸--’ 하는 소리가 나도록 마시고, 그 기를 끌어올려서 입 안 가득히 간직하듯이 목 반다를 하면서 멈춘다. 그리고 천천히 ‘하--’ 하는 소리가 나도록 코로 숨을 내쉰다. 숨을 마실 때 복부가 수축되고 내쉴 때 하복부에 압력이 가해진다.
이 호흡법은 일반적인 단전호흡과 유사하나 위의 방법은 보다 강력하게 기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 초보자는 이렇게 강력하게 해서는 안된다. <프라디피카>에서는 내쉴 때 왼쪽 코로 내쉬라고 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호흡법의 효과는 이렇다.
이 호흡은 기관지의 담을 없애고 소화력을 증강시키기 때문에 감기 기침 결핵 열병 황달 발진 등과 같은 호흡기나 소화기계의 질환을 없애준다. 체질 이상에 의한 질병이 없어지며 노화를 방지한다.
4) 완전 호흡
보통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숨이 들어오고 나가서 하루에 21,600번의 호흡을 한다. 인간의 생명은 이렇게 호흡할 때만 유지되며, 또한 평생 동안 할 수 있는 호흡의 숫자가 한정되어 있다. 기가 움직일 때에만 살 수 있기 때문에 생명체는 살아있는 한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호흡을 하나 개인에게 할당된 호흡의 숫자가 채워지면 생명을 마치게 된다. 또한 기가 안에서 있으면 살고 밖으로 모두 발산되면 죽게 되는데, 활동할 때 기는 끊임없이 밖으로 발산된다. 그러므로 호흡으로 기를 몸 안에 묶어두고 호흡의 수를 통제해서 한정된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
호흡은 내쉬는 숨과 마시는 숨 그리고 숨을 멈추는 지식 호흡의 세 종류로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 지식 호흡에는 의식적인 지식 호흡과 무의식적으로 완전하게 멈춰진 지식 호흡이 있다. 후자의 지식 호흡은 마시고 내쉬는 숨이 없이 편안하게 멈춰진 상태를 말한다. 이를 완전 호흡이라 하는데, 이 완전 호흡은 호흡의 최고 경지로서 완성된 호흡이다.
경전에 설해진 이 호흡의 효과는 이렇다.
마시고 내쉬는 숨이 없는 완전한 지식 호흡에 성공했을 때에는 삼계에서 얻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다. 완전 호흡으로 자유로이 기를 멈추는 것이 가능한 사람은 쿤달리니가 각성되어서 수슘나 기도에 장애가 없고 하타요가를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이 지식 호흡에 의해서 숨이 멈춰진 상태에서는 마음을 모든 대상에서 떼어놓을 수 있어서 마논마니 삼매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으며 생명을 두 배로 연장할 수 있다.
이 호흡에 성공할 때까지는 의식적으로 지식 호흡을 계속해야 한다. 먼저 두 코로 숨을 마시고 멈추는 수행을 한다. 첫날은 1회만 하고 점차 늘려서 64회까지 한다. 완전 호흡은 3시간마다 한 번씩 하루에 8번 한다. 또는 해뜰 때, 정오, 해질 때, 자정, 사경(해뜨기 3시간 전) 등 5번 하기도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적어도 해뜰 때와 정오 그리고 해질 때 등 3번은 매일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완전 호흡을 완전히 성취할 때까지 호흡의 길이를 조금씩 늘리는 수행을 해야 한다. 오직 이 완전호흡이 가능해질 때만이 요가행자가 호흡법을 바르게 알 수 있다.
제5장 무드라
무드라(mudrā)는 원래 ‘도장(印)’ 또는 ‘상징’이나 ‘비밀’이라는 의미이다. 이 말이 요가행법의 명칭으로 사용하게 된 까닭은 이 행법이 ‘비밀로 수행해야 할 행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든 경전에서 무드라는 공개하지 말고 비밀로 할 것 또는 초보자나 신심이 부족한 자에게는 절대로 가르치지 말 것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의 원전이나 번역서에서 무드라의 일부를 고의로 누락시킨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행법은 건강 장수나 쿤달리니 각성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행법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드라는 실제로 공개하기 어렵고 아무에게나 가르칠 수 있는 행법은 아니다. 이 행법은 체위나 호흡 더 나아가 명상이 상당한 경지에 이른 사람에게만 가능하기 때문에 초보자는 실천이 불가능하다. 기도가 청소되지 않았거나 의식이 불안정한 사람이 무리하게 실행하면 반드시 심신에 이상이 생긴다. 또한 항문과 성기에 관련된 행법 뿐만이 아니라 직접적인 섹스와 관련된 행법도 많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공개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이 행법의 과정에서 정력이나 초능력 등이 대단히 강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이것을 잘못 이용할 우려가 있다. 필자는 여기서 무드라의 모든 행법을 공개한다. 이 행법들을 바르게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길 바란다.
1 정은 생명의 근본
1) 기와 정
기는 우주에 가득 차 있는 에너지이며 동시에 생명 활동의 기본이 되는 에너지이다. 기가 활동해야 정(bindu, 精)이 만들어지고 정신(神)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기를 정의 아버지이고 신의 할아버지로 비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는 호흡에 의해서 일어나는 작용으로 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활동하는 운동 에너지이다.
반면에 정은 생명의 근본이 되는 물질이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에 종자(bīja)라고도 하고 불멸의 감로(amṛta)라고도 한다.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만남으로부터 생긴 생명체를 선천의 정이라고 한다. 선천의 정은 호흡과 음식에 의해 만들어지는 후천의 정과 함께 먼저 뇌수(腦髓)를 만들고 뼈 신경 살 피부 모발 등을 만든다. 또한 정은 정신작용을 하는 마음의 아버지로서 지혜를 낳는다. 이렇게 정에 의해서 신체가 발육되고 생명이 유지되고 정신 활동을 하며 자식을 낳을 수 있다. 정은 신체의 근본이므로 이것이 전신에 가득하면 노화와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우며 부족하면 질병이 생기고 다 소모되면 죽는다.
2) 정과 마음
마음(神)은 인간의 정신활동 즉 온몸의 생명 현상이 어우러져서 나타나는 감정과 사고 체계이다. 인간의 기쁨 슬픔 욕망 분노 생각 우울 공포 등의 감정이나 사유 등의 정신활동이 모두 마음이다. 기에 의해서 정이 생기고 정에 의해서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마음은 인체의 모든 작용에 의해 영향을 받으나 특히 정의 작용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반면에 마음은 한몸의 군왕과 같아서 몸의 모든 작용인 기나 정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마음이 안정되면 기도 안정되고, 기가 안정되면 정도 안정되며, 정이 안정될 때 육체는 온전하다. 그러므로 계율을 바르게 지키는 것도 중요하나 무드라를 통하여 정이 지극히 고요한 상태에 이르도록 하는 것도 그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2 정의 운행과 해탈
1) 정의 운행
정이 저장된 곳은 수미산 정상에 있는 달이다. 달이란 척추의 정상에 있는 뇌수를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달을 감로 또는 정의 바다라고 한다. 이 불멸의 감로인 정이 이다 기도를 통하여 뼈 신경 살 등을 만들어 육체를 이루고 생명을 유지한다. 정이 이다 기도를 통하여 육체를 자양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생명체의 모든 곳에 정이 퍼져 있다.
이처럼 정은 생명활동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지만 기가 핑갈라 기도를 돌 때는 독으로 변하며 심신의 활동에 의해서 소모되기도 한다. 정이 소모되는 것은 배꼽 주위에 있는 태양(sūrya)이 달에서 떨어지는 불멸의 감로를 마셔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성욕이 발동되어 전신에 퍼져있던 정을 정액으로 만들어 밖으로 직접 배출하면 정이 소모된다.
