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穴學/경락 경혈

침구혈명해(鍼灸穴名解)

초암 정만순 2014. 2. 11. 10:51



 


침구혈명해(鍼灸穴名解)



머리말


<鍼灸穴名解>는 高式國 연구원의 근래 저작이다.

高 선생님은 이미 나이가 팔순이 넘었는데도 매일 꾸준히 손에서 펜을 놓지 않았다.

이런 면학 정신은 확실히 우리가 학문하는 데에 귀감이 된다.

高 선생님은 <內經補正>을 지은 뒤 또 짬을 내서 이 <鍼灸穴名解>를 썼는데 책을 통틀어 모두 341혈의 이름을 설명했고 글자로는 약 8만 자이다. 저자는 그 깊고 넓은 학식과 독특한 견해로 옛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고 선현들의 뜻을 헤아려서 혈위 명명의 의의, 작용에서부터 14경맥의 혈명을 상세히 해석했다. 따라서 사람들로 하여금 비교적 분명하게 각 혈에 내재된 뜻을 이해하게 할 수 있다.

요 근래 몇 년 동안 국제적으로 혈의 명명에 대해 여러 설들이 어지럽게 제기되어 일부 국가의 어떤 침구 전문가들은 “兪穴代號化” 를 주장했는데 창시한 국가의 원래 명명을 보존하는 것에 이르러서는 의의가 없다고 생각한다. 14경맥 혈 명칭의 표준화 방안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漢語拼音을 위주로 하고 기호는 보조(拼音 뒤에 부가한다)로 할 것을 주장했다. 침구학은 중국에서 시작되었는데 과학의 한 분야이고 물론 마땅히 그 나라 고유의 용어가 있어야 하며 혈위 명칭은 침구학 용어의 주요 조성부분이다. 이렇기 때문에 중국 글자로 혈을 이름하는 것은 발명자가 정한 과학 용어를 통용되는 과학 용어로 삼는 국제관례에 부합하는 것이다.

현재 각국의 침구 연구가는 대단한 주의를 기울이며 중국 고대 침구 문헌을 연구하고 있다. 만약 단지 기호만을 쓰고 漢語拼音으로 혈명을 표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內經>과 <鍼灸甲乙經>을 번역할 때 오류 없이 적절하게 이 책들의 내용을 드러내는 데에 어려움이 된다. 더욱이 중국의 고대 침구문헌은 매우 풍부하며 마땅히 이러한 진귀한 것들은 국제 침구학계에 광범위하게 전파되어야 하는데 14경혈명 외에 몇 백 개의 무시할 수 없는 경외기혈은 무법적으로 기호 표시되고 전파될 것이다. 우리나라 각지에 설치된 국제 침구 반은 가르치는 동안 줄곧 漢語拼音을 사용해 왔다. 20여 년의 실천은 그렇게 하는 것이 외국 의사들에게 쉽게 읽혀지고, 씌어지고, 기억되고, 파악되는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하므로 이 책을 잃고 나면 독자들로 하여금 국제 상에서 漢語拼音을 사용하고 전통 腧穴 명칭을 보존하는 것이 다방면으로 의의가 있는 것임을 더 잘 이해하게 할 것이다.

당연히 저자는 그 자신의 학술견해에 근거해서 이 책을 썼다. 사람마다 이해가 같지 않으므로 해석할 때도 반드시 같지 않은 점이 있을 것이다. 일가의 설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저작도 필요하다. 총괄하면 우리들은 高 선생님의 이 작업이 매우 가치 있는 것이라고 여기며 高 선생님의 저작이 출판된 것을 축하하는 동시에 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筋과 經絡

사람의 몸은 궁극적으로는 唯物에 속한다. 經筋은 확실히 살펴 볼 수 있는 형질이 있

는데 <靈樞經>에 일찍이 기술한 바가 있고 근대의 의서는 생리, 해부적으로 그것을 더

욱 자세히 말하고 있다. 經絡은 비록 볼 수 있는 형질은 없으나 확실히 실질적인 작용

은 있다. 곧 老子가 “하지 않음으로써 쓰임이 된다.”라고 말한 것이다.

당시를 생각해 보면 老子는 눈에 보이는 것을 있다고 여기고, 보이지 않는 것은 없다

고 여겼다. 아직은 대기 중에 아주 많은 원소가 있는 줄을 몰랐다.

내가 가만히 그것을 생각 해 보니 經絡은 經筋에서 생기는데 두 개의 經筋 사이에 하나의 經絡이 이루어지는 것은 두 산 사이에서 하나의 계곡이 이루어지는 것, 두 언덕 사이에서 하나의 하천이 만들어 지는 것과 같다. 해부 상으로는 단지 經筋만 제시할 수 있을 뿐, 두 개의 경근 사이의 經絡은 드러내 보일 수 없다.

비유하자면 건물의 벽에 갈라진 틈이 있을 때는 밖에서 바람을 들여보낼 수 있고 안에

서 기를 통할 수 있는데 안팎이 통할 때 작용이 뚜렷한 것은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고 사람들이 모두 보고 있다. 만약 이 건물이 갈라지고 훼손되면 약간의 돌 부스러기와 약간의 흙과 나무가 되어 모두 살펴볼 수 있는 형질이 있고 갈라지기 전 그대로인데 사람들의 눈이 모두 보았던 담장의 갈라진 틈은 해부해 봐도 나타나지 않는다. 인체에서의 經絡은 이와 같다. 침구 치료에서 경맥을 따라 혈을 취하는 것이 모두 두 筋의 사이의 틈에 있다는 것을 모르겠는가?

찔렀을 때 통증이 있기도 하고, 마비되기도 하며 감각이 같지 않은 것은 왜냐고 묻는다면 이것은 집을 지을 때 먼저 철근 목판을 설치하여 구조로 삼는 것과 같으니, 찔러서 철근에 닿으면 金에 해당하는 소리가 나고, 찔러서 목판에 닿으면 木에 해당하는 소리가나며, 찔러서 흙에 닿으면 소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經絡을 알고자 하면 먼저 經筋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종래의 일반 중의사들은 치료하고 구하는 데에 급급해서 經絡을 연구하는 것은 많아도 經筋을 탐구하는 자는 적었다. 그래서 침구 학자들로 하여금 경락 학설에 대해 그 당연함은 믿으면서도 그러한 까닭은 연구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나는 또 언제나 생리학에서 태아의 초기를 보면 원주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점점 성

장해서 모습이 올챙이 같아지니 곧 머리 부위와 척주가 먼저 형성된다. 그러므로 경락

14개를 생각할 때는 머리와 척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침구학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개발되었는데 여러 해를 이어오도록 모두 手太陰肺經을 모든 경맥의 시작으로 삼았고 근래에는 또 手少陰心經이 모든 경맥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그 모두를 미흡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므로 주관적인 얕은 소견으로 督脈이 처음 시작하는 경맥이고 任脈이 그 다음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乾, 坤 두 괘가 대체적인 음양으로 정해지고 그 다음이 기타 太, 少, 明, 厥의 六經 즉 震, 巽, 坎, 離, 艮, 兌 여섯 괘인 것과 같다. 이런 종류의 학설은 <醫易通論>에서 가장 자세히 말했는데 여기서 장황하게 군더더기를 서술하지는 않겠다.

저자서문

침구혈명에 대한 해석은 일찍이 역대 중의 서적 중에 흩어져 보이는데 다만 모두가 단

편적인 편린에 속하고 전문적인 저서나 계통적인 논술은 결여되어 있다. 요 근래 몇 년 침구사업의 날마다 거듭된 발전과 연구영역의 끊임없는 확대에 의해 이미 국내외에 이 방면에 대한 중시 및 주의를 불러일으켰다. 국내의 침구계 賢哲들 중 몇 명은 이미 각자의 견해와 논문을 발표하여 혈명의 연구에 대해 훌륭한 발단을 마련했다.

혈명의 뜻의 내용이 광범위하고 심오한 까닭에 반드시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으고 제

각기 자기의 의견을 말하며 서로 연마하고 공동 발굴해야 불순한 것을 제거하고 순수한 것만을 보존할 수 있게 되어 명실상부하게 穴名釋義의 역사적인 임무를 완성할 수 있다. 이 원고는 1983년 전국 침구 혈명 회의 정신에 근거하여 모든 혈명에 대하여 먼저 글자를 풀이하고 나중에 단어를 풀이하여 간단하게 요약하고 분명하게 드러내는데 힘썼다. 그 중 약 80개 혈명은 뜻이 비교적 두드러지고 각각의 의견도 큰 분지가 별로 없어 자연히 부가하여 서술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약 280개 혈명은 뜻이 심오하고 해설이 간단하지 않아 각각의 의견이 서로 들죽날죽하여 글자풀이, 단어풀이 외에 아직 다방면적으로 고증하고 주해를 첨가하여 반복적인 설명을 도모해야 한다. 그 중 “師心自愎” 및 “離經叛道” 한 곳에 대해서는 그저 비판만을 가할 뿐 진실로 큰 비중을 둘 것은 없다.

