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가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중”

4월이면 산하에 흐드러지게 피는 진달래는 학창 시절 누구나 한번쯤 읊었을 법한 시로도 익숙하다. 고운 분홍빛의 꽃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식용으로도 쓰여 옛 사람들의 궁금한 입을 달래줄 간식이기도 했다. 선조들은 음력 3월3일 삼짇날 진달래화전을 먹으며 봄을 만끽했고, 진달래꽃으로 술을 담궈 마시며 풍류를 즐겼다.

비슷한 모양의 철쭉과 달리 진달래꽃은 식용이나 약재로 쓰여 참꽃이라고도 불린다. 한방에서는 진달래꽃잎을 썼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진달래꽃잎의 약성에 대해 “온(溫)하고 산감(酸甘)하며 월경불순 폐경 토혈 타박성동통 해소 고혈압 등의 증상에 유효”하고 “민간에서는 꽃잎을 꿀에 재어 천식에 먹는다”고 기록돼 있다.

삼짇날 먹는 절식 가운데 하나

선조들 화전놀이하며 봄 만끽

꽃피는 3월, 산으로 들로 나가 화전을 먹으며 봄날을 즐겼던 화전(花煎)놀이는 우리나라 민속문화이기도 하다. 지리풍속총서인 <교남지(嶠南誌)>에는 신라시대 경주에서는 궁인들이 봄날 꽃놀이와 함께 음식을 해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화전놀이에 대한 기록은 <동국세시기>에도 나와 있는데, 조선시대 사람들은 진달래꽃을 따다가 찹쌀반죽으로 둥글게 만든 떡 위에 올려 기름에 지져먹었다고 한다. 전통은 지금도 이어진다.

올해도 전국 곳곳에서 진달래축제를 열어 그 옛날 화전놀이를 재현한다. 충남 당진 면천에서는 18일부터 이틀간 ‘면천진달래민속축제’를, 강화고인돌공원에서는 18일부터 30일까지 ‘고려산 진달래축제’를 열어 봄날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재료 및 분량

진달래꽃 12송이, 찹쌀가루 2C, 물 1/2C, 소금 1t, 꿀 2T 부침유(들기름 1T, 식용유 1T)

 

•만드는 방법

①찹쌀가루는 체에 한번 내려서 소금을 넣고 잘 섞은 뒤 뜨거운 물을 부어가며 익반죽한 후 비닐봉지에 넣어 1시간 정도 숙성시킨다.

②진달래꽃은 꽃술을 떼고 물에 담갔다가 건져내어 마른행주 위에 올리고 물기를 닦는다.

③찹쌀반죽을 5cm 지름으로 동글납작하게 빚는다.

④프라이팬에 부침유를 두르고 찹쌀반죽을 올린다. 가장자리가 익기 시작하면 뒤집어 숟가락으로 눌러 모양을 잡은 뒤 바로 꽃잎을 얹는다. 꽃잎 얹은 쪽을 한 번만 뒤집어 바로 꺼낸다.

⑤화전이 식으면 꽃이 있는 쪽에 꿀을 발라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