따라서 정을 본래에 있던 달로 돌리지 않으면 육체는 파멸된다. 정이 달로 돌아가는 길은 오직 수슘나 길 뿐이다. 이 길을 통해서 정을 본래의 자리로 돌려보내는 것 즉 환정보뇌(還精補腦)의 방법이 무드라이다. 따라서 무드라만이 생명을 온전히 유지하고 지혜를 얻을 수 있게 하며 늙음과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한다.
2) 정의 귀환과 해탈
앞에서 정의 근원지를 달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명체의 경우에 활동하는 정은 하복부(단전)에 모여있다. 탄트라에서는 이것을 둘로 나누어 남성적인 정(shukla, shukra)은 달(뇌)에 있고, 여성적인 정(rajas)은 요니(성기)에 있다고 한다. 이 둘은 소우주로서의 인체 속에 있는 신들이다. 이 신성한 육체에 있는 두 신에 의해서 우주와 마찬가지로 창조와 파괴가 반복된다.
여기서 남성적 요소는 원리적이고 비활동적인 쉬바신이고, 여성적 요소는 변화하고 활동적인 샤크티 여신이다. 생명을 가진 육체의 입장에서 본다면 뇌수의 정인 쉬바는 활동하지 않으며 또한 움직여서 아래로 빠져나가면 안된다. 또한 하복부에 있는 정인 샤크티는 끊임없이 활동해야 하지만 하향하여 소실되어서도 안된다. 따라서 탄트라가 지향하는 궁극 목표는 자신 속에 내재하는 이 샤크티를 쉬바와 결합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쉬바와 샤크티가 결합할 때 해탈이 성취되나 쉬바는 머리 속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고, 샤크티 여신은 항문 쪽에서 잠들어 있다. 이 잠든 샤크티를 일깨우는 행법이 무드라이다. 무드라 행법은 상승하는 프라나 기와 하강하는 아파나 기를 배꼽 주위에서 결합시켜 태양의 열로써 샤크티를 일깨우는 것이다. 만약 샤크티가 잠에서 깨어나면 뱀(쿤달리니)처럼 척추의 수슘나 기도를 타고 쉬바를 향해서 올라간다. 이러할 때만이 우주의 실상인 브라흐만(아트만)을 알고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1 무드라의 종류
<종류> <프라디피카> <게란다상히타> <쉬바상히타>
1) 위대한 무드라(mahāmudrā) 3. 10-18 3. 6-8 4. 25-36
2) 위대한 반다(mahābandha) 3. 19-24 3. 18-20 4. 37-42
3) 위대한 관통(mahāvedha) 3. 25-29 3. 21-24 4. 43-50
4) 공중비행(khecarī) 3. 32-54 3. 25-32 4. 51-59
5) 복부 반다(uḍḍīyānabandha) 3. 55-60 3. 10-11 4. 72-77
6) 항문 반다(mūlabandha) 3. 61-69 3. 14-17 4. 64-68
7) 목 반다(jālaṃdharabandha) 3. 70-73 3. 12-13 4. 60-63
8) 역전(viparītakaraṇī) 3. 77-82 3. 33-36 4. 69-71
9) 금강의 감로(vajrolī) 3. 83-102 3. 45-48 4. 78-104
10) 공생의 감로(sahajolī) 3. 91-94 4. 97
11) 불멸의 감로(amarolī) 3. 95-97 4. 96
12) 샤크티 자극(śakticālana) 3. 103-122 3. 49-60 4. 105-110
13) 천공(nabho) 3. 9
14) 태궁(yoni) 3. 37-44 4.1-19
15) 연못(tāḍāgī) 3. 61
16) 개구리(maṇḍūkī) 3. 62-63
17) 미간응시(śāṁbhavī) 3. 64-67
18) 5원소 응념(pāñcadhāraṇā) 3. 68-81
19) 말(aśvinī) 3. 82-83
20) 새끼줄(pāśinī) 3. 84-85
21) 까마귀(kākī) 3. 86-87
22) 코끼리(mātaṇgī) 3. 88-91
23) 뱀(bhujaṇginī) 3. 92-93
역전 무드라를 <게란다상히타>에서는 Viparītakarī라 하고 <쉬바상히타>에서는 Viparītakṛti라고 한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금강의 감로 무드라를 Vajroṇī라고 하며 내용도 다르다. 그리고 새끼줄 무드라는 소얼굴 체위, 까마귀와 뱀 무드라는 싯소리 호흡과 냉각 호흡, 코끼리 무드라는 정화법, 미간응시 무드라와 5원소 무드라는 명상법의 일종이다.
2 방법
1) 3종의 반다
<목 반다>
방법은 턱을 당겨서 목을 수축시키며 가슴에 꽉 붙이는 것이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이 반다는 많은 기도를 막아서 달에서 떨어지는 감로를 소화의 불이 마셔 버리는 것을 막는다. 이것에 의해 기가 바르게 흐르고 이다와 핑갈라 속으로 흐르는 것을 완전히 멈추게 할 수 있다. 목 차크라는 중앙의 차크라이기 때문에 이 반다는 몸의 16개의 기도를 막는 반다가 된다. 이것은 목의 모든 질병을 없앨 뿐만이 아니라 늙음과 죽음까지도 없앤다. 통달했을 때는 초능력을 얻으며 6개월간 수행한 사람은 달인이 된다.
<항문 반다>
발꿈치로 회음을 누르고 항문을 수축시켜 하강하는 성향을 가진 아파나 기를 위로 끌어 올리는 것인데, 이 기가 수슘나 속으로 상승하도록 반복해서 힘을 주고 조이기도 한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달인좌로 앉아서 조심스럽게 배꼽 주변의 근육을 당겨서 척추에 닿도록 하여 기를 끌어당기라고 한다.
아파나 기가 상승하여 배꼽 차크라에 도달하면, 본래 열을 갖고 있는 프라나 기와 합류하여 몸 속에서 열을 낸다. 이 열기에 의해 지금까지 잠자고 있던 쿤달리니가 눈을 뜨고 채찍을 맞은 뱀처럼 일어나서 수슘나 속으로 들어간다. 프라나와 아파나는 이 반다의 힘에 의해 결합해서 요가의 완성을 이룬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이 반다를 수행하면 반드시 기를 통제하는 달인이 되고 무력감이 없어지며 마음의 평정을 얻고 대소변이 감소하고 늙은이도 젊어진다. 이것에 의해서 태궁 무드라는 더욱 잘 달성되고 공중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 반다의 변형 무드라가 말 무드라이다. 방법은 항문을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 효과는 쿤달리니를 각성시키고 항문 부위의 질병을 고치고 강인함과 정력을 가져다 주며 요절을 방지한다고 한다.
<복부 반다>
배꼽 주위의 복부를 힘을 주어 등쪽으로 수축시킨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보다 강력한 방법으로 배를 최대한 등쪽으로 당기고 늑골을 확장시켜서 내장을 배꼽 위로 끌어 올리라고 한다. 숨을 마신 상태에서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매일 쉬지않고 네 번씩 이 행법을 수행하면 복부가 깨끗해지고 기가 맑아지며 소화력이 강화되고 체액이 증가한다. 육체의 완성은 더욱 쉬워지고 질병은 사라지며 비록 늙은이라도 젊어지며 6개월간 수행하면 죽음까지도 극복할 수 있다. 모든 반다 중에서 최고의 반다로서 큰 새가 하늘을 날듯이 기가 수슘나 속으로 쉽게 올라가기 때문에 우디야나(새가 하늘을 날다)라고 한다. 이것에 통달하면 해탈을 이룰 수 있다.
등펴기 체위에서 이 반다를 하는 것을 연못 무드라라고 한다.
<프라디피카>에서는 항문 반다와 복부 반다 그리고 이다와 핑갈라의 두 길을 막는 목 반다를 동시에 실행하는 삼중의 반다를 해서 기를 수슘나 기도로 인도하라고 설하고 있다.