이 책의 번역문은 本院의 黃時泰, 張載義 두 동지가 담당했다. 인용된 책 이름과 글자

가 옛스러운 곳이 너무 많은 관계로 여기서는 단지 요점을 찔러 譯述하여 국외 同道의

참고로 제공한다.

천박하고 고루함을 생각하지 못하고 늘어 벌이듯 책을 만들었지만 만일 穴名釋義에 도움이 된다면 바로 班固가 말한 “如有一言可采, 此亦芻蕘狂夫之議也” 이니 또한 장차 행복함이 어찌 이와 같겠는가?

周楣聲 謹識

1984년 2월 安徽中醫學院에서

[ 침구혈명석의 총론 ]

1. 혈명 뜻풀이의 목적

鍼灸 穴名은 침구 학설 중에 中醫이론으로 기초와 임상실천을 결합시킨 중요한 부분이

다. 經臟관계의 內外연계 혈자리의 기능과 작용 및 혈자리의 대체적인 위치 등에 대하여 대부분 혈명을 통해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서로 다른 혈자리는 그 자체에 서로 다른 속성과 기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혈명 사이에도 彼此연결과 一脈相通하는 상호간의 관계도 존재한다. 만약 혈명을 단지 體表 어떤 한점의 부호와 표지로 생각하여 깊은 연구와 토론이 필요 없다고 하면 침구 학설과 療法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중시를 받는 오늘날의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名” 이 무슨 뜻일까? “名” 은 그 뜻이 “明” 과 통한다. 이는 “實” 자에 상대적으로 말한 것이다. <釋名 釋言語>에서 “명은 밝은 것이다. 어떤 사실에 이름을 붙여 분명하게 한 것이다.” 라고 했고 <春秋繁露 深察名號>에서는 “名은 眞에서 생긴다. 그 眞이 아니면 이름 지을 수 없다. 名은 聖人이 事物을 진실되게 하는 방법이다. 名이라는말은 眞이다.” 라고 한 것 등은 모두 “名” 이 사물의 진실된 상황의 표현으로 사물이 갖고 있는 뜻이 농축된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

<韓非子 楊權>에서 “이름이 바르면 事物이 정해지고 이름이 치우치면 事物도 변한다.”

고 한 것은 나아가 사물에 정확한 명칭이 있으면 정확한 위치가 생기고, 명칭이 만일 치우쳐 그릇되면 이 사물의 위치 또한 동요된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論語 子路>에서는 “이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순조롭지 못하고, 말이 순조롭지 못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禮와 樂이 興하지 못하고, 禮와 樂이 興하지 못하면 刑罰이 알맞지 못하게 되고, 刑罰이 알맞지 못하게 되면 백성들은 손발을 둘 곳이 없어진다.” 라고 했는데 이것을 침구 혈명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이름이 바르지 못하면 의미가 밝지 못하고, 의미가 밝지 못하면 쓰임이 마땅하지 못하게 되고, 쓰임이 마땅하지 못하면 病이 제거되지 못하고, 病이 제거되지 못하면 침의 효과가 드러나지 못하고, 침의 효과가 드러나지 못하면 道가 날로 어두워져 우리들은 장차 손발을 둘 곳이 없게 될 것이다!” 이 비유가 비록 과장되었지만 혈명의 뜻에 대해 이해가 깊지 못하거나 어떤 혈자리의 뜻 해석이 부당하면 그 학설의 지위와 임상응용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의심할 바가 없다.

혈명에 대한 뜻풀이는 바로 혈명의 바른 명명이다. 토론을 통해 옛 사람의 혈명의 뜻은 장차 점차적으로 널리 퍼지게 될 것이고 더 나아가 그 지위가 견고해지고 드러나게 될 것이다.

2. 혈명 뜻풀이의 작용

전신의 혈자리가 촘촘하게 고기비늘 같이 분포하니 명칭의 뜻 부여 또한 그 깊이가 하나 같지 않다. 때문에 모든 혈에 다 심오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고, 또 모든 혈이 다 필요 없는 빈 구멍의 기호도 아니다. 서로 다른 혈명의 같지 않은 뜻을 정확히 구별하면 최소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작용이 생기게 된다.

1) 겉을 보고 속을 안다.

經穴系統자체가 일종의 그 밖을 보고 속을 알 수 있고, 그 흐름을 따라 기원을 찾을 수 있고 겉으로부터 속을 추측할 수 있는 학설 체계이다. 臟腑가 몸 속 깊이 위치하고 經穴이 전신에 퍼져 經은 臟에 의해 나누어지고 穴은 臟과 상응한다. 혈의 명칭 또한 자연히 이 기본 범위를 넘을 수 없다 그 중에 “兪” 로써 명명된 혈자리들이 직접 그와 상응되는 장부와 유관할 뿐만 아니라 기타 많은 혈자리들도 항상 비교 추리의 방법으로 그 內外의 관계를 드러낸다.

예를 들어 日月은 膽의 위엄을 상징하고 雲門은 肺의 호흡을 비유한 것이다. 金, 商, 白은 肺와 연결되고 土, 地, 梁등은 脾와 상관된다. 神과 志는 心腎에 귀속되고 魄과 魂은 肺와 肝에 소속된다. 이런 경우는 한가지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즉 孫思邈이 말한 “무릇 모든 혈은 이름이 허황되게 설정된 것이 아니고 모두 깊은 뜻이 있다.” 의 뜻이다.

2) 이름을 보고 쓰임을 안다.

혈명은 그 혈이 주관하는 병증과 관계가 있다. 이는 옛 사람이 혈자리를 명명할 때의

기본 사상 중의 하나이다.

예를 들면 光明은 눈을 다스리고 和는 청각을 돕는 것은 일찍이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이고, 또 條口, 承扶는 祛風하고 漏谷, 水泉은 淋을 다스리고, 懸鐘은 耳病과 相應하고 陽交는 震卦와 서로 연관된다. 四滿은 房星과 小滿에 응하고, 合谷은 陰陽의 交錯을 상징한다. 角孫은 春氣가 머리에 있음을 나타냈고, 腹哀는 地氣가 腹部에 있는 것이고 懸釐는 鬢毛의 屈曲을 비유한 것이고, 太淵은 經臟의 관계가 북채와 북의 관계와 같음을 가리킨 것이고, 浮白은 頭目의 眩暈을 거두어 준다. 築賓은 腎間의 動氣를 제거하고 天井은 經氣의 청정함을 상징한다. 率谷은 모든 계곡의 본보氣가 되고, 期門은 장군의 器官을 비유한 것이다. 天府는 收藏이 職分을 관장하고 金門은 祛風利水하고, 京門은 止恐定驚한다.

이 모든 것은 모두 감추어져 드러나지 않았던 것들이다. 기타 이와 같은 경우도 많으니 만일 그 하나하나가 밝혀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3) 이름을 보고 위치를 구한다.

혈명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혈의 위치를 가리키고 또한 기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이다. 예를 들면 通天은 冠(모자)을 쓰는 곳이고, 絡却은 갓을 묶는 곳이다. 膻中은 兩乳頭의 정중앙이고 陰市는 陰部를 가리는 짧은 치마의 아랫단에 있고, 中注는 속옷이 붙는 곳이다. 膺窓은 心衣의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溫溜는 소매 속에 손을 넣어 따뜻하게 해주는 곳에 위치한다. 屋翳는 가슴이 방패 모양인 것을 비유했고, 輒筋은 바로 갈비뼈 사이에 위치한다. 步廊은 肋間을 따라 올라가면 있고 正營은 頂橫線上에 있다. 天容은 頭端과 바로 들어맞고, 支正, 地溝는 반드시 팔을 구부려서 취해야 하고 僕參, 委中은 반드시 무릎을 구부려서 구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은 혈자리의 대체적인 위치를 가리키는 데에 도움을 준다.

4) 학문과 수양을 향상시킨다.

鍼灸의 穴名은 中醫학설 思想체계의 하나로 의학 체계의 구체적인 내용뿐만이 아니라

고대 철학의 흐름 및 사회 형태 등의 기타 학과들의 상황도 내포되어 있다. 이것은 고

대 한자를 기초로 형성되었다. 이 중에는 考古, 訓詁 등의 계열의 문제도 삽입되었다.

