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과 체질
생명의 유기물질이라는 뜻을 가지는 비타민(Vitamin)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얼마든지 취하여도 좋기만 하고 탈이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가 지나자, 비타민 과잉증(過剩症)이 생긴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사실인즉, 비타민은 종류에 따라 어느 것은 평생을 취하여도 좋기만 한, 마치 결핍증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반대로 조금만 취하여도 좋지 않은 과잉증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즉, 그 좋고 나쁨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비타민은 인체 안에서 생합성 되는 것이 아니고 밖에서 들어와 내장들의 생리기능을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의 장기는 비타민의 협조를 받아야하는 약하게 타고난 장기도 있고 전혀 그런 협조가 불필요한 강한 장기도 있다.
8체질이란 그 장기들의 강약배열을 선천적으로 달리하는 여덟 가지 장기구조체(臟器構造體)들로 각 체질의 약한 장기는 그것들의 기능을 돕는 비타민을 평생 필요로 하고 있어 그것을 과용한다고 해서 과잉증이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체질에 따라 취해야 하는 비타민과 취해서는 안 되는 비타민이 다르다는 말이다.
비타민 A는 어간유(魚肝油)에서 구할 수 있고 식물에는 없는 것으로 이것이 결핍될 때 야맹증(夜盲症)이 생기고 뼈의 성장에 이상이 오며 안구건조증(眼球乾燥症), 호흡기 점막 이상(呼吸器 粘膜 異狀), 생식기능 이상(生殖機能 異狀)등이 생긴다.
비타민 D도 간유, 어패류, 어류, 난황(卵黃), 버터 등에 포함되어 있는 항구루병요소로 부갑상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와 같은 비타민 A와 D의 결핍증들은 다 폐기능의 저하로 인한 병들(뼈성장 지연, 호흡기 점막 이상, 구루병, 갑상선 이상 등)과 폐의 길항장기인 간기능의 상승으로 오는 병들(야맹증, 안구건조 등)을 가져오고 비타민 A와 D는 결과적으로 그 결핍증 환자들에게 좋은 비타민인 셈이다.
그 이유는 선천적으로 폐기능이 약하고 간기능이 강한 목양체질과 목음체질에 맞는 비타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체질들은 비타민 A와 D를 아무리 많이 또 오랫동안 취하여도 좋기만 할 뿐 과잉증이 생길 수 없다. 그러나 폐와 대장이 강하고 간과 담이 약한 금양체질이나 금음체질이 비타민 A와 D를 취할 때 그들의 강한 폐와 대장은 더욱 강력한 기능을 발휘하여 길항관계에 있는 약한 간과 담은 더욱 약화되므로 부작용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그것을 소위 ‘과잉증’이라고 말하지만 그 체질들에게는 많이는 고사하고 조금만 비타민 A와 D가 들어가도 심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독물로 변할 수밖에 없게 된다.
비타민 B1 의 결핍으로 오는 최초의 증후는 식욕부진이며 이어서 피로하기 쉽고, 불안하며, 결핍이 심하여지면 각기(脚氣)가 생기게 된다. 이는 췌장기능이 약할 때 나타나는 수양체질의 질환이다.
또 소화기와 관련되는 수양, 수음 체질의 병중에는 비타민 B1 결핍증에서 오는 구각염(口角炎), 설염(舌炎), 안구결막염, 유루(流淚), 시력장애 등도 있다. 그러므로 비타민 B1과 B2군은 수양체질과 수음체질에는 평생을 투여하여도 좋기만 하지만 췌장과 위를 강하게 타고난 토양체질, 토음체질에는 과잉증과 같은 거부현상이 나타나며 목양체질, 금음체질에도 좋을 수가 있다.
오래 전, 친구 한 사람이 내게 전화로 노모께서 갑자기 한 팔에 힘이 없어져 병원에 입원했는데 혹 중풍이 아닌지 염려가 된다고 하므로 그 어머니께서 토양체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나는 주사약에 지아민(비타민 E군)을 섞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다음날 아침에 그 친구는 지난 밤 동안에 상태가 대단히 좋지 않으니 좀 올 수 없겠느냐고 하여 가보았더니 완전히 인사불성이 되고 배는 만삭 임산부의 배 이상으로 부어 있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지난 밤 내내 지아민 주사를 놓았고 그때까지도 깨어 있었다고 한다.
하루 밤사이에 그렇게 된 것은 토양체질에 대한 비타민 B 반응 때문일 것이라 생각하고 돌아왔는데 병원에서는 그렇게 배가 부른 이유를 알기 위해 개복을 하여본 바 복부내장 전체에서 출혈이 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누구의 탓도, 잘못도 아닌 인류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그리고 써서 좋기만 했던 비타민 B의 토양체질에 대한 독성 때문이다.
비타민 C에 대하여는 아직 불분명한 바가 있으나 장도항해선원에게 잘 걸리는 괴혈병(壞血病)과 인공영양아에게 잘 걸리는 묄러 발로우씨병(Moller Barlow disease)등이 야채식 결여에서 오는 것으로 보아 비타민 C는 간과 담을 돕는 영양소가 아닌가 생각되며 그렇다고 할 때 그것은 간과 담이 약한 금양체질과 금음체질에 맞는 영양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비타민 E는 일반적으로 불임증에 쓰는 영양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토양 체질이 선천적으로 신장을 약하게 타고났기 때문에 불임증이 잘 오고 또 비타민 E는 신장기능을 돕는 물질이기에 불임증에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토음체질, 금양체질, 목음체질은 불임증은 아니나 신장이 약하므로 비타민 E가 유익하다. 그러나 그 밖의 체질들은 비타민 E가 불필요하며 혹 신장이 약하지 않은 체질이 다른 이유로 불임증이 왔다 할 때도 비타민E는 불필요한 것이다.
한 부인이 찾아와 전신에 힘이 빠지면서 양 눈 밑이 숯처럼 까맣게 변하는데 아무리 진찰을 해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호소해왔다. 눈 밑은 신장과 관계되는 곳으로 대개 토양체질(Pancreotonia)의 약한 신장이 지나치게 약화되었을 때 검게 나타난다. 그래서 혹 토양체질이 아닌가 생각하고 체질 진찰을 하였더니 금음체질(Colonotonia)이었다. 금음체질의 신장은 모든 장기 중에 두 번째로 강한 장기다. 그렇다면 이 분이 분명 신장이 강화되는 방법을 썼을 텐데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무슨 약 쓴 일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비타민 E를 수년간 열심히 먹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비타민 E는 신장을 보강하는 영양소인 것은 분명하며 금음체질이 써서는 안 되는 영양소인데 그 영양소를 써서 강한 신장기능이 지나치게 강화된 표현으로 일종의 체표에 나타난 알레르기라고 말할 수 있다.
비타민은 분명히 체질에 따라 분류되어야 하는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이 있으며 그것은 모든 영양소가 다 그와 같은 법으로 공급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영양의 체질적인 공급방법은 단순히 영양만이 아닌 병의 예방법도 되고 고치는 치료법도 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요사이 이와 같은 음식과 영양에 대한 관심도가 과거와 다르게 높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체질을 모르는 음식과 영양은 아무리 관심이 높아져도 결과는 한 가지다. 나에게 좋은 음식과 영양소가 남에게 좋을 수 없고 내게 안 좋은 음식과 영양소가 남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양소에는 인간의 내장기능을 돕는 역할이 있다는 것과 인간의 내장을 8체질로 별로 강하고 약한 배열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약한 장기를 위한 영양소는 공급되어야 하고 강한 장기를 위한 영양소는 단절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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