이 삼중의 반다에 의해서 기는 수슘나 기도 속에서 움직이지 않게 되며, 죽음 늙음 질병 등이 없어진다. 위대한 옛 달인들이 수행한 것으로 모든 하타요가 수행의 완성을 가져온다고 한다.
2) 3종의 위대한 무드라
<위대한 무드라>
왼 뒤꿈치로 회음을 압박하고 오른발을 앞으로 펴서 엄지발가락을 두 손으로 잡는다. 그리고 숨을 마신 상태에서 턱을 당겨 목 반다를 하며 숨을 멈추고 미간을 응시한 채 정신을 통일하여 기를 위로 끌어 올린다. 최대한 숨을 멈추고 나서 아주 천천히 숨을 내쉰다. 왼쪽을 한 후에 오른쪽을 하며 좌우의 횟수를 똑같이 하여 균형을 맞춘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이 무드라를 하면 쿤달리니가 곧 깨어나고 이다와 핑갈라 기도의 흐름이 멈춰서 죽음과 같은 상태가 된다. 이 행법에 의해서 모든 기도에 기의 순환이 활발해지고 감각기관이 억제되며 환정보뇌가 이루어진다. 또한 쿤달리니가 각성되어 무지나 번뇌 또는 질병 늙음 죽음과 같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위대한 요가의 성취를 이룰 수 있고 박복한 자라도 성공할 수 있다. 숙달되면 모든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서운 독을 마셔도 감로처럼 소화되기 때문에 식사의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 무드라를 통해 카필라를 비롯한 옛 달인존자들이 요가를 성취하였다고 한다. 이 행법은 모든 탄트라에 비장되어 있는 것으로 스승의 지시에 따라서 수행해야 하며 자격이 안되는 사람에게는 결코 전수해서는 안된다.
<위대한 반다무드라>
왼뒤꿈치를 회음에 대고 오른발은 왼발을 압박하며 왼쪽 대퇴부 위에 놓는 달인좌로 앉는다. 숨을 마신 다음 목 반다와 항문 반다를 해서 천천히 아래로 흐르는 아파나 기는 끌어올리고 위로 흐르는 프라나 기는 끌어내려 배꼽에서 두 기를 강하게 결합시킨다. 이 때 마음은 중앙의 수슘나 기도에 집중하며, 가능한 한 오랫동안 숨을 멈추고 난 후 천천히 내쉰다. 발을 교체하여 좌우가 같게 한다.
<프라디피카>에서는 목 반다를 하지 않고 혀를 앞니에 대는 것이 좋다고도 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이 행법에 의해서 모든 기도에 흐르는 기가 억제되어 세 기도의 합류점으로 들어가서 마음을 미간 차크라에 안착시킨다. 육체의 생명 에너지가 머리로 흘러들어 가서 몸에는 활기가 넘치고 골격은 튼튼해지며 늙음과 죽음이 없어지며 초능력이 생긴다.
<위대한 관통 무드라>
위대한 반다무드라와 같은 좌법으로 앉아서 숨을 마신 다음 목 반다를 하여 아파나 기와 프라나 기를 합일시켜 모든 기가 위 아래로 움직이는 것을 멈추게 한다. 그리고 난 다음 복부 반다를 하고 두 손으로 바닥을 눌러 회음에 댄 발과 엉덩이를 바닥에서 조금 들어올렸다가 다시 천천히 바닥에 댄다. 그렇게 하면 기는 이다와 핑갈라를 떠나 중앙의 수슘나로 강하게 흘러 들어가 세 기도의 흐름이 하나로 합쳐진다. 숨이 끊어져서 죽은 사람과 같은 상태가 되면 숨을 천천히 내쉰다. 처음에는 조금만 해야 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이 행법에 의해서 수슘나 기도의 입구를 가로막는 결절이 파괴되어 기가 쉽게 수슘나 속으로 들어간다. 늙음과 죽음을 없애는 참된 불사의 원인이며, 8가지 초능력을 갖게 되고 무한한 공덕이 쌓이며 축적된 악업이 파괴된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인이라도 남편이 없으면 자식을 낳을 수 없는 것처럼, 앞의 위대한 무드라와 위대한 반다무드라도 이 위대한 관통 무드라 없이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최고의 무드라로서 비밀로 간직되어야 한다.
이상의 세 가지 무드라는 한 과정이므로 순서대로 수행해야 한다. 이 셋을 순서대로 하루에 4번 규칙적으로 수행하면 6개월 이내에 죽음까지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수행자는 누구나 이 행법을 알아야 무드라를 바르게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다.
3) 3종의 혀에 관한 무드라
<공중비행 무드라>
<프라디피카>와 <게란다상히타>에서는 혀가 두개공(頭蓋孔 : 콧구멍과 입천장이 연결된 곳, 감로의 우물이라고도 함)에 닿게 하기 위해서 혀의 아랫부분에 있는 힘줄을 끊으라고 한다. 그리고 손으로 잡아 흔들고 당기고 버터를 발라서 문지르고 도구를 사용해서 혀를 긁고 움직이는 등의 방법으로 혀를 점차 길게 늘린다. 이렇게 하여 혀가 미간에 닿을 정도가 되면 이 무드라는 완전히 성공한다고 한다.
그러나 <쉬바상히타>에서는 이러한 조건 없이 조용한 장소에 앉거나 또는 위를 향하여 누워서 혀를 뒤집어서 두개공에 밀어 넣으라고 한다. 시선은 미간에 고정시키고 쿤달리니를 생각하면서 호흡에 의해 달에서 흘러나오는 감로를 마신다. 이 <쉬바상히타>의 방법이 일반인이 할 수 있는 방법인 듯하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혀를 연구개에 댄 상태로 반 크샤나(약 24분) 동안이라도 있을 수 있으면 맹독에서 해방되고 질병과 죽음과 늙음을 극복할 수 있다. 혀를 계속해서 연구개 위쪽의 혈에 대고 있으면 형용할 수 없는 맛을 내는 감로가 분비된다. 또한 육체는 빛나고 어떠한 외부 상황에도 영향을 받지 않으며 8가지 초능력을 얻고 반드시 삼매가 일어난다.
이 무드라로 입천장 윗쪽에 있는 두개공을 막을 수 있으면 젊고 정열적인 여인에게 포옹되어도 정액이 배설되지 않는다. 비록 정액이 누출되었을지라도 태궁 무드라에 의해서 강력하게 위로 되돌릴 수 있다. 요가에 통달한 사람이 혀를 위로 말아 넣고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 소마(감로)를 마신다면 보름만에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 만약 수행자가 매일 이 소마로 몸을 채운다면 비록 독사에 물려도 죽지 않는다.
이렇게 이 무드라를 터득한 사람은 업에 의해 물들지 않고 죽음에도 구속되지 않으며, 이 행법을 하는 사람은 죄와 고통의 바다를 건너서 천상의 행복을 즐기며 영겁의 세월도 반 찰나로 느낀다. 또한 모든 죄가 소멸되며 죄악에 탐닉할지라도 최고의 과보를 얻을 수가 있다. 쉬바신은 이 무드라를 유일한 최고의 무드라이며 모든 초능력을 낳는 근원이라고 여겨 생명보다 소중하게 취급하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구루의 지도에 의해서만 수행해야 하며 절대로 비밀로 간직해야 한다고 한다.
<천공 무드라>
공중비행 무드라의 연장 또는 변형의 무드라가 천공 무드라와 개구리 무드라이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어디를 가든 또는 어떠한 일에 종사하든 언제나 혀를 단단히 말아 올려 연구개에 대고 숨을 배에 가득 채우라고 한다.
이 무드라로 요가행자들은 모든 질병을 소멸시킨다고 한다.