全身의 穴義에 대한 탐구, 토론과 이해가 이루어진다면 침구 학설의 이론 수준을 높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고전 문학과 고대 학술 흐름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가 생기게 될 것이다. 솔직히 지금의 젊은 의학자들은 고대 한자에 대한 지식을 중시하는 경향이 없다. 만일 혈의와 결합된 한자 교습이 진행되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穴義에 혼란이 온 유래

穴義 해석의 혼란과 그 애매 모호성은 침구학설의 역사성 문제이고 그 원인은 다방면

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글자형태의 혼동

고대의 각종 서적들은 오늘날까지 전해지면서 손으로 베끼거나 목판에 새기거나 활자

판으로 인쇄하거나를 막론하고 “魯魚亥豕” 가 끊임없이 나온 것이다. 예를 들어 禾髎로써 말해보면 “禾”자는 “ ” 자를 잘못 쓴 것이다. (“禾髎” 조항을 자세히 보라.) 넓적다리 앞에 있는“陰市의 市”또한 “ ”를 잘못 쓴 것이다. “陰市” 조항을 자세히 보라.)틀린 것을 틀리게 전해서 이미 쌓인 것이 많아 돌이키기가 어렵다. 가장 많이 쓰는 肺”자로 말해보면 지금은 대부분이“肺” 자로 잘못 쓰고 있다. 또 跗陽의”跗”자를 만약 “附” 자로 잘못 쓰면 의미 해석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또 輒筋”의 “輒”자로 말해보면 “轍”자로 대치해서는 안된다. “輒”은 옛날 수레의 양쪽 널빤지이고 “轍”은 수레바퀴가 만들어 낸 자국이다. 비록 두 가지 모두 해석이 가능하나 마땅히 “輒”으로 하는 것이 옳다.

다른 예로 衝”을 요즘 “冲”자로 줄여 쓰는 데 “冲”자는 또한 “沖”을 줄여 쓴 것이다. 衝” 은 충동과 요충의 뜻이 있고 “冲” 은 冲和와 冲虛의 뜻이 있다.“沖” 을 “衝”으로 해석할 수는 있어도 (예를 들면 <詩 豳風 七月>에서 “얼음을 꽝꽝 깬다.” 고 했다.) “衝”을 “沖”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衝”으로 명명한 각 혈들을 하나같이 “冲”(“衝”의 반대) 의 의미로 해석하여 “冲和” 와 “冲虛”의의 뜻이 있다고 해서는 안된다.

“谿”는 옛 부터 “溪”자와 통용되었다. 단 침구 서적 중에서는 “谿”자만 사용했다.

“谿” 에는 또 그 특유의 내용이 있는데 <素問 金匱眞言論>에서는 “腎은 精을 간직하는데 丙은 谿에 있다.” 라고 했고 <氣穴論>에서는 “살이 크게 만난 곳은 谷이고 살이 작게 만난 곳은 谿이다.” 라고 했으며 張隱庵은 <下經>에서 인용하여 “谿, 谷은 骨에 속하고 모두 일어나는 바가 있다 ; 谿는 작게 나누어진 살로 筋骨사이에 연결되어 腎主骨이다 ; 谿는 骨氣가 生하는 바의 分肉이다.” 라고 했다. 지금은 모두 “谿” 를 “溪” 자로 쓰니 이것은 당연히 구애되고 고집할 수는 없지만 현재 어떤 침구서적 및 거듭 펴낸 옛날 책 중에는 이미 “谿” 자를 “溪” 자로 쓰거나 동시에 “谿” 와 “溪”를 같이 썼으므로 혼란을 면할 수 없다.

서로 다른 글자모양은 서로 다른 글자의 뜻을 나타낸다. 글자모양이 바뀌면 글자의 뜻과 단어의 뜻도 그것을 따라 변화가 생긴다. 때문에 穴名에는 반드시 표준글자를 사용해야지 제멋대로 만들어 내어 後世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아니 될 고통을 남겨주어서는 안 된다.

2) 발음과 뜻의 혼동

한자의 구조는 고대의 指事, 象形, 形聲(혹은 諧聲), 會意, 轉注, 假借 등 이른바 六書之說로 귀결된다. 繁體字중에서도 “形聲”과 “假借” 글자가 제일 많다. 특히 이 形聲자와 假借자가 혈명에 나타나면 혈명 해석에 큰 어려움과 혼란을 조성하게 된다.

넷째손가락의 “關衝” 혈로 말하자면 “關” 을 (guan)으로 읽는 것보다 “彎(wan)”으로 읽는 것이 혈의 뜻과 통한다 하겠다(“關衝” 조항을 상세히 보라).

“淸淵” 이란 혈명을 보아도 옛 서적에서 “淸冷淵” 이라고 했으나 지금은 모두 “淸冷淵” 이라고 한다. 이 때 “泠” 자와 “冷” 자는 반드시 구분되어야 한다. “冷(leng)”은 “냉(ling)” 과 통하여 “冷” 을 “냉” 으로 읽을 수는 있어도 “냉” 을 “冷” 으로 읽을 수는 없다. 때문에 “淸冷淵” 을 “冷” 으로 읽지 말고, “냉” 으로 읽어야 틀리지 않다.

또 “食竇” 를 요즘 모두 “식두” 로 읽는다. 글자 그대로의 뜻으로 풀이하면 食은 음식물, 竇는 구멍, 통로이니 음식이 통과하는 통로이다. 그러나 이 혈자리는 乳頭의 外下方에 있으니 뜻이 통하지 않는다. 단 食은 4가지 발음과 5가지 의미가, 竇는 2가지 발음과 2가지 의미가 있으니 이것들만 잘 파악한다면 “食竇” 에 대해 적당한 해석을 부여할 수 있다.

“食”의 첫 번째 발음은 식(shi)으로 두 가지 의미가 있다.

① 食入 즉 “먹음, 먹는다.” 의 뜻이다. <釋名.釋飮食>에서는 “食은 殖이다. 스스로 生殖하는 바이다.” 라고 했다.

② 糧食의 뜻이다. <論語 顔淵>에서는 “糧食도 充足하고 兵士도 充足하다.” 라고 했다.

食의 두 번째 발음은 “사(si)” 로 여기에도 두 가지 의미가 있다:

① 요리된 음식의 뜻. <株禮 天官 膳夫>에서는 “王權을 장악한 자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마신다.” 라고 했고 注에서 “食의 발음은 嗣로 飯의 뜻이다.” 라고 했다. <論語 述而>에서는 “거친 밥을 먹는다.” 라고 했고 <爲政>에서는 “술과 음식이 있으면 웃어른께서 먼저 드신다.” 고 했는데 注에서 “食은 사라고 읽는데 밥이다.”라고 했다.

② 飼養의 뜻으로 다른 사람에게 먹도록 준다는 뜻이다. <素問 六節藏象論>에서는 “땅은 五味로써 사람을 먹인다.” 고 했고 <論語 微子>에서는 “닭을 죽여 곡식으로 만들어 먹는다.” 고 했고 <淮南子 說山>에서는 “잘 먹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괴로워하지 말라.” 고 했다.

“食” 의 세 번째 발음은 “음”(yin) 인데 곧 “飮”의 去聲이다. 액체로 된 음식을 마신다는 뜻이다. <莊子 德充符>에서는 “돼지 새끼가 죽은 어미의 젖을 빠는 것을 보았다.”고 했는데 注에서 “食은 음이라고 읽고 邑錦의 반절인데 젖이다.” 라고 했다.

“食”의 네 번째 발음은 “이(yi)” 이다. 酈食其는 <史記正義>에서 “歷, 異, 幾라고 읽는다.” 고 했는데 漢나라 때의 사람 이름이다.

“竇”의 첫 번째 발음은 “독(dou)” 으로 모든 빈 곳 ,구멍, 작은 문을 竇이라고 한다. <說文解字>에서는 “竇은 구멍이다.” 라고 했는데 段注에서는 “竇과 孔은 옛날에 통했다.

