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의 發見/마음 바라기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초암 정만순 2014. 8. 20. 13:31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누군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동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안에

또 한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수천

수만번의 애달프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담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먹구름 흔들거리더니

대뜸 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밤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의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 내게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