<개구리 무드라>
<게란다상히타>에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혀끝을 목구멍 쪽으로 집어넣어서 흐르는 감로를 조금씩 마시라고 한다.
이것을 수행하는 사람은 영원히 청춘을 유지하기 때문에 주름이나 백발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4) 3종의 감로 무드라
<금강의 감로 무드라>
성교와 관련되어 표현하기 어려우나 이 또한 무드라 행법의 하나이므로 경전을 그대로 요약해 본다.
성교시에 자기 성기의 도관을 천천히 수축하여 정액 또는 질분비액을 빨아들이며, 그러한 상태로 정액을 배출하지 않고 성교를 해야 한다. 정액이 나오려 할 때는 태궁 무드라로 억제해야 하고, 만약 사정했으면 정액을 다시 회수해서 정기를 보전해야 한다. 남성은 물론 여성도 이 무드라를 숙달할 수가 있다.
<쉬바상히타>에서는 그 정액을 다시 이다 기도로 돌리고 잠시 성교를 멈춘 다음, 구루의 지시에 따라서 아파나 기를 길게 흡입하여 질 속에 남아있는 분비액을 마지막 절정의 노력으로 빨아들여야 한다고 설한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소변을 볼 때 소변이 나오는 것을 억제하는 수행을 하여야 정액 통제에 성공할 수 있다. 방법은 깊이 숨을 마신 후에 소변을 끊어가며 조금씩 방출하는 훈련이다.
<프라디피카>에서는 이 무드라를 실행하기 전에 규정된 관을 사용해서 음경에 공기가 들어가도록 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인간의 출생 원인은 정액이고 생명은 이 정액에 의존한다. 정액을 소비함으로써 죽음이 있고 보전함으로써 삶이 있다. 그러므로 정액을 잘 보존하고 배출을 억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정액의 흐름을 철저하게 통제했을 때 세상 모든 일을 통제할 수 있다. 쉬바신의 신성도 이것의 통제 덕이며, 쉬바는 정액이고 샤크티는 질분비액이라고 한다. 또한 정액은 달이고 질분비액은 태양이다. 이 둘이 요가행자의 몸 안에서 결합될 때 성스러운 불멸의 육체를 갖는다. 이 세상에서 늙음과 죽음의 희생양이 되어 환상 속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쾌락과 고통은 이 정액의 흐름을 통제함으로써 평정된다. 정액을 보존하면 요가행자의 몸에서 향기가 나며 성스러운 불멸의 육체를 갖게 된다. 체내에 완전히 보존하고 있으면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
이 무드라를 잘 체득한 요가행자는 요가의 계율을 지키지 않아도 달인의 경지에 오르고, 모든 초능력을 얻으며 지고의 환희를 얻는다. 만약 구루의 지시에 따라서 여섯달 동안 수행하면 백 명의 여자와 성교하더라도 정액의 손실은 없다. 한번 이 정액 통제의 비법을 알게 되면 이 세상에서 이룰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가정을 갖고 세속적 욕망에 매어 있어서 요가의 모든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지라도 이 무드라를 열심히 수행하면 향락을 맛보며 세상의 모든 미망을 쫓아버리고 해탈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무드라는 공중비행 무드라를 통달하고 기를 자유롭게 운행하는 것을 선결요건으로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몸만 망칠 뿐이다. 비록 여자일지라도 많은 수행을 하고서 남자의 정액을 흡수하고 이 무드라로 자신의 것을 유지한다면 여자 수행자(요기니)로서 반드시 과거와 미래를 알고 해탈할 수 있다. 모든 무드라 중에서 가장 비밀로 간직해야 하는 무드라이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금강 무드라(vajroṇī)라는 유사한 명칭의 무드라를 설하고 있다. 그러나 그 행법은 두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두 다리를 나란히 들어올리며 몸을 공중에 띄우는 것이다. 이러한 행법은 강한 항문 반다와 복부 반다를 동반하여 하강하는 기를 강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경전에는 이것에 의해서 샤크티를 깨어나게 하고 오래 살며 해탈하고 초능력이 생긴다고 한다. 특히 이 무드라는 빈두싯디(정액이 누설되지 않게 하는 초능력)를 준다고 한다. 이 점에서 금강의 감로 무드라와 유사한 효과를 갖는다.
<공생의 감로 무드라>
<프라디피카>에서는 금강의 감로 무드라를 통한 성교로 쾌감이 고조에 달할 때 이를 중단하고 남녀가 행복한 기분으로 앉아서 몸에 쇠똥 태운 재를 바르는 의식을 하는 것을 공생의 감로 무드라(sahajolī)라고 한다. 반면에 <쉬바상히타>에서는 금강의 감로 무드라의 연장으로 태궁 무드라에 의해서 자신의 정액을 통제하여 배설을 멈출 수 있는 것을 공생의 감로 무드라라고 한다.
어원적으로 볼 때 사하(saha)는 ‘함께’ 또는 ‘동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정을 억제하기 위해 쾌감의 절정에서 두 사람이 함께 어떠한 의식을 갖는 <프라디피카>의 설이 맞는 듯하다. 그러나 어느 것이나 쾌감의 절정에서 사정을 억제하여 정액을 통제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이것에 의해서 행복과 해탈이 이루어지고 진리를 직관하게 되나 질투심이 없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불멸의 감로 무드라>
<프라디피카>에서는 매일 향기를 맡으며 불멸의 감로를 마시고, 금강의 감로 무드라를 적당하게 실행하는 것을 불멸의 감로(amarolī) 무드라라고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불멸의 감로란 소변으로 유추하는 쉬바의 물(śivāmbu)이다. 이 쉬바의 물 흐름의 첫부분은 담즙을 증가시키므로 버리고, 마지막 부분 또한 정분이 부족하므로 버리며, 냉정히 중간 부분만을 소중하게 취급하며 마시는 것이라고 한다. <쉬바상히타>에서는 정액을 불가피하게 배출했을 때 성기의 도관을 통하여 그것을 도로 빨아들이는 것이라고 한다. 어원으로 볼 때 아마롤리가 ‘불사하는 감로수’를 의미하므로 <프라디피카>의 설이 맞는 듯하다.
이 행법은 카팔리카파의 종지로서 이것에 의해 천안통이 열린다고 한다.
5) 3종의 기타 무드라
<샤크티 자극 무드라>
이 무드라 행법에 대해서는 세 경전이 약간씩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샤크티를 자극하여 일어나게 한다는 점에서 거의 유사한 효과를 갖는다.
<프라디피카>의 방법은 달인좌로 앉아서 두 손으로 발목을 잡고, 단전 부위를 강하게 압박하며 풀무 호흡으로 쿤달리니의 눈을 뜨게 한다. 쿤달리니가 눈을 뜨면 배꼽 주위를 좌우로 수축하여 쿤달리니를 움직이게 한다. 이 방법으로 아침 저녁으로 1시간 30분씩 쿤달리니를 움직이게 하면 이것은 수슘나 속으로 들어가서 조금씩 올라간다. 이것을 매일 반복하여 쿤달리니를 움직여서 나오게 한 다음에는 풀무 호흡을 많이 해야 한다.
<게란다상히타>의 방법은 몸에 재를 바르고 허리에 천을 두르고 한다. 달인좌로 앉아 두 코로 숨을 마셔서 프라나와 아파나 기를 단단히 연결하고, 지식호흡으로 쿤달리니가 수슘나 속으로 들어가도록 말 무드라를 한다. 기가 수슘나 기도 속으로 완전히 들어갈 때까지는 말 무드라로 항문을 조여야 하며, 그 다음에는 태궁 무드라를 한다.
<쉬바상히타>의 방법은 간단하다. 항문 차크라 속에서 잠자고 있는 쿤달리니를 아파나 기에 태워서 힘주어 밀어내어 쿤달리니가 스스로 잠에서 깨어나 위로 올라가도록 한다.