모든 孔은 다 竇이라고 한다.” 고 했다. <左傳 襄十年>에서는 “사립문과 쪽문이 있는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 이라고 했는데 注에서 “벽을 뚫어 작은 창문을 만든 것을 竇이라고 한다.”고 했다. 두 번째 발음은 “두(du)” 로 “瀆”과 통하는데 瀆은 물길이다. <周禮 大宗伯>의 注에서는 “四瀆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위에서 말한 바에 근거하여 “食” 의 네 번째 발음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食竇” 의 혈명에 대해 모두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절대 유방중의 유즙이 유아생명의 원이란 전제를 떠나서는 안 된다. 만약 그대로 “식두” 라고 읽으면 유아가 음식을 섭취하여 生養生殖하는 구멍이라는 뜻이 된다. 만약 “사두” 라고 읽으면 유아가 요리된 음식을 섭취하는 구멍이라는 뜻이 된다. 만약 “두” 를 “독” 으로 읽으면 유아가 유즙을 섭취하는 水道라는 뜻으로 된다. 이 모든 것을 종합, 고려해보면 “飼瀆” 이라고 하는 것이 제일 적당하다. 그 이유는 혈이 유두에 위치하지 않고 유방에 있으니 유즙의 수도가 되는 것이

다. “음독” 이라고 읽어도 된다. 다만 “식두”라고 읽으면 혈의가 분명치 못하게 된다.

그리고 膻中혈도 요즘 “淡(dan)” 혹은 “扇(shan)” 으로 읽는다. 그 원래 뜻대로라면 “袒(tan)” 이라 읽어야 옳다. <說文解字>에서 “膻은 肉膻이다. 詩에는 웃통을 벗고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는다는 말이 있다.” 고 했다. 段注에서는 옷을 벗고 몸을 드러내는 膻裼에 대해서 襢이나 裼이라고 하는 것은 틀린 것이고 “膻” 자가 정확하다고 했고 아울러 <素問>을 인용하여 膻中을 氣海라고 했다. “膻” 을 “襢” 으로 바꾼 유래는 이미 오래되었다. <爾雅 釋訓>에서 “옷을 벗고 몸을 드러내는 것을 肉襢이라고 한다.” 고 했고, <禮記 曲禮>에서는 “일할 때 옷을 벗지 말라”고 했다. <詩 鄭風 大叔于田>에서는 “웃통을 벗고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는다.” 고 했는데 옛날에는 “襢裼暴虎” 로 썼다. 단 “膻中” 의 발음은 그대로 “袒” 으로 해야 한다. <說文解字>에서 “袒은 옷을 꿰맨 자리이다.” 라고 했는데 곧 “膻中” 이라는 것은 웃통을 벗고 몸을 드러낸다는 뜻이 있어 바로 흉부에 위치하는 것이다.

한자의 발음은 고대 한자의 문어체이고 일반적으로 한 글자에 여러 가지 발음이 있어

야 한 글자에 여러 가지 뜻이 있을 수 있다. 한 글자에 발음이 여러 개인 것을 이해하는 것은 반드시 요즘 사람에게 고대의 발음을 따라 독서하고 이야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대 발음을 이해하지 않으면 옛사람의 문어체를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때문에 章炳麟이 <國故論衡 小學略說>에서 “음운에 밝지 아니하면 어떤 글자가 생긴 유래를 알지 못한다.” 고 한 것이다. 이 말은 “혈명의 뜻 해석” 에도 적용이 된다.

3) 억지로 끌어다 붙이는 것이 너무 심한 문제

억지로 끌어다 붙이는 것은 옛 사람이 경전을 풀이하고 주석할 때 범하는 공통적인 병

이다. 아주 많은 訓詁와 纂詁서적 중에도 억지로 끌어다 붙인 곳이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다. 고금의 중의서적 중 혈명에 대한 해석 또한 예외가 되기 어려운데 이렇게 되면 자연히 “말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되는 것” 을 면하기 어렵다. 동시에 또 항상 말의 표면적인 뜻에 머물러 매번 “글을 보고 뜻을 만드는 것” 이 많아진다. 물론 억지로 끌어다 붙이는 것은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피하기 어렵지만 만약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면 혈의 본 뜻이 희미해지도록 할 수가 있다.

4. 穴義內容의 分類

옛 사람이 혈명에 부여한 의미는 그 내용이 매우 광범위하여, 가히 위로는 天文을 살피고 아래로는 地理를 관찰하며 가운데로는 人事에 통달하여, 멀리는 모든 사물에서 가까이는 우리 몸까지 아주 많은 방면에 걸쳐 수집하여 이루어낸 것이다. 이 내용과 소재들은 또 자주 섞이고 연결되어 하나의 혈명에 몇 가지 의미가 포함되니 그 의미들 사이의 근사한 점과 중복되는 것들을 선택하여 귀납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비록 중복되는 것도 있지만 서로 참고도 많이 되었다. 그러므로 “取象比擬”와 “審形推理” 두가지 방면으로 나누어 설명하겠다.

1) 象을 취하여 비유한다.

주로 여러 가지 자연현상 및 사회형태 등에 의해 분류하고 비교하여 비슷한 것들을 연

계시키는 방법으로 假借하여 명명한 것이다. 다음의 몇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① 천문성상 및 기후에 비유하여 명명한 것

하늘과 땅을 본받는 것은 중의학설의 기본사상이다. 따라서 천상과 기후도 자연히 옛

사람의 취혈 명명 내용 중의 하나가 된다. 日月, 上星, 天宗, 四滿 및 列缺, 豊隆 등 天象의 일반 현상을 뜻하는 것 외에 성좌 및 별 이름을 빌어 명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머리 부분의 天衝, 흉복부의 紫宮, 華蓋, 璇璣, 中極, 天池, 天泉, 天樞, 등 부위의 天柱(산이름이기도 함), 上肢의 天府(벼슬이름이기도 함), 天井(강 이름이나 지리적인 이름이기도 함), 大陵, 掖(液)門, 四瀆, 下肢의 太白(산 이름 이기도 함) 등이 모두 이런 것들이다. 옛 사람들이 風을 百病之長이라고 여겨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風으로 명명한 風穴들도 많다.

② 지리 지형에 비유하여 명명한 것

지리적인 산천의 이름, 지형 등과 혈이 위치한 체표를 서로 비유한 것은 더욱 많이 보

인다. 산골짜기 물이 없는 곳을 谷이라고 하는데 率谷, 合谷, 陽谷, 陰谷, 前谷, 然谷, 陷谷, 漏谷, 通谷(두 개 있다) 등 10개가 있다. 산골짜기 물이 흐르는 곳을 谿라고 하는데 天谿, 陽谿, 後繼, 俠谿, 解谿, 太谿 등 8개가 있다. 물이 그치는 곳을 池라고 하는데 風池, 陽池, 曲池(지명이다), 天池 등 4개이다. 모든 강이 돌아가는 곳이 海인데 氣海, 血海, 少海, 小海, 照海 등 5개가 있다. 수위가 얕고 수초가 자라는 곳은 澤으로 曲澤, 尺澤, 沼澤 등 3개가 있다. 물이 땅 속에서 나오는 곳을 泉이라고 하는데 廉泉, 涌泉, 水泉, 極泉, 天泉, 曲泉, 陽陵泉, 陰陵泉 등 8개가 있다. 수위가 깊으면 淵이 되는데 太淵, 淸冷淵, 淵腋 등 3개가 있다. 큰 하천은 瀆인데 中瀆, 四瀆 등 2개가 있다. 물이 지나가는 곳을 渠라고 하는데 經渠가 있다. 물줄기가 가늘면 溝가 되니 水溝, 支溝, 蠡溝 등 3개가 있다. 강물 사이의 작은 연못을 渚라고 하는데 中渚가 있다. 깊고 오목한 곳에 물이 있으면 井이니 肩井, 天井 등 2개가 있다.

또 흙이 높은 곳은 丘가 되니 陽丘(지명), 商丘, 外丘 등 3개가 있다. 큰 언덕을 墟라

고 하는데 丘墟, 靈墟 등 2개가 있다. 높고 큰 언덕을 陵이라고 하는데 大陵, 外陵 2개가 있다. 흙더미를 敦이라고 하는데 大敦이 있다. 흙을 쌓아 무덤이 된 것을 封이라고 하는데(封은 또한 경계의 뜻도 지닌다.) 中封, 神封 등 2개가 있다. 통행이 가능한 곳을 道라고 하는데 陶道, 水道 神道, 靈道, 誘導 등의 5개가 있다. 지리상의 문호를 關이라 고 하는데 陽關(2개가 있다), 膝關, 石關(궁전이름이기도 함), 膈關, 內關, 外關, 上關, 下關, 髀關 등 10개가 있다. 또 合谷, 日月, 崑崙, 太乙 등도 직접 산 이름을 빌어 지은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비록 모든 丘나 陵으로 이름한 혈이 다 인체의 돌출 부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池나 谷으로 이름한 것들은 모두 체표의 오목한 곳에 위치한다. 높은 곳을 옆으로 하고 낮은 곳에 위치하는 것이 옛 사람의 혈위 명명에 대한 원칙이다.

