飮食 漫步/요리

봄철 입맛 돋우는 피조개, 명주조개, 새조개

초암 정만순 2014. 5. 2. 12:39

 

[전문양의 Food 다이어리]

봄철 입맛 돋우는 피조개, 명주조개, 새조개

 

봄추위가 오르락내리락한다. 매화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코끝을 살랑살랑 간지럽힌다. 강원도 산간에 내린 폭설로 인한 찬 기운과 섞여 있다. 이런 날씨에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

요즘 대형마트나 동네 전통시장에 가보면 피조개, 명주조개, 새조개가 판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것이 제법 눈에 띈다. 새조개는 올해 풍작이라고 한다. 피조개는 일본어로 아까가이라고 부르는데 일식 초밥식당에서는 미식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메뉴 중의 하나이다. 꼬막 크기의 세 배쯤 되는데, 빨간 피를 머금고 있다. 횟집에서 날로 먹기도 하는데, 통째로 날로 먹기엔 시각적으로 조금 거북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꼬막이 조금 텁텁한 맛 쪽이라면 피조개는 바다의 맛이 많이 나는 청량한 쪽이다. 껍질에 묻어 있는 흙을 깨끗이 털어 씻어내고, 끓는 물에 넣어 조개 입이 열리면 불을 꺼야 한다. 살짝 데친다 싶은 정도로 삶는 것이 안성맞춤이다. 삶아서 그냥 먹어도 간간하니 참 맛있다.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하나를 입에 넣으면 입속 가득히 찬다. 서너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이다.

초장에 찍어 먹거나, 양념장을 끼얹어도 맛있지만, 봄의 기운을 온전히 머금고 있는 부추와 함께 무쳐내어도 정말 맛있다. 우선 조개 본연의 약간 비릿하고 느끼한 맛을 없애주기 위해 쌈장을 아주 조금 넣고 무친다. 그다음 초고추장과 고추양념장을 반반 비율로 하여 버무린다. 부추는 식탁에 차려내기 직전에 참기름을 조금 넣고 양념장으로 버무린 후 참기름을 조금 더 넣어 준다. 부추와 피조갯살의 맛이 참으로 잘 어울린다. 커다란 접시에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담아내면 밥반찬으로 손색이 없다. 김가루를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서 곁들여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다.

지난주 칼럼을 쉬는 바람에 소식이 늦어졌다. 조금 서둘러야 마지막 제철 새조개 맛을 즐길 수 있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조개인 새조개는 부산, 창원 등지에서는 갈매기조개라고 불리며, 여수에서는 도리가이, 남해 쪽에서는 오리조개라 불린다. 모양이 새를 닮아 있어서 그렇다. 꼬막의 모양을 하고 있는 새조개는 샤브샤브를 해 먹으면 ‘양손 엄지척’이다. 다시마와 무를 얇게 썰어 맛국물을 만들고, 배추, 청경채, 파, 버섯 등의 여러 가지 야채와 함께 샤브샤브를 만들어 먹으면 봄 기력을 돋울 수 있다. 샤브샤브를 해 먹고 남은 국물에는 김치국물을 꼭 짜서 송송 썰어 넣고 칼국수를 해 먹으면 기가 막히게 맛있다. 여기에 부추도 송송 썰고, 식은밥을 넣어 죽을 끓여 먹어도 물론 맛있다. 먹기 직전에 계란 한 알과 참기름은 필수. 대구의 식당에 새조개를 취급하는 곳은 두 군데 정도인데,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다. 대형마트에서는 한 팩에 4천~5천원 정도이고 4, 5팩 정도 사면 4인 가족 밥상을 차릴 수 있다.

충남 홍성 남당항에서는 새조개 축제를 매년 열고 있다. 축제기간은 이달 31일까지이다. 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 213 일원(http://tour.hongseong. go.kr).
3월까지가 제철로, 3월 말 산란 후에는 맛과 향이 떨어지니 제 맛을 즐기려면 서두르는 게 좋겠다.

푸드 블로그 ‘모모짱의 맛있는 하루’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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