이처럼 이 행법은 경전에 따라서 차이가 많다. 필자는 풀무 호흡을 하면서 <게란다상히타>의 방법으로 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72,000개의 기도에 있는 오물을 청소하는 데에는 쿤달리니 수행이 제일이다. 단순히 쿤달리니를 운동시키는 것만으로도 요가행자는 질병에서 해방되고 초능력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성취됐을 때 육체는 완전해지고 모든 종류의 힘을 얻는다. 금욕적인 삶을 살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절도있게 섭취하며 이 무드라를 수행하는 자는 40일이면 초능력을 발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초능력을 원하는 수행자는 반드시 이를 열심히 수행해야 한다. 이 행법을 매일 실행하는 사람은 수명이 길어지고 늙음과 죽음을 초월할 수 있다. 쿤달리니를 상승시키면 해탈을 얻으며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어지고 유희하듯이 죽음을 정복한다.
이 무드라는 3종의 위대한 무드라에 이어서 하면 좋다.
<태궁 무드라>
이 무드라는 상당히 명상적이다. <프라디피카>에는 없으며 <게란다상히타>와 <쉬바상히타>의 행법은 서로 차이가 있다.
<게란다상히타>의 방법은 달인좌로 앉아서 귀 눈 코 입을 각각 엄지 둘째 세째 네째 손가락으로 막고, 까마귀 무드라 방식으로 프라나 기를 충분히 들이 마셔서 아파나 기와 연결한다. 그리고 훔(hum)과 함사(hamṣa)를 염송하면서 6개의 차크라를 순서대로 염상하여 잠들어 있는 쿤달리니를 눈뜨게 하고, 이것을 영혼과 함께 정수리 차크라 위에 서게 한다.
이때 수행자 자신은 샤크티 여신의 힘이 충만하고 지고의 신 쉬바와 하나가 되어 즐겁고 청정하고 또한 지고한 환희를 누린다고 생각한다. 또한 쉬바신과 샤크티 여신이 현세에서 만나 합일된 상태를 상념하고, 수행자는 자신이 지고한 환희 그 자체가 되어 ‘나는 브라흐만’이라고 생각한다.
<쉬바상히타>의 방법은 숨을 마심과 동시에 정신을 항문 차크라에 집중하며 회음부를 수축한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쿤달리니를 염상하며 아트만이 이 빛과 결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을 관상한다. 그러면 아트만과 하나가 된 쿤달리니는 수슘나 기도를 통하여 정수리 차크라에 도달한다. 여기서 환희를 경험하면 호흡으로 다시 항문 차크라로 돌린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한번 이 행법에 통달한 사람은 바로 삼매의 경지에 들어가며 초능력과 완전한 지혜가 생긴다. 이 수행으로 요가가 완성되고 무드라를 성취하며 초능력을 얻을 수 있고 또한 죽음도 극복할 수 있다. 이 무드라를 수행한 자는 삼계의 모든 생명을 살해하는 큰 죄를 지어도 죄에 오염되지 않으며 모든 죄가 소멸된다. 그리고 이 무드라의 반다를 행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하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므로 해탈을 바라는 자는 이 무드라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 무드라에 관한 설명은 불충분하고 형식적이며 불완전하고 애매하다. 경전에서는 신들조차도 얻기 어려운 최고의 비밀 행법으로 구루만이 가르칠 수 있다고 하며, 생명에 위협을 받을지라도 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전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무드라는 무드라 행법을 마치고 명상을 시작할 때 실행하면 좋다.
<역전 무드라>
경전에는 태양(배꼽)은 위에 두고 달(입천장)은 아래에 두어야 한다거나, 머리는 바닥에 대고 두 발을 공중으로 펴서 움직이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운 자세에서 몸통을 두 손으로 받쳐서 거꾸로 서는 역물구나무서기 체위(sarvangāsana)나 머리를 바닥에 대고 두 팔로 머리를 감싸고 거꾸로 서는 물구나무서기 체위(śīrṣāsana)일 것이다. 어느 것이 역전의 무드라인지 학자들에 따라서 이견이 많으나 두 체위 모두가 역전 무드라 효과를 갖는다.
경전에 설해진 이 무드라의 효과는 이렇다.
육체가 노쇠해지고 죽는 것은 신성한 달로부터 흘러나오는 감로를 태양이 모두 마셔버리기 때문이다. 태양의 입을 속이는 방법은 태양을 위에 있게 하고 달은 아래로 오게 하는 것이다. 즉 배꼽은 위에 입천장은 아래에 두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이것을 매일 열심히 수행하면 소화의 불이 증가하고 6개월 후에는 주름과 백발이 없어진다. 매일 3시간씩 수행하면 죽음을 극복하여 달인으로서 결코 사멸하지 않는다. 음식을 소화시키는 불이 증대되기 때문에 이 수행을 할 때에는 충분한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이 무드라는 체위법에 이어서 할 수 있다.
제6장 명상법
명상(瞑想)이란 인도 종교나 철학에서 인생의 궁극 목표인 해탈에 이르게 하는 최고의 행법이다. 물론 누구나 이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나 수행을 통하여 심신의 건강만이라도 찾으려면 반드시 명상법을 실천해야 한다.
이 장에서 요가 명상법을 소개하고자 하나, 경전에 소개된 명상법은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고 내용 또한 애매모호한 점들이 많다. 명상이라고 할 만한 술어들과 행법의 종류를 살펴보면 무드라(mudrā), 관상법(觀想法, upāsana), 제감법(制感法, pratyāhāra), 선정(禪定, dhyāna), 삼매 요가(samādhiyoga), 응념(凝念, dhāraṇā), 라자 요가(rājayoga), 만트라(mantra) 등이 있다.
이러한 많은 술어와 내용 중에서 이 장(章)의 내용은 ‘명상법’이라는 소제목을 가지고 책의 서두에서부터 일관되게 고찰한 탄트라에 이르기 위한 방법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1 수행의 권고
1) 실천만이 성공에 이르는 길
성공은 수행에 매진하는 사람에게만 있다. 실천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성공이란 없다. 수행 규정에 따라서 열심히 하면 비록 재가인이라도 요가에 성공할 수 있다. 가정에서 자식이나 아내와 더불어 살면서도 애착을 버리고 만족할 줄 알고 요가의 길을 따르면 성취의 전조를 보며 인생을 유희삼매(遊戱三昧)의 나날로 보낼 수 있다.
수행이 결실을 맺을 때까지는 음식을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라도 수행을 완성할 수 없다. 항상 강조하는 사항은 육체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 소식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다음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해야 한다. 사람들과의 교제를 끊지 않으면 수행할 수 없다. 세속의 삶을 위해서는 다만 의무적인 교제만 해야 한다. 모든 요가수행은 인간의 교제를 끊고 인적이 없는 곳에서 비밀리에 하는 것이다.
인간은 모두가 업으로 태어나 각자의 의무를 영위하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업을 소멸시키기 위한 집착 없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새로운 죄업이 되지 않는다. 각자의 의무로써 또는 세간의 구제를 위해서 악을 행하는 경우에도 죄에 오염되지 않는다. 이렇게 행위하고 요가를 수행하는 사람은 죄는 물론 공덕에 의해서도 오염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정생활을 하는 사람일지라도 굳게 결심하고 현명하게 행동한다면 요가를 성취할 수 있고, 나아가 육체적 욕망뿐 아니라 죄와 공덕의 차별 관념까지도 버린다면 해탈할 수 있다.