예를 들어 崑崙은 외과가 높고 크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고, 大陵은 손등 뒷쪽이 융기된 것을 의미한다. 단 崑崙은 바깥 복숭아뼈 정중앙이 아닌 그 뒤에 위치하고 大陵도 장후의 융기된 최고점이 아닌 손바닥 뒤 아래의 가장자리에 있다. 물론 어떤 혈자리들 특히 經外奇穴 예를 들어 肘尖, 中魁 등은 골절의 첨단에 위치하니 이것들은 마땅히 구별되어 나중에 언급된다.

③ 거처 및 사회형태에 의한 명명

經氣가 留, 止, 轉, 輸하는 것은 마치 사람이 호흡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생활거처 및 약간의 사회형태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혈자리의 위치 혹은 그 효능 및 작용을 나타내는데 더욱 확실함과 적절함을 볼 수 있다. 왕의 거처를 宮이라고 하는데 紫宮, 勞宮, 聽宮 3개가 있다. 한 나라의 임금과 백성이 같이 모여 사는 곳이 都인데 大都, 陰都, 中都 3개가 있다. 부유층이 모여 사는 곳을 府라고 하는데 風府, 中部, 天府, 兪府, 少府 등 5개가 있다. 街, 坊, 廛, 市, 閭, 邑을 통틀어 里라고 부르는데 手三里, 足三里, 手五里, 足五里, 通里 등 5개가 있다. 매매거래가 일어나는 곳을 市라고 부르는데 風市 하나가 있다(陰市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 물건을 저장하는 곳은 倉이다. 그래서 地倉, 胃倉 2개가 있다. 높고 큰 문을 闕이라고 하는데 巨闕, 神闕 2개가 있다. 넓고 밝은 거실을 堂이라고 하는데 玉堂(궁전 이름이기도 함), 神堂 등 2개가 있다. 堂의 앞, 門 안의 공간을 庭이라고 하는데 新正, 中庭, 內定 등 3개가 있다. 廳堂 이외의 길을 廊이라고 하는데 步廊이 있다. 통풍이 되고 빛이 들어오는 곳을 窓, 혹은 牖라고 하는데 天窓, 膺窓, 目窓, 天牖등 4개가 있다. 사람이 출입하고 소리가 전달되는 곳을 門이라고 하는데 神門, 耳門, 雲門, 關門, 衝門, 幽門, 京門, 風門, 液門, 郄門, 神門, 梁門(지명), 滑肉門, 魂門, 肓門, 箕門, 殷門, 金門, 章門, 期門, 石門(지명, 산 이름이기도 함), 命門, 啞門 등 23개가 여기에 포함된다. 반쪽으로 된 문을 戶라고 하는데 氣戶, 白虎, 腦戶 등 3개가 있다. 窓과 戶의 안쪽을 室이라고 하는데 志室이 있다. 室 옆을 房이라고 하는데 庫房이 있다. 두 계단 사이를 鄕(사람이 모여 사는 곳도 鄕이라고 함)이라고 하는데 胸鄕이 있다. 굴뚝을 突이라고 하는데 天突, 水突, 扶突 3개가 있다. 올라가서 쉴 수 있는 곳을 臺라고 하는 데 靈臺가 있다. 또 집을 舍라고 통틀어 부르는데 氣舍, 意舍, 府舍 3개가 있다. 이와 같은 것들이 혈위 명명에 假借된 것들이다.

④ 인체 장상 및 관제에 비유한 명명

중의학 중에 인체 기능 활동과 관련된 장상 학설은 주로 인체 장부의 기능과 관직을 비교하여 十二官職으로 나눈다. 臟腑는 根本이고 經穴은 枝葉이다. 따라서 혈명의 뜻 또한 반드시 장상학설과 관련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心은 군주지관으로 神을 간직하고, 血脈을 주관한다. 紫宮, 玉堂, 神堂, 神

庭 등이 바로 心군주가 머무르는 궁실과 군주가 정치를 펴는 곳을 가리키는 것이다. 기타 神門, 神封, 神臟 및 本神 등의 혈도 心神과 연관되지 않는 것이 없다.

中은 心을 대신해서 일을 하는 臣使의 기관이다. 喜樂을 주관하는데 中이라는 이

름은 心包絡 자신만이 아닌 心包絡이 거처하는 곳도 가리킨다. 또 手厥陰心包經의 間使도 君使之用을 말하는 것이다. 기타 陶道, 彧中은 비록 心包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喜樂” 과는 관계가 없지 않다.

肺는 상부의 기관으로 魄을 간직하고, 氣를 주관한다. 華蓋, 魄戶, 氣舍, 氣戶, 雲門 등의 혈을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天府, 中府도 相傅의 직책과 관계가 있다.

肝은 將軍의 기관으로 魂을 간직하고, 筋을 주관한다. 魂門, 筋縮 등 그 뜻이 명확하

게 드러나는 것 외에 期門은 한나라 때 무관의 직책 이름으로 간의 陽剛之氣를 설명하

는 것이다. 膽은 中正의 기관으로 決斷을 주관한다. 陽綱, 日月 등은 모두 위엄과 과단성이 있는 모습을 가리킨다.

脾胃는 창름의 기관이다. 그래서 地倉, 胃倉, 水突, 不容, 梁門, 梁丘, 食竇, 血海, 石關, 陰都 및 意舍 등이 이에 응한다. 또 上, 中, 下 三脘의 脘자를 옛날에는 “管” 자로 썼고, “管” 자 또한 “官” 자로 썼는데 모두 倉廩의 기관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腎은 作强의 기관으로 先天之本이기도 하고 精과 志를 간직한다. 長强, 志室 및 命門 3혈과의 관계가 비교적 이해하기 쉽다.

大腸은 傳導의 기관으로 변화를 주관한다. 小腸은 受盛의 기관으로 化物을 주관한

다. 承滿, 通谷, 太乙, 滑肉門 등의 혈이 대소장의 형상 및 효능과 관련된다.

三焦는 결독의 기관으로 通調水道한다. 그 경락의 液門, 中渚, 支溝, 陽池, 四瀆, 天

井, 淸冷淵, 消등의 혈은 모두 行水瀉火의 효과가 있다.

膀胱은 수액을 저장하는 洲都의 기관으로 氣化하면 出한다. 氣海, 水道, 水泉 등의 혈

이 모두 이에 응한다.

장상은 관제에 비유하고 관제는 다시 직능과 연결되고 직능은 또 혈자리의 효능과 연결된다. 그래서 이들 혈명의 뜻 그 혈의 효능과 나뉘어질 수 없다.

⑤ 복식에 비유한 명명

머리의 通天, 絡却, 頭維, 翳風, 天容, 몸통의 屋翳, 膺窓, 膻中, 中注, 章門, 사지의 溫溜, 陰市 등의 혈들이 이에 포함되며 각 조항에서 설명된다.

2) 형체를 살펴서 이치를 추측한다.

이 경우에는 인체 자신의 지절장부를 근거로 하거나 그 기능과 국소의 형상을 결합하

여 명명한다. 즉 <素問 至眞要大論>에서 말한 “이름으로써 氣를 명하고 氣로써 거처를명한다.”는 뜻이다. 혹은 경혈간의 관계 및 특별한 취혈 방법으로 정한다. 다음과 같이 구별된다.

① 그 위치 및 가까운 부위로 추리하여 명명

인체 각 부위의 명칭 및 혈자리 주변의 부위를 참고하여 상응하는 명칭을 붙이면 혈명

과 인체 肢節臟腑의 명칭이 결합되어 인체 표면형태 뿐만이 아닌 내부 장기와도 상응되는 것이다.

이런 명명법 중에는 각 兪穴이 가장 많다. 兪穴은 모두 상응하는 장기의 위치와 대체

로 일치된다. 예를 들면 肺가 가장 높이 위치하므로 肺兪도 가장 높이 있다. 膀胱이 가장 낮으므로 膀胱兪도 가장 낮다. 그러나 氣海兪, 三焦兪, 關元兪, 膏肓兪, 肓兪, 胞肓 등은 상응되는 장기가 없어 단지 인체 내부의 어떤 구역과 어떤 영향, 혹은 어느 정도의 연계를 대략 가리킬 수 있을 뿐이다.

장부에 兪穴이 있다면 肢節, 肩臑, 腰脊 등에도 兪穴이 있다. 督兪는 척추의 兪穴이라

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白環兪는 어느 부위의 兪穴일까? 이것은 생각해 볼만한

문제이다. 어쩌면 氣海, 膀胱兪와 같이 인체 내부의 어떠한 기능과 현상이 인체표면에

나타나는 반응점일 수도 있다. 또 엉덩이나 항문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 <周禮 弓人>에서 “당기면 고리 같고 놓으면 실수가 없는데 몸이 고리와 같다.” 고 했는데 엉덩이의 살은 깨끗하고 풍만하여 마치 고리나 활과 같다. 각 兪穴들은 모두 인접된 특별한 부위를 따서 명명되었다. 膂의 밑이 臀이고 그 혈이 中膂兪의 아래쪽, 八髎의 윗쪽인 臀溝가 드러나는 곳에 있다. 이외에 肺와 大腸은 金에 속하고 金은 白色이며 秋에 응한다.

<爾雅 釋天>에서 “가을은 白藏이다.” 라고 했고 疏에서는 “가을의 氣가 조화로우면 색깔이 희고 수렴하게 된다.”라고 했다. 肺는 藏魄하고 大腸과 표리를 이루는데 大腸의 肛門을 魄門이라고 한다(難經 四十四難에서 “아랫쪽 끝이 魄門이다.” 라고 했다). 그러므로 白環은 大腸의 肛門을 말한 것이고 白環兪는 肛門 또는 臀部의 兪穴을 가리키는 것일 수 있다. 맞는지 틀리는지 모르겠다.

② 인체 국소 부위의 형상을 통해 혈명을 미루어 내는 경우 이것은 象形, 會意의 명명법이다. 혈명에 근거해서 그 대체적인 위치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머리 부위의 百會, 上星, 五處, 素髎, 睛明, 攢竹, 瞳子髎, 絲竹空, 頭維, 角孫, 曲鬢, 頷厭, 懸釐, 懸顱, 顱息, 兌端, 頰車, 顴髎, 禾髎, 玉枕, 完骨 등과 ; 흉복부의 缺盆, 鳩尾, 乳中, 乳根, 輒筋, 腹結, 腹哀, 橫骨, 曲骨, 大橫, 大巨, 商曲, 脊中 등과 ; 肩背腰膂部의 巨骨, 肩井, 肩髃, 肩髎, 肩貞, 臑會, 大椎, 大杼, 曲垣, 懸樞, 中樞, 巨髎, 陰廉 등; 사지 부위의 魚際, 腕骨, 扁歷, 俠白, 手足上 下廉, 肘髎, 臂臑, 伏兎, 犢鼻, 浮郄 膝關, 跗陽, 束骨, 京骨, 竅陰, 大宗 등의 혈이 모두 이 명명법과 연관되니 나중에 각 조항에서 설명된다. 이 중 腕骨, 完骨, 橫骨, 曲骨, 束骨 등의 혈은 직접 고대의 해부 용어로 명명한 것이다.

③ 효능으로 추리하여 명명한 것

혈의 효능 및 작용에 근거하여 상응하는 명칭을 부여했는데 이 중에는 그 위치를 암시

하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頭面部의 承光(궁전 이름이기도 함), 承漿, 承泣, 承靈, 臨泣, 聽會, 陽白, 四白, 迎香, 大迎, 瘈脈 ; 肩頸部의 天鼎, 人迎 ; 흉복부의 食竇, 彧中, 不容, 承滿, 水分, 水道, 周榮, 大包, 中注, 建里, 五樞, 維道, 急脈, 關元, 氣海, 氣衝, 歸來, 大赫 ; 사지 부위의 關衝, 中衝, 少衝, 間使, 養老, 消濼, 豊隆, 條口, 地機, 承扶, 承筋, 承山, 行間, 太衝, 陽輔, 申脈, 復溜, 飛揚, 築賓, 風市, 光明, 懸鍾, 地五會, 厲兌 등이 있다. 그 뜻은 각 조항의 풀이를 보고 여기서 군더더기를 서술하지는 않겠다.

④ 경혈의 상호관계로 추리하여 명명한 것

이는 경혈의 분포 형태 및 음양속성에 근거하여 구분한 명명법이다. 다음과 같이 설

명할 수 있다.

㉮ 본경의 배열순서와 차례에 의한 경우

足太陽膀胱經의 前頂, 後頂, 上, 次, 中, 下 八髎, 手太陽小腸經의 前谷, 後谿, 手陽明大腸經의 二間, 三間, 上廉, 下廉, 足陽明胃經의 上, 下巨虛, 任脈의 上, 中, 下 三脘 등이 이에 속한다.

㉯ 本經의 순행 관계에 의한 경우

足太陽膀胱經중 頭部의 曲差는 그 경맥이 여기서 외측으로 구부러져 밖으로 향하는 것

으로 이름을 얻은 것이다. 또 등 부위에서 좌우 두 갈래로 가는데 제 2선은 사실은 제 1선에 부속된다. 따라서 제 2선의 첫째 혈 이름이 部分이다. 여기서부터 내려가는 것이 좌우 두 갈래로 가면서 질서정연하므로 제 2선의 마지막 혈을 秩邊이라고 이름한다. 또 足少陽膽經의 陽交 바깥에 있는 外丘도 모두 이 경맥의 순행관계로 이름을 얻은 것이다.

㉰ 다른 경맥과의 대칭관계에 의한 명명

足少陽膽經의 上關과 足陽明胃經의 下關, 手少陽三焦經의 外關과 手厥陰心包經의 內關, 足少陽膽經의 陽陵泉과 足太陰脾經의 陰陵泉, 手少陽三焦經의 三陽絡과 足太陰脾經

의 三陰交, 및 手足의 三里와 五里 등이 있다. 足太陽膀胱經의 合陽과 任脈의 會陰도 이에 해당된다.

㉱ 인접한 경맥과의 의존관계에 의한 경우

예를 들어 任脈의 氣海 옆에 있는 足少陰腎經의 氣穴, 足太陰脾經의 三陰交 옆에 있는

足少陰腎經의 交信, 足三陰經 모두와 관계 있는 陰包, 足三陽經과 서로 회통가능한 會

宗 등이 있다. 또 百會의 위치에 근거하여 足少陽膽經의 正營의 정확한 위치도 추측해

낼 수 있다.

㉲ 표리 경맥과의 교접관계에 의한 경우

足太陽膀胱經은 足少陰腎經의 至陰과 만나고, 手太陰肺經은 手陽明大腸經의 商陽과

만나고, 足陽明胃經은 足太陰脾經의 公孫과 만나는데 그 명칭은 모두 경맥의 교접과 관계가 있다.

㉳ 경혈의 오행속성에 의한 명명

예를 들어 商은 金에 속하여 手太陰肺經의 少商과 手陽明大腸經의 商陽은 모두 오행속

성과 起始와 終止가 연결되는 관계를 내포한다. 또 白도 金에 속하니 足太陰脾經의 隱

白, 太白과 商丘의 관계가 바로 土生金의 관계인 것이다.

㉴ 본경과의 직접적인 관계에 따른 명명

예를 들면 帶脈혈은 바로 本經인 帶脈에 있으므로 帶脈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⑤ 취혈시의 특별한 자세로써 추리하여 명명

穴位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체위를 확정해야 한다. 어떤 혈자리들은 특별한 자

세에서만 취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정 체위에서 혈위 명명의 내용을 얻을 수 있다. 즉 上肢의 支正, 支溝, 下肢의 僕參, 期門, 委中, 環跳, 다리의 上, 下巨虛 등에는 모두 이런 뜻이 있다.

3) 기타 자질구레한 명명법들

예를 들면 취혈시의 반응에 의해 명명한 것으로 譩譆가 있고 經穴名을 간추려서 생긴

陰郄 郄 門 등의 혈, 그리고 중시하고 추앙해서 명명한 孔最, 天髎, 巨髎가 있다. 公孫은 어쩌면 성씨를 따서 명명한 것과 관계가 있는지도 모른다.

5. 혈명 뜻풀이에 대한 바램

혈명의 뜻에 대한 탐구를 통해 침구학설 자체에 많은 내용과 발전을 가져온 것 뿐만 아니라 임상실천에도 적지 않은 편리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런 수준에서 만족해서는 안되고 과거를 탐구하는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아야 한다. 혈명은 침구학의 발전에 따라 발전해야 한다. 여기에 대하여 특별히 미숙하나마 몇가지 건의를 하고 싶다.

1) <道藏>에도 통달하자.