2) 명상 수행의 권고
요가행자는 언제나 모든 집착에서 떠나야 하며 무지에서 벗어나 지혜를 얻기 위해 명상 수행을 해야 한다. 명상 수행에 의해 수행자는 모든 감각기관이 그 대상에서 떠나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상태처럼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끊임없이 수행하면 자신을 관조(觀照)하는 능력이 생긴다. 이 경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수행의 힘에 의해서 비로소 하나의 지혜가 스스로 출현한 것이다. 거기에는 언어나 마음으로 도달하지 못하는 청정한 지혜가 반드시 나타난다.
그러나 라자요가는 하타요가를 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어렵다. 하타요가도 라자요가 없이는 완성되지 않으나 요가수행은 하타요가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른 순서이다. 육체를 갖고 살아있는 동안에 수행하지 않는 사람은 감각기관의 쾌락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삶에는 결국 고통스런 삶만이 연속될 뿐이다.
2 무드라와 삼매
1) 삼매
죽음과 윤회에서 벗어나는 길은 삼매(samādhi)뿐이다. 삼매야말로 지고의 행복을 얻는 수단이며 브라흐만에 이르는 길이다. 요가경전에서 말하는 삼매, 라자요가, 라야, 운마니, 마논마니, 불사(不死), 진실성, 공불공(空不空), 지고의 경지, 무심지(無心地), 불이(不二), 무소의(無所依), 무구(無垢), 현세해탈, 생득(生得), 제사위(第四位) 등은 모두 같은 말이다. 소금이 물에 녹아서 물과 하나가 되는 것처럼 아트만과 마음이 합하여 하나가 된 상태가 삼매이다. 기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마음이 아트만에 흡수된 조화로운 상태를 삼매라고 한다. 지바아트만과 파라아트만이 균형을 이루어 합일된 상태에서는 모든 상념이 멈춘다. 이 상태를 삼매라고 한다.
2) 기와 삼매
수행에 의해 기가 통제되었을 때 쿤달리니는 눈을 뜨고 수슘나 기도 속으로 들어간다. 기가 수슘나 기도 속을 흐를 때에 마논마니 삼매가 된다. 이처럼 기를 통제하는 것은 마음을 통제하는 것이고 마음을 통제하는 것은 기를 통제하는 것이다. 우유와 물처럼 마음과 기는 혼합해서 함께 작용을 한다. 기가 작용하는 곳에 마음의 작용이 있고 마음이 작용하는 곳에 기의 작용이 있다. 둘 중에 하나가 정지하면 다른 쪽도 정지한다. 한쪽에 작용이 일어나면 다른쪽에도 작용이 일어난다. 마음 작용이 멈출 때는 기의 작용도 멈추고, 기의 작용이 멈출 때는 마음 작용도 멈춘다. 이 두 작용이 멈추지 않는 한 감각기관은 대상을 향해서 작용한다. 그러므로 이 두 작용이 없어지지 않으면 삼매의 경지를 얻을 수 없다.
마음이 안정되면 기가 안정되고 기가 안정되면 정도 안정된다. 정이 안정될 때 정력이 생기고 정력이 육체를 안정시킨다. 모든 감각기관의 주인은 마음이고 마음의 주인은 기이다. 그러므로 기와 마음 작용의 소멸이 삼매이다. 호흡이 멈춰지고 모든 대상에 대한 지각이 멈춰지고 육체가 움직이지 않고 마음도 움직이지 않을 때, 요가행자는 삼매를 성취한다. 이렇듯 육체와 호흡과 마음이 완전히 멈추었을 때, 자기만이 알 수 있는 언어를 초월한 형용하기 어려운 삼매를 얻는다.
3) 쿤달리니와 삼매
여러 종류의 체위와 호흡 그리고 무드라 등의 수행법에 의해서 쿤달리니가 눈을 뜨면 마음은 허공 속에 머문다. 이는 쿤달리니샤크티가 각성되어 저절로 망아의 상태인 삼매에 이른 것이다. 이와 같이 마음이 적정한 상태에 있고 기가 수슘나 기도를 흐를 때 금강의 감로 무드라와 같은 모든 행법이 완전히 성취된다. 또한 기와 마음을 소멸시킬 수 있을 때 삼매에 이르고 지혜가 생기고 해탈한다. 이처럼 기가 수슘나 기도 속을 흐르고 마음이 허공 속으로 들어간 요가행자는 모든 업의 뿌리를 잘라버리고, 죽음의 신인 시간을 극복한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수행에 매진하여 쿤달리니를 일깨우고 수슘나 기도에 기를 흐르게 해야 한다. 기가 이 중앙 기도 속을 흐르거나 브라흐만의 동굴에 머물면 마음 작용은 없어지고 평등일미의 삼매가 발현한다.
3 삼매와 해탈
1) 허공삼매
외부의 호흡이 멈춰졌을 때에 내부의 호흡도 멈춰진다. 이 때 기는 마음과 더불어 자기 본래의 자리인 브라흐만의 동굴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이렇게 수슘나 기도 속에서 기를 밤낮없이 수행하면 기가 사라지는 곳으로 마음도 사라져 간다. 이 때 마음을 쿤달리니 속에 두고 쿤달리니를 마음 속에 두고서 마음으로 마음을 관조하여 지고의 경지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허공 속에 아트만을 두고 아트만 속에 허공을 두어야 한다. 최후에는 모든 것이 허공으로 이루어졌음을 깨닫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삼매에 들어있는 수행자는 안도 비고 밖도 비어서 마치 허공 속에 있는 항아리와 같다. 이렇게 마음이 대상을 떠나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게 될 때 안과 밖이 모두 텅빈 항아리처럼 초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지는 또한 안도 가득 차고 밖도 가득 차서 큰 바다 속에 있는 항아리와 같다. 이러한 허공이 브라흐만임을 알 때 나는 브라흐만이고 브라흐만이 곧 나라는 진리를 깨달아 최후에는 이 모든 것이 브라흐만이라는 완전한 주객합일의 삼매를 성취한다.
이와 같이 지고의 삼매에 들어가고자 하는 수행자는 외부의 대상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내부의 대상도 생각해서는 안된다. 모든 생각을 버려야 한다. 만물은 모두 상념의 산물이다. 상념에 지나지 않는 것에 대한 갖가지 견해를 버리고 무분별지에 의해 궁극적인 적정에 도달해야 한다. 마치 장뇌가 불에 녹고 소금이 물에 녹듯이 마음은 참된 실재와 결합하여 그 속으로 용해되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대상과 그것을 아는 마음이 삼매 속에서 평등하게 합해져야 한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모두가 마음에 의해서 나타난 것이다. 이 마음이 삼매의 상태에 들어가면 이원성(二元性)은 성립되지 않는다. 이 마음이 소멸될 때 완전한 삼매를 성취한다.
2) 해탈
기가 중앙의 수슘나 기도를 통해서 브라흐만의 동굴로 들어가거나, 호흡 억제로 정이 고정되거나, 명상 속에서 마음이 자기 본래의 모습이 되면 이원성은 사라진다. 이원성이 사라져서 주객이 혼연일체가 된 상태가 삼매이다. 해탈이 있든 없든 이 상태에는 완전한 환희가 있다. 이러한 명상을 알지 못하고 오로지 육체 수행만을 하는 사람은 노력의 결과를 얻지 못하는 자이다. 하타요가의 과정은 모두 라자요가의 완성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라자요가에 숙달한 사람은 죽음까지도 극복한다. 날마다 끊임없이 명상하면 윤회하며 쌓여 온 모든 죄업은 소멸되고 마음과 기는 청정해진다.