醫家와 道家, 醫經과 道經은 同氣連枝이고 一源兩岐로 누가 먼저고 누가 나중인지 강

제로 구별할 수 없다. <說文解字>에서 “의사는 병을 치료하는 사람이다. ------ 옛날

에는 무당이 처음으로 의사노릇을 했다.” 라고 했고 <廣雅 釋詁>에서는 “醫는 무당이다.” 라고 했으며 <說文解字>에서는 “巫는 기원하는 것이다. ------ 옛날에는 巫咸이 처음으로 무당노릇을 했다.” 라고 했다. 여기서 巫咸을 郭璞은 황제의 의사로 여겼다.

때문에 “醫” 자는 고문에서 “毉” 자로도 쓰인다. 도교는 巫가 발전한 것으로 도가의 학설이나 사상을 이용하여 무를 높은 단계로 발전시킨 것이다.

<道藏>은 의가, 도가 및 도교의 많은 저서의 총칭이다. 이 중 孫思邈, 葛洪, 馬丹陽 등은 의가인 동시에 도가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醫道同流의 유력한 증거이다. 도가의 많은 경전 중에서 <老子>, <莊子>에서는 일부 학설 관점이 참고할 만하다는 것 외에 <黃庭經>은 그 저자와 저술연대를 막론하고 내용을 보면 바로 의도합일의 하나의 명작이다. 침구 혈명에서만 보더라도 초보적인 탐구를 거쳐 璇璣, 華蓋, 玉堂, 日月, 靈臺, 靑靈, 太倉, 太淵, 中極, 命門, 關元, 등의 혈을 <黃庭經>의 본문에서 볼 수 있고 神庭, 通天, 中庭, 天府 등의 혈은 <黃庭經>의 注 및 그 밖의 道經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타 靈墟, 水泉, 大包 및 神門, 紫宮, 雲門, 承漿, 陰交, 大橫, 神闕 등은 다른 道經 및 그와 유관한 문장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므로 醫와 道의 혈연관계를 볼 수 있다.

여기서 잠깐 道經에 기재된 吐納法을 살펴보면 이것은 중의학설 중 비교적 완전한 强

身保健의 특별한 체계로서 중의학의 큰 성취이기도 하다. 때문에 기공 연구가 <道藏>

연구로부터 떠날 수 없는 것 뿐만 아니라 중의학 및 침구에 대한 연구도<道藏>으로부터

떠날 수 없다. 道經에 서는 全身 각 부분에서 모두 신령이 주재하고 있다고 여기고 아울러 이 신령들은 서로 다른 이름과 형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입은 옷도 서로 다르다고 여겼는데 당연히 이런 것들은 황당무개하다고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주된 목적은 수련자로 하여금 먼저 머릿속에서 환각을 일으키고 난 뒤에야 생각을 고도로 집중시키기 쉬워지므로 반드시 입으로 그 이름을 부르고 마음으로 그 형상을 생각하여 환각이 이미 생기고 확고해진 뒤에 저절로 心神이 수렴되고 의식이 집중되기 쉽게 하는 것이다. 이런 玄虛함 속에 사실은 과학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옛날에는 呪鍼法이 있어서 마음 속에서 기를 火龍으로 생각하여 기를 鍼에 불어 넣어 丹田의 氣를 운행시켜서 자침하는데 이것도 도가 사상의 침구 임상상의 응용이다.

醫와 道는 하나의 근원에서 나온 두 갈래이고 다시 두 갈래에서 한 곳으로 돌아온다.

도가의 吐納法을 정리, 향상시킴으로써 중의학설의 주요내용으로 만들고 침자수법의 효과도 향상시켜 국민건강을 증진시키는 것 또한 얼마나 필요하고 실제로 의의가 있는 일인가? 혈명의 뜻과 <道藏>의 관계는 이 중의 매우 작은 부분일 뿐이다.

2) 훈고학도 겸하여 섭렵하자

침구혈명은 중의학의 역사문헌인 동시에 고대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이런 문화유산

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고서의 어휘를 이해해야 한다. 훈고학은 바로 고서의 어휘를 연

구하는 학문 중의 하나이다. 고서의 어휘는 옛 사람이 당시의 자형, 자음, 자의 등에 근거하여 표현한 것이다.

“詁” 는 古와 故의 뜻으로 옛 사람이 살던 당시의 언어와 문자를 말하고 “訓” 은 順과導의 뜻으로 현대인이 풀이하고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즉 古今의 언어와 문자가 다르기 때문에 언어로써 언어를 해석한다는 말이다.

훈고학과 침구학은 본래 상관이 없다. 침구학에 정통한 자가 반드시 또 훈고학을 연구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훈고와 혈명 뜻풀이는 한 통속인데 만약 침구혈명에 대해 적당한 해석을 하고 싶다면 “釋名辨物”의 뜻을 추론하고 아울러 이를 통해 혈명의 정확한 의미를 도출해 내고 나아가 정확한 이해와 운용을 얻어야 하니 또한 일정한 의의가 있다.

經, 史, 子, 集, 및 잡가의 저작을 인용하는 목적은 훈고 작업을 위한 것이다. 훈고는

고대의 언어와 문자에 대해 이해해서 서로 보충하고 검증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以今訓今”, 혹은 “望文生訓” 으로 많은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예를 들어 “條口” 의 경우 만약 “望文生訓” 즉, “望文生義” 해 보면 좁고 긴 것이 條이고 가장자리가 口로 혈이 소퇴의 좁고 긴 가장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훈고학적으로 보면 “條” 는 바람 이름이고 “口”는 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條口는 바람을 다스리는 혈이다. 이렇게 되면 혈의 뜻이 드러나고 그 쓰임 또한 짐작이 간다.

고서 상의 말뜻은 옛 사람이 당시의 자형, 자음, 자의 등에 근거한 것이므로 훈고방법

도 “形訓”, “聲訓”, “義訓” 등으로 나뉘어진다. 예를 들면 “禾髎” 는 “ (계 ji)髎i” 를 잘못 쓴 것인데 이 경우에는 자형을 참고하고 형태로써 그 의미를 구하는 “形訓”에 근거한 것이다. 또 “關衝” 은 “關(彎 wan)衝” 을 잘못 쓴 것이고 “食竇” 도 “食(si)竇(du)”를 잘못 쓴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발음으로 뜻을 구하는 “聲訓” 이다. “水道” 를 “만물을 장양하는 水德의 大道” 라고 풀이하면 이는 “義訓” 에 속한다. 혈명을 해석하는 경우 중에는 “義訓” 이 가장 많다. 예를 들면 “腹哀” 는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腹中哀痛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義訓에 속한다. 만일 “哀는 愛이다. 배가 腸胃를 둘러싸니 보호가필요하다.” 라고 해석한다면 이것은 “反訓” 이다. 또한 譩譆, 丘墟, 光明, 豊隆, 飛揚 등의 連綿詞(옛날에는 漣語라고 불렀음)에 속하는 것도 적지 않아 여기에 다 열거하지 못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훈고학은 혈명 해석뿐만 아니라 중의학의 문헌 연구와도 관계가 있다. <醫古文>이라는 중의학원 교재를 보니 여기에 대한 중점적인 소개가 필요한 것 같다.

3) 진부한 뜻에 얽매이지 말자.

혈명과 혈의의 유래는 태고시대와 너무 멀어져서 그 연구가 어려워 여러 각도와 측면

으로부터 탐구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고인의 뜻을 다 밝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것은 마치 수수께끼를 풀이하는 것 같아서 하나의 수수께끼일지라도 그 답을 여러 가지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것이 정확한지는 그 답 자체의 충분한 이유를 보고 결정한다. 古義와 일치된다면 제일 좋고 혹 古義와 일치되지 않아도 단지 문헌에서 그 증거만 찾아내거나 말 속에 사실이 있으면 당연히 채용될 수 있다. 심지어는 옛사람의 원래의 뜻보다 더 좋을 수도 있으므로 옛것을 새롭게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근대의 어떤 학설관점들이 자연히 혈의의 새로운 해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 간단명료에 힘쓰자.

혈위의 해석시 번잡한 것을 삭제하고 간략하게 해서 되도록 길고 無聊한 말을 줄여 몇

마디로 다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좋다. 만약 혈명의 뜻이 어려워도 그 뜻을 비꼬아서 견강부회한다든가 억지로 해설을 해서는 안된다. 설명이 간단하면 뜻도 밝히기 쉬워진다. <荀子 正名>에서 “하나로써 비유된다면 하나로 하고 하나로써 비유하기에 부족하면 부가한다.” 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한가지 해석으로 족히 그 뜻을 다 풀 수 있다면 한가지 해석만 하고, 만일 한가지 해석으로 그 뜻을 다 할 수 없다면 두가지 혹은 그 이상의 해석도 관계 없다.” 만약에 함축된 뜻이 얕고 드러나 보이는 혈명에 대해서 문장을 번거롭게 하고 구절을 끼워 넣어 힘써 정밀함을 구한다

면 반드시 이름 풀이와 바른 명명의 진실된 의의를 저버리는 것이 된다.

5) 옳은 것과 틀린 것을 정확하게 구별하자

혈의 명칭과 침구요법의 형성은 긴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보충되고 발전되어 이루어

진 것이다. 절대로 한 사람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新穴이 계

속 발견되고 있다. 때문에 혈명의 뜻의 내용으로 하여금 풍부하고 다채로와지고 담긴

뜻이 깊어지게 해서 혼란되고 애매해지고 뜬구름같이 되는 것을 더욱 면하기 어렵게 한다. “天” 자로 명명한 혈들을 예로 들면 天牖 天窓, 天府, 天池, 天谿, 天宗, 天泉, 天井, 天髎, 天衝, 天井, 天柱, 天突, 天容, 天樞, 通天 등 16개나 있다. 또 神靈으로 명명한 혈도 神門, 神臟, 神封, 神道, 神庭, 本神, 靈墟, 靈道,靈臺, 靑靈, 承靈 등 11개가 있다. 이 중 일부분만이 일정한 이미를 갖거나 혹은 아직 해석이 되지 못하고 있고 많은 것들이 구별되거나 비교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氣舍와 氣戶 ; 水道와 水分 ; 風府, 風門과 風池 ; 陽谿, 陽谷과 陽池 ; 中封과 中都 ; 曲池와 曲澤 ; 심지어는 孔最와 巨髎 등등 까지 모두 그 혈명을 보고 실체를 변별하氣가 매우 어렵다. 이런 문제들은 우리들이 풀어야 할 과제라 하겠다.

6) 혈명의 뜻을 걸러내자.

지금 혈명에 대한 이해가 각자의 생각과 추리에 달렸지만 반드시 여러 생각을 모아 널

리 보충하고 공동으로 발굴해 내야 한다. 각종 간행물에서 이와 관련된 문장이 많이 발표되어 마지막에 번잡한 것을 없애서 간단히 하고 필요없는 것을 제거하여 필요한 것만 남겨서 명실상부한 합리적 해석을 해야 한다.

7) 혈자리의 고증

혈명의 탐구나 연구를 통해 어떤 혈자리의 위치에 대해 고증을 할 수 있다. 예로 二

間, 前谷을 요즘에는 指掌 關節의 掌骨小頭 앞에 있다고 하고, 三間, 後谿는 掌骨 小頭 뒤에 있다고 보는 데 여기에는 약간 의문이 있다. 즉 옛사람은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末節을 第一節이라 했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第一節을 第三節이라고 설정하여 “本節”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二間, 前谷을 옛날에는 本節의 앞 오목한 곳이라고 했으나 지금은 모두 본절 뒤로 옮겨진다. 이 혈들이 本節의 앞의 틈, 족 指骨 第二節의 뒤쪽(지금의 第一 指骨의 앞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二間, 前谷이라 이름 하였고 ; 第三節 本節 뒤의 틈에 있기 때문에 三間, 後谿라 이름한 것이다. 만일 本節을 掌骨로 알고 옛날에 第三節 이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면 手足 각 經絡 本節 앞뒤의 모든 혈은 규칙 없이 배열될 것이다. 때문에 二間은 둘째손가락 第二節의 뒷쪽으로, 前谷은 새끼손가락 第二節의 뒷쪽으로 옮겨져야 “本節” 이라는 설과 일치되는 것이다.

그리고 장부의 兪穴은 모두 背腰에 있고 門穴은 胸腹에 있다. 만일 足少陰腎經의 肓兪

를 背部로 옮기고 足太陽膀胱經의 肓門을 腹部로 옮기면 門兪가 서로 바뀌어 그 뜻이

더 일치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또 大敦혈의 위치 문제도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그 밖의 手足에 분포하

는 이름이 같은 경맥이 手足指(趾)에 분포하는 관계와 부합하지 않는다. 단지 手足厥陰經의 관계가 서로 대칭되고, 上下로 일치하지 못하여 中趾尖이라는 중요한 위치가 공백으로 남게 되었다. 만약 大敦혈을 中趾尖으로 옮기면, 手足 각 經絡의 井穴이 즉시 합리적인 배열로 될 것이다. 여기에 대해 나는 이미 20년 전에 초보적인 시도를 하여 중지첨을 新大敦이라고 이름하여 양호한 치료 효과를 얻은 바 있다. 다만 이것은 下肢 經穴의 배열문제에 지장을 주므로 간단한 일은 아니다. 단지 가정일 뿐이다.

8) 옛 것에서 새로운 것을 추측해 내자.

혈명은 정확하게 명명해야 하고 정확한 명명에는 정확한 뜻이 필요하다. 앞서 말한 것

과 같이 이름만 보고 위치를 구하거나 이름을 보고 쓰임을 알 수는 없는 것이다. 뜬 구름과 같은 혈명이 아주 많다. 이렇게 뜻이 같고 명칭이 비슷한 혈명들에 대해 말하자면 이미 오랫동안 사용되어져 온 것과 일시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경솔하게 서로 혼용해서는 안되는 것 외에 명칭이 호환가능하고 뜻 또한 분별이 어려운 것들에 대해서는 대담한 개혁이 필요하다. <荀子 正名>에서는 “만일 왕 노릇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장차 옛 이름을 따르는 것이 있고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것이 있을 것이다.” 라고 했고 注에서는 “이름을 잘 짓는 것은 따르는 것이고 잘 짓지 못하는 것은 만드는 것이다.

作은 고치는 것과 같다.” 라고 했다.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뜻은 옛 이름이 합리적이면 계속 쓰고 합리적이지 못하면 다시 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니 이것이 “옛것에서 새것을 추측해 내는 것” 에 대한 가장 좋은 설명이다.

예를 들어 天窓과 天牖는 뜻이 같다. 그러나 天窓은 목의 옆쪽에 있으므로 “頸窓” 이라고 고쳐 불러도 된다. 神封과 神臟도 뜻이 같다. 그러나 神封은 심장 우측에 있으니 “心封” 이라고 고쳐 불러도 된다. 氣戶와 氣舍도 뜻이 같다. 氣戶가 閉의 위에 있으니 “肺戶” 라고 고쳐 불러도 된다. 天谿와 天髎도 뜻이 같다. 天髎는 견갑골 위에 있으니 “胛髎” 라고 고쳐 불러도 된다. 中封과 中都는 뜻이 같다. 中都는 행골면상(일설에 의하면 胻骨 뒷족)에 위치하고 거의 행골의 가운데에 있으므로 “胻都” 라고 고쳐 불러도 된다. 天池와 天泉도 뜻이 같고 같은 경락에 있다. 天泉은 臑肉의 전방에 위치하니 “臑泉” 이라고 고쳐 부를 수 있다. 天池는 또 天谿와 뜻이 같으면서 위치가 아주 가깝다.

다만 天谿가 유방 바까 가장자리에 있으니 “乳房” 이라고 고쳐 부를 수 있다. 여기서 房은 傍의 뜻으로 유방의 옆에 있음을 뜻한다. 乳中 및 乳根과 연관지어 그 위치를 생각할 수 있다.

그 밖에 혈명 중의 金門과 京門, 中注와 中渚 등도 발음이 비슷하여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외국어로 번역되면 더욱 정확성이 떨어진다. 漢語音法이 생

긴 뒤로는 바로잡을 수 있겠지만 전세계상에서 고려해 본다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명확한 구분이 어렵다. 만일 金門을 “金口” 로 바꾸고, 中注는 바꿀 내용이 없고, “渚”는 물속의 삼각주를 의미하니 中渚를 “中洲” 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하나는 바꾸고 하나는 그대로 하여 각각의 특성을 살리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따라서 혈명에 대하여 한 번 개혁의 시도를 해 본다면 침구학상의 일대 발전이 될지도

모른다. 唐나라 때는 李淵이라는 이름 때문에 太淵을 “太泉” 으로 淵腋을 “泉腋” 으로 淸冷淵을 “淸冷泉” 으로 고쳐 불렀는데 이제 전 일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쉽게 고칠 수는 없단 말인가? 물론 이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러나 먼저 생각한 바가 있어야 나중에 실천하게 된다. 지금은 내가 단지 생각이 나서 말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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