삼매에 들어 모든 마음 상태에서 벗어나고 모든 상념이 일어나지 않아서 육체가 마치 죽은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으면 틀림없이 살아있으면서 해탈(mokṣa)한 사람이다. 삼매에 들어간 자는 시간을 초월하고 행위의 결과에 영향받지 않으며 어떤 것에 의해서도 굴복되지 않는다. 냄새 맛 형태 색 감촉 소리도 지각하지 못하고, 자신이나 타인도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마음은 자지도 않고 깨어 있지도 않으며 기억과 망각에서 자유로와서 사라지거나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추위와 더위 즐거움과 고통 명예와 치욕 등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의식이 분명하게 있는 깨어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자고 있는 것 같고 호흡은 멈춰져서 마시고 내쉬는 숨이 없다. 이러한 삼매에 들어간 요가행자는 이미 해탈한 자로서 어떠한 무기로도 살해할 수 없고 누구도 공격하지 못하며 만트라와 얀트라로도 굴복시킬 수 없다고 한다.
3 명상법의 종류
<종류> <프라디피카> <게란다상히타> <쉬바상히타>
1) 미간 응시 무드라(śāṁbhavīmudrā) 4. 35-38 3. 64-67, 6. 18-22 5. 64-65, 5. 129-158
2) 코끝 응시 무드라(unmanīmudrā) 4. 39-42 4. 10-13,7.7 5. 69
3) 공중 비행 무드라(khecarīmudrā) 3. 32-54, 4. 43-49 3. 25-32 4. 51-59
4) 비음 관상(nādaupāsana) 4. 65-68, 81-102 5. 45-49
5) 제감(pratyāhāra) 4. 1-16 5. 39-44
6) 선정 요가(dhyānayoga) 6.1-22
7) 삼매 요가(samādhiyoga) 7.7-23
8) 사상 관상(pratīkaupāsanā) 5. 32-38
9) 응념(dhāraṇā) 5. 50-72
10) 차크라 명상(cakradhyāna) 5. 78-214
11) 브라흐만 동굴 명상(brahmarandradhyāna) 5. 159-195
12) 왕중왕 요가(rājādhirājayoga) 5. 215-224
13) 만트라(mantra) 5. 239-260
<프라디피카>에서는 무드라를 명상법으로 채택하여 쿤달리니를 강조하는 하타요가의 본분을 잘 지키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비음관상은 호흡과 무드라 등을 실행하는 쿤달리니요가 체계에 맞는 행법은 아니다. 이 명상법을 강조하고 채택한 것은 아마도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에 의한 듯하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명상법을 제감 선정 삼매요가로 분류하고 10여 가지로 세분하였다. 이러한 분류법은 고전 요가 체계를 인용한 듯하나 실제 내용은 일치하지 않으며 지나치게 간략하여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다. 내용 대부분이 하타요가에 적합한 방식이라기보다는 당시에 유포된 것들을 모아놓은 듯하다.
이 중에서 선정요가에는 조대(粗大) 선정, 광명 선정, 미세 선정이 있는데 이 미세 선정이 미간응시이다. 또한 삼매 요가에서는 선정 요가, 비음 요가, 정감의 환희 요가, 소멸성취 요가, 신앙 요가, 라자요가로 나누었으나 내용은 불충분하다.
<쉬바상히타>에서는 명상법을 쿤달리니요가 체계에 맞지 않는 사상 관상과 비음 관상 그리고 만트라를 포함하여 6종류의 응념법으로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응념은 호흡명상, 목구멍 집중명상, 미간 응시, 허공 염상, 쉬바신 염상, 코끝 응시, 광명 염상 등이다.
5장의 후반부에는 차크라, 수슘나, 세 기도 합류점, 신비의 달 등에 대한 명상법이 소개되었는데 가히 쿤달리니요가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의 왕중왕 요가와 만트라는 후대에 첨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 왕중왕 요가는 베단타 철학에 입각한 <우파니샤드> 전통의 명상법으로 <쉬바상히타>가 서두부터 내세운 범아일여 사상을 초지일관하려는 의도로 편집되었고, 만트라는 요가를 대중화하려는 의도에서 편집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책에서는 요가 명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또한 호흡과 무드라 등의 전단계 수행을 했을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명상법들을 소개한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실제 체험에서는 분리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유사한 방법들을 모아서 체계를 세워보고자 한다. 쿤달리니 각성 체험이 없으면 코끝응시 무드라 명상부터 시작하는 것이 무난한 듯하다.
4 방법
1) 무드라 명상
<미간응시 무드라>
<프라디피카>에서는 이것을 무드라라는 명칭으로 제4장 라자요가에 포함시키고, <게란다상히타>에서는 무드라에 포함시키면서 또한 선정법에서 다시 설명하고 있다. 반면에 <쉬바상히타>에서는 응념법의 하나로 설명함과 동시에 미간 차크라 명상법으로도 설명해서 실제적인 방법을 중복 설명하고 있다.
미간 차크라는 눈썹 사이에 있다. 명령(ājñā)이라는 뜻이며 이 곳에서 전신으로 명령을 전달한다. 또한 해탈의 지혜를 갖춘 지혜의 눈이라고도 한다. 이것을 알면 두 번 다시 윤회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탄트라 교전에 이 무드라가 비장되어 있다. 그래서 베다 성전처럼 일반에게 공개되는 사상이 매춘부와 같다면 이 미간응시 무드라는 깊이 숨겨진 양가집 숙녀같다고 비유한다.
방법은 달인좌로 앉아서 눈을 뜨되 외부의 대상에 의식을 두지 않아야 하며, 눈을 깜박거리지 않고 미간 차크라에 집중한다. 즉 내부의 대상인 미간 차크라에 마음과 기를 몰입시키는 것이다. 이 때 몸은 움직이지 않으며 눈은 뜨되 외부 대상을 보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미간 또는 머리 속에서 빛을 보게 된다.
<게란다상히타>에서는 심장에 집중하는 것보다 100배나 우수한 것이 항문에 있는 쿤달리니나 성음 옴(OM)에 집중하는 것이고, 이것보다 100만배나 더 우수한 것이 이 미간응시 무드라라고 한다. 항문에서부터 목에 이르는 다섯 차크라에 대한 염상에서 얻은 모든 결과보다 미간 차크라 하나만으로 그 이상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명상의 효과는 이렇다.
이 광명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죄업이 소멸되고 지고한 경지에 이르며, 자아의 본성인 공(空) 속에 마음이 몰입되어 환희가 일어나고 신과 같은 최고의 성취를 얻는다. 항상 미간 차크라를 염상하면 훈습의 큰 속박에서 벗어나며, 임종 때 이 차크라를 염상하면 임종 직후에 우주적 자아 속으로 몰입한다. 서거나 걷거나 자거나 깨어있거나 간에 이를 염상하는 사람은 악한 행동을 해도 죄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이 내부의 빛에 의해서 자기 생의 속박에서 벗어나 해탈한다.
<코끝응시 무드라>
이 명상법을 <프라디피카>에서는 라자요가로 <게란다상히타>에서는 제감법과 삼매요가로 <쉬바상히타>에서는 응념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방법은 연화좌로 앉아서 긴장을 풀고 편안한 상태에서 두 눈을 반쯤 뜬 채 아무런 기대도 없이 코끝을 응시한다. 코끝에 나타나는 빛에 의식을 집중하면 곧 운마니 상태에 도달한다.
운마니 상태는 기가 수슘나 속으로 들어가서 몸은 죽은 나무토막처럼 움직이지 않고 마음은 어떠한 외부 대상도 지각하지 못하여 고정되는 상태이다.
경전에 설해진 이 명상의 효과는 이렇다.
세상에는 많은 수행법이 있으나 어느 것도 생사를 초월하는 방법은 아니다. 이 응시법만이 기를 수슘나 기도 속으로 흐르게 하며, 빛의 형상으로 찬란히 빛나는 천지만물의 근원인 최고의 참실재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공중비행 무드라>
이 명상법은 세 경전에 공중비행 무드라로 소개되어 있으나 <프라디피카>에서는 라자요가로 다시 설명하고 있다.
방법은 달인좌로 앉아서 혀를 뒤집어서 두개공에 밀어 넣되 무드라 행법에서처럼 무리하게 해서는 안된다. 시선을 미간에 고정시키고 마음으로는 쿤달리니를 생각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명상의 효과는 이렇다.
이 공중비행 무드라를 수행하면 운마니 상태가 되고 눈썹 중간에 있는 쉬바신의 자리에 의식이 몰입된다. 이 상태가 바로 최고의 삼매 상태이다. 요가의 깊은 잠(삼매)이 찾아올 때까지 이 무드라를 수행해야 한다.
이상의 세 무드라 명상법은 방법이 각각 다르다. 각 개인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의 수행자가 실제 체험하는 것은 쿤달리니가 상승하여 종국에는 의식과 기가 미간 차크라에 모이게 된다. 느낌이 강하게 오는 명상법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2) 브라흐만 동굴 명상
<쉬바상히타>에는 차크라 명상의 일부로 수슘나 기도, 기도 합류점, 신비의 달에 집중하는 명상법이 설해져 있다. 이 명상법들은 탄트라요가 수행에서만 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명상법이다.
<수슘나 기도>
두개공 위에 정수리 차크라가 있고 이 중앙에 아래로 향한 수슘나 기도 입구가 있다. 이 속에 브라흐만의 동굴이 있다. 수슘나 기도는 여기서부터 아래쪽으로 내려가 항문 차크라를 통과하여 회음에서 끝난다. 이는 모든 기도의 근간이 되고 진리의 근원이며 브라흐만에 이르는 길을 제시해 주는 기도이다. 이곳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 이 명상법이다.
경전에 설해진 이 명상의 효과는 이렇다.
이 기도를 염상하는 것만으로 브라흐만의 지혜가 나타나고 모든 죄는 소멸되며 이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업의 속박에서 해방된다.
<기도 합류점>
이다와 핑갈라 그리고 수슘나 기도가 만나는 합류점은 브라흐만의 동굴 입구에 있다. 이곳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 이 명상법이다.
경전에 설해진 이 명상의 효과는 이렇다.
이곳을 염상하면 모든 죄에서 해방되어 청정해지고, 영원한 브라흐만을 향하여 아무 장애없이 해탈할 수 있다. 정신을 이 가운데에 몰입시킨 요가행자는 영웅으로서 미세신 등의 8가지 초능력을 마음대로 향수한 다음 대우주적 자아 속으로 몰입한다.
<신비의 달>
수슘나 기도의 정상에 브라흐만의 동굴이 있고 이 동굴 속에 생명의 원천인 감로를 뿌리는 달이 있다. 이곳에 의식을 집중하는 명상법이다. 두개골 속에 있는 이것을 달, 우유의 바다, 감로로 빛나는 백조, 청정한 신 등으로 관상하기도 한다.
경전에 설해진 이 명상의 효과는 이렇다.
이곳을 염상하면 삼일 내에 반드시 이것을 현실로 본다. 수행자는 이것을 현실로 본 것만으로도 과거의 태산 같은 죄가 모두 소멸되고 자신의 미래가 갑자기 나타나며 마음이 청정해진다. 모든 신들도 그에게 호의를 보이고 모든 재액과 불행은 사라지며 모든 노력이 성취된다. 또한 공중비행 등의 초능력을 얻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으며 그 요가행자는 지상계에서 존경받는 사람이 된다.
이상의 명상은 호흡과 무드라를 충분히 하여 쿤달리니가 각성된 체험을 하고 난 다음에 해야만 잘된다. 또한 이상의 세 가지 명상법은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서 앞의 것이 일어나면 뒤의 것도 자동으로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달인좌로 앉아서 허리를 곧게 펴고, 수슘나 기도를 곧게 펴진 원통으로 상상하거나 그 속으로 쿤달리니가 올라간다고 상상한다. 그러면 대부분 머리와 목이 연결된 경추 일번 또는 기도 합류점으로 추측되는 머리 속에 의식이 집중된다. 이 때 턱을 약간 당기듯이 하며 목 반다를 한다. 이렇게 해서 머리 속의 빛으로 의식이 집중되면 브라흐만의 동굴에 대한 명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세 가지 무드라 명상은 약간 의식을 집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반해서 이 세가지 명상법은 보다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물론 쿤달리니가 각성된 다음이라야 완전하게 할 수 있다.
3) 차크라 명상
인간의 근본적인 생명력이 집중된 곳이 차크라이다. 차크라는 해부학적인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 없고 명상 상태에서만 영안으로 자각할 수 있는 기관이다.
차크라 명상은 <쉬바상히타>에만 설해진 명상법이다. 각 차크라를 하나씩 분리해서 염상해도 훌륭한 명상법이 된다. 그러나 차크라 명상은 항문 차크라를 출발점으로 하여 그것의 위치 모양 색 상징 등을 하나씩 염상하여 모든 차크라를 차례대로 거치며 올라가는 것이다. 7개의 차크라를 순서대로 명상하여 올라가면 결국에는 정수리 상부의 대허공 즉 정수리 차크라에 의식이 집중된다. 이 때 샤크티와 쉬바 또는 아트만과 브라흐만이 하나가 되는 궁극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실제 행법은 <쉬바상히타>에 설명된 방법보다는 10세기경에 고라크샤나트(Gorakhnath)가 쓴 <고라크샤타캄(Gorakśatakam)>에 설명된 방법이 일반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이 방법은 코끝을 응시한 상태로 각 차크라에 정신을 집중하고 명상하는 것이다. 이는 앞의 코끝응시 무드라와 비슷하며, 이것이 발전되면 각 차크라가 모두 각성되어 일련의 수슘나 기도 명상이나 쿤달리니 명상법과 유사해진다. 종국에는 대부분의 수행자가 미간 차크라나 신비의 달에 의식이 집중되는 미간응시 무드라와 유사한 체험을 한다.
이와 같이 모든 차크라에 대한 명상은 요가 수행에 의해 얻을 수 있는 모든 초능력, 늙음과 죽음의 초월,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하는 등,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그 효과를 너무나 많이 설명하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4) 왕중왕 요가
<쉬바상히타>에만 소개된 이 명상법은 하타요가 또는 쿤달리니요가 명상법은 아니다. 이 명상은 베단타 철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사상은 후대의 탄트라요가 형이상학이면서 동시에 인도사상의 극치로서 수행자가 도달해야 할 궁극의 경지를 명상화한 것이다.
방법은 아무도 없는 한적한 암자에서 편안한 길상좌를 하고서 명상한다. 먼저 베단타 철학의 논증을 통하여 아트만이 독립자존한 것임을 알고 다음은 자기 마음도 독립자존하다는 것을 자각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마침내 아집적 자아의식이 사라져서 나라는 존재를 자각하지 못하고 속박이라든지 해탈이라는 관념조차 사라질 때 참된 자아인 아트만이 드러난다.
이 경지에서는 존재하는 것은 유일한 아트만뿐이다. 실재하는 것으로 알았던 모든 것이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고, 모든 대상에 대한 집착이나 인식이 사라지며, 나라든가 너라든가 하는 주객의 분별이 사라진다. 이 때 영지와 축복으로 이루어진 브라흐만이 명백하게 드러나서 삼라만상이 지고한 참실재인 브라흐만 속으로 몰입한다. 또한 개체적 자아와 우주적 자아의 두 관계가 분리될 수 없는 관계로 생각되고, 종국에는 아트만이 곧 만유의 근원인 브라흐만이라는 자각과 함께 ‘내가 브라흐만’이라는 경지에 이른다.
모든 명상법으로 이러한 궁극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단지 이 왕중왕 요가는 인도 종교나 철학의 궁극적인 경지를 직접 명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철학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많은 설명이 필요하나 궁극의 경지에 들어 가는 데는 오히려 장애가 될 것이다. 수행을 통하여 이러한 경지를 체험한다면 해탈이 가깝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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